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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비 님의 서재입니다.

INVESTIG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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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조세비
그림/삽화
조세비
작품등록일 :
2020.05.11 17:21
최근연재일 :
2020.06.20 02:58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21,598
추천수 :
1,691
글자수 :
164,306

작성
20.06.09 23:55
조회
363
추천
33
글자
7쪽

전쟁의 서막

DUMMY

10년이 넘도록 단 한 번도 없었던 경보가 오늘만 벌써 통로형 스캐너와 손 스캐너에서도 울린 것이다. 가뜩이나 예민해 있는 경비요원과 중앙통제실 모두 3D 손 스캐너에서 새롭게 울린 경보에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제임스의 손에 땀이 맺혔고, 땀으로 인해 실리콘이 손바닥과 조금씩 떨어지면서 살짝 울게 된 것이 손 모양을 미세하게나마 달라지게 만들었고 3D 스캐너를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스캐너를 점검하던 요원이 제임스를 향해 서서히 걸어오자 제임스는 짐짓 기침을 하면서 실리콘이 손바닥에 다시 최대한 밀착되도록 자신의 가슴에 대고 눌렀다.


“감기 기운이 있어서 그런지... 땀이 많이 나서... 다시 한 번 해 보겠습니다...”


제임스의 목소리도 심한 감기로 목이 완전히 쉰 사람의 쇠 갈리는 목소리처럼 흘러 나왔다.


최대한 다시 실리콘을 밀착 시킨 후 손가락을 최대한 펴서 스캐너 위에 올리자 이번에는 문제없이 일치판정이 나왔다. 제임스는 연습한 송정우의 걸음걸이 그대로 스캐너를 통과해 Sector 로 들어섰다.


Sector 의 내부는 온통 흰색의 공간이었다. 길고 넓은 복도에 독립된 연구실이 컨테이너 박스처럼 사방이 차단된 구조로 놓여 있었다.


마치 넓은 공간에 흰 색 네모 박스를 줄 맞춰 늘어놓은 것과 같은 모습이었는데 총 연구실의 숫자는 12개였다.


그 중 세 개의 연구실은 건물 북쪽 끝 벽에 붙어 있었고 나머지 9개의 건물들은 외벽에서 떨어진 상태로 세 줄로 늘어서 있었다. 넓은 복도의 양쪽에는 무빙워크가 설치돼 있었고 특이한 것은 중간 중간 커다란 샤워기 같은 것이 설치돼 있었다.


각각의 연구실 벽면은 통유리로 돼 있었지만 반사유리라 밖에서는 안을 전혀 볼 수 없었다. Sector 의 중앙과 각 네 모서리 부분에는 나무와 꽃들이 가득한 실내공원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벤치 등이 놓여 있었다.


밖에서 연구실 안으로 들어갈 때는 샤워기와 같은 곳 아래에 잠시 멈춰 섰는데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살균 소독이 순간적으로 이뤄졌다. 이 후 문 입구에 서면 머리 위쪽과 문 입구 양 옆에 설치된 스캐너가 생체정보를 스캔한 후 문이 열리도록 설계돼 있었다.


경비요원들은 일정한 간격으로 전체 Sector 곳곳에 서 있었는데, 경직된 모습으로 서 있지는 않았고 자신이 맡은 구역 내를 자유롭게 서성이듯 지키고 있었다.


“어제 미선 씨하고 데이트는 잘 했어?”


“그럼, 내가 시간대 별로 계획을 완벽하게 세워서 작전 성공했지...”


“미선씨가 너한테 별로 관심 없었다고 하지 않았어?”


“그랬었지... 그런데 명함 보여주고 나니까 확 달라지더라고...”


실제로 한빛병원 직원의 위상은 대단한 것이었다. 그 중 R&D Center에서 일한다는 것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신의 직업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연봉도 엄청났을뿐 아니라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R&D Center 내 거주공간에 입주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업무에 대한 부담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모두가 부러워하는 신의 직장이었고, 심지어는 여기 파견된 군인들도 신의 보직이라 여길 정도였다.


제임스가 들어섰을 때 닉은 보이지 않았고 준혁이 기다리고 있었다. 준혁은 제임스를 Sector 의 한쪽 구석으로 데리고 갔다.


구석에 있는 방에는 최첨단 시설과 어울리지 않게 투박한 구형 자물쇠로 위아래 잠겨 있었다. 문을 열자 역시 지하 4층에 있었던 것과 같은 기계실이었다.


제임스가 안으로 들어가 배선 패널을 열고 장치를 연결했고, 준혁은 패널 앞에 가져온 커다란 가방을 내려놓았다.


준혁은 행동 하나 하나 계속해서 신경 쓰이는 듯 주위를 살피며 하고 있었다. 중앙통제실에서 CCTV 로 모든 상황을 보고 있기 때문에 금방이라도 어떤 조치든 취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중앙통제실에서 준혁을 저지하는 움직임은 없었다.


통로형 스캐너에 기계적 결함이 생겼기 때문에 준혁이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 여겼던 것이다. 중앙통제실에서 특별한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고 준혁은 그제야 제임스가 했던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R&D Center 의 너무나 완벽한 시스템, 그 시스템이 이들의 약점이 될 겁니다. 세계 최고의 보안 시스템이라는 자부심과 지난 10여 년간 단 한 건의 보안 이슈도 없었다는 것. 보안요원들의 눈을 가리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바로 이 매너리즘입니다.”


보안에 관련해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경험과 실력의 소유자인 강준혁이지만 이 순간 제임스의 통찰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CCTV 앞에서 너무나 당당하게 기계실의 문을 여니 오히려 의심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다.


“CCTV 확보 됐습니다. 지금부터 15분간은 일상적인 움직임을 만들면 됩니다”


헤드셋을 통해 제임스와 닉, 준혁의 귀에 JB 의 음성이 들려왔다.


제임스는 비어 있는 공간으로 이동해 자리를 지켰고, 준혁은 전체 Sector를 왔다 갔다 하면서 전체적인 경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었다. 20분쯤 지났을 때 다시 헤드셋을 통해 JB 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부터는 중앙통제실에서 지난 15분 동안에 있었던 움직임의 편집된 영상만을 보게 됩니다. 자유롭게 움직이셔도 됩니다.”


JB 의 말을 듣자 바로 제임스와 닉이 준혁에게로 다가 왔다.


“그런 평범한 약으로 생체인식 스캐너가 무력화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준혁이 제임스를 향해 말했다.


“강력한 스테로이드에 교감신경 흥분제가 더해지면, 자신은 느끼지 못하지만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합니다. 순간적으로 근육이 경직되거나 강직성 경련 등도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자세도 달라지고 걸음걸이에도 미세한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사람은 그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지만 기계는 너무 정확하기 때문에 그 미세한 차이를 잡아내게 되죠.


이런 이유를 모르면 기계의 오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고, 오류가 전혀 없을 것으로 확신하던 기계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그 것도 연속으로 발생하면 그 기계를 신뢰했던 것만큼 불신도 더 커지게 됩니다.”


제임스가 차분히 대답할 때 닉이 한마디 끼어 들었다.


“저 인간이 저런 머리로 사기를 쳤으면 아마 대성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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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에필로그 +48 20.06.20 198 29 5쪽
52 꿈의 실현 +39 20.06.19 210 28 8쪽
51 백일몽 +39 20.06.18 209 27 7쪽
50 영생(永生) +53 20.06.18 242 33 7쪽
49 불멸의 꿈 +42 20.06.17 241 29 7쪽
48 꿈 같은 재회 +30 20.06.17 241 26 7쪽
47 전쟁은 끝나고 +52 20.06.16 251 26 7쪽
46 재회의 순간 +42 20.06.15 275 26 7쪽
45 목숨은 이미 걸었다 +50 20.06.15 287 29 8쪽
44 문 앞에 서다 +40 20.06.14 336 27 7쪽
43 S-9 +44 20.06.13 326 28 7쪽
42 장비빨 +48 20.06.12 364 27 7쪽
41 전투의 신 +27 20.06.12 326 20 7쪽
40 시작되는 전투 +58 20.06.10 399 28 7쪽
» 전쟁의 서막 +44 20.06.09 363 33 7쪽
38 미션 임파서블 +44 20.06.08 357 32 7쪽
37 무모한 도전 +62 20.06.08 343 38 7쪽
36 난공불락(難功不落) +44 20.06.07 354 26 7쪽
35 지하요새 +56 20.06.06 389 35 7쪽
34 위험한 계획 +43 20.06.05 358 27 7쪽
33 강력한 우군 +52 20.06.05 408 30 7쪽
32 별이 지다 +65 20.06.04 420 39 7쪽
31 끔찍한 고통이 준 희망 +72 20.06.02 428 41 7쪽
30 진실이 주는 상처 +48 20.06.02 441 24 7쪽
29 감춰진 진실 +64 20.06.01 468 35 7쪽
28 담판 +52 20.05.31 463 33 7쪽
27 신기원 +54 20.05.30 457 31 7쪽
26 프로의 세계 +66 20.05.29 459 32 7쪽
25 반격의 반격 +58 20.05.28 471 30 7쪽
24 반격의 시작 +37 20.05.26 445 3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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