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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의 파멸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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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작품등록일 :
2017.07.04 19:27
최근연재일 :
2020.09.0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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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8.02.0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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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의외의 이름 1

DUMMY

"대단한 거예요!!"

"또 뭐예요?"


눈을 반짝이는 미헤유를 보고 루카스가 질렸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요새 미헤유가 저런 표정을 짓는 이유는 대부분 이가온에 관련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고생했구나 하며 눈물짓는가 하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을 거라고 화를 내기도 했다.


'좋아하는 건가?'


그런 의문이 들 정도로 미헤유는 이가온에게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헬렌에게 물어보니 거기까진 아니라고 했다. 다만 자신을 여자취급 해주니 친한 이성 친구 정도의 호감을 갖고 있는 거라고 했다.


'아니. 그딴 건 됐고 또 뭔데.'


루카스에게 있어 이가온이란 이름은 달가운 것이 아니었다.

미성년자에서 루카스에 비할만한 격투실력을 가진 녀석을 만난건 처음이라 불미스러운 일만 아니었다면 솔직하게 호감을 가졌을 것이다.

그래. 불미스러운 일만 아니었다면.


'에메라 양은 그 녀석에게 뭔가 속고 계신거야.'


한눈에 반한 소녀를 떠올리며 황홀한 듯 웃는 루카스. 그리고 그녀를 생각할수록 이가온에 대한 적의는 커져만 갔다.


개인적으로 조사해 보니 한집에서 살고 있다는데 그 사이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다면.....


'아니야. 성녀같은 에메라님이 그럴리가 없지.'


고개를 세차게 저은 루카스가 떫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다시 물었다.


"왜 말이 없어요? 뭐냐고요?"


그런데 미헤유의 기색이 심상치 않았다.

얼굴을 굳히고는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화면에는 주먹을 휘두른 자세로 서 있는 이가온의 모습이 있었다.

무슨 화면인지는 알고 있다. 요 며칠간 이가온이 토너먼트 형식의 시험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며 커는본부에 자료를 요청해 하루마다 찾아 보곤 했으니까.


미헤유는 예전보다 실력이 늘었다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시간이 얼마나 지났다고 눈에 띄게 강해지겠냐고 콩깍지라며 루카스는 무시했었다.

헬렌이나 케인도 확실히 실력이 늘었다며 감탄했지만 루카스는 그것도 애써 무시했다.


"서 있는 모습만 봐도 좋아요?"


루카스의 빈정거림을 무시하는 건지 눈치채지 못한건지 미헤유는 동영상을 뒤로 돌리고는 배속을 느리게 했다.


"뭐 하는 거예요?"


미헤유가 오랜만에 진지한 모습을 보이자 루카스도 흥미를 보이고 옆에서서 영상을 지켜보았다.


영상에선 도끼와 주먹이 맞부딛히기 직전이었고 도끼를 휘두르는 쪽은 공격자세와 주술이 훌륭이 어우러져 꽤 강력한 공격이었다. 반면 이가온은 무슨 생각인지 주술의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거 팔 박살나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싫어하는 놈이라지만 직후에 끔찍한 일이 벌어질 걸 알고 있는데 그런 걸 보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헤유는 여전히 아무말도 없었다. 천천히 흘러가는 영상을 뚫어지게 보는것을 유지하고 있을뿐. 루카스의 시선도 자연히 영상으로 갔고. 다음 순간 이가온의 주먹이 폭발하는 듯 빛나는가 싶다니 화면 전체에 하얀 빛이 번쩍했다.


"엉?"


빛이 사라진 후의 영상엔 부셔진 도끼와 날아가는 상대 선수가 보였다.


"아니. 잠깐. 이게 뭐야?"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루카스가 자신도 모르게 손을 움직여 영상을 뒤로 움직였다.

미헤유도 그걸 말리지 않고 화면을 보고 있었다.

이번엔 아까보다 더 느리게 재생한 루카스는 이가온의 움직임을 확인했다.


주먹을 휘두르기 전엔 눈치채지 못할 극소량의 주술만이 오른손에 둘러져 있다가 휘두르는 순간 갑자기 그 양이 늘어났다. 다음 순간 번쩍.


"이게 대체 뭐야?"


이해할 수 없는 주술의 응용법. 같은 정부공인 순위권자 외에 이런 느낌을 받은 것은 처음이므로 루카스는 당혹했다.


"이 경기 시작에서 부터 뭔가 이상했던 거예요."


여전히 어눌한 한국어로 미헤유가 심각하게 말했다.


"가온씨가 주술을 전혀 발휘 못했던 거예요."

"주술을 만족스럽게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단 건가요?"


미헤유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이 기술은 대체....."


영상만 가지고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건지 도저히 판별할 수가 없었다.

한 가지 알수 있는 건. 이 기술이 터무니 없을만큼 고난이도의 기술이라는 것.


"붉은 커튼 건으로도 어울려야 하지만. 다른 이유도 생긴 거예요."


미헤유가 활짝 웃어보였다. 다만 지금까지처럼 친애만이 담긴 것이 아닌. 호기심이나 호승심이 작용하고 있는 듯 했다.

루카스의 눈이 흔들렸다. 만약 이 기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자신에게 휘둘러진다면. 자신은 대처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 만일 안다고 해도......


"다른 세력 눈치에 얌전히 있었지만. 그럴 때 아닌 거예요."


미헤유가 곧바로 어딘가에 연락을 넣었고 그 사이에도 루카스는 영상을 돌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커튼본부의 지부장실에서 이이협은 어제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이야기를 또 듣고 있었다.



"진짜라니까요 아빠!! 이가온이 섬광을 썼다니까요?!"

"........"


딸의 말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계속해서 서류를 훝어보는 그에게 가은이 화를 냈다.


"그야 그 녀석이 지금까지 너무 한심해서 믿기지 않으시는 건 알아도!! 무슨 생각인지 갑자기 기권까지 했지만!! 제 눈으로 똑똑히 봤다니까요?"


가은이 소리지르고 이이협은 무시한다. 이게 아까전부터의 무한 반복이었다. 하지만 어제처럼 제풀에 지쳐 돌아갈 순 없을 것이다. 가은이의 옆에 다른 딸도 있었으니까.


"아버님. 저도 영상을 봤어요. 사실이에요."


시종일관 웃는 얼굴을 유지하며 묵묵히 듣고만 있었던 가영이 드디어 나섰다.

얼굴에 혈관이 꿈틀거리는 걸로 보아 침묵만 유지하는 아버지를 더 이상 가만 둘 수 없어서 나선 듯 했다.


"가온이는 절기. 섬광을 사용했어요. 그거라면 분명 본가에서도 가온이를 다시 불러들일 거에요. 아니, 불러들일 수밖엔....."


딸의 말을 끊고 이이협이 입을 열었다.


"나도 봤다."


자신은 어제부터 끈기있게 말을 걸었는데도 무시 당했는데. 언니는 몇 마디 하자 바로 답하다니. 그 차별에 눈살을 찌푸렸던 가은은 원래부터 그랬던 분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말했다.


"보셨으면. 확실하지 않아요? 전 아버지가 시전하신 섬광밖에 보진 못했지만 그에 뒤지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아니. 그렇지 않아. 녀석이 쓴건 미완성이다."

"그럴리가. 아무리 봐도......"


가은은 말하다가 말꼬리를 흐렸다. 이걸 입밖에 내면 아버지가 기분 상할것 같았다. 하지만 평소 아버지를 누구보다 존중하는 가영이 말했다.


"아버지가 시전하는 것보다도 훨씬 깔끔하고..아니. 진짜에 가까운 섬광이었어요. 그 옛날 현수 삼촌이 썼던것과 차이가 없을만큼."

"네가 중상을 입더니 시야가 흐려졌나 보구나."


가영이 미소지었고 가은은 그런 언니에게 부들부들 떨었다. 경험상 이 사람은 웃을때가 제일 무섭다.


"아버님. 서류 거꾸로 들고 있는데요."

"........."

"솔직히 말해서. 안 보셨죠? 영상."

"엥? 진짜?"

"........"


발뺌해다 소용없다는 듯 쳐다보는 딸과 당황해하는 딸을 근엄한 눈으로 쏘아보던 이이협은 가영의 물러설 것 같지 않은 눈빛에 한숨을 쉬었다.


"보지 않아도 미완성에 허접할 것이 뻔하지 않느냐."

"아버님이 보지도 않고 그렇게 말씀하시니 위화감이 장난이 아니네요."

"마, 맞아요 아빠!!"

"아버님이라 불러라. 가은아."

"지금은 우리 가족뿐인데 무슨! 그보다 진짜로 굉장했어요. 같이 있던 류열 오빠나 가람 언니도 확실히 섬광이라고 했다니까요?"


그러나 이이협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빠!!"


가은이 화가 나 뭐라고 말하려 한 그때. 가영이 동생을 손으로 제지했다.


"아버님이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알 것 같지만. 이미 늦었어요. 본가의 어르신들은 이미 다 확인했을 거예요. 그리고...어머님도."

"........."

"지금이라도 행동에 나선다면. 모든 게 좋아질 거예요. 저도 사력을 다할 거고요."

"언니. 무슨....."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가은이 언니를 잡아당겼지만 그녀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나가자 가은아. 지금은 무슨 소리를 해도 소용없어."

"윽......"


언니와 아버지를 번갈아보던 가은은 한숨을 쉬고 고개를 끄덕였고 둘은 인사를 한뒤 지부장실에서 나갔다.


가영에게 지적당했는데도 거꾸로 들고 있던 서류를 놓지 않고 있던 이이협이 서류를 내려놓더니 컴퓨터를 조작했다.

얼마 전 자료라며 받았던 커튼 사립 고교의 경기 내용이었다. 눈에 띄는 아이들의 시합은 봤지만 정작 아들의 시합영상은 단 하나도 보지 않았었다.


잠깐 망설이던 이이협은 이윽고 첫시합부터 보기 시작했다.

이준형과 싸울 때부터 무표정한 얼굴을 고수하던 이이협의 표정에 파문이 생긴 건. 가온의 마지막 시합 때에서였다.

시야를 가득 메우는 빛. 자신이 쓰는 섬광보다도 명확히 숙련도가 높아 보였다. 대체 어떻게라는 의문이 들기전 머릿속을 가득 메우는 것은 10년전에 죽은 동생이었다.


그 아이가 섬광을 가문의 어르신들 앞에서 썼을때와 똑같은 장면이었기 떄문이다.


"왜 이제와서. 네가......"


말을 잇지 못하던 이이협은 영상을 끄고 오랫동안 고민했다.













"그래서. 뭐 어쩌자고요?"

"심기가 불편해 보이네요. 앞으로의 일을 알려드리는 것 뿐이에요."


누가 들어도 짜증이 묻어난 가온의 목소리에도 아랑곳 않고 태연하게 답하는 것은 바로

이자견이었다.

전에 두 번 찾아갔었던 집사 카페에 또 오게 된 가온은 잘 쉬고 있었는데 불렸다는 짜증에 이것저것 시켰고 정부공인 순위권자가 1년에 얼마를 버냐고 말하며 비웃는 이자견탓에 짜증만 더 늘어났다.


"당신을 빠르게 부른 이유는. 앞으로 당신이 바빠질 게 훤히 보이기 떄문이에요.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곳에서 당신과 만나고 싶다고 연락을 넣고 있을걸요?"

"시험 성적이 좋게 나오긴 하겠죠 뭐."

"섬광이라니. 저도 깜짝 놀랐답니다."

"섬...뭐요?"


가온의 의아한 표정에 이자견이 잠깐 당혹하더니 가온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만."

"아야."


그러나 이자견이 뭔가를 하고 있다는 낌새를 눈치챈 가온이 주술을 몸에 두르자 이자견이 살짝 아파했다.


"거짓은 아닌 것 같네요. 모르고 쓰신 건가요."

"남의 마음 멋대로 읽으려 하진 마시고...뭘 써요?"

"아니요 모르면 됐어요, 그보다 앞으로의 일에 대해 전달사항이 두개 있어요. 우선 시험 말인데요. 이번엔 전국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커튼 사냥꾼이 될 인재들이 모일 거에요."

"네? 왜요?"

"토너먼트를 벌이려는 거죠."

"아니. 전국은 몰라도 다른 나라는 왜요? 이번에 토너먼트 형식으로 시험을 본 건 여왕 사냥때 잃은 커튼 사냥꾼들이 많아 그 수를 채우기 위해 유능한 인재를 찾는 것 아니었어요?"

"서로 절차탁마하며 성장한다. 그런 거죠 뭐."

"위도 한가한 생각을 하네요."


차를 호로록 마시던 이자견이 갑작스럽게 씨익 웃었다.


"뭐. 그건 당연 대충 둘러댄 이유고 당신 때문이겠죠."

"......제가 왜요?"


자신 때문에 그런 엄청난 규모의 대회가 개최된다니. 무슨 소리인가?


"당신이 보여준 어떤 기술때문에. 재무진이 급해진 모양이에요. 당신이 어떤 인간인지 확인하고 싶은 거에요 뒤에서 여러 공작을 펼치며 세계 각지 명문고의 학생들로 토너먼트를 벌일 정도로 말이죠."

"그럼 참가 안하면 되겠네요 뭐."


이미 한번 기권한 이력이 있는 가온이다. 이제와서 참가하지 않는다고 해도 딱히 의심살 일은 없으리라.


"이 건에 대해선 차차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고. 두번째가 오늘 당신을 부른 진짜 이유에요. 저도 긴가민가 했지만 학교에 있던 어떤 사람을 보고 확신했어요."

"뭘요?"

"그 사람도 재무진과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걸. 아마도 꽤 깊게 말이죠."

"........."


학교에 있던 어떤 사람이라니. 대체 누구를 말하는 걸까? 그리고 이자견이 이렇게 의미심장하게 말하는 걸 보아선 꽤 중요한 인물일 것 같았다.


"누군데요?"


그리고 이자견은 아무렇지 않게 누군가의 이름을 말했고.

가온은 망치를 얻어맞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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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시험 종료 +4 18.02.05 363 11 12쪽
140 시험 22 섬광. +4 18.02.01 407 11 13쪽
139 시험 21 +2 18.02.01 370 11 16쪽
138 시험 20 +4 18.01.31 358 12 14쪽
137 시험 19 +4 18.01.30 386 11 16쪽
136 시험 18 +2 18.01.29 418 10 10쪽
135 시험 17 +8 18.01.26 390 11 11쪽
134 시험 16 +4 18.01.25 379 12 13쪽
133 시험 15 +4 18.01.22 386 12 12쪽
132 시험 14 +5 18.01.19 381 11 13쪽
131 시험 13 +4 18.01.18 371 11 10쪽
130 시험 12 +6 18.01.16 359 10 13쪽
129 시험 11 +4 18.01.16 354 8 12쪽
128 시험 10 +4 18.01.15 364 10 15쪽
127 시험 9 +4 18.01.12 374 10 16쪽
126 시험 8 +2 18.01.11 376 9 10쪽
125 시험 7 +2 18.01.10 369 8 12쪽
124 시험 6 +3 18.01.09 352 9 10쪽
123 시험 5 +5 18.01.08 422 9 11쪽
122 시험 4 +2 18.01.05 382 10 12쪽
121 시험 3 +3 18.01.04 405 6 12쪽
120 시험 2 +2 18.01.03 379 8 10쪽
119 시험 1 +4 18.01.02 410 10 10쪽
118 주목 6 +7 17.12.29 443 8 10쪽
117 주목 5 +2 17.12.28 366 9 9쪽
116 주목 4 +5 17.12.28 376 10 11쪽
115 주목 3 +6 17.12.26 533 9 11쪽
114 주목 2 +4 17.12.25 478 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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