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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의 파멸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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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작품등록일 :
2017.07.04 19:27
최근연재일 :
2020.09.01 23:59
연재수 :
3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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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335,429

작성
18.01.2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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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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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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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시험 16

DUMMY

퍼억! 투콱!.


메마른 타격음이 경기장에 울려퍼진다.

공방을 나누는 게 아닌 샌드백을 때리듯 일방적으로 때리는 것 같은 타격음.

기습 비슷한 것을 당한 이강호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제기랄! 제기랄!'


고통스러운 와중에서도 가온에 대한 증오심을 꺼뜨리지 않으며 어떻게든 반격의 실마리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이강호. 가온은 그런 이강호를 말없이 때릴 뿐이다.


눈두덩이를 얻어맞아 얼얼하고 시야가 흔들리고 번쩍이는 것을 간신히 인내하며 방어를 취하고 있는 이강호.


"뭐 하는 거야 이강호!!"

"그런 매수꾼 죽여버려!!"

"너도 매수당한 거냐?!"


구경하던 학생들의 성난 외침에도 불구하고 이강호는 방어 자세를 풀지 못했다.


"저 새끼들 다 죽여버릴라."

"참아."


서이현의 내뱉는듯한 말에 이유나가 침착하게 제지했다.


"너도 알잖아? 이제 곧 반격이 시작될 거야."

"그렇긴 하지만....."


이강호는 지금 반격할 생각도 없이 방어만 하고 있는게 아니었다.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처음 몇 방을 제외하고는 유효타가 없이 공격을 흘려보내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강호는 애초에 김류열을 동경해 주먹으로 싸우는 마이너한 전투법을 선택한 만큼 격투술에 있어선 교사를 포함해서도 이 학교에서 제일 강할 거다.


지금은 갑작스럽게 찔러온 공격에 당황하여 자세를 추스르고 있지만 추스르기가 끝나고 기회를 잡으면 이 상황은 완전 반대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기까지 몰린 추태가 사라지진 않아.'


서이현은 윗입술을 깨물고 이강호를 노려보았다. 부정이나 쓰는 녀석에게 저게 무슨 꼴인가?

그는 진심으로 가온이 이준형에게 비겁한 방법을 썼다고 믿었고 그렇기에 내심 이강호가 이가온을 육체든 정신이든 끝장내 주기를 바랬다.


하지만 처음에 이렇게까지 밀린 걸 보아하니 이강호가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 같지는 않고 이가온도 아차 싶으면 얼마든지 기권할 것이다.


'제기랄. 이게 뭔 꼴이야? 강호의 평가는 꽤나 깎였을 거고 여기까지 상황을 몰고온 이가온의 평가는 이미 하늘을 찌르겠지.'


멍청한 관중들이 어떻게 생각하건 간에 이미 이가온에게 콩깍지가 씌여있는 커튼 사냥꾼들은 그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릴 것이다.


기권으로 끝낸다고 해도 상황을 알고 물러날 줄 안다며 좋은 점수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됐어. 적어도 저 쓰레기가 위에 올라가는 꼴은 안 봐도 되니까.'


그리고 서이현은 그 생각이 크게 틀렸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


"후욱. 후욱."


목을 얻어맞아 신음도 제대로 내지 못하던 이강호는 가드를 유지한 채 이가온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슬금슬금 거리를 좁혀갔다.

혹여라도 눈치챌 수 없게 가드위에 얻어맞은 반동으로 밀려난 척을 하며 접근중이라 이가온도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이 새끼. 곧 죽여주마.'


이렇게까지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다니.

솔직히 말해 놀라긴 했다. 기습에 가깝긴 했지만 자신을 이렇게까지 몰다니. 그리고 그렇기에 더한 분노가 타오른다.


'이런 실력을 가졌으면서 비겁한 수를 썼다 이거지?'


아무런 근거도 없는 감정만이 담긴 생각이었지만 이강호의 분노는 식을줄을 몰랐다.

팔에 쏟아지는 주먹의 연타. 그리고 팔 아래 튀어나온 자신의 턱을 걷어차려는 가온의 오른발을 발견한 이강호의 눈이 번뜩였다.


"흡!"


번개같은 태클. 두 손이 가온의 허벅지 부근을 잡았다.

그로 인해 균형이 조금 무너진 틈을 타 다리를 크게 들어올리고 어깨를 명치에 밀어붙였다.


쾅!


그야말로 순식간에 가온을 넘어뜨린 이강호는 그 위에 올라타려고 했다.

학생들이 환호를 지르려고 했던 그 순간. 이강호는 자신의 뒷목에 팔이 둘러져 있는 것을 깨달았고 그땐 이미 늦었다.


꽈아악.


"끄웁?!"


순식간에 목이 조이고 반사적으로 주먹을 옆구리에 휘두르려 했으나 어느새 두 무릎이 팔꿈치에 대어져 주먹을 휘두르는 것을 방지하고 있었다.


"크으으읍!"


점점 조여오는 숨통에 안간힘을 쓰던 이강호는 결국 마운트 포지션을 잡는 것을 포기하고 일어나 그를 뗴어내려고 했다. 그러나 가온이 주술의 힘을 담은 신체로 체중을 싣자 그 시도도 불발로 끝나고 머리가 바닥에 쾅 처박혔다.


호흡이 점점 가빠지는 와중에 머리에 온 큰 충격에 이강호는 죽을 맛이었다.


'왜 이렇게 압박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거야?!'


이강호도 그라운드 싸움은 배웠다. 커튼을 상대로 쓸일은 없어도 자신의 전투스타일에 도움이 될 거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허나 이가온의 그라운드 실력이 한 수 위인 것 같았다. 뭔가를 하려고 하면 사전에 차단당하며 이 자세를 풀어도 또 새로운 압박이 들어올 것이다.



그래서 자신있는 힘으로 몸을 통째로 들어올려 던져버리려고 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그것조차 제대로 안 된다. 어째선가? 답은 이미 나왔지만 이강호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럴...리가.'


인정할 수 없다. 순수한 힘에서마저 이가온에게 밀린다는 것을. 검을 사용하는 자에게 격투가인 자신이.


"우,오오오오!!"


이강호가 젖먹던 힘까지 짜내 몸을 일으켰다. 전력을 다하자 가온의 압박도 무시하고 억지로 일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가온은 무심하게 자세를 바꿔 목깃을 잡아 끌어내리고 다른 손으로는 팔을 잡고 자신의 두 다리 사이에 끼웠다.


'암바!! 하지만 이깟 거 내주지 않고 버티다가 밟아주마!'


이가온이 그라운드 싸움에서 강하단 사실을 몰라 막무가내로 태클부터 들어갔지만 그 사실은 안 이상 아까처럼은 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팔을 잡아 어떻게든 팔을 내주지 않으려고 발악하는 이강호를 무심하게 바라보던 가온이 갑자기 뒤로 굴러 압박을 풀어준 뒤에 일어났다.


"......?"


대체 무슨 짓이냐고 묻는 듯한 이강호의 시선에 가온은 어깨를 으쓱여보였다.


"아뇨. 설마 지금까지도 격투로 맞붙으면 절 이길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요."


이가온이 팔짱을 꼈다.


"자세. 추스를 시간 드릴 테니 어서 체력을 회복하시죠."

"!!"


분노로 순식간에 달려들려던 이강호는 순간적으로 생각을 바꿨다. 지금 지친 건 자신. 압박을 풀면 거리를 벌려 체력부터 회복해두려고 생각했었던 이강호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인내했다.


'조금만 참으면. 이 개새끼를 땅에 질질 끌고 다닐 수 있어!'


그렇게 대략 1분후. 팔짱을 끼고 수군거리는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강호가 갑작스레 공세에 들어갔다.

그 주먹은 하얗게 빛나고 있어 상당힌 주술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위력만이 아니라 속도도 엄청나 마치 속사포처럼 휘둘러진다.


지켜보던 학생들은 자신들이 저 앞에 있었으면 피죽이 되었을거라고 벌벌 떨다가 이내 다른 요인으로 인해 입을 쩍 벌렸다.


상대인 이가온이 그 주먹을 전부 피해내거나 주술이 없는 몸 부분을 밀어내 공격을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그 방어기술은 절로 감탄이 나오는 것이었다.


"흐읍! 흡! 흡!"


자신의 공격이 하나도 적중하지 않자 다급해진 이강호는 자신의 최고의 기술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어퍼컷 자세를 잡고 크게 몸을 휘두르는 이강호. 아까처럼 대충 피하려 했던 가온은 심상치 않은 기세에 두 눈을 부릅뜨고 몸을 굴렸다. 그 판단은 정확해 주먹이 휘둘러진 경로에 빛의 줄기가 생겨나나 싶더니 곧 쾅 소리와 함께 폭발했다.

저걸 맞았다면 무사하진 못했으리라.


"우어아!"


목이 다쳐 죽어라라는 발음도 제대로 내지 못한 이강호가 바닥을 뒹굴고 있는 가온에게 주먹을 날렸다. 주먹이 부딪힐 때마다 땅이 파이며 쩌적 갈라진다. 허나 팔로만 이동하던 가온은 튕기듯 일어나 거리를 벌렸다.


"어에하이 위애히허험 오아히어야?!"


뭐라고 하는지 발음이 너무나 뭉개졌으나 가온은 알아들었다. 언제까지 쥐새끼처럼 도망칠 거냐는 말이었다.


"그럼 맞서 싸워드리죠."

"어?"


물러났던 가온이 순식간에 거리를 좁혔다,

그에 당황하던 이강호는 날아오는 주먹을 피하고 마주 주먹을 날렸다. 허나 그 뒤에 곧바로 경악했다.


탁.


탁 소리. 별 것 아닌 소리지만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주술의 힘이 담긴 자신의 펀치를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손으로 쳐낸 것이다.


"크윽!"


그렇게 공방이 시작되었다. 도저히 학생들의 레벨이 아닌 공방에 학생들은 물론이고 시험관의 입도 떡 벌어졌다.

그러나 차이는 명확했다.

이강호가 점점 밀리고 있었다.


퍽! 투콱! 퍽!


자신은 유효타는 커녕 자잘한 고통도 주지 못하고 있는데 이가온은 주먹을 휘두를 때마다 이강호에게 자잘한 데미지를 주고 있었다. 초조해하던 이강호는 무리하게 공격에 나섰고.


콰직.


"크...우우웁?!"


명치에 꽂힌 주먹에 순간 의식이 날아갈 뻔 했다. 허나 다음순간 곧바로 뺨에 날아든 번개같은 충격에 정신을 차렸다. 그게 싸대기라는 것을 깨닫자마자 이강호는 구토를 시작했다.


콰앙!


그리고 그런 이강호의 머리를 잔인하게 짓밟아 토사물위에 처박은 가온은 냉정히 말했다.


"계속하죠. 공방전."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실제 시간은 몇분도 지나지 않았건만 처음엔 폭발할 듯 시끄럽던 경기장은 이젠 고요한 침묵에 휩싸여 있었다.


토사물에 처박힌 일격 뒤 1분도 지나지 않았겠지만 이강호의 몸은 이미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팔을 계속 얻어맞아 이젠 가드도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때리는 대로 얻어맞는 이강호. 가온의 주먹은 빛나진 않았지만 확실하게 주술의 힘이 작용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주술로 보호하는 자신에게 데미지를 입힐리가 없다고 생각한 이강호는 굴욕감과 분함에 포효했다



"우오오오!"


그리고 상황을 어떻게든 뒤집어보고자 날린 무모한 주먹은 팔째로 통째로 잡히고 팔을 지나쳐 목까지 뻗어나간 두 다리를 눈치챘을 때는 이미 암바에 걸려 있었다.


"끄우아아아아악!!"


완벽하게 관절기에 걸렸지만 이대로 바닥에 처박아주겠다고 아직도 투지를 꺼뜨리지 않은 이강호. 그리고 그 직후.


뿌직.


".......!!.......?!"


엄청난 고통과 함께 뭔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뭐가 부러졌는지는 명확했다. 있을 수 없는 방향으로 꺾인 이강호의 팔을 본다면 누구나가 알 것이다.


이강호가 비명을 지르려 한 순간 안면에 펀치가 날아들었다. 제대로 비명도 지르지 못할 정도의 무차별 난타.



"저....저거 너무 심한 거 아니야? 반칙 아니냐고?"

"이거 중지시켜야......"


모두들 시험관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시험관도 난감해하고 있었다. 이강호가 시합전에 자신이 말했던 것이다. 시합중에 불의의 사고가 나도 괜찮겠냐고.


그 속뜻을 알아들었던 시험관은 내심 그를 괘씸하게 여기고 이강호가 반대로 당하길 바랬으나 이건 너무 심했다. 하지만 중지시키고 싶어도 이강호는 아직 싸울 의지가 있어보였고 그래서 아슬아슬하게 시합은 중지되지 않았다.


'하지만.....설마....'


허나 시험관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저 정도로 엉망으로 당한 이강호가 어떻게 아직도 쓰러지지 않고 싸우고 있는지를. 그리고 어떤 결론에 다다랐으나 믿기 힘들었다.


가온이 절묘한 타격으로 이강호가 아직도 싸우고 있는 것처럼 연출하고 있다는 가능성을.


그리고 그건 사실이었고 이강호는 머릿속으로 왜 시합이 중지가 되지 않는건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어라...나...뭐하고 있었더라...'


존경하는 친구인 준형이가 비겁한 수에 당해 분노했던 일. 그리고 평소 자신이 지켜주던 후배들이나 동급생들에게 협박을 하던 자신이 떠올랐다.

무차별적인 폭력은 이렇게나 두려웠던 것이었던가.


'중지...시키겠지...'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시합중지 선언은 내려지지 않았다. 귀는 점점 멍해지고 의식은 흐릿해졌다. 허나 완전히 기절할라치면 이가온의 주먹이 다시 그를 꺠운다.


'그만. 제발 그만.그만그만그만그만그만.'


간절히 빌던 이강호의 입에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흐...흐아..."

"네? 뭐라고요? 더 크게 말씀해보세요."


허나 가온은 그 애처로운 말에도 난타를 계속했다. 이강호는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는 건지 생각지도 못하고 흐아...이라고 계속 중얼거렸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깨우쳤다. 말만으로는 부족한 거라고.


이강호는 곧바로 무릎을 꿇으려 했다. 힘없는 몸이 자연스럽게 꿇는 것이 아닌 자신으 의지로.

그걸 귀신같이 깨우친 가온은 난타를 멈추었고 이강호는 그 틈에 두 손으로 가온의 다리를 붙잡았다.

아까와 같이 태클을 하려는 걸까. 벌레소리조차 나지 않는 정적이 깔린 경기장에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관중들의 기대를 배신하듯 이강호가 중얼거렸다.


"제하...흐하...하오...해흐히하..."


무슨 말인지 정확히 들리지 않았지만. 어떤 뜻인지는 전해졌다.

이강호가 직후 머리를 바닥에 처박아 조아리는 듯한 자세를 취했기 때문이었다.


"제하...흐하해후헤요...."

"그러죠. 뭐."


가온은 천역덕스럽게 돌아서더니 시험관에게 말했다.


"기권하신다네요."

".........."


말문이 막힌 시험관이 이윽고 외쳤다.


"승자!! 이가온!!"


작가의말

요즘 개인사정떔에 업뎃이 뜸하네요 죄송합니다 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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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시험 18 +2 18.01.29 418 10 10쪽
135 시험 17 +8 18.01.26 390 11 11쪽
» 시험 16 +4 18.01.25 379 12 13쪽
133 시험 15 +4 18.01.22 386 12 12쪽
132 시험 14 +5 18.01.19 381 11 13쪽
131 시험 13 +4 18.01.18 371 11 10쪽
130 시험 12 +6 18.01.16 359 10 13쪽
129 시험 11 +4 18.01.16 353 8 12쪽
128 시험 10 +4 18.01.15 364 10 15쪽
127 시험 9 +4 18.01.12 374 10 16쪽
126 시험 8 +2 18.01.11 376 9 10쪽
125 시험 7 +2 18.01.10 369 8 12쪽
124 시험 6 +3 18.01.09 352 9 10쪽
123 시험 5 +5 18.01.08 422 9 11쪽
122 시험 4 +2 18.01.05 382 10 12쪽
121 시험 3 +3 18.01.04 405 6 12쪽
120 시험 2 +2 18.01.03 379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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