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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의 파멸을 원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현대판타지

ITE
작품등록일 :
2017.07.04 19:27
최근연재일 :
2020.09.01 23:59
연재수 :
3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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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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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6
글자수 :
2,335,429

작성
17.11.01 17:39
조회
471
추천
8
글자
10쪽

죄책감.

DUMMY

강일의 목숨의 위협보다도 다른 한 가지 사실이 가온을 괴롭게 했다.


나 때문에 죽었다.


분명히 선택은 아이들이 했고 가온은 강요는 커녕 그들이 포기하기를 바랬다.

하지만 그들은 따라왔고 결국 대부분은 죽고 말았다.

살아남았다고 생각하던 이들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중상을 입었다.


그것이 그들의 선택에 의해 일어난 일이라고 해도 그 원인이 된 사건의 발단은 틀림없이 가온이었다.

상어이빨의 모습을 보고 정신이 나가버려서는 프로들도 픽픽 죽어나가는 전장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고 말았다.


그리고 처음 만났음에도 친근했던 영민에 이어 가장 친한 친구였던 기현마저 죽어버렸다.


그 모든것을 커튼탓으로 치부하며 잊어보려고 했지만 강일에 의해서 다시 떠올라버렸다.

그들이 죽은 것은 자신 때문이다.


가온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내리깔았고 강일은 그런 그의 행동이 자신의 추궁에 대한 긍정이라 생각했는지 눈썹을 치켜올렸다.


"인정하는 것이냐?"

"저는......"


뭐라고 말을 이어보려고 했지만 뒤에 이을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아무런 대답 없이 침묵만을 고수하는 가온을 보며 점점 감정이 끓어오르던 강일은 손을 들어올렸다.


"반박할 말이 없는 것 같군. 그렇다면......"

"어르신!!"


그 순간 익환이 끼어들어 가온을 낚아채 뒤로 끌어당겼다.

가온을 보호하는 익환의 모양새에 강일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무슨 짓인가? 익환."

"어르신이야말로 무슨 생각이신 겁니까?! 정말 죽이려는 셈이십니까?!"


강일이 손을 들어올린 자세.

다른 커튼 사냥꾼들도 인간같지 않은 힘을 지녔지만 강일은 차원이 다르다.

커튼용 무기도 없이 맨손으로 커튼을 때려잡는 한국에선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인물인 것이다.


너클을 끼고 근접전을 즐겨하는 김류열도 강일에게 몇 가지를 배웠다고 할만큼 강일은 무기없이도 그 몸 자체로 인간흉기였다.


강일이라면 프로 사냥꾼도 아닌 학생따위 손가락만으로 죽일 수 있을진데 손ㄴ을 들어올리다니. 머리라도 깰 셈이었는가.


"그래. 아까도 말했지 않나? 사실이라면 죽음으로 갚으라고."


검지 손가락으로 가온을 척 가리킨 강일은 이를 으드득 갈았다.


"알고 있나? 저 녀석은 학교에서도 최하위의 성적을 지녔다고 하네. 무려 퇴마 이씨 가문의 장남쯤 되는이가 말이야. 이협을 실력을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 대체 얼마나 노력을 하지 않았기에 가문에 그런 수치를 줄 수 있지?"


하지만 그것뿐이면 괜찮다. 사람마다 노력과 결과는 다른 것이니까. 그렇게 말을 이은 강일은 허나 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노력하지 않아 생겨난 집안의 멸시와 주위의 시선을 없애기 위해 다른 이들까지 끌어들여 공적을 세우려 하다니. 더 말할 것도 없다. 네놈은 두 말할 것 없는 쓰레기다."


딱히 공적을 세우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허나 그것과 비슷한 수준인 자신의 복수심을 위해 지휘개체인 상어이빨을 쫒아가자고 했던것은 사실.

쓰레기라는 말에도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하는 가온을 대신에 익환이 말했다.


"노력을 하지 않다니, 그렇지 않습니다. 그 전장에서 이 아이가 활약한 것을 본 사람이라면 결코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습니다!"

"뭐?"


강일이 눈살을 찌푸리자 익환은 가온에 대한 변호를 시작했다.


"전장에서 솔선해서 붉은 커튼과 함께 싸웠고 지부장님이 위험한 임무를 내리려 했을때도 솔선수범해서 맡으려고 했습니다. 그 덕에 저희의 사기도 올랐고요."

"붉은 커튼?"


마치 처음 들었다는 것 같은 반응에 오히려 익환이 놀랐다.

그 어마어마한 존재에 대해서도 전해듣지 못할만큼 정신이 없었던 것일까.


"나로서는 자네가 저 녀석을 감싸는 이유를 모르겠네. 자네의 분대원들이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 원인을 굳이 따지고 보자면 저 녀석 때문이 아닌가?"


가온을 가리키며 말한 강일의 말에 익환이 잠깐 가온을 힐끗 쳐다보았다.


"믿을 만한 정보원에게 전부 들었네. 그 녀석이 다른 학생들을 선동하지만 않았어도 아까운 아이들이 목숨을 잃거나 중상을 입을 일은 없었을 걸세. 대체 어떻게 한건지 몰라도 그 자리에 있는 학생들은 모두 학교 공인의 우수학생이었다더군? 그런 아이들을 끌어들이면 일이 잘 굴러갈거라 생각했었나 보지?"


그건 어디까지나 우연이었다. 가온도 겨우 입을 열었다.


"정신없이 도망치던 와중 만났을 뿐이고 그럴 의도는......"


하지만 강일은 애초에 가온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었는지 익환만을 보며 말했다.


"결과적으로 자네의 분대원들을 전멸시킨 것도 전부 저 녀석 탓일세. 그렇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익환은 진심으로 불쾌하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따지자면 저희를 위험지역으로 보낸 윗사람들이 잘못한 것이지요. 애초에 저희 분대원들을 허구한 날 위험한 장소로만 보낸건 윗선 아닙니까?"


그건 익환이 평소에 품고 있던 울분이었다.

익환이 그 올바른 성정탓에 윗선에 상당한 압력을 받아왔다는 사실을 잘 아는 강일은 잠시 주춤했으나 그도 평소와 다르게 크게 분노한 상태여서 이내 주춤한 기색은 사라져버렸다.


"어째서 그놈을 감싸는 건가? 이해가 가지 않아."

"어르신. 아까도 말했듯 그 전장에서 이 아이가 한 활약을 본 사람이라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기 힘들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익환이 말을 꺼내기를 망설이다가 이내 말했다.


"저희가 전장에서 죽어가고 있을때 저희와 함께 싸운 이 아이와 달리 어르신께선 대체 뭘 하고 계셨습니까?"


강일의 표정이 굳어버렸다.

무얼 하고 있었느냐고? 현미의 상태에 대해 크게 상심하고 있었다.

류열에게 일을 맡기지 말고 자신이 직접 갈걸 그랬다며 후회를 곱씹고 있었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었다지만 자신이 나설 걸 그랬다고.


하지만 어떤 일이 있었든 자신의 직무를 다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 아픈 사실을 찔러오는 익환에게 크게 분노를 느낀 강일히 한 걸음 앞으로 내딛었다.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압력이 공간을 지배하고 벽에 쩌적 금이 갈라졌다.

그 압박을 정면으로 받는 가온과 익환은 더욱 죽을 맛이었으나 익환은 얼굴을 찡그리더니 말했다.


"분노로 인해 이 장소가 어딘지도 잊으신 겁니까......? 저 안에 누가 있는지도?"


그 말에 흠칫 놀랐던 강일이 흡사 황달걸린 사람처럼 안절부절 못하며 내뿜던 기운을 거두었다.

이곳은 병원이며 저 안에 있는 것은 소중한 딸과 중상을 입은 커튼 전우이다.


"크윽......"


자신이 무슨짓거리를 하려 했던건지 깨달은 강일은 울분이 섞인 한숨을 길게 토하더니 등을 돌렸다.


"자네 얼굴을 봐서 오늘은 넘어가겠네."


걸아가는 그에 등에 대고 뭔가를 물으려 했던 익환이 갑작스럽게 피를 뿜었다.

설마 강일도 그가 몸상태가 그렇게 나쁠지는 몰랐는지 깜짝 놀라 다시 돌아보았다. 그러나 입장이 있어선지 익환에게 다가와 부축하진 않았다.


"어르신...대체 누가 어르신께 그런 말을 한 겁니까? 믿을 만한 정보원이라는 건 대체......?"

"자네에게 그걸 말할 이유는 없네."


말은 차가웠지만 걱정스럽게 익환을 보던 강일은 애써 등을 돌리고 걸어 나가 버렸다.

그의 강렬한 존재감이 멀어지는 것을 느끼고 가온이 그제야 익환을 부축하려 했다.


"익환 형님!!"

"아 괜찮아. 이거 가짜 피거든."

"엑."


벙찐 가온에게 익환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입가에 묻은 피, 아니 피처럼 보이는 물감을 슥 지웠다.


"가끔 써먹을 일이 있어서 말이야. 뭐 실제로 몸상태가 그리 좋지 않으니 어르신이 속아주신 거겠지만......그래도 정보원이 누군지는 알아낼 수 없었네."


역시 이 사람도 은근 무서운 구석이 있다고 다시 한 번 생각한 가온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어째서 저 사람이 최강의 10인중 6위인 거죠?"


최강의 10인과 전선에서 함꼐 싸웠던 가온이 보기에도 저 사람은 터무니없는 강자다. 저만한 강자는 자신의 아버지외에는 본 적이 없었다.


"정부 마음이지 뭐. 지부장님을 제외하고 공인 순위가 강함의 순서라고 생각하면 곤란할지도. 하지만 이거 골좀 아프게 됐는데......"


설마 강일에게 저토록 미움을 사게 될 줄이야.

거기다가 지금의 강일은 냉정한 판단을 내릴 수가 없는 상태다. 가온 하나만의 잘못이 결코 아닐진데 어린 소년에게 저렇게까지 미움의 감정을 보이다니.


"아뇨. 타당한 분노에요."

"응?"

"이해할 수 있어요. 저건......제 잘못이에요."

"그게 무슨 소리야? 네 책임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하지만 가온의 마음은 죄책감에 크게 사로잡혀 있었다.

지금이 되서야 깨달았다.

자신이 한 짓거리는 예전에 가온의 가문. 퇴마 이씨 가문이 한 짓거리나 자신의 원수들과 비슷한 짓거리였다는 걸.


삼촌에게 잘못된 정보는 보내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원수놈들, 그리고 상어이빨에 대한 위험성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음에도 함부로 선동하는 것 같은 말을 꺼냈던 자기 자신.

아무리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원수들과 비슷한 행동을 했던 것은 가온에게 심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했다.


무엇보다 자기 잘못이 아니라고 부정하면 삼촌이 죽었던 일을 쉬쉬했던, 그래서 증오하게 됐던 자신의 가문과 다를 게 무엇인가.


어두운 감정이 가온의 안에 똬리를 틀었다.


"가온아......"


익환이 뭐라고 말을 걸어야 할지 난감해 하던 가운데 누군가가 그들을 보고 목소리를 높였다.


"응?"


익환이 그쪽을 돌아보자 머리카락이 길어 얼굴이 보이지 않는 소녀가 둘을 바라보며 입을 딱 벌리고 있었다.

그 기색에 엿보이는 것은 경악과 기쁨.


"가, 가온 씨!!"

"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그곳엔 익숙한 소녀가 서 있었다.


"넌......"


아직까지도 이름을 몰라 이름 모를 소녀라고 부르던 소녀가 가온을 보며 활짝 웃고 있었다. 그리고 화려한 소녀 또한 같이.


'...이름이 한나였나?'



갸우뚱거리는 가온에게 두 사람이 다가온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87 k5263
    작성일
    20.06.27 16:06
    No. 1

    아니 이가온이 나댄건 맞지만... 따라붙겠다고 한것도 친구새끼들이고 전부 그걸 말렸는데 고집부린거잖음... 기주라는 일차원적인 학생 악역 하나로 이렇게 상황이 꼬인다는거 자체가 이해안됨... 왜 우수한 악역이 아니라 조금만 알아봐도 다 까발려질 그런 거짓말에 10위 안에 드는 사람이 홀라당 넘어가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2 ITE
    작성일
    20.06.30 00:38
    No. 2

    제 부족이죠 ㅎㅎ 감사합니당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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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만남. +2 17.11.02 517 6 11쪽
» 죄책감. +2 17.11.01 472 8 10쪽
76 이간질. +3 17.10.31 489 7 10쪽
75 의외의 일면. +2 17.10.30 505 7 10쪽
74 위협. +2 17.10.27 470 7 10쪽
73 후처리. +1 17.10.26 675 7 10쪽
72 본부장. +5 17.10.25 513 7 10쪽
71 재앙이 끝나고. 17.10.24 495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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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올라가다. +2 17.10.08 550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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