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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의 파멸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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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작품등록일 :
2017.07.0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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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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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1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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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이미지 개선4

DUMMY

"가온이가 뭘 어쨌길래?"

"무슨 일이 있었어?"


다른 아이들의 시선에 기주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여기 모여있는 녀석들은 실력이 있는 녀석들도 있지만 실력이 없어도 사교성만은 좋아 반에서 인기도 있고 영향력도 있는 아이들이다.


아무리 사냥꾼이 될 생각이 없고 관련 업계에 취직하려는 아이들이라도 기본적인 실력은 있으므로 소위 말하는 일진이라는 것이 없는 이 학교에선 인간관계에 영향력이 짙은 이 애들이 최강이나 다름없다.


평소에 우수학생이란 타이틀을 달고 다니는지라 이 아이들과도 친분이 있던 편이었던 게 다행이었다. 이미 자신과 친분이 있는 애들 몇명에게 가온의 소문을 흘렸으나 그들만으로는 부족할테니 결정타를 날릴 생각이었다.


이 아이들의 눈밖에 난다면 학교생활에 애로상황이 꽃필 것이고 기주는 지금 가온에게 그것을 맛보여 주려 하고 있었다.


"우리들 우수학생들이 왜 죽었는줄 알아?"


갑자기 그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웅성대던 교실이 조용해지며 기주에게 이목이 모였다. 기주의 말을 듣지 못했던 아이들도 조용해져서 기주를 바라보는 아이들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주를 바라보았다.


예상 이상의 효과에 기주는 마음속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가온에게 삿대질했다.


"저 개자식이 공로좀 세우겠다고 우리들 선동해서 갔다고! 안전한 곳이라는 저 자식 말만 믿고 갔다가 전부...으윽."


마지막에 분한 것 같은 신음까지 넣어 메소드 연기를 하던 기주는 내심 가온이 뭐라고 할지에 대해 걱정되었다.

가온은 안전한 곳이라는 말은 한 적도 없었지만 이미 자신에게 좋을대로 기억왜곡을 하고 있는 기주였지만 저번 병원에서 가온의 태도를 보았을 때 그가 순순히 인정할 것 같지는 않았기 떄문이었다.


어쨌건 기주의 말은 충격적이라서 일제히 가온을 쳐다보고 있는데 그 당사자는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기회는 이 때라는 듯이 기주가 계속해서 말을 쏟아냈다.


"그뿐만이 아냐. 실패했으면 곧바로 후퇴를 생각해야 하는데 그놈의 공로좀 세우겠다고 무모하게 싸움을 계속해서...최하위라 실력도 없어서 저놈을 지키느라 우리들이 죽어나갔다고!!"


'저 새끼 저거. 기억 왜곡을 얼마나 한 거야?'


잠자코 듣고 있던 가온이 기막혀 했다. 대체 저놈의 머릿속엔 그날의 일은 어떻게 된 것일까. 그리고 가온은 느꼈다.

호기심으로 자신을 쳐다보던 시선들이 점점 적의가 담겨간다는 것을.


'좋아. 생각대로다.'


그리고 그건 가온이 원하는 바. 그럼 감정을 가졌을떄야 말로 가온이 할 연기에 힘이 되줄 것이다.

가온은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에 기주가 움찔했다. 그런 녀석을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교실밖으로 나가려는 가온. 그런 가온을 보고 얼떨떨해 하던 기주가 신이 난듯 소리질렀다.


"어디 도망치는 거냐 이 비겁자야!!"

"아, 아니야!!"


그 순간 누군가가 소리쳤다. 그건 가온이 아니었다. 가온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목소리가 나온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엔 아직도 이름을 모르는. 그 현장에서 살아남았던 소녀가 겁먹은 표정으로 서 있었다.


'어라? 쟤 같은 반이었나?'


가온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너. 너!!"


기주가 당황해 빽 소리를질렀다. 지금와서 저년이 허튼말을 지껄인다면 상황이 골때리게 된다.

하지만 기껏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겁을먹어 더 나서지 못하는 이름 모를 소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뭔가를 중얼거릴 뿐이었다.


기주는 그런 그녀를 보고 있는 대로 얼굴을 구겨 험악하게 만든뒤 입모양으로 말했다.


죽고싶냐?


그것을 놓치지 않은 이름모를 소녀는 더욱더 부들부들 떨었지만 그럼에도 다시 들어가려 하지않고 뭔가를 말하려 했다. 그리고 가온이 그런 그녀를 제지했다.


"괜찮아."

"하, 하지만....."

"나한테 맡겨."


그녀가 안심이 되게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그대로 교실을 나가버린 가온. 이름모를 소녀는 멍하니 서 있다가 누군가 그러고 보니 쟤 누구야? 하는 목소리를 듣고 재빨리 교실에서 나가버렸다.


잠깐 멍하던 교실 분위기는 이내 이가온에 대한 성토로 가득했다.


"뭐야? 기주말이 진짠가 본데?"

"저 자식 저거 그렇게 안 봤는데."


좀 불미스러운 일은 있었지만 어쨌건 계획대로 된 기주는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히죽 웃었다.

그리고 방금전 이름모를 소녀에 대해 떠올리고 이를 으드득 갈았다.


'감히 경고를 무시하고 나대려 했단 말이지?'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고 결심한 기주는 일단 자리에 앉았다.

어쨌거나 이가온의 이미지가 최악이 된 건 틀림없었으니까.







이자견은 얼마 전에 날아온 문자를 받고 애꿎은 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얼마 전에 대답을 하라고 말하긴 했지만 정말로 그날 당장에 문자가 날아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 조금 더 헤맬줄 알았고 그래서 더 압박을 가하려 했건만.


문자에는 협력하죠. 다만 저도 할 게 있으니 며칠 더 시간을 주시죠. 라고 쓰여 있었다.


"해야 할 일이란 게 뭐지?"


이가온의 행동 패턴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겠다. 이자견은 불안감을 느끼며 현재 이가온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신의 능력을 통해 지켜보기로 결심했다.









아침 조례가 시작되었고 방과후에 강당에 모여 교장 선생의 연설이 있을거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행동하려면 그 때인가.'


솔직히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하니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지만 필요한 일이니 어쩔수 없었다.


그보다는 주위에서 느껴지는 시선이 제법 아팠다.


"야. 그거 사실이야? 쟤가 선동해서 우수학생들 다 죽은거라매?"

"그래놓고 지는 뻔뻔하게 살아 돌아온 거야?"


대개의 학생들은 가온을 신나게 까기 바빴다. 개중에는 제대로 된 사고가 박한 애들도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걔네들이 최하위 성적 가진애 말만믿고 움직였을 것 같진 않은데...기주도 과장 워낙 잘 섞고."


하지만 워낙 소수파였기에 충분히 그럴수 있다며 면박만 듣고는 그런 의견도 사라지고 있었다.


'정말 소문에 휩쓸리기 쉽구나. 사람이라는 건.'


커튼에게 방심하면 곧 죽음으로 직결된다는 말 떄문에 무슨 일이 있었든 일단 학교가 열린 이상 수업은 제대로 한다는 방침인지라 평범하게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



허나 그 와중에도 적의어린 시선은 점점 늘어났고 앞으로 있을 일을 생각하느라 수업의 내용은 거의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쉬는시간마다 밖으로 나가 교실로 돌아오지 않는 가온을 보며 기주는 키득키득 웃었다.


'꼴좋다. 감히 날 건드리니까 그렇게 되는 거야.'


기주는 벼르고 벼르다 점심시간이 되어 드디어 행동에 나섰다.

이가온의 평판은 앞으로도 점점 떨어뜨릴 예정이지만 그에 앞서 해야 할 것이 있었다.,

바로 아직도 이름을 모르는 그 음침한 소녀를 혼내주는 것이다.


"빌어먹을 년이 내 경고를 무시해?"


그 여자가 몇반인지 이미 사전에 알아두었다. 거기다 운 좋게도 그 녀석은 점심시간에 혼자 밖으로 나가서 밥을 먹는다고 했다. 아마 친구가 없는 거겠지.


다른 반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자신의 반까지 찾아와 가온을 변호하려 했던걸 보면 앞으로 무슨 행동을 할지 모른다. 사전에 확실히 제압해 두려고 마음먹고 그녀의 반에 도착했으나 그녀는 이미 반을 나선 뒤였다.


"흥. 이럴줄 알고 어디서 밥을 먹는지도 애들에게 대충 들었지."


자신의 정보력을 얕보지 말라고 자부하며 제일 그럴듯한 옥상부터 매점 근처. 정원의 벤치까지 전부 찾았다.

하지만 어디에도 없었고 기주는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이 년. 그럼 거기에 있나?"


테니스나 배드민턴장. 그 앞에 이제는 쓰지 않는 창고가 있는데 그쪽 뒤가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도 않아 그곳에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테니스장에 도착한 기주는 창고뒤에 누군가가 황급히 숨은 것을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곳으로 향한 기주는 혹시 누가 있을까 주위를 살폈다. 배드민턴장과 테니스장에서 가벼운 운동을 하는 녀석들이 있었으나 얼마 전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반동인지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 이거라면 비명이 조금 새어나와도 괜찮을 거라 생각하고 기주는 창고 뒤로 향했다.


"야~여기에 숨어있으면 내가 못 찾을줄 알았냐?"


그리고 모퉁이를 도는 순간. 그대로 멱살이 잡혀 끌어당겨졌다. 반사적으로 반격하려 했으나 그마저도 못하고 벽에 머리가 박혀 비명을 지르려는 찰나 입이 손에 막혔다.


"읍?! 으읍?!"


당황하며 미친듯이 눈을 굴리는 그의 눈앞에 보인것은 다름아닌 이가온이었다.


"넌 진짜 병신이다. 어떻게 예상에서 한치도 벗어나질 못하냐?"


가온이 한심스럽다는 말투로 말하자 순간 머리에 열이 오른 기주가 소리를 지르려 했다.

상대가 이가온인것을 안 이상 더 이상 공포심은 없었다. 어차피 아침에 한 일에 대해 복수하려고 하는 거겠지. 제 주제도 모르고.


그렇게 여기며 입을 틀어막으려는 손을 치우려는 그 찰나.


우직.


"꺼...어억."


옆구리에 마치 포탄을 얻어맞은듯 묵직하게 들어온 주먹에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옆구리를 부여잡은 채 비틀거리는 기주는 그대로 뒤통수를 내려찍는 뒤꿈치에 바닥에 엎어졌다.


"끄억. 끄아악."


크게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곧바로 목을 내리누르는 발에 비명도 제대로 낼 수 없었다. 가온은 그런 그를 일으키고 명치에 주먹을 갈겼다.


퍽. 퍼억! 투퍽!!


한번 떄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난타하는 강력한 주먹에 기주의 두 눈에 자연히 눈물이 맺히고 금방이라도 토할 듯이 우웩 소리를 내고 있었다.


잠깐 그를 때리는 것을 멈춘 가온이 그의 머리끄댕이를 잡고 억지로 일으켜세웠다.


"어이. 네가 왜 이렇게 되는지 알겠어?"

"네...네가 이러고...도...무사할줄......"


두 눈에 공포심이 어려 있었지만 아직도 가온에게 맞는단 현실을 인지하지 못한건지 헛소리를 지껄이는 그의 명치를 무릎으로 찍어버리자 녀석이 드디어 토악질을 시작했다.


토하는 그대로 머리를 짓밟아 토사물이 얼굴에 묻게 하던 가온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뭐. 나도 믿는 구석이 있거든."

"으...으윽?!"


공포어린 눈으로 발로 밟힌 통에 왼쪽 눈으로만 간신히 가온을 올려다보자 그가 말했다.


"너 말이야. 계약이라는 주술에 대해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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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괴력 +6 17.11.17 433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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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늘어난 실력 1 +1 17.11.15 490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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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의외의 괴물. 17.11.13 457 7 11쪽
84 외국 사냥꾼의 강함 3 +2 17.11.10 555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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