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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의 파멸을 원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현대판타지

ITE
작품등록일 :
2017.07.0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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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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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1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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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기주를 아직 내버려두자고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을 들은 익환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거 꼭 그 녀석이어야 해? 다른 사람으로 해도......"

"평소 은근히 싸가지 없기로 유명한 그 녀석이어야 설득력이 생길정도로 행동해 주겠죠. 거기다 그 녀석도 여왕개체란 재앙에서 살아남은 녀석이니 소문에 살이 붙을 거고요."

"그래......괜찮은 생각이긴 해. 쓰레기같은 놈을 이용해 앞으로 유명해지는 것에 당위성을 주겠다는 것."


앞으로 유명해져야 한다는 말에 가온이 생각한 것은 한참동안 최하위로 있던 놈이 갑자기 성장하면 주위가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솔직히 말해 이제와선 늦었다고 스스로도 느꼈지만 그래도 아예 대처를 하지 않는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다른 세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정도로 세력을 늘리기 전에 최하위던 녀석이 무슨 계기로 저렇게 된 건지 의문을 품을 이들에게 보여줄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에 기주를 이용할 생각이었다.


"몇번이고 약속드릴게요. 그 녀석은 비참하게 죽을 거에요."

"아......그래."


익환이 어째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가온의 사나운 태도 때문에 그런걸까? 방금 전 이자견과의 대화를 나누고 온 직후인데 스스로 의아할 정도로 냉정하다.


어떻게 되었든 이자견이나 이기주는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가온은 그렇게 결심했다.

그리고 조용히 생각에 잠긴 가온을 보고 익환은 속으로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가온이 전부터 살벌한 내용을 뱉기는 했어도 말뿐이라고 해야 할까. 실행할 것 같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지금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를 것 같다.


'뭐랄까. 감정이 옅어지고 있는 것만 같은......'


익환은 스스로의 착각일 거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이 도와줄 게 없는지 물었다.


"아뇨. 이 일은 저에게 일임해 주세요. 익환이 형님에겐 나중에 도움을 받을일이 많을테니까 지금은 쉬어두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재무진이란 사람이 생각보다 훨씬 대단한 사람인 것도 이젠 잘 알겠고요."


가온은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지했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마음의 문제였다.

지금까지 삼촌의 원수들중 커튼 본부의 높으신 분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걸 알고도 막상 살인을 해야 안다느 걸 알고 머뭇거리다니.


거기다가 재무진이나 이자견등 위험한 작자들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음에도 이 며칠간 꿈꾸는 듯 몽롱한 기분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을 대하고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건. 삼촌의 복수야.'


남들이 보기엔 하찮을지 모른다. 이해가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동기로 편한 길을 내버려두고 사람을 죽이는 짓거리를 하냐고 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자신은 삼촌의 복수를 하고 싶다. 그렇게 스스로 굳게 다짐했었다.

다짐했었는데도 불구하고 요새 그 태만한 태도에 가온은 스스로가 너무나도 혐오스러웠다.


이제부터라도 태만했던 지금까지를 만회하기 위해. 복수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거라고 가온은 맹세했다.

이제까지 했던 것이라곤 최하위를 연기하며 알량한 실력을 숨기고 혼자 열폭했던 것이라고밖엔 없다. 이젠 더 이상은 그러지 않겠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을 잃으셔서는 안 됩니다.]

"응? 뭐?"


안내시스템의 갑작스러운 말에 반문해 봤지만 그녀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그 시각 가온이 자신을 노리고 있는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는 기주는 병원 화장실에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


"제기랄!!"


빨리 이향을 처리해야 자신이 한 짓을 들키지 않을텐데 어째 경비가 더 강화되고 있으니 미칠 노릇이었다.


'설마 나 때문은 아니겠지?'


아직도 무사태평한 생각을 하며 입술을 잘근잘근 씹던 기주는 초조한 마음에 발만 동동 굴렀다.

이러다가 그 쓰레기같은 여자가 깨어나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그런 생각을 하며 애꿎은 벽을 걷어찬 기주는 발을 부여잡고 비명을 질렀다.


"이가온 이 개새끼!! 다 네놈 때문이야!!"


전부 다 자신의 자업자득임에도 불구하고 가온을 탓하던 기주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저 여자가 앞으로 꺠어나기 힘들 거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100%는 아니며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

거기다가 병원의 보안 요원들뿐만 아니라 커튼 사냥꾼들까지 동원되어 병원을 지키고 있는 걸 보면 느낌이 쎄했다.


어제가 절호의 기회였을 것이나 어쩐지 느낌이 좋지 않아 순순히 파티장으로 갔었던 기주는 어제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 그 선택은 옳은 것이었다.

어제 이향을 공격하려고 병동에 침입했다면 꼼짝없이 잡혔을 것이다.


"진정하자 진정해. 화만 낸다고 안 되던 일이 되는게 아니지."


그렇다면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게 뭔가? 나중을 대비하여 해놓을 수 있는것?


"이가온. 그 개자식을 이향을 공격한 진범으로 만드는 거지."


최하위던 그 녀석은 현재 붉은 커튼인가 하는 이질적인 존재로 인해 여러모로 각광받고 있다. 기주는 가온이 너무나 가증스러웠다.

그 개자식 때문에 친구들이 죽고 자신도 이런 처지가 되었는데 혼자서만 이득을 챙겨 지위가 상승하다니.


'실력도 모자란 쓰레기 같은게 운만 좋아선.'


이가온이 전장에서 미친듯이 뒹굴었다는 노력은 생각도 않고 자신이 한 짓거리는 이미 뇌리에서 사라진 기주는 가온에게 어떻게 복수할까 고민했다.


'그 녀석에게 호의를 가지게 된 프로들이 많아진 것 같지만. 그래봤자 뭐해? 그 김강일이 그놈을 싫은 걸 넘어 증오심을 가졌는데.'


기주의 이간질로 인해 가온을 의심하게 된 김씨 가문의 당주를 생각하며 히죽거렸다.

우선은 가온에 대한 평판을 내려보자고 생각했다.

지금도 퇴마 이씨 가문의 장남주제에 최하위라는 성적을 가진 안좋은 쪽으로 유명한 놈이었으나 그 소문에 박차를 가하게 만드는 것이다.


학교는 현재 커다란 일이 일어날 뻔한 것도 있지만 우수학생들이 죽은 것 때문에 한동안 휴교 중이었다. 이제 곧 다시 개교할 것인데 그때 이가온이 한 짓거리를 말해주면 된다.


공적을 위해 다른 아이들을 끌어들여서 무리하게 싸워 우수학생들을 죽게 만들었다고.


'내가 뭐 거짓을 말하는 것도 아니고.'


가온은 분명히 말리려 했다는 사실은 기주의 머리에서 사라진지 오래였다.

일단 생각나는 것은 녀석의 평판을 있는대로 깎아먹어 나중에 무슨 말이 나오더라도 주위 사람들이 그 녀석을 믿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일단 개교전에 밑밥을 깔아두기로 한 기주는 자신의 친한 급우들에게 전화해 하소연을 시작했다.

이가온의 이기적인 행동 때문에 친구들이 죽었는데 퇴마 이씨 가문에서 무마시켜주고 있다고.


'너는 내가 책임지고 인생을 망쳐주겠어. 이가온.'










"라고. 지금쯤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그 병신은."


집에 돌아와 콜라를 스푼으로 떠 마시고 있는 기행을 저지르는 에메라에게 그렇게 말하자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기주란 사람이 누군지는 잘 모르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이 없을까요?"

"평소 그렇게까지 이상하던 놈은 아니었는데 여왕의 싸움과의 이후로 아예 맛이 가버린 것 같아.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주위 상황이 어떤지는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일단 저질러 보는 것 같아. 일종의 정신병 아니려나."


십중팔구 자신에게 모든 걸 뒤집어 씌우려고 발악하고 있을 게 분명하다고 생각한 가온은 여유롭게 웃었다.


"녀석이 그래주면 수고가 덜지. 일단 나대게 놔둬야지. 나중에 이자까지 쳐서 끌어내릴 테니까."


가온의 무미건조한 말에 흐음. 하고 신음하던 에메라가 희미하게 웃었다.


"빨리 오셨다고 생각했더니 여러가지로 상당히 진행되었네요."

"응? 갑자기 무슨 소리야? 뭐. 그야 여기저기서 일이 터져서 귀찮게 되긴 했지."

"네. 당신의 정체가 거의 들킬 지경에 처한 것도 그렇지만 지금 제가 신경 쓰이는 건 당신의 감정상태네요."

"걱정 마. 이제까지처럼 감정에 휘둘려 일을 그르치는 일은 없을거야."

"아뇨. 그게 아니라 당신 커튼화를 한 영향으로 인간성이 메말라가고 있어요."

"........."


이상한 말에 그녀를 쳐다보니 에메라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설명을 요구하듯 쳐다보셔도 말한 그대로에요. 커튼화의 영향으로 사람이 본디 가져야 할 도덕심같은 게 얕아지고 있어요."

"뭐야 그게?"

"하지만 당신이 정신을 차리고 있으면 감정은 다시 되찾을 수 있을테니 걱정마세요. 당신이 그러고 싶다면의 이야기지만."


얼굴을 찡그리는 가온의 불안감을 읽었는지 에메라가 덧붙였다. 하지만 마지막말은 왜 덧붙인 걸까.


"아. 아까 안내시스템이 말하려던 게 이거였나."

"그렇겠죠. 하지만 말하지 못했겠죠. 그런 제약이 걸려 있으니까."

"그런 제약은 뭐하러 걸어뒀는데?"

"글쎄요?"


명백히 대답을 회피하는 태도의 에메라를 뻔히 바라보고 있자니 그녀가 막 생각난듯이 말했다.


"그 이자견이란 사람 말인데요. 역시 지금 중요한 건 그 사람 같아요."

"그야 그렇지 위치로나 능력으로나 제일 위험하겠지."

"그녀로 인해 당신의 정체가 들키면 저까지 위험해지는 건 분명해지니까. 그녀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에요."

"그래. 자신의 손익을 잘 챙기는구나. 그래서? 뭐 좋은 생각이라도 있어? 나도 대충 생각해둔 건 있지만."

"안내시스템 양이 그녀를 종속시키는 건 힘들거라고 했죠? 하지만 가능은 해요"

"엉? 어떻게?"


의아해하는 가온에게 에메라는 씨익 웃어 보였다.


"정신없게 만들면 되요."

"정신없게 만들라니...물리적인 약물도 통하지 않는다는 사람을?"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것엔 강하지만 딱히 감정이 흔들리지 않다거나 하는 건 아니에요. 감정만 흔들리게 만든다면 어떻게든 복종시킬 수 있는 틈은 없어요 게다가 조금만 더 성장하면 종속시키는 능력도 더욱 강화될 거에요. 그 능력. 제법 강력한 거라구요?"

"뭐...참고는 해둘게. 우선 내 밑밥부터 깔고."

"그쪽은 당신이 알아서 잘 할 것 같으니 저는 대기하고 있을게요."


어째 계약했을땐 자신은 그저 도구일 뿐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상전같다.

믿는다는 듯이 말하고 스푼으로 콜라를 떠 마시려고 하는 에메라에게 묘한 반발심이 생긴 가온이 스푼을 뺴앗자 그녀가 울상을 지으며 곧바로 가온의 팔을 잡고 흔들었다.


묘한 성취감에 좋아하던 가온은 적잖이 안심했다.

내가 인간성을 완전히 잃어버릴리가 없다고.


작가의말

어제 못올려서 죄송합니다 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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