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
아침이 행복하면 하루가 즐겁습니다.
평범한 일상
짧은 글/역전승
벽촌 간이정류장,
땡볕이 몰려와 잠시 머물던 바람을 쫓아버리고 사정없이 열기를 쏟아부었다. 건너편 밭떼기의 하늘 찌르던 고추들도 땡볕에 금방 엿가락 늘어지듯 축 늘어졌다.
나는 흐르는 땀을 손등으로 훔치며 벌 쏘듯 쏘아대는 땡볕을 피해 언제 올지 모를 버스를 기다린다.
땡볕의 열기가 길바닥을 두드리자 화가 났는지 신작로길이 심술부리며 울퉁불퉁 자갈들을 들춰냈다. 그 길로 화물트럭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갔다.
“야! 재수 없는 xx- xxx- 야-”
매캐한 흙먼지 한 움큼 들이마신 나는 트럭 꽁무니에 삿대질하며 욕 한 바가지 퍼부었다.
그때 털털거릴 때마다 흙먼지 풀풀 날리는 폐차 직전의 버스가 탈탈거리며 멈췄다. 나는 달리기하다 중도에 포기한 선수처럼 헉헉대며 버스에 올라탔다.
검은 안경 꾹 눌러쓴 운전기사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조폭 같고 꾸벅꾸벅 졸고 있는 할아버지의 만개한 저승꽃은 고달팠던 삶을 엿본 듯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하였다.
그리고 정성과 사랑이 듬뿍 담긴 보따릴 목숨처럼 보듬고 앉아있는 아주머니는 대처로 자식 찾아오던 내 어머니 뵌 듯 콧등이 시큰시큰했다.
버스는 몇 번 탈탈거리더니 출발했다.
덜컹거리며 달릴 땐 궁둥짝이 얼얼하다.
그래도 들썩들썩 장단 맞춰 창밖을 보니 듬성듬성 늘어선 아카시아가 뽀얀 분칠을 하곤 힘들게 손을 흔든다.
뿡뿡거린 버스의 경적에 놀랐는가,
그늘에 앉아있던 까치 한 마리가 무모하게 땡볕을 쪼아갔다.
무작정 버스를 타고 도망치듯 도시를 떠날 땐 마음만은 홀가분할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돌아가는 길엔 인생사가 착잡하고 두렵기까지 하였다. 아마도 일상에 충실치 못했던 자기반성에 대한 책임 때문일 것이다.
끔찍하게 부서질 폐차 직전의 버스도 인생살이 같은 울퉁불퉁한 길을 꿋꿋하게 달리는데 사람이야 그 무엇이 두려우랴! 부끄럽지 않은 삶, 평범한 일상에 충실한 삶, 그것이 바로 인생의 참된 삶일 것이다.
^(^욕심 없는 삶이 행복하다.
건강은 큰 자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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