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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육포 건조장

이 정령사는 영혼이 두 개 입니다. : 레메게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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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육포
작품등록일 :
2020.07.05 17:34
최근연재일 :
2020.08.24 07:40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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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3,296

작성
20.07.0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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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Cahpt 05 - 불완전한 마나 홀 - 2

DUMMY

자뷔시가 잠이든지 얼마의 시간이 흐른 것일까.


눈은 아직 떠지지 않지만 머리가 맑았다.


몸의 감각이 느껴지기 시작하자,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분명 침대에 누워 자고 있었는데,

지금은 땅을 딛고 서 있는 것 같았다.


천천히 눈을 뜨자, 익숙하지 않은 방에 자신이 서 있었다.


“이건 뭐냐?

이 방에 값나가는 물건은 분명 다 치웠는데?”


돌연, 뒤에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남자는 순간적으로

그의 오른 손에 들려 있던 묵직한 것을 낚아 챘다.


이제는 익숙해진 붉은 책이었다.


찌이익!


순간 책을 들고 있던 그의 손에 걸려,

여러 페이지의 종이가 찢어지는 감촉이 느껴졌다.


"쯧."


마르고 신경질적으로 생긴 남자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인상을 썼다.



그리곤 몇 페이지가 찢어져,

가운데가 살짝 벌어져버린 책을 파르륵.

재빨리 넘겨보았다


순간 자뷔시는 알 수 있었다.

아마도 아무런 특이점도 발견되지 않으리라.



“뭐야 아무 것도 쓰여 있지 않은 종이 뭉치잖아.

가지고 있다가 불쏘시개로나 쓰거라“


잠시 후 짜증 섞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퍽!


남자의 목소리와 함께 이마에 둔탁한 감촉이 느껴졌다.


지뷔시는 자신이 꿈 속 시동이 아닌 것을

잘 아는데도 맞은 부분이 꽤나 아파왔다.


양 손으로 아픈 이마를 부여잡았다.


손을 타고 시큰한 땀 냄새와,

비릿한 피 냄새가 섞여 나는 것 같았다.


쾅!


남자는 신경질이 난다는 듯.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문을 닫고 나갔다.


시동이 한참을 닫혀있는 문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고개를 숙인 시동의 시선으로,

자뷔시는 바닥에 떨어진 채, 자신을 향해 펼쳐진 붉은 책이 보였다.


시동이 피에 젖은 손으로 책을 잡자,


스멀스멀.


역시나 연원을 알 수 없는 문자가

백지 뿐이던 책에서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

마나와 처음 교류하려는 이에게

[=======================]


수평선 너머로 붉은 태양이 떠 오를 때를 보라.

뜨거운 기운이 이글이글 올라 올 때의 힘을 보라.


나무 사이를.

때론 감싸 안으며,

때론 거침없이 뚫고 나가는 바람을 보라.


작은 나비의 날개 짓 속에 담긴 거대한 기운을 바라보라.


.........


[=======================]

[=======================]




“이게 왜 여기에···”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구절이었다.

분명 어릴 적 아버지에게 들었던 이야기였다.


가문의 검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

마나 심법을 전수 해 주며 들었던 이야기.


바로 마나를 느끼는 법에 대한 설명이었다.


장자에게 전승되던 가문 최고의 비전!

비전 덕분에 에르센 가문의 장자는

다른 이에 비해, 마나와 친밀한 교감을 할 수 있었다.


마나를 더 잘 다루는 기사!

그것이 백작위를 수대 째 유지할 수 있었던,

에르센 가주의 경쟁력 이었다.


그런 중요한 것이 단어 하나 다르지 않게 책에 적혀 있다니.


그 때였다.


“응? 네 녀석은 누구지?

계약된 아이가 아닌데?”


“누···누구세요?

어디서 나온 거에요?”


시동의 입에서

자뷔시의 생각과는 다른 말이 튀어나왔다.


그는 그녀가 누구인지,

왜 이곳에 있는지 알 것 같았다.


“감히 책에 네놈의 피를 묻혀 나를 불러내었구나.

호호, 안에 또 누가 있네?

게다가··· 나를 알고 있군? 킥, 재미있어.”


시동의 앞에 서 있는 것은 붉은 머리를 한 여자였다.

조금 뒤 그녀는 화가 난 듯 시동을 노려보며 물었습니다.


“책의 주인은 어디 가고 네가 책을 들고 있느냐”


그녀의 눈이 순간적으로 밤거리의 고양이처럼 붉게 빛났다.


시동은 그녀의 눈에 빨려 들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눈을 바라보는 동안 알 수 없는 행복감이 밀려와,

모든 것을 그녀에게 말 해 주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주님은 전쟁에서 패해 성을 탈출하셨습니다. 어엇?”


잠시 후 그녀의 눈에서 퍼지던 붉은 빛이 사라졌다.


순간적으로 시동은 자신이 왜 그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는지에 대한 강한 의문이 들었다.


“호오··· 꽤나 빨리 정신이 돌아 오는구나?

마음에 들기 시작하는 걸?”


“그게 무슨···?”


“책의 약속대로 너의 피를 받았으니 책의 권능을 주마.

계약대로 책의 권능을 너와 너의 후계에게 전해주마.”


붉은 머리의 여자가 시종에게 다가왔다.


한 손으로

시동이 들고 있던 붉은 표지의 책을 건네어 받았다.


그리곤 다른 손의 손가락을

멍하니 벌리고 있던 시동의 입 속으로 들이 밀었다.


잘근.


그녀가 퇴폐감이 그득한 표정으로 아래 입술을 깨물었다.


왜 일까. 시동의 시선이 온통,

그녀의 아랫입술에 집중 되었다.


보고만 있는데

이제껏 맡아보지 못한 달콤한 향이 시동을 감싸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순간 시동의 온 몸에 감각이 아득해 졌다.


본능만이 남은 채 마치 어미의 젖에 달려드는 짐승처럼.


잘근잘근.

소년은 그녀의 손가락을 격렬하게도 씹어대었다.


소년의 입에 물린 그녀의 손가락에 붉고 진득한 느낌의 빛이 감돌았다가 소년의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한참을 그대로 있을 것만 같았던 순간,

그녀의 표정이 돌변하였다.


순식간에 소년의 입에 물려 있던 그녀의 손가락을 빼며,

책을 ‘파라락’ 하고 넘겨보았다.


“응? 책을 찢었군? 찢어진 곳이?

···

키킥! 그래 그것도 좋겠어.

깨진 그릇은 물이 새는 법이지.”



시동의 얼굴에서 아쉬움이 가득 드러났다.

갈증이 가득한 표정으로 소년이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이곳엔 저 밖에 없었는데 어디서 나타난 거죠?”


“나는 바알.

책을 통해 맺은 피의 계약으로 맺어진 존재지.

앞으로 네가 모실 여신의 이름이기도 하지.

대신 나는 너를 축복해 줄 거야.

반쪽이지만,

책을 찢어버렸으니 내 잘못은 아니라고. 킥”


“바알님···.”


“나는 본래 풍요로운 암소이자 두 뿔을 가진 투사이나,

너는 생명의 그릇에 금이 간 반쪽짜리이니,

외뿔을 가진 소를 너의 표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외뿔의 소···”


“너의 후손에게 15대까지 축복을 약속하마.

그마저 온전한 축복은 아니야.

생명의 그릇은 내가 깨트린 것이 아니니 계약에는 문제가 없겠지,

키킥.

이제 보니 몸속의 후손 꼬마가 마지막대 로구먼.

아가야 너는 이제 돌아가거라.”


어느새 그녀의 눈에서 붉은 안광이 뿡어 나왔다.

붉은 빛이 실같이 풀어져, 연기로 화했다.

마침내 방 안에 연기가 가득 들어찼다.


들어찬 연기에 시동의 숨이 가빠졌다.


답답한 기분이 느껴지며,

자뷔시의는 시동의 몸에서 튕겨져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순간 눈앞이 어두워졌다.

촉각, 후각. 모든 감각이 아득해졌다가 잠시 후 돌아왔다.



* * * * * * * * *




자뷔시는 다시금 몸의 상태를 느껴 보았다.

누워 있었다.


푹신한 감촉. 머리맡의 베개가 느껴진다.

몸을 살짝 뒤척여 보자 라벤더를 말려 넣어둔 베개에서,

익숙한 상쾌하고 달콤한 향이 올라와 코끝을 간질였다.


역시나.

눈을 떠 보니 이제는 익숙한 그의 방이었다.


방 안의 집기도 침대도 그리고 향기도···

이제는 익숙한 것들로 가득 찬 공간이 되었다.


잠들기 전 피워둔 붉은 향초.

향초가 뿜어내던 달큰한 체리 향이 어느덧 방에서 전부 빠져 있었다.



향초에까지 생각이 닿자,

꿈에서 보았던 시동과 바알, 그녀의 대화가 떠올랐다.


퍼뜩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그는 붉은 향초를 켠 후, 책을 넘겨보았다.


물 흐르듯 지나가던 책의 넘김이 몇 페이지,

찢어져 있는 부분에서 멈추었다.





[=======================]

마나홀의 안정화

[=======================]


그릇이 처음 만들어지면 그 형태를 보존하기가 힘들다.

처음 만들어진 그릇은 불안정하고,

쉽게 뭉그러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질그릇이 굳으면 유약을 발라 불에 구워야 한다.


이것은 마나의 그릇에도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막 만들어진 마나의 그릇 역시 안정화 하지 않으면,

작은 충격에도 금이 가거나, 깨지고 만다.


그릇은 강력한 오러의 발현이나,

급작스런 마나의 잦은 분출,

혹은 분출된 마나 간의 충돌에 충격을 입을 수 있다.


마나의 그릇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

[=======================]



다음 장을 넘겨, 책을 계속 읽으려던 자뷔시의 눈이 크게 부릅떠졌다.


찢어져 있다!!


이제부터 마나의 안정화를 설명하려는데, 그 곳이 찢어져 있었다.





[=======================]

마나 홀에서 체외까지. 마나의 발현

[=======================]


그릇에 채워진 마나를 손과 발 끝으로 끌어 오는 방법은···


[=======================]

[=======================]



책에 쓰여 있던 글귀는 가문의 마나 심법과 정확히 일치했다.

꿈의 이야기는 거짓이 아니었다.


그것은 가문의 시조.

용병왕 이었던 초대 에르센 공에 관한 이야기 였다.


시골 영지의 시동이었던 선조가 용병이 되어,

공국이었던 발바란을 왕국으로 변모시키는데 공을 세웠던 이야기.

그의 가문이 귀족의 영광을 누리게 된 계기의 이야기가 ‘두 바보 영주의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다니!!


전쟁이 끝난 후,

초대 에르센 공은 평민에게는 이례적으로 백작의 위에 봉해졌지만,

성에서 나오지 않고 두문분출 했다고 한다.


초대의 에르센 공은 작위를 받은 지 5년 만에,

3살배기 소공자에게 작위를 넘겨주고 은퇴 했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들은 지금도 초대 에르센 공을 ‘무욕의 백작’이라고 부르며,

권력에 욕심이 없는 소탈한 귀족이었을 거라 이야기한다.


이에 대하여 그의 아버지에게,

아버지의 아버지에게 물었을 때에도......

초대 에르센공에 대해서는 자세한 이야기를 해 주지 않았다.


이후에도 가문의 선대들은 경지에 이르면.

혹 크고 작은 전쟁에서 공을 세우면,

얼마 안되어 은퇴하고 후대에게 길을 열어주었다.


이것은 하나의 가풍처럼 여겨져,

지금의 에르센 가문은 ‘조용한 외뿔 소’ 라고 세간에 불리고 있었다.


하지만 자뷔시는 이제 알 것 같았다.

무욕의 백작 같은 것이 아니었다.


마나 홀!

마나를 담는 이 그릇은 생명의 그릇과 같은 위치에 만들어진다.


때문에 마나 홀을 형성한 기사는

생명의 기운이 빠져 나가지 않아 젊고 건강한 모습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었다.

반면에 마나 홀이 깨지게 되면 생명의 그릇 역시 망가지게 되어,

끊임없이 생명의 기운이 새어 나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생명의 그릇이 깨진 기사는 일반인 보다 더 급격한 노화를 겪는다.


홀의 깨짐이 심한 경우,

급격히 빠져나가는 마나에 대한 상실감에,

순식간에 동년배의 일반인보다 못한 몸이 되기도 한다.


초대 에르센 공은, 아니 에르센 가문의 가주들은!!

마나 홀이 상한 것을 숨기기 위해 은퇴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분한 마음에 향초를 끄고 아버지의 집무실을 찾았다.

할 말이 많았다. 물어 볼 것이 많았다.


붉은 머리의 그녀,

바알이 아닌 현재의 에르센 공에게 직접 들어야 할 것 같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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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Chapt 08 – 세상과 세상을 잇는 공간. - 2 20.07.09 41 1 14쪽
15 Chapt 08 – 세상과 세상을 잇는 공간. - 1 +1 20.07.09 41 2 14쪽
14 Cahpt 07 - 두 개의 영혼을 가진 몸. - 3 20.07.08 46 1 13쪽
13 Cahpt 07 - 두 개의 영혼을 가진 몸. - 2 20.07.08 104 2 13쪽
12 Cahpt 07 - 두 개의 영혼을 가진 몸. - 1 +2 20.07.08 60 4 15쪽
11 Cahpt 06 - 새 계약자. - 2 20.07.08 53 2 15쪽
10 Cahpt 06 - 새 계약자. - 1 20.07.08 58 2 16쪽
» Cahpt 05 - 불완전한 마나 홀 - 2 20.07.07 59 2 12쪽
8 Cahpt 05 - 불완전한 마나 홀 - 1 20.07.07 66 2 16쪽
7 Cahpt 04 - 두 뿔을 가진 암소2 20.07.07 75 2 8쪽
6 Cahpt 04 - 두 뿔을 가진 암소 - 1 +1 20.07.07 89 2 18쪽
5 Cahpt 03 - 무기 회수 - 2 +1 20.07.06 97 4 14쪽
4 Cahpt 03 - 무기 회수 - 1 20.07.06 108 2 15쪽
3 Chapt 01 – 노예 소년. 20.07.06 117 1 15쪽
2 Chapt 01 – 영지전 20.07.06 157 1 11쪽
1 Prolog1 – 타락한 왕을 반지에 가두다 +2 20.07.06 295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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