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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님의 서재입니다.

개천에서 난 히어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최근연재일 :
2020.11.07 01:53
연재수 :
255 회
조회수 :
692,145
추천수 :
9,415
글자수 :
1,341,764

작성
19.09.15 12:11
조회
1,443
추천
27
글자
11쪽

사교파티 (2)

DUMMY

선정이 어쩔줄 몰라하는 호텔 여직원을 무시하듯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지만 여직원은 자리에 못박힌듯 서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매니저를 부른다는 뜻은 커다란 문책이 뒤따른다는 뜻이기 때문이었다. 최악의 경우 이런 큰 이벤트에서의 실수는 해고를 의미하기도 했다.


"내 말 안들려? 빨리 불러와!!"


하지만 여직원의 입장 따위는 하등 고려하지 않는 선정이었다.


소란이 일자 매니저가 달려왔고, 파티장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저희 직원이 무슨 실수를 저질렀는지요?"


매니저는 오자마자 허리를 숙이며 질문을 했고, 선정은 오만한 태도로 말했다.


"나는 분명히 네그로니를 가져오라고 했는데 저 여자가 세자릭을 가져왔잖아! 이런거 하나 똑바로 하지 못하는게 무슨 5성급 호텔이야!"


말인즉, 자신이 말한 것과 다른 칵테일을 가져왔다고 잔을 바닥에 집어던져 버린 것이었다.


"아,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곧 다시 가져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매니저는 다시 한 번 허리를 숙였다. 하지만 선정은 그 정도로는 안 된다는 듯 여직원을 향해 말했다.


"흠. 너 일단 무릎 꿇어."


계속해서 사과하던 여직원은 선정의 말에 잘못들었나 싶어 되물었다.


"네?"


"무릎 꿇으라고. 멍청한 걸 넘어서 귀까지 먹은거야? 무릎 꿇고 엎드려서 싹싹 빌어도 모자랄 판에 너무 뻣뻣하잖아?"


여직원은 선정의 말에 수치심과 모욕감이 가득찬 모습으로 입술을 피가 날 정도로 깨물고 가만히 서 있었다.


"어어? 매니저. 이 여자 사과할 생각이 전혀 없는데? 매니저 선에서 관대하게 끝내려고 했는데 안 되겠는걸? 지점장도 호출해야 하나?"


선정의 말에 매니저의 얼굴색이 변하며 여직원을 종용했다.


"뭐해? 어서 무릎꿇고 빌어. 너 이 건 잘못되면 해고야, 해고."


여직원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버티다 못해 무릎을 꿇으려 했다.


"하지 마세요."


그 때, 갑자기 여직원의 팔을 잡는 손이 있었다.


분함을 이기지 못해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린 여직원은 자신을 잡은 이를 돌아보았다.


여직원을 만류한 이상혁은 선정을 향해 말했다.


"너, 지금 세상이 어떤줄 알기는 아냐? 네가 무슨 귀족이라도 되는줄 알아? 네가 뭔데 한 사람의 인격을 이렇게 짓밟는거야?"


선정은 갑자기 등장한 상혁을 보며 분노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너는 또 뭐야!!"


하지만 상혁은 선정이 소리를 지르던지 말던지 신경쓰지 않고 말했다.


"목청은 좋네. 개념은 없지만.."


"야!!!"


선정은 자신에게 비아냥거리는 상혁의 모습에 참지 못하고 폭발했다.


"나 SH전자 오너인 이상혁이다. 그러는 너는 누군데?"


하지만 상혁의 물음에 대한 대답은 선정이 아닌 뒤에서 들려왔다.


"성일전자의 진선정이다. 나는 진동식이고."


상혁이 뒤를 돌아보니 젊은 남성 넷이 서 있었다.


진동식은 성일전자 3세이고 진동규의 배다른 동생이었다. 진동규와는 서로 싫어하고 경쟁하는 사이였으나, 진동규가 이상혁 덕분에 밀려나고 미래전략기회부장 자리를 차지한 인물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세 명은 진동식과 자주 어울리는 남자들로 국내 굴지의 미디어 그룹인 아성그룹 3세 구신엽, 국내 굴지의 자동차 그룹인 선인그룹 3세 정선우, 마찬가지로 국내 굴지의 석유화학 그룹인 신정그룹 3세 마동석이었다.


"오빠~!"


선정은 동식을 보고 반색하며 불렀다. 우군이 왔다고 생각한 것이리라. 하지만 동식은 선정이 원하는 반응을 보여주지 않았다.


"만나서 반갑군. 네가 진동규를 무너뜨려준 덕분에 매우 감사하고 있어."


상혁은 동식의 말에 피식 웃으며 답했다.


"그러냐? 너를 위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 감사는 받아두지."


"큭.. 역시 독특한 놈이군. 어떠냐? 나는 너에게 흥미가 있는데 나랑 잘 지내보는 건?"


"음.."


상혁은 동식의 말에 살짝 황당함을 느끼며 대답했다.


"미안하지만 나는 남자는 싫어해서.."


"큭큭.. 나도 남자보다는 여자가 좋아. 하지만 사업 파트너로는 남자가 맞지."


"그렇기는 하지. 한 번 생각해보지."


동식은 상혁의 말에 뭐가 재미있는지 피식거리며 웃었다.


"그런데 이제 이 아가씨는 놓아주는게 어때? 네 동생의 행동은 무척 심한 갑질로 보이는데 말이야."


상혁은 이어서 호텔 여직원에 대한 얘기를 꺼냈고, 동식은 별 일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글쎄.. 그럴수는 있지만 그런식으로 봐주도 보면 저런 애들이 우리를 우습게 보고 기어오르기 마련이야. 그건 우리에게는 암덩어리 같은 것이지. 나는 내 동생이 맞다고 본다."


상혁은 동식의 말에 얼굴을 조금 굳히며 말했다.


"내 생각은 너와는 많이 다르네. 이런 일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


동식은 상혁의 말에 꼭 필요한 것을 가르쳐준다는 듯 답했다.


"그건 네가 너무 갑작스럽게 이 세계에 들어와서 그렇게 느끼는거지. 하지만 이 곳에서 우습게 보이지 않으려면 그런 식으로 물러터진 모습을 보여주면 안 돼. 그랬다가는 너의 약점만을 찾아내려 호시탐탐 노리는 하이에나들에게 뜯어먹힐 뿐이야. 이건 네가 마음에 들어서 해주는 충고다."


"흐음.. 내가 마음에 든다니 고맙군. 하지만 지금의 네 말로 나는 네가 싫어졌으니 어쩌나. 우리 상식있게 살자. 너희들은 귀족이 아니고, 그저 부모 잘 만나서 큰소리치는 애일 뿐이야."


"말이 통하지 않는군.."


진동식은 상혁의 말에 더이상 대꾸하지 않고 노려보았다.


"하하하.."


그러자 또다른 인물들이 크게 웃으며 등장했다.


"정말로 재미있는 친구군 그래."


현선그룹 3세 현소협, 미진그룹 3세 민은석이 그 주인공이었다.


미진그룹은 석유화학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재벌로 신정그룹에는 못 미친다. 그리고 현선그룹은 자동차를 주력으로 하는 중견재벌로 과거에는 선인자동차와 경쟁하던 사이였다. 그러나 선인그룹이 과거 정부에 밉보여 망한 자동차 회사를 흡수하고 정치권의 비호아래 규모를 부풀린 이후로 국내 시장이 선인그룹 쪽으로 기울었고, 한 번 밀리고 나자 역전을 하지 못하여 계속 밀리는 중이었다.


사실 이들은 아까 윤소희와 함께 다닐 때에는 무관심을 표했던 무리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당한 호감을 표하며 상혁에게 다가왔다.


"너 진짜 마음에 든다."


그리고 상혁의 대답도 듣지 않고 진동식을 바라보며 말했다.


"진동식. 내가 봐도 이 친구의 말이 맞아. 이제 세상은 변했고, 잘못해서 갑질 논란이라도 불거지면 너희 회사에 불똥이 크게 튈거다. 그랬다가는 너의 아버지가 네 모가지도 날려버릴껄?"


"... 흥, 덜떨어진 것들끼리 잘 해봐라."


진동식은 현소협과 민은석을 한 번씩 노려보고는 유리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한 마디를 남기고 그대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고맙군."


이상혁은 둘을 보고 간단히 고마움을 표했다.


"이정도 가지고 뭘. 아무리 그래도 전자회사 한다는 녀석이 끝까지 성일전자의 새 황태자를 까버릴 줄은 몰랐어. 아까 그녀석 표정이 어찌나 웃기더니 큭크긐ㄱ..."


"맞아. 간만에 속이 다 시원하네. 하하하~"


둘은 즐겁게 웃으며 상혁과 대화를 시작했고, 사업에 관한 얘기, 일상생활에 대한 얘기 등 다양한 방면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소희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텃세 덕분에 인맥을 하나도 건지지 못하고 가는 줄로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조금이라도 만들었으니 마음이 편안해진 것이었다.


이날 윤소희를 포함한 4인방은 파티가 끝나고도 늦게까지 같이 시간을 보냈고, 나이가 비슷하기에 친구하기로 했다.





**




"최근 해외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회사가 급성장하는 바람에 자금이 넘쳐흘러. 이거 이대로 두면 세금폭탄을 맞을 판이야."


상혁은 윤소희의 말에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해?"


"돈을 써야지."


"... 아무데나?"


"아니. 새로운 곳에 투자를 해야지."


"투자?"


"그래. 가장 좋은건 새 아이템 개발이야. 청소기 하나로 먹고살 생각이 아니라면. 지금은 충분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청소기 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어."


"흐음.. 애들 다 부르고 회의를 해보자."





그렇게 소집한 회의장에는 최근 MBA 과정을 밟고있는 박상식을 제외한 대한과학대 동아리 친구들이 모두 모여있었다.


그리고 아련한 시선으로 상혁을 바라보는 이가 있었다.


상혁은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신서연을 눈치채고 생각없이 질문했다.


"서연아, 왜? 나한테 할 말 있어?"


상혁의 말에 신서연이 한숨을 푹 쉰 후 말했다.


"할 말이 있냐구? 나쁜 새끼. 온갖 바쁜척은 다 하면서 연락 한 번 안주구.."


그러자 옆에있던 소희가 그 말에 동조했다.


"맞아. 저새끼 저거, 나랑도 일이 있을때만 만나지 개인적인 연락은 한 번도 안한다. 틈을 안 줘."


그리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김수경이 비수를 꽂았다.


"이거이거, 여자의 적이구만. 죄많은 새끼."


상혁은 갑작스러운 여자들의 말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옆에있던 조민석을 보며 물었다.


"나 대체 뭘 잘못한거냐?"


민석은 상혁의 말에 한숨을 푹 쉰 후 말했다.


"부러운 새끼. 그냥 한 대 맞아라."


그리고 질시의 시선을 보낸 남자들이 다짜고짜 달려들어 상혁을 때리기 시작했다.


"윽.. "


영문도 모르고 두들겨맞은 상혁은 잔뜩 억울한 얼굴로 항변했다.


"다들 왜그래?"


그러자 민석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냥 입 닫고 회의나 하자. 여자의 마음도 모르는 놈.."


"..."


상혁은 정확하게 파악되지는 않지만 주변의 분위기에 눌려 뭔지는 몰라도 자신이 잘못했나보다 하고 넘어갔다.


회의가 시작되고 소희가 모두에게 현 상황을 알렸다.


"그래? 그럼 지금 해야할 일이 투자처를 찾는거야?"


수경이 상황을 정리하는 질문을 던졌고, 소희가 이에대한 대답을 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일단 새로운 아이템 발굴이지."


"흐음~. 그러면 나 하나 만들고 싶은게 있어."


수경의 말에 상혁이 반색을 하며 달려들었다.


"그래? 뭔데?"


"스마트폰."


"스마트폰...?"


"응."


언뜻 머릿속에 스마트폰을 만드는 SH전자가 그려지지 않았던 상혁의 입에서 의문성이 튀어나왔다.


"이유는?"


"정보수집."


"뭐?"


해킹 전문가인 김수경의 입에서 나올법한 말이기는 했지만 상혁이 보기엔 상황이 맞지 않아보였다.


김수경은 황당해하는 이상혁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생각해봐. 지난번에 경찰 자료 해킹해서 받아본 것처럼 정보는 무척이나 중요해. 물론 해킹이라는 수단이 가져오는 장점도 있지만, 거기에도 한계가 있어. 해킹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와 다른 곳에서 얻어야 하는 정보가 있는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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