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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님의 서재입니다.

개천에서 난 히어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최근연재일 :
2020.11.07 01:53
연재수 :
2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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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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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15
글자수 :
1,341,764

작성
19.09.05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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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액션영화 (2)

DUMMY

"정말 좋아요."


아영은 현동의 설명에 양손을 모으며 긍정의 뜻을 표했다.


"그 영화사나 감독의 평판도 알아보았는데 나쁘지 않아. 특히 감독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력이 있는 것 같더라구."


"그런건 어련히 오빠가 알아서 했겠죠. 헤헤~"


"하하, 녀석. 너 그런식으로만 살다가 나중에 소속사 옮기면 어떡하려고 그래?"


아영은 현동의 말에 깜짝놀라 소리쳤다.


"오빠! 저 쫓아내려고요?"


현동은 아영의 반응에 손을 흔들며 강하게 부정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말이 그렇다는 거지. 너 정신 좀 차리라고 한 말이잖아!"


"아하~"


아영은 현동의 말에 귀엽게 웃으며 화제를 전환했고, 둘은 차를 타고 사무실로 복귀했다.





**




오늘은 이아영이 처음으로 액션연기를 배우는 날이었다.


몸쓰는 일이라면 뭐든지 관심이 있는 이상혁이 이 얘기를 듣고 따라붙어서 액션스쿨에 같이 들어와 있었다.


김현동이 양해를 구해준 덕분에 액션스쿨 트레이닝룸 한켠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이상혁은 액션스쿨의 사범들을 보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군..'


상혁은 조금이라도 기대했던 것을 버리고, 격투술 이외의 것이나 구경하기로 마음 먹었다. 액션과 액션 연기는 다를테니까.





이아영은 액션스쿨의 사범이자 사장인 임선형과 마주보고 서 있었다.


임선형은 경력 15년의 베테랑 액션배우로, 수많은 액션 영화, 드라마에서 배우들의 대역으로 액션을 수행해온 경험이 있었다.


임선형은 이아영의 무술 실력이 언론에서 한껏 띄워줘서 거품이 잔뜩 낀 실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즉, 그가 생각하는 진짜 액션연기를 하기에는 실력이 모자랄 것이라는 뜻이었다.


어찌되었든 제일 먼저 해야할 것은 배우의 실력확인. 그러고 나서 어느 정도 수준으로 다듬을 것인지, 어떤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지를 결정해야만 했다.


'뭐, 그래도 문외한 보다는 훨씬 상황이 낫겠지.'


가벼운 마음으로 이아영의 실력 확인에 나선 임선형은 기본기부터 점검했다.


"이아영씨. 일단 기본적인 실력이 어느정도 되는지 알아야 액션 동작과 동선을 구상하고 촬영을 진행할 수 있으니 기본기부터 봅시다."


이아영은 자신을 믿지 못하는 남자들의 시선을 수도 없이 받아왔기에 별다른 감정없이 웃으며 대답했다.


"네, 그럴게요."


"자, 먼저 자세부터 잡아봐요."


아영이 격투 자세를 잡자 선형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호~ 자세는 제대로 잡혔는데요? 그럼 먼저 가볍게 펀치 한 번 날려봐요."


아영은 선형의 말에 순순히 허공에 주먹을 질렀다.


- 슷~


아영의 펀치에 약하게 공기가르는 소리가 났고,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선형의 놀라움은 점점 커져만 갔다.


"발차기. 발차기 한 번 해봐요."


아영은 선형의 말에 이번에도 군말없이 앞으로 발을 질렀다.


- 슛~


방금 전보다 조금 더 강한 바람소리가 났고, 선형의 놀라움은 화등잔만하게 커졌다. 언뜻 보아도 겉보기만 그럴듯한 것이 아닌 정말 쓸만한 펀치와 발차기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허.. 대체 뭘 배운 겁니까? 혹시 이거도 품형 같은 것 있나요? 있으면 한 번 보여줘봐요."


하지만 아영은 이번에는 움직이지 않고 선형을 빤히 바라보았다.


"사범님. 그건 좀 지도 범위를 벗어난 지시 같은데요."


선형은 아영의 말에 기분이 상했다. 지금까지 무술감독이자 지도자의 권위에 도전해오는 학생은 없었으니까.


물론 아주 가끔 이름값이 높은 배우들은 상대하기가 까다롭기는 하다. 그런 사람들에게 잘못하면 거센 역풍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이아영 정도는 어느정도 인지도가 있다고 해도 자신의 앞에서 이래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이봐요, 아영씨. 여기에서 액션을 배우는 이상 내 말은 절대적이에요. 액션을 지도해주는 본 사범의 말에 토다는 것은 경우가 아니지요."


하지만 아영도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타 유파의 기예를 함부로 보여달라고 하는 것이야말로 경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범님은 저에게 액션 연기를 가르쳐줄 분이지, 무술을 가르쳐줄 분은 아닙니다."


"허.."


선형은 아영의 말에 입을 벌리고 더 할 말을 찾지 못하였다.


그렇게 잠시의 시간이 흘렸다.


그리고 선형은 다시 입을 열었다.


"아영씨. 원래 액션 수업에는 간단한 무술 수업도 포함되기 마련입니다. 대부분의 배우들은 무술을 배운 적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좋아요. 아영씨는 무술을 이미 배웠으니 그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서 약식 대련을 한 번 해봅시다. 그렇게 했는데 제가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게 되면 무술도 지도를 받아야 합니다?"


"좋아요."


아영은 선형의 말에 일말의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


"저사람 까불다가 큰코 다칠텐데.."


상혁은 주변에 들리지 않게 조용히 중얼거렸지만 현동은 다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남자에다가 무술가인데 아영이가 어떻게 이겨?"


상혁은 현동의 말에 한 마디로 일축했다.


"저런 사람보단 아영이 훨씬 강해요. 저 사람은 실전도 별로 겪어보지 못했을텐데.."


그렇게 시작한 대련에 선형이 직접 나섰다. 제법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아영이 자신의 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들어와요."


선형은 아영에게 선공을 양보했고, 아영은 선형의 마음이 어떤지 짐작이 갔기에 마다하지 않았다.


아영은 슬쩍 주먹을 질러넣었다.


선형은 아영의 주먹을 보며 몸을 움직여 피하려 했다.


- 퍽..


하지만 선형은 주먹을 피하지 못하고 얻어맞고 말았다.


'분명히 피했는데..'


자신이 왜 맞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한 선형은 눈을 부릅뜨고 아영의 주먹을 보았다.


- 퍽, 퍽..


하지만 세 대를 더 맞을 때까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하던 선형은 네 대 째에야 겨우 이유를 알아냈다.


'주먹의 궤적이 변한다..'


선형이 피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순간 아영의 주먹이 궤적을 바꾸어 따라가는 것이었다. 그러니 원래 궤적만 생각하고 움직인 선형이 피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더구나 아영이 전력을 다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 더욱 참담했을 테지만 아직은 그 사실을 몰랐다.


어쨌거나 선형은 아영의 주먹을 피할 자신이 없었다. 주먹이 너무 빨라서 눈으로 끝까지 보더라도 피할 방법이 없는 것이었다.


선형은 공격으로 이 사태를 풀기로 마음먹었다. 아영의 주먹이 아프기는 하지만 몇 대 맞아도 큰 타격이 없다고 판단하고 곧장 앞으로 달려들었다.


아영은 직선으로 달려드는 선형을 피해 몸을 한바퀴 회전시키며 옆으로 비켜섰다. 그리고 그 회전력을 그대로 담아 뒤돌려차기로 선형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컥.."


아영을 잡겠다고 달려들었던 선형은 뒤통수에 강한 일격을 맞고 눈이 튀어나올 듯한 통증을 느끼며 앞으로 엎어졌다.


액션스쿨의 관계자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액션스쿨의 최강자인 임선형이 당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정신을 차린 이들이 아영에게 망신을 당했다는 생각에 분노를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리고 현장에는 이들의 과도한 행동을 통제할 사람이 없었다.


물론 시작은 임선형이 했으나, 이미 집단 최면처럼 분노에 오염된 이들의 입장에서는 그런 사소한 것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아영에게 조금씩 다가가며 분노를 표출했고, 이아영은 이들을 경계하며 슬슬 뒤로 물러났다. 아영이 이들을 모두 상대할 수 있을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나랑도 한 번 합시다."


"나도 하시죠."


"나도 마찬가지요."


입으로는 대련을 얘기하고 있었으나, 분위기는 집단 폭행이라도 일어날 것 같았다. 아무래도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쉽게 흥분한 듯 했다.


이 모습을 본 현동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앞으로 걸어가려 했다. 하지만 이 때 현동의 손을 잡는 사람이 있었다.


"형, 내가 정리할게요."


이상혁은 김현동을 만류한 뒤 앞으로 나서며 아영을 뒤로 가렸다.


그리고 액션스쿨 사람들을 말리기 위해 앞으로 나오려다가 그런 상혁의 모습에 멈춰서서 구경하는 남자가 있었다.


아영이 출연하는 액션영화의 감독인 곽상순은 실내로 들어오다가 아영이 선형을 때려눞히는 장면부터 목격했고, 흥분한 사람들을 말리려 했지만 이상혁이 먼저 나서자 흥미로운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거, 그만들 합시다.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분들이 어린 여자아이한테 집단으로 뭐하는 짓들입니까?"


사람들은 이상혁의 핀잔에 잠깐 움찔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풀릴 상황이었으면 이렇게까지 되지도 않았을 것이었다. 이제는 자신들이 잘못했다는 생각을 하더라도, 자존심 때문에라도 망신당한 것을 만회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여하튼 잔뜩 흥분하여 다른 사람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 상태인 액션스쿨 사람들은 상혁의 말을 무시하고 점점 더 접근했다.


그러자 이상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툴툴거렸다.


"하여튼, 이 놈이나 저 놈이나 몸 좀 쓴다는 것들은 일단 매를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니까.."


그리고 안 그래도 흥분상태였던 남자들은 이상혁의 노골적인 말에 눈이 완전히 뒤집혔다.


가장 앞에있던 남자가 화를 내며 이상혁을 한 대 치려했다.


"어린 놈이 싸가지가.."


- 퍽~ 콰다당~


하지만 그 남자는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상혁에게 한 대 얻어맞고 요란하게 나가떨어졌다.


그리고 동료가 쓰러지는 것을 본 남자들은 일제히 상혁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상혁은 이아영을 보호하기 위해 자리를 지키며 다가오는 남자들을 쳐냈다.


남자들은 처음에는 이성을 잃고 달려들었지만, 이상혁에게 접근하는 족족 나가떨어지는 것을 보고 슬슬 이성이 돌아왔다. 그리고 결국 더 이상 다가가지 못한채 대치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자 상혁은 아영에게 작게 한 마디 했다.


"뒤로 물러나 있어."


그리고 아직 서있는 사람들에게 뛰어들었다.


- 퍽, 쿵, 떡, ...


상혁은 사람들이 눈으로 겨우 따라잡을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며 한 대씩 쳤고, 남자들은 그 한 방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서 괴로워했다.


"으윽.."


남자들이 모두 바닥에 누워 끙끙거리고 홀로 우뚝 서있는 이상혁.


- 짝짝짝


이 때 커다란 박수소리와 함께 영화감독 곽상순이 나섰다.


"오오~ 대단해. 이런 신기를 보게될 줄은 몰랐네. 아영씨도 멋졌지만, 자네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군."


상혁은 곽상순의 말에 살짝 경계하는 모습으로 물었다.


"누구십니까?"


"나, 이 영화 감독이야."


상혁은 영화감독이라는 말에 경계를 풀며 마주 인사했다.


"아, 그러십니까. 저는 아영이 오빠 이상혁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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