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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님의 서재입니다.

개천에서 난 히어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최근연재일 :
2020.11.07 01:53
연재수 :
255 회
조회수 :
692,146
추천수 :
9,415
글자수 :
1,341,764

작성
19.08.1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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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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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세계무술대회 (6)

DUMMY

이안은 경기장에서와 달리 어제와 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고, 상혁은 그 모습에 피식 웃으며 답했다.


"그럼. 내가 힘이 좀 세."


"농담이 아니고 지금껏 나를 힘으로 제낀 사람은 네가 최초다."


"하하.. 그거 영광인걸?"


"그래, 그러니 자부심을 가지라고."


"그러지."


"그런데 대체 뭘 먹고 살았길래 그 쬐끄만 몸에서 그런 힘이 나오는거야?"


상혁은 이안의 강한 의문섞인 모습에 한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


"글쎄... 밥심?"


"뭐어? ... 됐다."


이안은 털털하게 웃으며 몸을 돌렸다.


"다음에 보자구, 친구."


이안이 마지막 말을 남기고 떠나가자 둘 사이를 조용히 지켜보던 일행들은 다시금 왁자지껄 떠들며 오늘의 승리를 즐겼다.





**




다음날 4강전. 천성국은 남궁수련을 만나 분전했으나 아쉽게도 패배했다. 하지만 천성국 개인으로서는 처음으로 4강에 올라간 것이기에 마냥 안좋은 일만은 아니었다.


그리고 일행들은 천성국을 위로할 틈도 없이 바로 이상혁의 4강전을 관전해야 했다.


이상혁의 4강 상대는 중국 진가창의 계승자인 진사월이었다. 진사월은 화려한 창술이 일품인 자로, 그에게 패배하는 상대들은 어디로 찔러들어올지 모르는 현란함에 눈이 어지럽혀져 당하고는 했다.


이상혁은 대회장에 먼저 올라가서 느긋하게 입장하는 진사월을 바라보았다. 언뜻 보아도 긴장한 기색이 별로 없는 것이, 처녀출전인 상혁을 우습게 보는 듯 했다.


대회장 안에 들어선 진사월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상혁을 훑어보았고, 이상혁은 그 눈빛이 그닥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별다른 내색하지 않고 참아내었다.


곧이어 대련시작 소리가 들렸고, 둘은 자신의 무기를 잡은채 서서히 접근해갔다.


어느 정도 가까워진 상태에서 선공은 진사월의 차지였다. 창의 긴 리치를 이용해 먼저 찌르기 공격을 시작한 것이었다.


진사월은 빠른 속도로 이상혁의 상체 부분을 연달아 찔러대며 이상혁의 대응을 확인했고, 이상혁은 찔러 들어오는 진사월의 창을 검으로 쳐내며 방어에 치중하고, 공격패턴을 파악하려 했다.


그렇게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던 와중에 이상혁이 변화를 주려 했다.


'이대로라면 방어만 하다 끝나겠군..'


진사월의 빠른 공격에 감탄만 하고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상혁은 왼쪽 가슴 위쪽으로 비스듬하게 찔러 들어오는 공격의 창대를 보며 기습적으로 칼을 강하게 휘둘렀고, 창은 위로 튕겨져나갔다. 그리고 이상혁은 그 모습을 곁눈질로 흘리며 창의 공격범위 안쪽으로 빠르게 파고들어 갔다. 창은 리치가 긴 대신 공격범위 안쪽이 약점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상혁이 막 파고들어 칼로 공격하려는 순간 갑자기 앞쪽에서 창날이 찔러 들어왔고, 이는 오히려 잠시동안 창이 무용지물이라 생각하여 안심하고 공격하려 했던 이상혁의 헛점을 찌른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헛..'


이상혁은 기겁을 하며 팔을 움직여 검으로 창날을 가까스로 쳐냈고 몸을 뒤로 뺐다.


그리고 상황을 살펴보니 진사월은 튕겨나간 창을 가볍게 회수하여 이상혁이 파고든 만큼 창을 든 손을 뒤로 뺐다가 찌른 것이었다.


보통의 창 운용을 생각하면 말도 되지 않는 운용이었지만 진사월은 했다. 나름대로 창술의 약점을 하나의 카운터 펀치로 사용한 모양새였다.


'허.. 역시 4강에 오른 자이니만큼 쉽게 당해주지는 않는다는 건가..'


이런 생각을 속으로 삼킨 이상혁은 다시금 자세를 잡고 진사월을 상대할 준비를 했다.


한편 진사월도 비장의 한 수를 피해내는 이상혁을 보며 경시하던 자세를 버리고 진지하게 대련에 임하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진사월의 창이 더욱 빠르게 찔러들어오며 창대가 휘어지기 시작했다.


똑바로 찔러 들어오는 창도 막기 어려운데, 더 빨라진데다 경로가 휘어지니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 쉬잇~ 쉬잇~


바람 가르는 소리를 내며 뱀처럼 휘어져 들어오는 창은 상혁의 각종 요혈을 노렸고, 상혁은 정말로 공격을 막아내기에 급급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었다. 창날이 노리는 점이 시시각각 변화하니 끝까지 쳐다보고 겨우겨우 검으로 쳐내는 실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격은 꿈도 꾸기 어려웠다.


'후.. 정말 세상은 넓고 실력자는 많구나..'


[확실히 내가 알던 수준은 아니구나. 세상에 힘이 넘친다는 것은 그에 걸맞는 이유가 있는 법. 너는 앞으로도 신경을 써야할 것이야.]


이상혁은 갑자기 등장한 사부의 말에 살짝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꼭 이렇게 급박한 상황 속에서 그런 말씀을 하셔야겠어요?]


하지만 사부는 어림없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흥. 맘만 먹으면 쉽게 끝낼 수 있으면서 뭘 힘든 척을 하고 그러는게냐? 저렇게 속도만 빠른 치야말로 너에게는 쉬운 상대일텐데?]


[... 어휴.. 알겠습니다..]


이상혁은 살짝 포기한 듯 대답하고는 온몸의 마나를 활성화했다. 그러자 지금껏 잘 보이지 않던 진사월의 공격 경로가 뚜렷이 보이기 시작했고, 몸의 움직임에도 여유가 넘쳐 흘렀다.


'이 자식, 갑자기 변했다. 마치 내 움직임을 읽는 것 같아..'


반면 진사월은 공격하는 입장임에도 초조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공격은 하지만 옷깃도 스치지 못하는 상황. 최소한의 움직임만으로 여유있게 피해내는 상혁과 달리 진사월의 체력은 끊임없이 소모되는 중이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군..'


진사월은 최후의 비기를 꺼내들기로 마음먹고 곧바로 실천에 옮겼다.


- 삐이이이이이~


진사월의 창이 갑자기 위협적인 고주파음을 내며 찔러 들어왔고, 지금까지처럼 가볍게 막으려던 이상혁은 수상함을 느끼며 손에 힘을 주었다.


- 카가가가가가강~


이상혁이 진사월의 창에 검을 가져다대는 순간 연속적으로 불꽃이 튀며 상혁의 검이 튕겨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미리 준비했기에 검을 놓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고, 진사월은 창을 회수했다.


'뭐야?'


갑작스럽게 흉포한 공격성을 드러낸 진사월의 창. 그리고 거슬리는 고주파음.


이상혁은 그 원인을 찾기 위해 눈에 마나를 집중하며 진사월의 창을 자세히 살폈다.


진사월의 창은 공격 직전에 고속으로 회전을 개시했고, 그 때부터 불쾌한 고주파음이 나기 시작했다. 창대의 끝에 작게 난 구멍이 회전을 하며 내는 소리였다. 그리고 그 상태로 날아오는 창은 위력적인 파괴력을 내는 것이었다.


'호오.. 대단하네..'


이상혁은 순수하게 감탄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을 운용하는 진사월에게는 체력적인 부담이 몇 배로 가중되고 있었다.


'이 자식, 이 방법도 안통해..'


진사월은 첫 공격에 잠시 당황했지만, 곧바로 대응하는 이상혁의 모습을 보며 절망감을 느꼈다. 그리고 더이상 남은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챈 이상혁의 공격은 무자비했다.


- 삐이이이이이이~~


이상혁은 불쾌한 소리를 내며 날아오는 창대의 한 점에 집중하여 검을 휘둘렀다.


- 콰직~


이상혁의 검은 창대를 가르며 지나갔고, 창날은 멀리 날아가 떨어져갔다.


그리고 창날이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진사월에게 접근한 상혁은 그대로 검날을 목에 가져다댔다.


계속해서 진사월이 공격하는 입장이었던 상황이 한 순간에 반전되며 승패가 갈리자 장내는 잠시동안 고요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이상혁 승!"


그리고 이상혁의 승리가 선언되자 다시금 웅성웅성 거리며 소란스러움을 되찾았다. 이 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실전 무술의 대가들이었기에 어느 정도 상황을 파악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일반 관객들과 다르게 환호성이 터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상혁의 대응이 놀랍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이제는 명실상부하게 결승에 어울리는 실력을 가졌음을 다들 인정하고 그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수고했다."


천상일 장문인은 담담하게 한 마디를 해주었고, 다른 일행들은 여과없이 이상혁을 칭찬했다.


"상혁 오빠, 멋졌어요!"


"사제 최고야, 최고~!. 아예 우승도 해버리자!"


이상혁은 그런 환영을 멋적은 얼굴로 바라볼 뿐이었다.


"역시 올라왔구나."


그리고 일행들과 함께 지켜보던 결승전 상대, 남궁수련이 웃는 얼굴로 말을 걸었다.


"어, 뭐.."


남궁수련은 이상혁의 조금은 얼빵한 대답에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일은 조심해. 저번처럼 쉽게 당하지는 않을 거니까."


"아아.. 그래."


이상혁은 남궁수련의 말에 코를 긁적거리며 답했다.


그리고 천성국은 여전히 못마땅한 표정으로 이상혁을 쳐다볼 뿐이었다.






**





결승전 당일. 무술대회를 관람하는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이상혁과 남궁수련이 경기장에 서서 잠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호오~ 역시. 내가 찍은 남자지만 다시 봐도 멋지다니깐~"


이상혁은 남궁수련의 말에 허탈한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그래, 그래. 하지만 난 너를 찍지 않았는걸?"


남궁수련은 이상혁의 대꾸에 깜찍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어머? 너 설마 내가 그렇게 맘에 들지 않는거야?"


"하하.. 그건 아닌데.. 아직 내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 여자를 만날 생각이 없어.."


이상혁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기억을 회상하며 아련한 눈길로 대답했고, 그 진중한 모습에 남궁수련은 장난기를 감추며 말했다.


"좋아. 뭔지는 모르겠지만 인정. 하지만 오늘 내가 이기면 나랑 사귀는거다?"


이상혁은 남궁수련의 말에 툴툴거리며 대답했다.


"푸후~ 그래. 네가 이기면 생각해볼게."


"정말? 이거이거, 전의가 마구 샘솟는걸?"


남궁수련은 이상혁의 말에 매우 즐거워하며 검을 뽑아들었고, 이상혁도 그 모습을 보며 마주 검을 뽑아들며 자세를 갖추었다.


그리고 시작된 경기.


남궁수련의 검은 남궁가의 검답게 한 수 한 수에 진중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


- 캉, 캉, 카캉~


마주치는 검격에서 무시할 수 없는 힘을 느끼며 상혁은 다시금 감탄했다.


'하~ 이거이거 내가 만났던 사람중에 최강자 맞네.'


현정범보다 강력한 공격을 구사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더구나 여자의 몸으로 말이다.


두 사람의 대결은 시종일관 치열했고,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높은 수준의 대결이었다.


"오호~ 우리 수련이가 어느새 저 정도까지나.."


둘의 대결을 지켜보던 남궁황이 감탄사를 내뱉었고, 옆에서 같이 관람하던 천상일이 거들었다.


"그러게나 말이네. 지난번에 만났을 때에 비해 정말 많은 성장을 했구만.."


그러나 남궁황은 짐짓 노한 표정을 지으며 천상일에게 농을 건넸다.


"예끼 이사람. 그런 남궁수련과 여유있게 어우러지고 있는 이상혁은 놔두고 우리 수련이만 칭찬하긴가? 내 얼굴이 다 화끈거리네. 대체 어디서 저런 인재를 구한건가?"


작가의말

주 3회 연재이지만 이번주만은 조금 더 해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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