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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님의 서재입니다.

개천에서 난 히어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최근연재일 :
2020.11.07 01:53
연재수 :
255 회
조회수 :
692,168
추천수 :
9,415
글자수 :
1,341,764

작성
19.08.31 15:04
조회
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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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글자
11쪽

세대교체 (2)

DUMMY

이상혁은 물을 한 잔 마시고 말을 이어갔다.


"또한 특전사 출신 고급 인력들은 계속해서 받을 겁니다. 제가 거기 있어봤기에 전역하고 나오는 인력들의 사회안전망을 만들어주고 싶은 것도 있고, 이들은 특수 경호인력으로 훈련시켜서 기존 경호업체와 경쟁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급여는 기존 경호업체보다 조금 더 쳐줘서 생활이 불편함이 없게끔 업계 최고 수준으로 맞춰줄 생각입니다."


남현식은 이상혁의 말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사장님의 말씀은 다 좋습니다. 하지만 조폭들을 훈련시킨 인력이야 기존의 일거리도 있고 하니 별 문제는 없겠는데, 특전사 출신 인력들은 당장 경호업무가 들어오지 않으면 인력 유지만으로도 지출이 꽤 큽니다. 더구나 다른 업체보다 대우를 좋게 해주면 더욱 그렇고요. 회사의 자금력은 충분합니까?"


"모기업인 SH 전자로부터 차고 넘칠만큼 자금을 수혈받아 놓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회사의 실력을 인정받아서 일거리를 따오는 것은 인사부장님의 역할이구요. 뭐, 홍보부장의 역할도 겸하셔야겠네요. 하하.."


남현식은 이상혁의 말에 한 대 맞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하하.. 사장님은 못 당하겠군요. 알겠습니다. 아직 규모가 작은 만큼 어쩔 수 없는 겸임이겠군요. 일단 훈련 조교를 맡을 인력부터 몇 명 충원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시죠. 그리고 회사 운영상황을 봐서 급여나 복지는 동급 최고 수준으로 맞춰줄 생각입니다. 특전사 출신 고급 인력이 사장되는게 너무 안타깝잖아요."


남현식은 이상혁의 말에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그거 말씀만 들어도 기분 좋네요. 저도 항상 그런 부분이 안타까웠는데,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너무 많은 인력을 뽑아놓으면 경호 업무 수요에 한계가 있습니다. 인력 충원은 적당히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부분은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구상하고 있는 사업이 또 있으니까요."


"아, 그런가요? 저는 그럼 사장님만 믿고 따르면 되겠군요."


"하하..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남현식은 앞으로의 방침이 마음속에 정해지자, 마지막으로 조직원들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이들의 훈련장을 찾았다.


"똑바로들 안합니까! 여러분들은 정신상태부터 개조해야 합니다!"


훈련장에서는 정성원과 임시현이 조직원들을 마구 굴리고 있었다. 마치 전설의 삼청교육대가 부활해서 돌아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었다.


"뭐, 뭡니까? 저게.."


남현식은 살짝 당황하여 물었고, 이상혁이 그에 대해 대답해주었다.


"아무리 봐도 격투기술 훈련으로 보이지는 않죠? 인성교육입니다."


"인성..."


남현식이 다시 생각해보니 이 방향이 맞다 싶었다. 이들은 조폭출신이기에 실력 이전에 썩어빠진 인성을 뜯어고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나름대로 악질은 걸러서 통합했다고 해도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세뇌 수준으로 신경쓰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격투술, 체력훈련도 상당히 시켰기에 조폭출신이라고 볼 수 없게 몰라보게 달라진 이들이었다.


"저 정도면 쓸만 하겠네요. 다른 조폭 상대로는 재앙이겠는데요?"


남현식은 생각보다 훨씬 나은 상황에 고무되었다. 상상했던 것과 달리 인력풀이 나쁘지 않은 것이었다.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써먹을 수 있는 말이 많다는 것은 크나큰 행복이었다. 그리고 열정적으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





이상혁과 지서희는 고형식을 따라 대성도장 본산에 오르는 중이었다.


천상일 장문인의 갑작스러운 호출에 거부할 수 없었던 고형식은, 혼자가기 심심하다는 이유로 이상혁과 지서희에게 동행을 요청했던 것이다.


이상혁은 한 번 가봤지만 이번이 처음인 지서희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따라가고 있었다.


가파른 숲길을 지나자 산문이 보였고, 지서희는 그런 산문과 그 뒤로 펼쳐진 대성도장의 모습을 보며 눈을 빛냈다.


"와아~"


과묵한 편인 지서희가 소리내어 감탄할 만큼 대성도장은 주변의 숲과 그림같이 어우러진 모습을 뽐내었다.


"멋지지? 나도 처음 왔을 때 너처럼 감탄했었어."


이상혁은 지서희가 감탄하는 모습에 흐뭇해하며 말했다.


"네. 그러네요."


산문을 통과하여 경내에 들어서자 어린 제자들이 훈련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일행들은 그런 그들을 지나치며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배정받은 숙소에 짐을 풀어놓은 후, 이상혁과 지서희는 경내를 거닐며 풍경을 구경했다.


"고즈넉하니 좋네요."


"그렇지?"


지서희가 행복한 표정으로 말하자 이상혁은 미소를 지으며 대꾸 해주었다.


둘은 경내를 충분히 본 후 밖으로 나와 거친 산세를 바라보며 걸었다.


"정말 감사해요."


"응? 뭐가?"


말없이 걷던 지서희가 뜬금없이 감사를 표하자 이상혁이 의문을 표했다.


"그때 그 일이요. 오빠가 구해주지 않았더라면 제가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하기도 싫으네요. 어쩌면 지금껏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했을지도 모르죠."


"음.. 그 상황이야 당연히 도와주었어야 하는 거니까 고맙다는 말은 이제 그만해도 돼. 그리고 지금의 너를 만든건 너 자신이니까 자부심을 가져도 돼."


"그래도 너무 많은걸 받기만 하니까 항상 오빠를 볼 때마다 고맙고 미안하고 그래요."


"아이고~ 걱정도 팔자다. 지금은 내가 더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 너처럼 확실하게 실력으로 도와주는 애가 있으니까 내가 마음놓고 이것저것 할 수 있는거야."


상혁은 말을 잠시 멈추고 지서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에휴~ 너는 애가 왜 이렇게 순진하니~. 사회생활을 어떻게 하려고~."


지서희는 이상혁의 손길에 얼굴을 붉히고 가만히 있었고, 이상혁은 하던 말을 계속 했다.


"그런 녀석이 훈련할 때랑 싸움할 때 보면 아주 독해~. 어떤 면에서는 참 대단해~."


그리고 손을 내린 후 앞을 보았다.


상혁이 바라보는 쪽에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보였고, 그것이 운치를 더해주고 있었다.


"오호~ 여기도 멋지네~"


그렇게 잠시 절벽을 쳐다보던 이상혁의 눈이 무언가를 발견했다.


"저건 뭐지?"


지서희는 이상혁이 가리키는 방향을 쳐다보았으나 딱히 이상한 점은 없었다.


"뭐가요?"


이상혁은 지서희의 물음에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동굴같은데?"


"... 잘 모르겠는데요?"


그러자 이상혁은 지서희가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지 얼굴을 바짝 붙이며 눈높이를 맞춘 후 다시금 그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잘봐. 동굴 입구같은 것이 보이잖아."


하지만 지서희는 이상혁의 행동에 얼굴만 붉힐뿐 이상혁이 가리키는 곳을 볼 정신이 없었다.


"아~ 정말, 답답하네. 잘 봐봐."


이상혁은 다시금 지서희를 재촉했고, 지서희는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이상혁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 동굴 입구의 그늘진 부분처럼 보이는 곳이 있었다.


"아, 있네요."


"그치? 저기 왠지 궁금한데?"


"예? 하지만 저런 곳에 뭐가 있겠어요? 사람이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것 같은데.."


"음..."


지서희의 말에 잠시 고민하던 이상혁이 지서희에게 말했다.


"잠시 봐봐?"


그리고 절벽 쪽으로 바로 몸을 날렸다.


이상혁은 엄청난 도약력으로 뛰어올라 튀어나온 바위를 잡은 후, 곧 그렇게 튀어나오거나 패인 곳을 중심으로 날렵하게 뛰어다니며 동굴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는 이상혁이 소드 유저의 경지에 올라 마나를 활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움직임이었다.


동굴 입구에 다다른 이상혁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보는 지서희에게 팔을 들어 괜찮다는 사인을 보낸 후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은 크지 않았지만 안쪽 공간은 넓은 편이었고, 엉뚱하게도 돌을 깎아만든 책상이 하나 보였다.


'뭐지, 이게?'


이런 곳에 사람의 흔적이 있다는 것이 황당했던 상혁은 주저없이 다가가 책상을 살폈다.


책상 위에는 가죽 주머니가 있었고, 가죽 주머니를 조심스럽게 들어올려 주둥이를 열어보았더니 낡은 책자 한 권이 들어있었다.


기대없이 들어왔다가 특이한 것을 발견하게 된 상혁은 망설임 없이 책을 펼쳐보았다.





~~~


나는 천일도관의 54대 제자인 김시월이다.


... 중략 ...


불쌍한 민초들의 고통이 안타까워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싶어 대성도장이라는 작은 도장의 문을 열었으나, 사문의 법도가 지엄한지라 그 정수는 전할 수가 없었다.


이제 말년에 이르러 나의 심득을 이렇게나마 남기니 이는 천일도관의 무술이 아닌 대성도장의 그것이니라.


후일 이 책을 발견하는 자에게는 그 내용이 절실하지 않을 것이나, 내 후예들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될 터, 부탁하건데 인정을 베풀어 이 산 어딘가에서 수련에 매진하고 있을 나의 후예들에게 이 책을 전해준다면 하늘에서라도 감사의 인사를 보내도록 하겠다.


~~~




책의 내용은 대충 이 정도였다. 그리고 내용으로 보아 고대 무관 천일도관의 제자이자 대성도장의 시조가 작성한 것으로 보였다.


'맞아. 고형식 사부님은 전설로만 전해 내려오는 천일도관의 이름을 따서 천일도장이라고 명명했다고 했어.'


어쨌든 천일도관이 실제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대성도장의 제자들을 위한 최후의 심득이 담긴 책을 자신이 습득했다는 것에 기분이 무척이나 묘했다.


책을 훑어보니 검술과 격투술 등 형과 기예, 그리고 기를 단전에 축적하는 법 등이 적혀있었다.


[흠.. 효율이 무척 떨어지는구만. 소드 유저에 오르기도 어려워.. 별 필요 없겠어.]


이상혀근 사부의 참견에 별다른 반응 없이 대답했다.


[네, 그러네요. 하지만 대성도장 사람들한테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 걔들이야 약하니까. 가져다 줘.]


[안 그래도 그럴 생각입니다.]


이 동굴에 들어오려면 소드 유저급은 되어야 하는데, 그런 자에게 이 책의 내용은 큰 영양가가 없다. 그러니 이 책의 저자인 김시월이 책의 전달을 부탁할 수 있는 것이었다.


동굴 안쪽을 한 번 더 살펴본 상혁은 별다른 것이 없음을 확인하고 동굴을 빠져나와 지서희가 기다리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지서희에게 동굴 안에서 얻은 책을 보여주었다.


"와~ 천일도관이라는게 실존하기는 했나보네요?"


"응. 그런가봐."


"그럼 이거 배우면 더 강해지나요?"


"하하.. 이런 거보다 나한테 배우는게 더 나아. 나를 믿어."


"네.."


둘은 책 얘기는 이렇게 마무리하고 주변을 조금 더 구경하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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