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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본 님의 서재입니다.

통 큰 만남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갱본
작품등록일 :
2021.08.14 07:55
최근연재일 :
2022.02.11 05:58
연재수 :
115 회
조회수 :
8,053
추천수 :
206
글자수 :
604,752

작성
21.12.19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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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8> 직접 가보세요.

...




DUMMY

“물론 그건 당연합니다. 죄에 응당한 처벌을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저 사람들도 그건 감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지 않은 짓은, 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야겠지요. 또 그렇게 조사가 이뤄져야 하구요.”


“예, 물론 그렇습니다. 당연히 두 사람에게는 변호사가 붙을 것이니까, 그런 부분에서는 따로 주장이 있을 것이고 조사가 이뤄질 것입니다. 그 사건은 샤모니 경찰에서 담당했으니까 공조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나중에 신병처리가 어떻게 되는지 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



장복산과 로안, 바비달 일행이 방밖으로 나간 뒤, 하동리는 창가 쪽으로 걸어가 한참을 서 있었다.


장복산이 털어놓은 말들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지금껏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던 남편이 사실은 살해되었다니 얼마나 큰 쇼크이겠는가.


“마음이 많이 힘들겠어요.”


반태오는 하동리 곁으로 다가가 위로했다.


“정말 그러네요.”


하동리는 창밖으로 눈길을 고정한 채 말했다.


“힘을 내요. 마그마가 식어서 돌이 되기 전에 움직이자고요.”


“그래야지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하동리는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있다.


반태오는 잠시 기다렸다.

아직 이성이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을 주면 이성이 곧 감정을 컨트롤 할 것이다.


잠시 시간이 흐른 뒤, 하동리는 창가에서 걸어와 소파에 앉았다.


“장복산 대위의 말을 종합하면, 이청배 서기실장의 지휘 하에 장호성 정찰총국장이 실무적으로 움직이면서 박용대 정보국장이 행동에 옮겼다, 그런 말이군요.”


“어떻게 움직이는 게 좋을까요?”


반태오가 하동리와 최백철을 보며 물었다.


“알려야지요.”


최백철이 먼저 말했다.


“어떻게 누구에게요?”


“하동리 부장님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인 하경희 위원님께 알려야지요.”


반태오는 최백철의 말을 듣고 하동리에게 시선을 옮겼다.

하동리는 가만히 듣고 있었고, 생각을 정리하는지 허공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아까 녹음한다고 했는데, 녹음 하셨나요?”


하동리가 반태오를 바라보며 물었다.


“예, 휴대폰으로 녹음 했습니다. 녹음이 아니라 아예 영상으로 찍었습니다. 목소리도 다 녹음되었을 것입니다. 한번 확인해볼까요?”


반태오는 들고 있던 휴대폰을 실행시켰다.


녹화영상이 진행되었고, 영상에는 장복산과 로안의 모습과 하동리와 최백철의 모습이 들어갔다.

간간히 장복산이 영상에 나타났고, 장복산과 로안이 말한 내용도 모두 재생되었다.


“최백철 소좌가 공화국으로 갈래요?”


하동리는 최백철에게 시선을 옮기면서 말했다.


“그게 무슨······?”


최백철은 가만히 있는데 반태오가 질문을 던졌다.


“장복산 대위가 말한 내용을 가지고 직접 공화국으로 가서 하경희 위원님을 만나요.”


하동리가 최백철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설명했다.


“하경희 위원님은 중국 정보원 마부이를 통해 우리의 소식을 전해 들었지만 아직 확신을 갖진 못한 것 같아요.그래서 최백철 소좌가 직접 가서 설명을 하라는 거예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알겠습니다.”


최백철은 다른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고개를 숙여 하동리의 명을 받았다.


“그 다음에는요?”


반태오가 물었다.

하동리는 최백철에게 고정했던 시선을 반태오에게 옮겼다.


“여건이 조성되면 제가 공화국으로 가야지요.”


반태오는 하동리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동리 씨가 북으로 가기 전에 최백철 소좌가 미리 자리를 깔아놓으라는 것이군요?”


잠시 모두 생각에 잠겼다.


“그나저나 어떻게 들어갈 것입니까?”


반태오는 고개를 돌려 최백철을 봤다.


“최백철 소좌가 지금 북으로 가기에는 여건이 안 될 텐데요. 정식 루트로 들어가면 당연히 북한 당국에 의해 체포될 것 아닙니까?”


“방법을 찾아봐야지요.”


“밀입국을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중국 정보원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중국 교민으로 가장해서 신의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아니면 밀항을 하든지요.”


하동리도 방법을 제시했다.


“어떤 방법이 좋겠습니까?”


최백철은 반태오에게 조언을 구했다.

반태오는 최백철을 쳐다보고는 시선을 허공으로 던진 뒤 잠시 생각에 잠겼다.


“미안해요······.”


잠깐 침묵이 흐르는 사이, 하동리는 조용히 말했다.


“아닙니다. 하 부장님이 미안하실 것 없습니다. 저도 하 부장님과 같은 운명인데요, 뭘. 하 부장님이 계시지 않으면 저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하 부장님이 복권을 해야 저도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최백철 소좌, 고마워요. 최 소좌의 그 마음 잊지 않을 게요.”


“위험한 일입니다.”


반태오는 다른 곳에 시선을 고정한 채 조용히 말했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두 손 놓고 가만히 있을 수 없지 않습니까? 움직여야지요.”


“어떤 루트를 생각하고 있습니까?”


“육상도 있고, 해상도 있습니다.”


“검문을 받아야할 텐데요.”


“공민증과 여행증을 위조하던지 해야지요.”


“공민증과 여행증요?”


“공민증은 남조선으로 말하면 주민등록증과 마찬가지입니다. 여행증은 북한은 자기가 거주하는 반경 40킬로 이상을 벗어나 여행을 하려면 통행증인 여행 및 출장증명서가 있어야 합니다.”


“최 소좌는 당 중앙에서 발급해준 신분증을 안 갖고 있습니까?”


“예, 공화국에 두고 나왔습니다.”


반태오는 하동리와 최백철이 나누는 대화를 이해할 수 없어, 두 사람을 번가라 쳐다봤다.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인장이 찍힌 신분증이 별도로 있습니다. 최백철 소좌 정도 되면 그런 신분증을 갖고 있지요. 그 신분증만 있으면 따로 여행증이 필요 없거든요.”


“아하, 그렇군요. 아쉽네요.”


반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마부이에게 공민증하고 여행증을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겠소.”


마부이에게 부탁하면 또 돈을 요구할 것이다.

그런 돈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을 모색하려면 자금이 필요한 법.


“또 돈이 들어가겠지만요. 흠흠흠.”


“반태오 씨가 없으면 우리는 아무 일도 못할 거예요. 정말 고마워요. 저번에도 말했지만 돌아가면 반드시 갚을 거예요.”


“갚으라고 그러는 거 아닙니다. 하하하.”


반태오는 어색해진 분위기를 웃음으로 쓸어냈다.


“아닙니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중국으로 가면 그곳에서 우리 공화국 정보원들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정보원들 중에는 내가 아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 사람들에게 부탁을 해보겠습니다.”


“중국으로 들어가려고 합니까?”


“아무래도 그쪽이 그래도 가장 수월할 것 같습니다. 물품을 싣고 들어가는 화물차를 이용하거나 기차를 이용하거나 해야지요.”


“휴대폰에 있는 이 영상을 이동식 저장매체에 따로 담아드리겠습니다. 아주 작은 것으로 담아드릴 테니까, 잘만 보관하면 몸수색을 당해도 발견되지 않을 것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



최백철은 그날 바로 반태오가 준 USB를 들고 공항으로 가서 중국행 비행기를 타고 중국으로 날아갔다.


반태오는 호텔 사장 비앙과 관리이사 라파르에게 최백철이 당분간 일 때문에 호텔에 나오지 못할 것 같다고 보고했다.


그날 오후, 강종화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배님, 접니다.)


“어, 종화. 오랜 만에 통화하는 것 같네. 흠흠흠.”


(요사이 하시는 일은 잘 되어 갑니까?)


“음, 굉장히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어. 당장 종화한테 이야기하기는 좀 그렇지만 말이야.”


(아, 그래요. 상당히 궁금하네요. 정치적으로 중요한 일이 있는 모양이지요?)


“글쎄, 당장 말하기는 좀 그렇네. 어쩐 일인가?”


(선배님한테 중요한 말씀을 전해드리려고 전화를 했지요.)


“무슨 중요한 이야기?”


반태오는 문득 생각이 났다.

벌써 몇 달 전처럼 느껴졌다.

반태오는 하동리의 기억을 회복시켜주기 위해 샤모니 계곡으로 간 일이 있었다.


그곳에서 반태오는 면장갑을 하나 발견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그 면장갑을 수거해 와 바비달에게 의뢰한 적이 있다.


의외의 검사결과가 나왔다.

면장갑에서 나온 유전자와 대형 쇼핑몰에서 반태오를 공격하던 테러범들인 강철민과 리첸이 사용했던 쇠파이프에서 채취된 유전자가 동일한 것이었다.


놀랄 만한 일은 아니었지만, 강종화는 그 유전자를 한국에 보내 반태오의 아내 서현진의 교통사고 때 수거됐던 증거물과 비교를 해보자고 했다.

또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보자고 했다.

바로 그 결과가 나온 것인가.



***



강종화는 반태오에게 받은 유전자 검사결과와 면장갑, 쇠파이프에서 얻은 유전자 샘플을 한국으로 보냈다.


반태오의 아내 서현진의 교통사고를 담당했던 검사는 대전지방검찰청의 안태섭 검사였다.


강종화는 안태섭 검사에게 반태오가 프랑스에서 겪은 테러에 관해 간단히 설명하고 유전자 샘플을 얻게 된 과정도 이야기해줬다.


(그런 일이 있습니까? 상당히 이슈가 될 만한 일이군요? 반태오 후보님을 테러하려는 자들이 있다니요. 그 테러범의 유전자와 지문을 보내주신다고요? 으음······ 뭐, 약간 비약일 수도 있지만 한번 쯤 확인 해볼 만하네요. 그렇지 않아도 저도 그 사건을 내내 찜찜하게 생각했거든요. 화장실에 가서 일보고 나서 뒤처리를 하지 않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머릿속에서 늘 남아 있던 사건이었습니다. 어쨌든 아주 잘 되었네요. 한번 보내주시지요. 시간 내서 알아보겠습니다.)


대전지검의 안태섭 검사는 강종화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줬다.



***



안태섭 검사는 서현진의 교통사고 사건 기록을 대출해서 압수물을 확인했다.


당시 사고가 났던 트럭은 압수되었고, 재판에서 몰수 처분이 떨어져 이미 경매처리까지 되어 있었다.

경매되었다면 이 트럭은 수리되어 국내로 팔렸거나 아니면 해외로 나갔을 수 있었다.


안태섭 검사는 주말을 이용해 트럭의 행방을 찾았다.

수소문 끝에 트럭은 수리가 되어 러시아로 나가기 위해 항구에 대기 중이었다.


다음날, 출근한 안태섭은 대전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에 부탁을 했다.

공식적인 라인이 아니었으므로 항구로 나온 과학수사대 직원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과학수사대 직원은 증거물 등을 채취하는 장비로 대기 중인 트럭을 수색했다.


“트럭 전체를 확인할 수는 없고, 운전석을 주로 볼까요?”


과학수사대 직원은 운전석 안을 뒤졌다.

담배꽁초나 장갑이나 휴지 같은 것이 있을까 꼼꼼히 살폈다.

그러나 이미 수리를 거친 트럭이었고, 수출이 확정된 터라 운전석은 깨끗하게 치워진 상태였다.


운전대나 운전석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앉았거나 접촉이 있는 상태라 의미가 없었다.

운전석 아래와 운전석 뒤편까지 찬찬히 살폈다.


다행이 대시보드 안에 면장갑이 들어 있었다.

결국 대시보드 안에서 찾은 면장갑이 트럭에서 찾아낸 유일한 물건이었다.


“그렇지만 이 면장갑이 당시 운전했던 피의자의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사용하던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정황을 보면 다른 사람이 사용했을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과학수사대 직원은 귀찮은 듯 별 관심 없이 싱겁게 말했다.

그래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재주기를 이틀에 일회로 변경하려고 합니다.

다음회인 <89화>는 21일(화요일)에 연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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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111> 박정현 중좌가 살아 있다니. 22.02.03 30 1 12쪽
110 <110> 평양에 도착했다. 22.02.01 29 1 12쪽
109 <109> 자, 어서 타시지오. 22.01.30 27 1 12쪽
108 <108> 얼른 응급조치를 해주시오! 22.01.28 26 1 12쪽
107 <107> 총을 맞은 것 같아요. 22.01.26 33 1 12쪽
106 <106> 눈보라는 거칠었다. 22.01.24 3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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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97> 최고지도자가 되었군요. 22.01.06 63 1 12쪽
96 <96> 어떻게 이런 일이. 22.01.04 40 1 12쪽
95 <95> 눈이 하얗게 덮인다. 22.01.02 3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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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93> 함께 하겠습니다. 21.12.29 38 2 11쪽
92 <92> 증언을 들었다. 21.12.27 43 1 12쪽
91 <91> 큰일을 하고 있어. 21.12.25 42 1 12쪽
90 <90> 폭풍 속으로. 21.12.23 47 1 12쪽
89 <89> 대한민국에서 버렸다. 21.12.21 4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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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87> 계획된 죽음이었다. 21.12.18 4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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