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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곰

나는 검이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웅곰
작품등록일 :
2012.11.19 10:44
최근연재일 :
2013.01.22 06:21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34,655
추천수 :
223
글자수 :
164,736

작성
12.10.18 15:33
조회
963
추천
5
글자
22쪽

나는 검이다. - 11

DUMMY

아랑이가 잉태한 7가지 검. 그 검들은 착실하게 자신 주인의 명령을 듣는 모양이었다. 자기를 낳아준 어머니와 같은 아랑검을 상대하는 데 있어 주저함이 없었다.

지금까지 애검에게 교태와 애교 충성 사랑을 보였던 한때 애검의 부하였던 여인들은 오히려 더 매서운 공격으로 애검을 공격했다.

애검의 모습은 마치 핏덩어리였다.

이미 입은 옷은 전부 잘려 남은 것이 없었고 온몸에 피가 흘러 전신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다행히도 치명상만은 겨우겨우 피하고 있었다.

애검은 지금 반쯤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온몸이 고통으로 신음하는 와중에도 오직 아랑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맡겨야 한다는 집념으로 의식을 잃지 않은 상태였다.

아랑검은 처음엔 분명히 처음 느끼는 고통과 애검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움직임이 둔했었다.

하지만, 그것이 점점 익숙해지고 살려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는 생각. 그러려고 일단 적들의 공격을 막아야 하고

결과적으로 집중하고 자신의 모든 능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아주 단순한 마음가짐으로 버티고 있었다.

지금껏 재미로.

즐거움으로 나무를 베고 바위를 베고 쇠를 베었던 아랑검에겐 생사를 앞둔 싸움이었다.

그리고 그 때문에 자신이 알지 못하는 집중력을 보이고 있었다.

고통과 공포. 사랑하는 여자를 지켜야 한다는 집념.

머릿속은 복잡하지만 그럴수록 아주 단순한 생각.

싸워서 이겨야만 한다는 생각만 지배적이었고 필사적으로 냉정하게 상대를 대치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는 순간부터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했다.

아주 조금씩이지만 애검에게 피해를 주었던 줘줘군의 군대들이 점점 애검에게 공격에 성공하는 것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이내 아랑검과 애검2세를 든 애검은 완벽하게 방어하기 시작했다. 물론 지금의 애검은 아랑검에게 완전히 지배당하고 있었다.

또한, 아랑검을 상대하는 화경 고수들의 내력도 상당히 소진되어 갔다.

눈앞에서 자신들의 공격을 아주 미세하지만 절묘하게 피하는 눈앞의 애검을 보고 점점 사기도 깎이기 시작했다.

소호녀 : "무섭다. 아무리 봐도 다 죽어가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지금에 와서 이렇게 버티다니."

소호녀의 순간적인 허점을 아랑검은 놓치지 않고 베었다.

소호녀 : '이런. 당했다.'

소호녀가 치명상을 입고 후방 초절정고수들의 부축을 받으며 전장에서 이탈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팽팽했던 화경 고수들이 펼지는 진에 허점이 생겼다.

아랑검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치고 들어갔다.

지금까지 애검을 완전히 포위했던 진이 깨졌다.

이제 도망치면서 적들을 상대하면 적들은 아랑검을 포위하지 못한 상태에서 추격해봐야 아랑검을 잡지도 못하면서 병력만 잃을 뿐이었다.

이제 살 수 있다는 아랑검의 생각. 그리고 애검도 드디어 이 지옥 같은 곳을 벗어날 수 있다는 순간의 안심이.

그만 지금까지 겨우 잡고 있던 의식을 끊을 놓아 버리는 상태가 되었다.

애검은 이제 조금만 달려나가면 살아나갈 수 있는 상황에서 결국 의식을 잃어버리고 쓰러졌다.

아랑검이 애검을 지배한다 해도 애검이 이렇게 의식을 잃어 버리면 그녀의 몸을 제어할 수 없게 된다.

적들은 차마 애검을 추격하지 않고 바라만 볼 뿐이었는데 애검이 힘없이 달리다 말고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는 다시금 달려오기 시작했다.

아랑검 : "아~ 이제 어떻게 하지."

아랑검이 애검을 업고 날수도 있지만. 그런 식으론 뒤에 달려오는 화경부대의 공격으로부터 애검을 확실하게 막을 순 없었다.

아랑검이 할 수 있는 거라곤 공격뿐이었다.

적들이 애검을 공격하기 전에 그들을 모두 사라지게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것이 가능할 리가 없었다.

순간적으로 아랑검은 어차피 가망이 없는 싸움. 자신만이라도 도망칠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이 짧은 순간에 아랑검과 함께 했던 추억이 떠올랐다.

소설에서는 차마 이야기하지 못했던 야한 장면들이 있는데 아랑검에겐 그때 느꼈던 애검과의 꿈같은 일들이 애검을 지켜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었다.

- 애검이 공격받기 전에 그들을 제거해야 한다. -

일단 애검에게 공격이 들어 오면 의식이 없는 애검에게 피해가 안 가게 할 방법은 아랑검에게도 없었다. 차라리 필사적으로 적들을 제거하는 방법만 남았을 뿐이다.

설령 자신이 모든 공격을 받게 된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아랑검 : "애검2세야. 엄마를 업고 서둘러 벗어나라. 내가 막을 테니."

아랑검은 뒤에서 추격해 오는 화경 고수들에게 날아갔다.

화경 고수들은 아랑검을 견제하기 위해서 내력을 가득 실은 산성 액체를 쏘았다.

아랑검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격을 막을 생각이 없었다.

화경의 고수들은 순간적으로 엄청난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공격당하면서도 상대를 공격하는 살기가 가장 지독한 법이다.

또한, 아랑검은 어쩌면 이 산성 공격을 받고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직감했는데도 불과하고 함께 죽을 작정으로 공격한 것이다. 그 살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랑검을 상대하는 화경의 고수들의 표정을 보고 알 수 있었다.

칠색미녀들 : '정말로 지독한 살기다. 이 사람은 정말 엄청나구나. 이 정도까지 싸울 수 있다니.'

아랑검을 상대하는 화경의 고수들은 생각했다.

이번 싸움으로 자신들은 물론 아랑검도 죽는다는 것을 말이다.

아랑검도 생각했다. 이번 공격을 받으면 자신이 죽는다는 걸. 하지만, 적들 화경 고수들도 죽여서 어쩌면 애검2세가 애검을 데리고 살아나갈 수도 있다는 점만 생각한다.

아랑검은 생각했다. 이번 공격을 당하면 자신이 죽는다는 걸

아랑검은 화경 고수들에게 마지막 공격을 날리며 지금까지 용케 버티고 있던 의식의 끈을 놓아 버렸다.


* * *


뒤에서 구경하던 줘줘군의 무사들은 눈앞이 광경을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자신들이 보기에도 아랑검과 화경의 고수들이 동귀어진할 것이 분명해 보였다. 서로 동시에 막대한 내공이 실린 공격이 나오는 순간.

그 순간에. 알 수 없는 고요함이 있었다.

뭔가 알 수 없는 그 고요함이 끝나고 보이는 것은

멀쩡한 아랑검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반대로 화경의 고수들은 모두 피의 파편이 되어 바닥에 죽처럼 퍼졌다는 것이다.

대체 무슨 공격이 화경의 고수들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그 공격을 확인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어쩌면 아랑검이 뭔가를 했는지도 모르지만, 그 당사자는 이미 의식이 끊어져 쓰러져 있었다.

잠시 고요함이 있었고 화경 고수들이 몽땅 죽어 버린 장면을 보고 있던 뒷 부대들은 아랑검이 다시금 알수 없는 뭔가를 하기 전에 완전히 파괴하기 위해 산성 액체를 뿌려 날렸다.

[ 좌악~ ]

[ 파팟! ]

하지만, 무언가가 산성 액체를 막았다.

마치 호신기강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아랑검에게 날아온 산성 액체를 막아준 당사자로 보이는 자가 나타나 아랑검을 조심스럽게 양손으로 들고 있었다.

이곳에 있는 무사들은 그를 알아보았다.

온몸에 마치 그물 같은 칼자국이 얼굴을 비롯하여 팔과 손가락까지.

마치 온몸이 난자당한 상처를 가진 사내가 있었다.

그는 민우량이었다. 아랑검에게 난자당하며 죽었을 거라고 생각된 그 민우량이었다.

전 황제.

오직 힘으로만 이 세상을 지배했던 민우량이 있었다.

죽었다고 알려진 민우량이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이었다.


* * *


줘줘 : "애검. 아랑검이 도망쳤다. 더군다나. 삼요녀는 물론 칠색 미녀. 거기다 기존에 내 부하였던 화경의 고수들도 다 죽어 버렸어. 그런데다가. 죽은 민우량까지 나타났다니. 민우량은 분명히 온몸이 갈려서 죽었다고 했는데. 대체 어떻게 살아서 나타난 거야?"

사마귀 : "설마. 설마."

"왜? 뭔가 알고 있나?"

"사실 죽은 민우량의 그 수없이 조각난 시체를 가져간 사람이 있습니다."

"누군데?"

"민간에선 신의라 불리는 환타입니다. 소문으로는 죽은 자도 살린다고 하는데. 어쩌면 정말로 환타가 민우량을 살린 걸지도 모릅니다."


* * *


산속 어느 초가집에 소년인지 소녀인지 모를 귀엽게 생긴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다리가 부러진 까치의 발에 작은 천을 말아주며 치료해주는 아이가 있었다.

초가집 내부에는 온갖 동물들이 있었다. 모두 어딘가 다치고 찢어진 상처들이 있는 동물들이었다.

아마도 이 아이가 치료해 준 것으로 보인다.

이때 민우량이 멀리서부터 달려와 꼬마 앞에 멈추었다.

민우량 : "꼬마야. 이 여자랑 이 검도 치료할 수 있겠느냐?"

아이는 온몸이 피딱지된 애검을 바라보고 그리고 이곳저곳이 구멍 나고 녹슨 아랑검을 보고 말했다.

"이 언니야. 치료할 수 있다지만 저보고 검을 치료하라니. 이런 망가진 검은 버리세요. 전 대장장이가 아니에요."

이때 애검2세가 말했다.

"우리 엄마 아빠를 살려주세요."

"헐~ 검이 말했다."

민우량 : "봤지. 이 검은 단순한 검이 아니야. 치료해줘. 너의 그 신비한 힘이면 뭐든지 치료되는 거 아니야?"

꼬마아이 : "뭐 일단 해볼게요. 그보다. 오빤 내가 기껏 살려줬는데 너무 부려 먹는 거 아니에요?"

"이 검만 살려내면 뭐든지 해줄 테니 얼른 치료나 해줘."


* * *


민우량 : "정말 신비하군. 다 죽어가는 사람을 이렇게 완벽하게 치료하다니. 근대 왜 이 여잔 흉터가 없지? 난 이렇게 흉터가 많은데."

환타 : "남자의 흉터는 멋이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흉 지게 놔둔 건데요."

"야. 칼빵 하나 정도면 모를까. 이 정도 상처는 흉하다고. 지울 수 있으면 얼른 지워줘."

"싫어요. 지워 버리면 다시 못 만들잖아요. 전 멋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난 싫어. 얼른 지우라니까."

"알았어요."

"그보다. 아랑검도 정말로 치료했구나."

"저야 생명이 있는 거라면 뭐든지 치료할 수 있으니까요."


* * *


민우량은 초가집 마루에서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자신이 아랑검을 구하러 갔던 그 순간을 떠올리고 있었다.

민우량도 이젠 늦어서 아랑검을 구하지 못할 거로 생각했을 때였다.

그때 자신의 눈으로도 보이지 않는 상상할 수 없는 빠른 공격이 화경의 고수들을 산산조각 내 버렸다.

아랑검이 공격한 것인지도 확신할 수 없을 정도로. 공격 자체가 보이지 않았다.

민우량의 눈으로도 확인이 안 되는 공격이었다.

민우량은 현경 이면서도 적수가 없는 천하에 적수가 없는 자였다. 그런 민우량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공격이라니. 민우량은 그 생각에 잠겨 있었다.

아랑검과 화경들의 일전.

그 일전에서 일반적으론 서로 날린 무공에 서로 죽어 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아랑검은 차마 허용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공격이 동시에 공격했다고 생각되는 그 순간에도 상대를 먼저 공격하여 파괴해 버린 것이었다.

민우량은 그 공격을 상대한다면 소름이 돋을 공격이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빠르기. 민우량은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기 눈으로 그 장면을 봤기에 그 생각에 잠겨 멍하니 있었다.

'아. 아랑검. 그대는 정말 엄청나군.'

민우량은 애검옆에 누워 있는 아랑검을 뜨거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곤 아랑검을 잡으려는 충동을 애써 억눌렀다. 치료가 됐다곤 하지만 자신이 휘둘러 보기에는 해가 될 수도 있었다.

"빨리 일어나라고. 다시 한 번 널 휘둘러 보고 싶단 말이야."


* * *


애검은 정신을 차렸다.

"내 몸. 멀쩡하네. 여기는 저승인 건가?"

애검2세 : "우앙~ 엄마~ 정신이 들어?"

"이년아 조심해 엄마 찌르겠다. 그보다 어떻게 된 거야?"

애검2세는 애검에게 자초지종을 말해주었다.

한편, 아랑검과 민우량은 음습한 산속에 단둘이 있었다.

아랑검과 민우량이 산속에 있는 이유는 민우량이 구해준 보답으로 단 하루 동안 원 없이 아랑검을 휘둘러보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아랑검도 거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우량의 두 눈은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마치 지금껏 욕정을 참아온 사내가 눈앞에 선녀를 둔 무섭고 짐승 같은 눈빛이었다.

아랑검은 민우량의 부담스러운 눈빛을 볼 때마다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민우량 : "그럼. 잡는다."

아랑검 : "그래."

민우량은 떨리지만 큰 힘 가득한 손으로 아랑검을 잡았다.

아랑검 : "으읔. 남자 손에 잡히다니."

"왜? 남자가 싫은 거야?"

"난 남자니까. 남자에게 잡히는 기분은 마치 남자가 내 거기를 잡은 기분이 든다고."

"하하하. 지금 잡은 곳이 다른 남자의 거기라고 생각되니 조금은 거부감이 드는군.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 넌 여자야. 상당히 수줍어하는 여자!"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얼른 휘둘러."

"뭐야? 나보다 네가 더 안달 난 건가?"

"웃기는 소리 하지만 누가 남자 따위에게 휘둘리는 걸 즐길 것 같아?"

"오. 즐긴다나. 그냥 잡고만 있을 뿐인데 왜 이렇게 흥분하는 거야?"

"무.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봐봐. 검끝이 촉촉해졌잖아?"

"뭐??"

아랑검의 검 끝은 실제로 촉촉한 녹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주 미량이지만 말이다.

민우량은 검끝에 있는 갈색 녹물을 손가락을 살며시 만졌다. 그 액체는 끈적끈적하게 아주 길게 늘어나기까지 했다.

민우량 : "정말로 아무렇지 않은 거야?"

아랑검 : "이건 그냥 콧물 같은 거야. 좀 춥네."

"후후. 자 그럼 슬슬 휘둘러 볼까."

"아아아앙~"

민우량은 휘두른 척했을 뿐 아무런 행동도 안 했다. 아랑검이 지레짐작하여 교태를 질렀던 것이다.

민우량 : "이봐, 이봐. 멋대로 느끼지 말라고."

"괴롭히지 마. 얼른 휘둘러!"

"괴롭히긴 누가 괴롭혔다고."

"그만 짓거리고 얼른 휘두르란 말이야!"

"하하하. 지금 애원하는 거야?"

"애원 웃기지 마. 지금 기분은 최악이야. 얼른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라고."

"하하하. 뭐 천천히 하자고. 일단 가볍게 움직여 볼까나."

[ 부웅 부웅 ]

민우량이 가볍게 아랑검을 휘둘렀다.

아랑검은 생각했다.

'아아~ 역시 이 녀석이 휘둘러 주는 건 기분이 끝장나게 좋아. 역시 검의 달인이 휘둘러 줄 때가 가장 행복한 거야. 단지 이놈이 남자라는 점이 불쾌하지만.'

민우량 : "이봐. 이봐. 네가 콧물이라고 주장하는 게 점점 더 많이 흘러나오는데?"

아랑검 : "네가 휘둘러서 바람 때문에 더 추워서 그런 거야!"

"하하하. 솔직해 지는 게 어때? 너 지금 기분 무지하게 좋잖아?"

"웃기지 마 누가 기분이 좋다고."

"이 떨림과 울림. 확실히 흥분할 때나 나오는 거라고."

"아니야. 이건. 그런 게 아니야."

"그럼 뭔데?"

"추워서 떠는 거야?"

"하하하. 구차한 변명이야. 너무 즐기지 말라고 하루는 정말 긴 시간이니까."

"으읔, 앙데, 이대로 가다간."

"이대로 가면 뭐?"

"앙데, 점점 내가 어떻게 돼버릴 것 같아."

"돼버리라고! 싸질러!"

"앙데! 젠장 왜 하필이면 남자 손에 잡혀서야 이런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드는 거야."

"좋아. 그럼 기를 넣어주마!"

"앙데! 지금 기를 넣어 버리면 가버렷!"

민우량이 거칠게 아랑검으로 내력을 흘려보냈다.

아랑검 : "뜨거워! 뜨거운 게 내 몸에 들어와! 아앙. 싸버렷! 나와버렷!"

[ 쿠아아아앙! ]

아랑검의 검끝에서 무지막지한 광선이 뿜어져 나왔다.

그 광선은 하늘을 향했고 순간적으로 하늘이 갈라지고 번개가 치며 잠시 후에는 천둥까지 치고 말았다.

민우량 : "하하하. 대단해. 정말 대단해. 그냥 기를 조금 넣었을 뿐인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초식 같은 게 나오다니."

아랑검 : "흐윽. 흐윽. 남자에게 싸버리다니. 비참해."

민우량 : "이봐. 좋아 네가 남자란 걸 인정해 주지. 하지만, 말이야. 아무래도 넌 남자면서도 남자에게 욕정을 느끼는 변태인 거야."

"너무해. 어떻게 그런 말을."

"하하하. 말하는 것과 몸이 반응하는 게 완전 반대잖아? 잠깐만. 오히려 욕해주고 모독하고 창피를 주면 더 흥분하는 변태인 건가?"

"뭐?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만 너의 정체성을 찾으란 말이야!"

민우량은 본격적으로 내력을 끓어 올려 초식을 사용했다.

아랑검 : "꺄아~ 그렇게 해버리면 연달아 가버렸!"


* * *


길고 긴 하루가 지났다.

민우량은 상의를 탈의하고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다. 그리고 아랑검은 왠지 모르게 홀쭉해진 듯 보였고 힘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미묘하게 만족해하는 표정을 짓고 있기도 했다.

아랑검 : "이제 건들지 마 하루 지났어! 난 약속을 지켰어."

"그런가. 뭐 원 없이 휘둘러 봤으니 됐어. 그보다. 너 어제일 기억나?"

"기억 안 나. 이런 불쾌한 추억을 머리에 넣어 둘까 보냐."

"강주성에서 있던 일 기억나? 마지막에 너 화경의 고수들을 순식간에 죽인 거 기억나느냐고 묻는 거야."

"몰라. 그때 의식을 잃어서 말이야. 네가 구해준 거 아니야?"

"뭐 내가 아니었으면 분명히 일이 났겠지만. 네가 화경의 고수들의 공격을 무력화시킨 건 분명해. 멀리서 보던 나도 분명히 서로 공격해 양쪽이 다 죽을 거로 생각했는데 너의 공격은 내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빨랐어 내가 보기에도 기를 방출한 순간은 같았어. 하지만, 너의 공격은 너무도 빨라서 화경 고수들이 공격하기도 전에 완전히 파괴해 버렸어. 내 눈으로도 보이지 않는 공격이었다고. 그 생각을 하면 아직도 소름이 돋아. 너 그때 무엇을 한 거야?"

"내가 그런걸. 했었다고?. 하지만, 전혀 기억이 안 나. 어쩌면 생사기로에서 뭔가 엄청난 걸 한 걸지도 모르겠네. 그보다 넌 뭘 할 거야? 다시 황제자리를 되찾을 거야?"

"아니. 난 너보다 더 강력한 검을 찾아 여행을 떠날 거야."

"??"

"네가 정말 마음에 들지만 거부하는데 강제로 쥘 수도 없는 거고. 난 오래전부터 강한 검을 찾고 싶어 했으니까. 뭐 이 세상에서 찾을 만큼 찾아본 것 같으니. 다른 세상에서 검을 찾아볼 생각이야."

"다른 세상?"

"환타는 다른 세상에서 왔거든."

"다른 세상에서 왔다니?"

"환타는 다른 세상에서 왔다고 말하더라고. 그리고 난 그 녀석의 신비한 능력을 보고 그 말을 믿기로 했어. 그래서 난 다른 세상으로 가는 방법을 찾아볼 거야."


* * *


애검은 애검2세를 들고 열심히 수련을 했다. 강주성에서 필사적으로 아랑검에게 의지하면서 그때 아랑검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그때는 미처 몰랐지만, 그때 아랑검이 필사적으로 움직였던 움직임은 무사에게 있어서 너무도 아름답고 부드러우며 강력한 검법이었다.

애검은 그때 느낀 경험을 잊지 않으려고 열심히 수련을 했다.

또한, 민우량은 매일매일 명상에 잠겨 있었다. 민우량은 아랑검이 보여줬던 눈에 보이지 않는 초식에 매료되어 그것만 생각하고 무엇이 그런 속도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생각하기만 반복했다.


* * *


환타 : "검 아저씨."

아랑 : "왜?"

"혹시 모습을 굵고 둥글둥글하게 바꿀 수도 있지 않나요?"

"모습?"

"이리저리 자유롭게 휘어지는 것도 가능한 걸 보니. 이런 날카로운 칼 모양 말고도 몽둥이처럼 날카로움 없는 모양으로도 변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음. 한번 해볼까."

아랑검은 잠시 정신 집중을 했다. 환타의 말대로 검모양에서 몽둥이 모양으로 변하는 건 가능했다.

환타 : "좀 더 복잡한 모양으론 어떤가요? 사람모습이라던가."

아랑검은 다시 정신집중을 하여 모습을 변화시키려 했지만 그런 모습은 될 수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몽둥이나 창, 검처럼 길죽한 모양으로밖에 변하질 못했다.

환타 : "검 아저씨. 진동 일으킬 수 있죠?"

아랑 : "그거야 쉽지."

아랑검은 몸을 진동시켰다. 마치 딜X 같았다.

아랑 : "또 무엇을 해볼까. 나도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궁금한데?"

"아저씨 제가 생명의 은인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부탁이 있는데 들어줄 거죠?"

"뭔데?"

"저의 딜X가 되어주세요."


*** *** ***


예고편


민우량 : "현경 이상이 된다는 건 어쩌면 죽는 걸 수도 있어. 수많은 역사 중에 왜 현경 이상의 경지가 되는 사람의 기록이 없는 걸까? 될 수가 없어 설까? 어쩌면 인간이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서 죽어 버린 게 아닐까? 어쩌면 사라진 걸지도. 그리고 어쩌면 아랑이 너처럼 검이나 혹은 다른 무언가의 물체 속으로 영혼이 들어간 걸지도 모르지."

민우량은 너무도 파괴적이며 너무도 강렬하고. 그러면서도 위대해 보일 정도의 환골탈태를 하고는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아랑검은 민우량이 사용한 검을 살펴봤지만, 자신처럼 민우량은 검으로 영혼이 이동된 진 않았다.


* * *


"애검2세는 또 다른 나야. 이건 우리의 아기가 아니라. 나의 또 다른 마음 같은 거야. 현경의 경지에 들어서고 애검2세가 내 일부라는 걸 알 수가 있었어."


* * *


아랑 : "이젠 그만 수련해. 현경의 경지를 넘어서면 죽을 수도 있어."

애검 : "나도 그러려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게 어찌 된 것인지 이젠 그만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된걸. 뭐랄까. 그동안 강해지기 위해 필사적이었는데. 이제 그러한 감정 없이 편안해 지자. 내가 원하지 않아도 깨달아 가는 것 같아. 이대로는 나도 민우량처럼 될지도 모르겠어."


* * *


애검은 민우량과 같은 세 번째 환골탈태를 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아랑검은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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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나는 검이다. - 10 12.10.18 1,204 10 27쪽
9 나는 검이다. - 9 12.09.21 935 8 23쪽
8 나는 검이다. - 8 12.09.21 1,228 8 12쪽
7 나는 검이다. - 7 12.08.26 1,782 10 8쪽
6 나는 검이다. - 6 +2 12.08.25 1,663 12 8쪽
5 나는 검이다. - 5 12.08.25 1,800 14 7쪽
4 나는 검이다. - 4 12.08.25 2,151 19 7쪽
3 나는 검이다. - 3 +1 12.08.24 3,058 21 8쪽
2 나는 검이다. - 2 +1 12.08.24 4,666 28 7쪽
1 나는 검이다. - 1 +2 12.08.24 7,768 3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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