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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송가연vs정문홍 대표…현실판 ‘달콤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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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연은 데뷔 전부터 로드FC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유명세를 탈 수 있었다. ⓒ 데일리안DB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나오는 유명한 대사다. 이병헌이 한때 자신이 모시던 보스 김영철에게 총을 겨누며 자신에게 도대체 왜 그랬냐고 묻자 들려온 대답이다.

영화 속 이병헌은 누구보다도 충성스러웠던 자신을 감금하고 고문한 김영철에게 화가 났다. 무엇보다 그렇게까지 심하게 자신을 몰아붙인 김영철의 속내가 궁금했다. 이에 대해 김영철은 묘한 대답으로 확답을 피한다. 하지만 서로는 알고 있다. 상대가 무엇 때문에 자신에게 적대감을 보이고 화가 났는지. 영화를 보는 팬들 역시 어렴풋이나마 두 사람의 감정을 공유한다.

살다보면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 일들이 있다. 화는 굉장히 많이 나는데 모조리 솔직하게 인정하고 말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상황. 만약 이런 일이 각자 이해관계에 있는 이들 사이에서 도미노처럼 일어나면 굉장히 난감해진다. 나만 억울하고 상대의 말은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쉽게 해결될 것 같아보이던 일은 더욱 어렵게 꼬이고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기 일쑤다.

현재 로드FC와 정문홍 대표의 상황이 딱 그렇다. 로드FC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종합격투기 단체다. 그리고 이를 이끄는 수장은 정문홍 대표다. 로드FC와 정 대표는 한때 우후죽순처럼 여러 단체가 생겨났다 모조리 쇠퇴의 길을 걷던 국내 종합격투기 시장을 다시금 부활시킨 주역으로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로드FC는 거칠것이 없어보였다. 꾸준히 넘버시리즈를 개최하며 대회의 규모를 불려나간 것을 비롯해 중국시장까지 진출하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거대 단체로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물론 몇몇 아쉬운 일들도 발생하며 팬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렸지만 국내 최고라는 타이틀은 변함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로드FC와 정 대표가 역풍을 맞고 있다. 이른바 ‘송가연 사태’가 그 이유다. 데뷔 전부터 ‘미녀 파이터’로 이름을 알렸던 송가연(23)은 국내에서 가장 이름이 널리 알려진 여성 파이터 중 한명이다. 경기를 많이 치른 것도, 크게 임팩트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미모를 겸비한 소녀 파이터라는 콘셉트는 높은 인지도로 이어졌다.

여기에 로드FC의 적극적지원도 한몫했다. 초창기 로드FC는 송가연을 간판스타로 내세웠다. 격투 선수로 데뷔 하기도 전에 방송에 출연시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것을 비롯해 각종 홍보 공간에서 간판급 스타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심지어 데뷔전을 메인이벤트로 장식하는 보기 드문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팬들 사이에서 많은 논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 ‘송가연 마케팅’은 성공을 거뒀다. 송가연으로 인해 로드FC는 초반부터 일반 팬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승승장구할 수 있었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실력은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파이터들까지 덩달아 주목받는 시너지효과도 이루어졌다. 적어도 마케팅 홍보라는 측면에서 송가연 효과는 대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 로드FC와 송가연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로 오랫동안 ‘윈윈’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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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FC와 송가연은 오랫동안 ‘윈윈’할 것으로 보였다. ⓒ 로드FC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문제가 일어났다. 송가연과 로드FC의 관계에 금이 갔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이를 입증하듯 송가연은 잠적하다시피 모습을 감췄고 온갖 루머가 난무했다. 그러던 중 최근 송가연과 로드FC측의 소송이 벌어졌고 그제야 팬들은 상황이 우려했던 것보다 심각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팬들을 더욱 눈살 찌푸리게 한 부분은 이른바 로드FC측의 ‘진흙탕 싸움’이었다. 타 단체 혹은 타 스포츠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선수와 단체간 소송은 왕왕 있어온 일이다. 물론 대다수의 경우는 선수 개인이 거대한 단체를 이기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송가연은 수박E&M과 계약 해지 법정 분쟁에서 승소하며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결에 따라 2013년 12월 1일 체결한 매니지먼트 전속 계약을 무효화 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는 시작일 뿐이었다. 아직 로드FC측과의 관계가 깔끔히 끝나지 않았고 로드FC와 정 대표 역시 이대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상황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런 가운데 양쪽과 관련된 관계자들이 SNS 등을 통해 설전을 벌이며 팬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뭐가 진실이냐”는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동료 파이터 및 단체 관계자, 심지어 언론과 격투팬들까지 각각 다른 의견을 내놓는가하면 모호한 말들이 오가며 한편의 추리소설 같은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던 송가연이 직접 나서 “이건 나와 정 대표의 문제”라며 문자 메시지 내용까지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송가연이 공개한 메시지는 깜짝 놀랄 만한 내용들이 다수 담겨 있다. 무엇보다 당사자가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송가연과 정 대표는 메시지 내에서 서로 자신이 억울하다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송가연은 불합리한 처사와 인간적인 모멸감 등을 털어놓은 반면 정 대표는 “적반하장 아니냐”며 받아치는 모습이다.

물론 메시지 내용만으로 진실 여부를 가리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주위 관계자들의 주장과 억측이 난무했고, 당사자끼리도 말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송가연은 정 대표와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자는 입장이다. 반면, 정 대표는 만남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당장의 만남 여부를 확신할 수 없지만 실타래처럼 엉킨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라도 당사자들의 대면은 불가피해 보인다.

팬들은 영화 ‘달콤한 인생’을 방불케 하는 상처뿐인 진실공방이 하루 빨리 끝나기를 고대하고 있다. 양 측의 싸움이 깊어질수록 국내 격투계가 받는 타격은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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