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닉 크루즈(출처=UFC홈페이지) |
내년 1월 18일(한국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있을 ‘UFC FIGHT NIGHT 81’ 메인이벤트에서 격돌할 UFC 밴텀급 현·전 챔피언 T.J. 딜라쇼(29·미국)와 도미닉 크루즈(29·미국)의 장외 신경전이 뜨겁다.
둘은 경쾌한 발걸음을 바탕으로 원거리와 근거리를 오가며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고 경기의 흐름을 잡아가는데 능하다. 레슬링이라는 탄탄한 베이스에다 아웃파이팅에도 능해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많은 공격을 퍼부어 매 라운드 포인트 싸움에서도 우위를 가져가기 일쑤다. 현 챔피언 딜라쇼는 명 타격코치 드웨인 루드윅과의 훈련을 통해 스텝 기술자가 된 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 챔피언 크루즈는 과거 이러한 파이팅 스타일로 체급의 지배자로 군림했다. 둘은 깊이 파고들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패턴의 색깔은 비슷하다.
하지만 크루즈와 딜라쇼는 이를 인정하기 싫다. 크루즈는 딜라쇼는 자신의 ‘짝퉁’일 뿐이라고 여긴다. 본래 그러한 스타일의 원조는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딜라쇼는 이를 받아들일 생각이 전혀 없다. 갈수록 발전하는 현대 MMA의 추세 속에서 자신이 펼치는 파이팅은 크루즈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주장한다.
크루즈는 20대 중반의 나이에 최강자로 군림한 후 무려 3년을 부상으로 쉬었다. 챔피언에서 내려온 것도 경기에서 패해서가 아닌 공백 기간이 길어서였다. 아직까지 누구도 실력으로 그를 정상에서 끌어내린 상대는 없다. 때문에 크루즈는 여전히 자신이 최강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자신과 비슷한 파이팅 스타일로 정상에서 군림하고 있는 딜라쇼가 못마땅하기 그지없다.
크루즈는 폭스 스포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꾸준히 딜라쇼를 언급하고 있다.
크루즈는 “밴텀급은 여전히 내가 정리한 그대로다”고 말한다. 딜라쇼가 있기는 하지만 계보를 잇는 챔피언이라기보다는 자신이 없는 공백을 잠시 채워주고 있는 임시 대체자 정도로 여긴다. 헤난 바라오(28·브라질)외에 딜라쇼가 이긴 다른 정상급 강자가 없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그저 상대성과 대진 운이 좋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딜라쇼 입장에서는 불쾌하기 그지없다. 아무리 크루즈가 이러쿵 저러쿵한다해도 자신이 더 강하다고 확신한다. 크루즈의 펀치는 파워가 떨어지는지라 파괴력에서 앞서는 본인이 더 강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SNS 트위터를 통해 "닭다리를 치료하고 붙어보자"고 강도 높게 도발했다. 닭다리는 장기 부상을 자주 당하는 부분을 조롱한 것으로 크루즈 입장에서는 모욕적이기 그지없는 표현이다.
이에 크루즈는 SNS에 "널 존 도슨에게 보내줄 것이다"며 맞불을 놓았다. 도슨은 과거 딜라쇼를 이긴 선수다. 조롱에 조롱으로 맞받아친 것이다.
“그의 스텝과 스위치 스탠스는 내 것을 모방한 것이다”는 크루즈의 말 또한 딜라쇼의 심기를 건드렸다. 여기에 대해 딜라쇼는 “자기가 그런 동작을 만들어냈다고? 정말 웃긴다! 그럼 잽이나 페인트 동작을 처음으로 도입한 선수가 크루즈란 말인가?”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그는 포인트를 따기 위한 경기내용으로 일관하는데 난 다른다. 차원이 다른 파괴력으로 때려눕혀주겠다”며 선전포고했다.
이렇듯 열심히 으르렁거리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둘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다. 딜라쇼가 크루즈를 이기게 된다면 더 이상 ‘저평가’는 없을 것이다. 반대로 크루즈가 딜라쇼를 물리칠 경우 ‘제2의 전설’을 향한 새로운 서막이 열리게 된다. 서로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열심히 분위기를 달굴 수밖에 없는 그들이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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