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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UFC 크로캅과 다른 표도르...정치하는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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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도르의 UFC행 불발로 ‘왜 돌아왔는가’라는 불만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 게티이미지

‘얼음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39·러시아)의 정착지는 UFC가 아닌 일본 무대로 확정된 가운데 여기저기서 실망과 아쉬움의 소리가 새어나온다.

표도르의 선택은 과거의 영광을 함께한 일본의 '구 프라이드(가칭)'였다. 오는 12월 31일 일본서 열리는 연말 이벤트에 출전할 예정인 표도르의 상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표도르는 자타공인 ‘MMA 역사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비록 선수 생활 말년 패하는 경기가 불어나 아쉬움을 남겼지만 10여년을 무패 강자로 지내며 격투계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겸손한 성격에 늘 말을 아끼고 조용한 이미지의 표도르도 링에만 오르면 누구보다 화끈한 경기를 선보이며 파이터의 매서운 면모를 선보였다.

때문에 표도르 복귀 선언 직후 세계 격투기 팬들의 관심이 쏠린 것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헤비급 치고 작은 체격, 불혹의 나이, 오랜 공백기 등으로 예전 같은 존재감은 뿜지 못한다 해도 표도르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팬들의 가슴은 부풀어 올랐다.

빅네임을 입증하듯 그의 행보를 둘러싸고 루머와 예측이 난무했다. UFC를 비롯해 일본의 신생 단체 혹은 제3의 단체가 물망에 오르며 끊임없이 팬들을 애태웠다. 결국, 최종 행선지가 확정되며 조금씩 밑그림이 그려지는 상황이다.

사실 상당수 팬들은 표도르가 UFC에서 뛰길 바랐다.

무패행진이야 이미 깨졌고, 과거 프라이드 시절처럼 무적 포스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예전부터 많은 이들은 ‘UFC에 입성한 표도르’를 보고 싶어 했다. 프라이드 시절 그와 헤비급을 이끌던 선수 중 UFC에 입성하지 않은 파이터는 같은 러시아 계열의 세르게이 하리토노프 뿐이다.

물론 타 단체에서 강자들과 자웅을 겨루는 방법도 나쁜 것은 아니다. 꼭 UFC에서 뛰는 것만이 도전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헤비급 시장은 선수층이 두껍지도 않고 그나마 기량을 갖춘 선수들은 대부분 UFC에서 뛰고 있다.

UFC 외 단체에서 표도르와 붙을 만한 파이터가 극히 드문 것도 사실이다. 하리토노프 등 극히 일부만이 그나마 격에 맞는 상대일 뿐, 그나마 인지도가 있다는 선수들도 전성기 기량을 상실했거나 은퇴를 눈앞에 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붙고 싶어도 붙을 선수가 없는 셈이다.

팬들이 표도르의 UFC 입성을 간절히 바랐던 배경에는 UFC가 가장 크게 자리했다. 아무리 기량이 예전 같지 않다 하더라도 세계격투계 최강자로 불렸던 ‘황제’ 닉네임을 쓰는 사나이가 전성기 기량을 잃은 선수나 무명 선수들과 이벤트 매치업을 펼치는 광경은 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

표도르의 UFC행 불발로 ‘왜 돌아왔는가’라는 불만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표도르는 러시아에서 스포츠 영웅 중 한 명으로 통한다. 억지로 컴백을 해야 할 만큼 금전적으로 어렵지도 않고, 그렇다 하더라도 그의 명성이라면 경기를 뛰지 않고도 수입을 챙길 방법은 많다.

그럼에도 파이터로 돌아왔다면 링 자체가 그리웠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표도르가 동기부여가 된 상태에서 제대로 된 상대들과 일합을 겨루길 원했다.

이런 표도르 측 행보는 시대의 라이벌 크로캅과 극명하게 비교된다. 크로캅은 프라이드 시절부터 경기에 관해서는 늘 망설이지 않았다. 이기면 이기는 대로, 패하면 패하는 대로 끊임없이 몸을 만들고 경기를 치러왔다. 부상 투혼도 있었다. UFC에서 경쟁력을 잃고 나락으로 추락했던 시점에도 타 단체를 거쳐 다시 돌아왔다. 전사로서 강자들과 겨루길 원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크로캅의 마인드를 무작정 표도르에게 대입하는 것도 억지다. 하지만 오랜 세월 직간접적으로 경쟁했던 둘을 자연스레 비교되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더욱이 최근 크로캅은 노익장을 과시하며 숙명의 적 가브리엘 곤자가(36·브라질)를 상대로 리벤지까지 성공했다. ‘끝없는 도전자’ 이미지가 쌓이며 그 많았던 안티팬들도 눈에 띄게 줄었다.

표도르는 프라이드 시절에도 경쟁 상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 간격을 길게 잡는 등 매사에 신중했다. 어찌 보면 현명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화끈하게 매치업에 나서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황제라는 별명에 맞게 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거림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냉정히 말해 표도르는 현재 황제가 아니다. 왕좌에 있을 때는 신중하게 상황을 살필 수밖에 없다 하더ㅁ라도 정상을 탈환하는 과정에서는 전사처럼 달려드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 대다수 팬들의 심정이다. 제3의 단체를 선택한 표도르 행보가 진한 아쉬움을 남기는 이유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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