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UFC홈페이지) |
UFC 밴텀급 전 챔피언 도미닉 크루즈(29·미국)는 체급에서 가장 아쉬운 선수중 하나다. 실력하나만큼은 여전히 최강자로 꼽히고 있지만 잦은 부상으로 인해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1번의 싸움을 하면서 단 한번 밖에 패하지 않았다. 2007년 당시 ‘WEC 26 Las Vegas’대회서 당시 최고의 상종가를 치고 있던 유라이아 페이버(36·미국)에게 1라운드 초반 길로틴 초크를 허용했지만 이후 어떤 경기에서도 더 이상 패배를 용납하지 않았다.
현재 극강의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UFC 플라이급 챔피언인 ‘마이티 마우스’ 드미트리우스 존슨(29·미국)도 크루즈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크루즈는 이후 자신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겨줬던 페이버에게도 설욕에 성공했다. 전적만 놓고 봤을 때 그만큼 깔끔한 선수도 많지 않다. 지금이야 밴텀급 무대에서 챔피언 T.J. 딜라쇼(29·미국)와 헤난 바라오(28·브라질) 등이 득세하고 있지만 크루즈가 건재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평가다.
크루즈의 경기 스타일은 ‘지배자(The Dominator)’란 별명에 딱 들어맞는다. 경기 내내 경쾌한 스텝으로 상대와의 거리 싸움을 완전히 자신 쪽으로 끌어오는가 하면 타격, 그래플링 어느 쪽 승부로 가도 타이밍을 뺏고 흐름을 잡아가는 쪽은 크루즈다.
크루즈의 파이팅 스타일은 매우 다이나믹하다. 스탠딩에서의 그는 전후좌우 거침없이 스탭을 밟으며 빠른 펀치 연타와 킥을 날린다. 양 훅이 거침없이 상대의 안면 쪽으로 들어가고 어퍼컷과 스트레이트가 끝없이 뒤따른다.
킥에도 일가견이 있는지라 로우-미들-하이 등이 마구 쏟아진다. 펀치와 킥을 섞어서 무한 컴비네이션을 날리면 상대는 정신을 차리기 힘들어진다. 펀치로 상대를 몰아붙인 후 로우킥으로 다리를 강타해 바닥에 쓰러지게 하고 기세에 밀려 뒷걸음질 치는 상대에게는 플라잉 니킥을 꽂아버린다.
크루즈의 타격은 매우 빠르면서도 정확하다. 워낙 타격을 쏟아내는지라 마구 날리는 것 같지만 상대의 빈틈에 적중률 높게 꽂히고 엇박자와 불규칙한 리듬까지 연결되며 수비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카운터에도 능해 근성으로 밀고 들어온다 해도 더 큰 데미지를 입히기 일쑤다. 훅 공격에 어퍼컷으로 카운터를 거는가하면 물러나면서 치는 훅 카운터도 상당히 정확하다.
레슬링 실력도 일품이라 테이크 다운이나 클린치 싸움을 섞어서 쓰게 되면 상대는 투지를 잃고 만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신은 엄청나게 때리고 상대를 굴리면서도 정작 자신은 타격과 테이크다운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크루즈는 실력에 대해서는 더 이상 검증이 필요 없다. 하지만 그는 챔피언벨트를 차고 있던 시절에도 많은 팬들 사이에서 ‘사이버 챔피언’으로 불렸다. ‘챔피언이기는 하지만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조롱의 의미가 담겨 있다.
부상공백 등으로 워낙 경기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으로 지난 수년 동안 그의 경기력은 그동안 쌓아온 ‘명성’과 지난 경기의 하이라이트 정도로밖에 확인해 볼 수 없었다.
크루즈는 지난해 미즈카키 타케야와 경기를 가지기 전까지 무려 3년을 부상으로 쉬었다. 결국 챔피언 벨트마저 반납해야했다. 더 강한 상대가 등장해서가 아닌 부상공백 때문에 정상에서 하차해야했던 안타까운 케이스다. 불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타케야를 간단하게 격파하며 부활의 나래를 펼치는 것처럼 보였지만 훈련도중 당한 부상으로 또다시 ‘잠정휴업’에 들어가야만 했다.
절치부심중인 크루즈는 내년 1월 18일(한국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있을 ‘UFC FIGHT NIGHT 81’ 메인이벤트서 현 챔피언 딜라쇼와 타이틀전을 벌일 예정이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