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FC200 무대를 통해 복귀하는 브록 레스너. ⓒ 게티이미지 |
역사적인 UFC 200이 예상치 못한 암초에 걸려 사실상의 좌초 위기에 빠졌다.
다니엘 코미어(38·미국)와 메인이벤트를 장식해야 할 존 존스(29·미국)가 약물파동으로 이탈, UFC와 팬들도 충격에 빠졌다. 200번째 넘버 시리즈라는 상징성을 감안했을 때 UFC 측은 어느 때보다 이번 대회에 공을 들여왔다. 선수들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다른 대회와 달리 메인카드 파이터들은 결원 없이 10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T 모바일 아레나서 있을 결전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대형 폭탄이 터져버렸다. 존 존스의 약물 파동으로 출전할 수 없게 된 것. UFC 200의 메인을 장식할 코너 맥그리거(27·아일랜드)의 공백을 메우려했던 카드라 충격은 배가됐다. 부랴부랴 전 미들급 챔피언 앤더슨 실바(41·브라질)를 불러들였지만, 현재의 기량으로 봤을 때 미스매치에 가깝다.
그런 점에서 마크 헌트(42·뉴질랜드)와 브록 레스너(40·미국)의 격돌은 UFC 측에서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초대형 매치업이라 할 수 있다. 모두 40대에 접어들었지만 이름값, 캐릭터, 경기 스타일 등에서 묵직한 헤비급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파이터들이라 UFC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레스너의 UFC 200 합류는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맥그리거나 존스도 없는 상황에서 그들의 상품성을 그나마 대체할 몇 안 되는 파이터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레스너는 프로레슬링과 MMA에서 모두 슈퍼스타로 등극한 인물이다. 알베르토 델 리오, 션 오헤어, 바비 래쉴리, 바티스타 등 종합격투기에 도전한 프로레슬러 중 레스너만큼 성공한 선수는 없다.
최근 레스너는 공식 인터뷰를 통해 UFC에 복귀하게 된 배경과 그간의 심정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대전료에 상관없이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UFC 200 복귀가 전격 결정됐다.
WWE에서 만족스러운 대우를 받고 있는 그가 돈을 벌기 위해 UFC 무대에 컴백한 것은 결코 아니다. 오브레임전 패배를 끝으로 건강상의 문제로 옥타곤을 떠났을 때도, 늘 이곳을 생각하고 있었다. 건강한 몸으로 과거의 안 좋은 기억들을 복귀전을 통해 지우고 싶어 한다.
일부에서 제기된 한 달 뒤 ‘서머슬램(SummerSlam)’ 홍보차 UFC 200에 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으며 “아니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레스너는 WWE 복귀 후 랜디 오턴(36·미국)과 대형매치업을 예약했다. 오턴은 레스너의 WWE 최연소 챔피언 기록을 깨뜨린 또 하나의 슈퍼스타 프로레슬러다.
레스너가 강조하는 단어는 경쟁이다. 경쟁을 원하기 때문에 싸운다. 5살 때부터 운동 선수로 자라왔으며 파이터와 엔터테이너로 끊임없이 경쟁해왔다. 비록 병 때문에 경쟁에서 잠시 물러나 있었지만 늘 다시 돌아가 싸우기를 원했다. 그리고 바람대로 회복해 돌아왔다.
헤비급에서 KO 제조기로 유명한 헌트에 대해서도 두려움보다는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레스너는 계체량을 마친 뒤 “헌트가 타격에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레슬링에서 내가 우위다. 누가 더 강한지 보여주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돌아온 괴물 레스너가 헌트를 상대로 명경기를 펼치며 존스 사건으로 흔들리는 UFC 200을 타오르게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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