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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원정도박' 혐의 오승환, MLB 진출은 어떻게?

대한민국 야구사를 대표하는 거물 마무리 투수들의 잇단 도박파문에 팬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창용 불패' 임창용(40)이 거듭된 도박행보를 끊지 못하고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사실상 방출통보를 받은 데 이어 '돌부처' 오승환(33, 한신 타이거즈)마저 원정도박 혐의를 일부 시인했다. 이에 따라 두 선수 모두의 친정팀 삼성은 도박역풍을 맞고 이미지에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됐다.

9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오승환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마카오에서의 원정도박 유무를 추궁했고 조사 결과 오승환은 "수억원 상당의 칩을 빌린 것은 사실이며 실제 도박 횟수와 액수는 크지 않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검찰은 상황에 따라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일단 오승환의 처벌유무 및 수위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한 것이 밝혀져야 확정될 수 있겠지만 선수 개인의 이미지에는 큰 손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쨌거나 원정도박을 한 것은 사실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팬들 역시 평소 성실한 이미지의 오승환에 대해 실망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 소속팀 잔류 및 메이저리그 진출 등 차기행보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흔들리는 돌부처, 위기의 비시즌 막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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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신 타이거즈에서 활약 중인 오승환
ⓒ wikimedia


오승환은 '무등산 폭격기' 선동렬, '대성불패' 구대성 등과 더불어 최고 마무리 계보를 잇는 소방수다. 2005년 2차 1순위(전체 5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그는 선동렬 감독의 지도하에 단숨에 특급 소방수로 우뚝서게 된다.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수없이 많은 준우승을 했던 데에는 뛰어난 선수들은 많지만 선동렬, 이종범같은 경기를 완벽하게 지배하는 선수의 부재가 컸는데 오승환의 등장으로 인해 말끔히 해결되어 버렸다. 오승환은 데뷔 첫해였던 2005시즌 10승 1패, 11홀드, 16세이브 방어율 1.18을 기록했다. 당연히 신인왕은 그의 몫이었다.

거기에 한국시리즈 3경기에 등판하여 7이닝 무실점, 11탈삼진, 방어율 제로의 놀라운 마무리 솜씨를 뽐내며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명실상부한 삼성 왕조의 탄생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오승환에게 2년차 징크스 같은 것은 없었다. 그는 2006시즌 4승 3패, 47세이브, 방어율 1.59를 기록했다. 47세이브는 이전 진필중이 갖고 있던 한 시즌 최다 세이브(42)를 가볍게 넘어선 국내 신기록이었다. 삼성은 이러한 오승환을 축으로 권오준, 정현욱, 안지만 등이 함께하며 불펜왕국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다. 타팀 팬들은 삼성 역사상 가장 존재감이 크고 무서웠던 선수로 오승환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러한 존재감과 업적만큼이나 타이틀 수상도 화려하다. 두 차례 한국시리즈 MVP를 비롯 세이브왕 5회, 승률왕 1회 등 마무리 투수로서 동시대를 완벽히 지배했다. 이러한 성적을 바탕으로 일본리그에 진출해서도 클라이막스 시리즈 MVP 1회, 최다 세이브 2회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충분히 메이저리그를 욕심내볼 만한 선수라 할 수 있다.

오승환은 은사인 선동렬이 그랬듯 전형적인 '투피치'투수다. 구종의 다양성으로 승부하기보다는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 국내와 일본리그를 평정했다. 워낙 구위자체가 무시무시한지라 구태여 많은 구종이 필요없다. 특히 그의 직구는 '돌직구'로 불릴 정도로 무시무시한 위력을 자랑한다. 150km 전후의 오승환표 강속구는 빠르기도 빠르거니와 묵직함이 돋보인다. 비슷한 공을 던지는 다른 파워피처와 비교해도 유달리 구위가 무겁다.

특별히 기교를 부리지도 속이지도 않고 정면승부를 펼침에도 불구하고 상대 타자들의 배트는 허공을 가르거나 밀려서 범타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워낙 공 자체의 힘이 강하기 때문으로 타자들은 뻔히 그가 위기 상황에서 어떤 구종을 던질지 잘 알고 있지만 시원스레 적시타를 쳐내는 데 힘겨워한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으로 무겁고 강하게 들어가는 오승환표 직구는 여전히 그를 상징하는 트레이드 마크다.

때문에 국내리그 시절부터 팬들은 류현진(선발)과 함께 메이저리그에 도전해볼 만한 투수로 오승환을 꼽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 힘 좋은 거포들이 즐비한 미국무대지만 '그래도 오승환이라면'이라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오승환 이전 국내리그를 지배했던 특급 소방수 선동렬과 구대성은 선수로서 모범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선동렬은 소속팀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불패신화의 중심축으로 활동했고, 이후 일본무대에 진출해서도 '나고야의 태양'으로 명성을 떨친 후 정점에서 은퇴했다. 구대성은 국내, 일본, 미국무대를 모두 경험한 것은 물론 40대 후반의 나이에 호주리그에서 활약하며 '롱런의 상징'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오승환 역시 이러한 위대한 선배들의 전철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벌어진 도박파문은 결과나 처벌수위를 떠나 그의 커리어에 치명적인 오점으로 남게 됐다. 비시즌 위기에 몰린 오승환이 남은 상황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주목된다.

-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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