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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123 님의 서재입니다.

쓰레기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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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123
작품등록일 :
2016.11.01 00:54
최근연재일 :
2017.04.14 21:24
연재수 :
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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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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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4
글자수 :
472,668

작성
17.03.1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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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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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84화 시간의 틈 (14)

DUMMY

조각을 다 모으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조각을 차곡차곡 모으는 사람들도 대부분 조각을 다 모으는 것을 바라고 있지는 않았다. 조각을 가장 많이 모은 마법사 연맹이나 브레스, 소드조차도 불가능하다 여기고 있었다.


단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모아두기만 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을 수 있는대로 모아둔 것이었다. 물론 속으로는 다들 조각을 다 모으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긴 했다.


혹시나싶어 내던진 말에 콜디가 적극적으로 다가오자, 소드는 어쩌면 원소술사가 세상에 풀려나가는 것이 어쩌면 요즘들어 부진했던 자신의 위상을 제대로 떨칠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여전히 소드는 콜디가 봉인에 풀려나가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다 판단했지만, 그녀와 손을 잡고 브레스를 성공적으로 치기만 한다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조각을 다 모은다는 것은 그 정도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을 정도였다.



"내가 알기로는 마법사 연맹도 조각을 꽤나 많이 모아놨을걸. 거기에 네말대로 브레스까지 치면 진짜 몇몇 잔챙이들 빼고는 조각을 다 모을 수도 있겠어. 근데 넌 왜 조각을 다 모으려고 하는 거야? 너같은 그냥 나부랭이들이 도대체 왜 조각을 모으려 하지?"

"난 진짜로 진지하게 조각을 모으고 있었어. '신'을 되살릴 강령술사도 이미 옛날에 포섭을 해놨었고. 계속해서 모으다보니 어느새 정상까지 올라서긴 했지만, 브레스 때문에 막혔을 뿐이지."

"그러니까 왜 모으냐고. 니 자랑을 물어본 게 아니잖아. 혼자서 조각을 다 모아봤자 무슨 의미가 있지?"

"혼자니까 의미가 있는 거지. 내가 알기로 마법사 연맹은 그 연맹 전체가 조각을 모으는 데에 동참하고 있고, 브레스는 사실상 말이 브레스지, 세계 협회가 다같이 모으고 있는 것이라 봐도 무방해. 심지어 그 쪽은 '신'을 되살리려는 게 아니라 그걸 막으려고 모으고 있는 거고. 근데 난 진짜 나 혼자서 그많은 조각들을 모았어. 이대로면 세계 최강의 검사 타이틀에서 더 윗단계, 아니 윗단계 수준이 아니라 정점을 찍는 것이 가능해."



결국 소드는 점점 밑도 끝도 없는 세계 최강이라는 자리를 넘보다가 조각에 심취하게 된 것이었다. 아무래도 원소술사가 아니다보니 결국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고, 그 한계를 넘으려면 '신'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최고의 방법이었다.



"웃긴 놈이네. 근데 내가 널 도와주면 나도 조각을 그럼 진지하게 모을텐데 너 혼자서 쓰는 건 아닐텐데. 내가 그냥 마지막에 널 배신해버릴 수도 있어."

"그건 적절히 배분을 해야지. 그리고 무엇보다 결국은 강령술사가 필요한테, 적절한 강령술사를 알고있나? 내가 알기로는 이 세계에 강령술사 자체가 아예 없는 수준인데다 손에 꼽을 정도로 있는 강령술사들조차 아예 자취를 감춰버린지 오래인데, 오랫동안 봉인되어있는 네가 아는 강령술사는 없을 것 같은데."

"그건 그래. 근데 그건 나중에 어떻게든 구해보면 될 일 아닌가? 조각을 다 모으는 게 우선이잖아."

"아무튼 도와주기만 하면 너한테도 충분히 '신'의 힘을 빌려 쓸 지분을 주겠어. 넌 어차피 원소술사니까 그렇게 많이까지는 또 필요없잖아."

"난 애초에 '신'의 힘이느니, 뭐니 별로 관심도 없어. 근데 이 조각들이 있는 것 자체가 난 마음에 안 들거든. 그래 아무튼 알겠어. 근데 네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지?"



소드는 바로 주머니를 뒤적거려 콜디에게 자신이 모은 조각들을 슬며시 보여주었다. 아무리 마법 가방에 넣어놓은 것이라지만, 말도 안 되는 숫자의 조각들이었다. 겨우 한두개 구경했었던 판스는 그 압도적인 숫자에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알겠어. 알겠어. 나 마법사 연맹 일만 딱 처리하고 도와줄게. 브레스는 영 맘에 안 드는 놈이기도 하니까."

"근데 얘네 둘은 어쩌지? 우리 계획을 다 들어버렸는데?"

"판스는 상관없어. 얜 내 충실한 친구니까."

"저도 이제 충실한 친구 할게요. 죽이지만 말아주세요."



난데없이 갑자기 목숨에 지장이 생긴 카넬은 살려달라 구걸하기 시작했다. 그는 어떻게 해서라도 한시라도 빨리 이 상황을 벗어나고싶은 마음 뿐이었다. 무덤이나 스누프와 같이 하던 사업 같은 것들은 이제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다.


나름대로 자신들이 입지를 다져놓았다고 생각하며, 무서울 게 없었던 그였지만 말도 안 되는 규모에 압도적인 둘의 대화를 듣고있자니 자신이 하고 있었던 일이 너무나 하찮아보였다.


어쩌면 이제 그들이 세계를 장악할지도 모르는 시점에서, 쓸데없는 사업 같은 것들은 무의미해보였다. 차라리 지금 목숨을 구걸해서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나았다.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알만한 세계 최강의 검사 소드와 말로만 들었던 원소술사가 눈 앞에 동시에 있으니 다른 생각이 나지않을 정도였다. 이제는 판스조차 그들 옆에 서있으니 무서울 지경이었다.



"네가 다른 사람들한테 떠벌리지 않을 것이라는 걸 어떻게 믿지? 아니, 그 전에 얜 도대체 누군데?"

"전 그냥 쓰레기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시키는대로 할 수도 있으니 가차없이 죽여버리지만 말아주세요."

"그냥 정신나간 애 같은데."

"스누프 밑에 있었던 카넬입니다. 이제는 뭐 아무렇게나 불러도 상관없어요."

"스누프? 그러고보니 스누프가 실종됐다던데 지금 여기 일이랑 또 뭔가 연관이 있는건가?"



스누프가 사라진 것과 콜디랑은 연관이 없었지만, 판스와는 단단히 엮여있었다. 그런 점에서 판스는 지금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순간들에 빠짐없이 엮여있을 정도로 상황이 복잡해져 있었다.



"그냥 다시 얼려버려야겠다. 죽이긴 뭔가 아깝고, 냅두기에는 불안하네. 자, 자. 이제 대충 볼일 다 끝났으니까 나중에 다시 만나자. 넌 누구랬지? 소드? 넌 나중에 판스랑 같이 와. 난 이제 할일이 있으니까 다음에 같이 봅시다. 알겠지?"



그러고는 콜디는 카넬을 얼려버리고, 소드와 판스를 얼어붙은 세계로부터 풀어주었다. 그렇게 둘은 동굴에 순식간에 단둘이 남겨지게 되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서로 목숨을 쥐었다 놨다 하는 사이에서 어쩡쩡한 사이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 이제 어떡하죠?"

"어쩌긴 뭘 어째. 너네도 브레스 밑에 있는 놈들이지? 저 여자가 널 마음에 들어하고 있는 것 같으니 브레스 밑에서 나와라. 이제 진짜로 브레스를 치려고 하니까."

"엄밀히 말하면 밑에 있는 건 아니긴 한데요. 근데 그럼 지금 세계 협회를 상대하겠다는 거에요?"

"어차피 세계 협회래봤자 브레스 빼고는 다 내 상대가 안 돼. 나 뿐만이 아니라, 세계의 강자들이 세계 협회에 찍 소리 못 내던 것도 브레스 하나 때문이야. 그나마 다행인 점은 브레스가 물러터졌다는 거지. 일단 네 무슨 마법으로 왔던 데로 다시 되돌려 줘. 거기 가서 마저 얘기하자."



이제 소드가 자신을 해칠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에 판스는 흔쾌히 소드를 데리고 다시 일행들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갔다. 순간 포탈을 만들어서 5분간 기다려야 된다느니 말을 할 뻔 했지만, 지금 자신에게 넘쳐나는 마법을 언제든지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소드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동했다.


소드와 판스는 동굴에 갔다온지 꽤 되었지만, 콜디의 마법 때문에 시간의 거의 멈춰있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다른 이들의 눈으로는 판스가 그냥 잠깐 소드를 데리고 반짝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뭐야. 왜 다시 왔어. 다시 데려가."

"아니에요. 얘기 끝났어요. 이제 더이상 뭐 할 필요가 없어요."

"그래. 판스 이 친구 말대로 너희들을 위협할 생각은 이제 없다."



정말로 진정이 된 것 같자, 그제서야 요정은 머리를 주워 죽은 척을 멈추었다. 요정이 시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면, 당연히 그녀가 죽었다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소드는 깜짝 놀랐다.



"뭐야. 이건?"

"별 거 아니에요. 아무튼 그럼 저흰 이제 가봐도 돼죠?"

"잠깐. 얘기가 덜 끝났잖아. 그 조각은··· 아니다. 조각은 됐어. 어차피 그건 다시 내 것이 될 거니까. 지금은 브레스를 최대한 방심하게 만들어야지. 그거 그냥 브레스 줘버리고, 판스 넌 어차피 순간이동을 할 수 있으니까 내가 부르면 여기로 와."



소드는 재빨리 종이에 자신의 주소를 적어 판스에게 건네주었다. 졸지에 콜디와 소드의 연락 수단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긴 했지만, 소드나 콜디나 양쪽 다 위협적인 존재였기에 순순히 따르는 수 밖에 없었다. 그와중에 지금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않는 쇼드는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건데? 왜 갑자기 이러는 거야?"

"아. 말 잘했네. 쇼드, 너한텐 개인적인 볼일이 또 따로 있지. 이건 부탁이야. 어차피 너한테도 좋은 거니까 꼭 해줬으면 좋겠군."



말을 안 들으면 당장이라도 한명씩 죽일 것 같았던 그 전과는 달리 말이 꽤나 유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자신의 말을 무조건 들어달라는 투였다. 다른 건 다 제쳐두고서라도 소드와 엮이지만 않았으면 했던 쇼드로서는 조각이든 뭐든 알 바 아니고 지금 이것이 가장 문제였다.



"별 거 아니야. 며칠 뒤에 경매가 있다. 어디에서 주웠는지는 몰라도 엄청난 물건이지. 물건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온갖 마법들의 정수들이 담긴 요정이 경매에 나올 예정이야. 어떻게 발견했는지는 몰라도 무기에다가 바르면 마법을 부여해줄 정도로 신기한 놈이지. 아마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엄청난 값에 팔려나갈 거다. 그 전에 네가 가서 슬쩍 해와야 해."

"그걸 그러니까 내가 왜 하냐고."

"내 행세를 해서 네가 가지고 오란 말이지. 안타깝게도 그 날은 내가 다른 일이 있어서 참석을 못하거든. 내가 몸이 두개인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런데 네가 오늘 딱 나타났잖아. 내가 말을 미리 해놨으니까 그냥 가서 물건을 받아오기만 하면 돼. 어차피 멀리서 보면 진짜 헷갈리거든."



말로만 들으면 굉장히 간단한 일일 것 같지만, 소드가 이렇게 부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뭔가 중간에 함정이 있을 것이 분명해보였다. 그렇게까지 탐나는 물건인데다, 미리 물건을 받기로 약속이 되어있다면 잠깐 들렀다가도 될 일을 자신에게 시키는 것 자체가 선뜻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러나 소드의 부탁을 무작정 거절하기 전에 그 요정이라는 것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들이 탑에다 두고 온 도둑이 요정의 몸에 들어간 그 요정일 것만 같았다. 쇼드 뿐만 아니라 판스, 피에르, 심지어 요정까지 같은 생각을 했다.


자신의 칼의 힘을 되찾길 원하는 쇼드에게는 어쩌면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고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일 수 있었다. 어떤 경위로 탑에 덩그러니 남겨졌던 도둑이 경매장에까지 팔려가게 된지는 알 수 없었지만, 탐나는 제안인 것은 틀림없었다.


더군다나 당분간은 반강제로 소드와 같이 해야하는 판스는 쇼드가 이 일을 해주기를 내심 바랐다. 브레스와 콜디의 싸움의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어도, 지금 자신에게는 콜디가 더 우선이었다. 밑에 사람들이 많은 브레스에 비해 판스에게 콜디는 거의 직속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최측근이 된 상태였다.


결국 그들은 소드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쇼드는 자신의 칼의 마법을 다시 되찾길 원하면서도, 계속 뭔가 꺼림칙해 망설여졌지만 여기까지와서 소드의 제안을 뿌리친다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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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쓰레기 마법사 소개 16.11.09 972 0 -
91 91화 집결 (7) [시즌 1 完] 17.04.14 135 3 12쪽
90 90화 집결 (6) 17.04.07 110 2 12쪽
89 89화 집결 (5) 17.03.31 110 2 11쪽
88 88화 집결 (4) 17.03.24 133 2 11쪽
87 87화 집결 (3) 17.03.20 128 2 11쪽
86 86화 집결 (2) 17.03.17 121 2 11쪽
85 85화 집결 (1) 17.03.13 195 3 11쪽
» 84화 시간의 틈 (14) 17.03.10 191 3 12쪽
83 83화 시간의 틈 (13) 17.03.06 137 3 12쪽
82 82화 시간의 틈 (12) 17.03.03 714 3 11쪽
81 81화 시간의 틈 (11) 17.02.27 187 3 11쪽
80 80화 시간의 틈 (10) 17.02.24 193 3 12쪽
79 79화 시간의 틈 (9) 17.02.22 192 3 12쪽
78 78화 시간의 틈 (8) 17.02.13 211 3 12쪽
77 77화 시간의 틈 (7) 17.02.10 194 3 11쪽
76 76화 시간의 틈 (6) 17.02.08 235 3 12쪽
75 75화 시간의 틈 (5) 17.02.06 179 3 11쪽
74 74화 시간의 틈 (4) 17.02.03 206 3 12쪽
73 73화 시간의 틈 (3) 17.02.01 183 3 12쪽
72 72화 시간의 틈 (2) 17.01.30 253 3 12쪽
71 71화 시간의 틈 (1) 17.01.27 222 3 11쪽
70 70화 무덤 (11) 17.01.25 195 2 12쪽
69 69화 무덤 (10) 17.01.23 351 3 12쪽
68 68화 무덤 (9) 17.01.20 208 3 11쪽
67 67화 무덤 (8) 17.01.18 182 2 12쪽
66 66화 무덤 (7) 17.01.16 245 4 11쪽
65 65화 무덤 (6) 17.01.13 243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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