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송으노 님의 서재입니다.

읽지 마세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송으노
작품등록일 :
2021.05.12 22:01
최근연재일 :
2021.05.14 07:00
연재수 :
6 회
조회수 :
240
추천수 :
19
글자수 :
33,111

작성
21.05.14 07:00
조회
17
추천
1
글자
12쪽

2- 4

DUMMY

이곳 지리는 이미 외우다시피 걸어온 곳이었다. 내가 이렇게 되기 이전에도 이곳에서 살았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이렇게 된 이후에는 매일을 이곳에서 시위단을 피해왔기 때문에 빠삭히 알고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두 곳은 내가 절대 가지 않을 곳이다. 이 곳을 제외한 다른 지역과, 그리고 지하철역이었다. 지금까지 지하철역에 있었던 적은 두 번이었다. 첫 번째는 3년 전 그 일 이후로 시위단을 피하기 위해 들어갔던 적이다. 그 때는 개찰구도 지나가지 못한 채로 주위를 서성이기만을 했다. 그리곤 20분 만에 시위단에게 잡힐 뻔했던 적이었다. 두 번째로는 차라리 다른 지역으로 가기 위해 시위단의 돈을 소매치기해 모은 돈으로 지하철을 탄 적이었다. 그 때 역시 지하철을 타기 전에 시위단에게 쫒기고 말았다. 차이점이라면 주먹을 시위단에게 내리꽂았다는 점이다. 그 때의 쾌감은 지워지지가 않았다. 하지만 죽일 수는 없었다. 같은 ‘인간’이었기 때문이었다.


장대비를 맞으며 나는 지하철역을 향해 걷고 또 걸었다. 후드를 뒤집어썼지만 머리는 이미 습기가 차 있었다. 후드를 벗을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장대비를 대놓고 맞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 결국은 후드를 끝까지 썼다.


주위가 밤처럼 어둡게 변하지만 나는 주위에서 밝게 빛나는 빛만을 의지해 앞을 걸었다. 오른쪽 눈에 손전등 같은 기능이 있기야 하지만 괜히 그걸 사람들에게 보여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그런 나를 보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상상만으로도 몸이 움츠려들었지만 나는 다시 앞을 보며 허리를 폈다. 하지만 앞을 보자마자 나는 다시금 조급해졌다.




‘젠장할.’ 앞에 시위단 중 한명이 보였다. 이름은 김강현, 시위단 중에서 꽤 유명한 놈이다. 혼자서 도로를 걸어가는데다가 우산까지 피고 있지만 나를 구별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저놈은 3년 전에 ‘학살자’라고 불릴 만큼 많은 로봇들을 죽였다. 그런 놈이 마지막 로봇이라 불리는 나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지 않을 이유는 없다. 이럴 시간이 없다. 빨리 피해야 한다,




나와 김강현 사이에는 횡단보도 하나가 있다. 김강현이 나를 알아채기 전에 저 횡단보도를 건너야 할 것 같다. 다행히 지하철역을 가는 길이기도 한다. 일단 무심한 듯 도로를 걸어갔다. 저 앞에서 김강현이 나를 향해 걸어오는 것이 두려워지지만 횡단보도만 초록불로 바뀌기만 하면 재빨리 반대쪽 도로로 건너면 된다.


‘기회는 딱 한번 뿐일 거야.’ 생각한 그대로였다. 횡단보도를 놓치면 김강현한테 잡혀 즉사할지도 모른다. ‘생각할수록 미쳐버리겠네.’ 나는 머릿속으로 계속 시뮬레이션처럼 횡단보도를 건널 계획을 세우지만 김강현의 얼굴만 보면 그런 계획은 삽시간에 무너져버린다. 김강현이 나를 보면 죽기 살기로 나를 쫒아올 테니 말이다.


옷을 짜면 물이 나올 정도로 옷에 비가 물든 상태였다. 결국 횡단보도로부터 5걸을 정도가 남았다. 김강현도 마찬가지다. 한 발자국을 앞으로 내딛을 때마다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초록불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김강현은 아직 나를 확인하지 못한 듯했다. ‘제발 눈치 채지 마라.’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김강현을 보았다. 그 때, 김강현이 내 쪽을 바라보았다. 나는 급하게 고개를 횡단보도 쪽으로 돌렸다. 심장이 터질 듯이 뛰기 시작했다. ‘봤나?’ 이 생각만 몇 초간 떠올렸다.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초록불이 되었다. 나는 김강현 쪽을 절대 돌아보지 않고 급하게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했다. 우산을 쓰며 걸어가는 사람들 틈에 들어가며 횡단보도를 건넜다. 그 와중에도 김강현이 정말 나를 봤을지 고민했다. 고민이라기보다는 바램이었다. 김강현이 나를 보지 않았기만을 바랐을 뿐이었다.


‘제발... 제발.’ 나는 횡단보도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지나가려는 마음에 발을 더 빨리 굴렸다. 차도에 흐르고 있는 빗물들을 밟자 찰박거리는 소리가 났다. 김강현이 나를 따라오는 소리 같았다. 이젠 뛰듯이 횡단보도를 건넜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몇 초간의 순간이 몇 시간처럼 느껴졌다.




반대편 도로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내가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인 도로를 보았다. 김강현은 보이지 않았다. 반대편 도로에서도, 횡단보도에서도 보이지는 않았다, 나는 반쯤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 숨을 쉬었다. 김강현이 정말 나를 보지 못한 듯했다. 나는 다시 지하철역을 향해 걸었다.




이젠 장대비마저 내 시선을 가렸다. 안개가 낀 것처럼 온통 뿌옇게만 보였다. 게다가 김강현을 봐서인지 아직도 심장은 급하게 뛰었고 숨은 제대로 쉬어지지도 않았다. 김강현이 나를 쫒아오지는 않지만 아직은 단정 지을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지하철역에 최대한 더 빨리 가야만 했다. 나는 아무 생각 하지 않았다. 생각해봤자 김강현한테 잡히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비가 내리는 소리가 내 주변의 모든 소리를 없애버릴 만큼 들렸을 때, 나는 애써 내 앞을 보았다. 사람들이 밝히는 불빛을 제외한다면 과연 보이는 게 있을까 싶었다. ‘이젠 지하철역에 도착하고도 남았을 텐데.’ 비를 맞기도 싫었고, 특히나 아직도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보면 갈수록 마음만 급해졌다. ‘이러면 절대 못 찾아.’ 나는 숨을 가다듬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자 어딘가에서 환한 불빛이 새어나왔다. 나는 비에 절여진 듯한 보도블록을 걸으며 그 쪽을 향해 걸어갔다. 나는 내심 지하철역이라고 느꼈다. 그 느낌은 열 걸음 정도를 더 걷자 확신이 되었다.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이곳 지리는 이미 외우다시피 걸어온 곳이었다. 내가 이렇게 되기 이전에도 이곳에서 살았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이렇게 된 이후에는 매일을 이곳에서 시위단을 피해왔기 때문에 빠삭히 알고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두 곳은 내가 절대 가지 않을 곳이다. 이 곳을 제외한 다른 지역과, 그리고 지하철역이었다. 지금까지 지하철역에 있었던 적은 두 번이었다. 첫 번째는 3년 전 그 일 이후로 시위단을 피하기 위해 들어갔던 적이다. 그 때는 개찰구도 지나가지 못한 채로 주위를 서성이기만을 했다. 그리곤 20분 만에 시위단에게 잡힐 뻔했던 적이었다. 두 번째로는 차라리 다른 지역으로 가기 위해 시위단의 돈을 소매치기해 모은 돈으로 지하철을 탄 적이었다. 그 때 역시 지하철을 타기 전에 시위단에게 쫒기고 말았다. 차이점이라면 주먹을 시위단에게 내리꽂았다는 점이다. 그 때의 쾌감은 지워지지가 않았다. 하지만 죽일 수는 없었다. 같은 ‘인간’이었기 때문이었다.


장대비를 맞으며 나는 지하철역을 향해 걷고 또 걸었다. 후드를 뒤집어썼지만 머리는 이미 습기가 차 있었다. 후드를 벗을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장대비를 대놓고 맞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 결국은 후드를 끝까지 썼다.


주위가 밤처럼 어둡게 변하지만 나는 주위에서 밝게 빛나는 빛만을 의지해 앞을 걸었다. 오른쪽 눈에 손전등 같은 기능이 있기야 하지만 괜히 그걸 사람들에게 보여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그런 나를 보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상상만으로도 몸이 움츠려들었지만 나는 다시 앞을 보며 허리를 폈다. 하지만 앞을 보자마자 나는 다시금 조급해졌다.




‘젠장할.’ 앞에 시위단 중 한명이 보였다. 이름은 김강현, 시위단 중에서 꽤 유명한 놈이다. 혼자서 도로를 걸어가는데다가 우산까지 피고 있지만 나를 구별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저놈은 3년 전에 ‘학살자’라고 불릴 만큼 많은 로봇들을 죽였다. 그런 놈이 마지막 로봇이라 불리는 나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지 않을 이유는 없다. 이럴 시간이 없다. 빨리 피해야 한다,




나와 김강현 사이에는 횡단보도 하나가 있다. 김강현이 나를 알아채기 전에 저 횡단보도를 건너야 할 것 같다. 다행히 지하철역을 가는 길이기도 한다. 일단 무심한 듯 도로를 걸어갔다. 저 앞에서 김강현이 나를 향해 걸어오는 것이 두려워지지만 횡단보도만 초록불로 바뀌기만 하면 재빨리 반대쪽 도로로 건너면 된다.


‘기회는 딱 한번 뿐일 거야.’ 생각한 그대로였다. 횡단보도를 놓치면 김강현한테 잡혀 즉사할지도 모른다. ‘생각할수록 미쳐버리겠네.’ 나는 머릿속으로 계속 시뮬레이션처럼 횡단보도를 건널 계획을 세우지만 김강현의 얼굴만 보면 그런 계획은 삽시간에 무너져버린다. 김강현이 나를 보면 죽기 살기로 나를 쫒아올 테니 말이다.


옷을 짜면 물이 나올 정도로 옷에 비가 물든 상태였다. 결국 횡단보도로부터 5걸을 정도가 남았다. 김강현도 마찬가지다. 한 발자국을 앞으로 내딛을 때마다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초록불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김강현은 아직 나를 확인하지 못한 듯했다. ‘제발 눈치 채지 마라.’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김강현을 보았다. 그 때, 김강현이 내 쪽을 바라보았다. 나는 급하게 고개를 횡단보도 쪽으로 돌렸다. 심장이 터질 듯이 뛰기 시작했다. ‘봤나?’ 이 생각만 몇 초간 떠올렸다.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초록불이 되었다. 나는 김강현 쪽을 절대 돌아보지 않고 급하게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했다. 우산을 쓰며 걸어가는 사람들 틈에 들어가며 횡단보도를 건넜다. 그 와중에도 김강현이 정말 나를 봤을지 고민했다. 고민이라기보다는 바램이었다. 김강현이 나를 보지 않았기만을 바랐을 뿐이었다.


‘제발... 제발.’ 나는 횡단보도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지나가려는 마음에 발을 더 빨리 굴렸다. 차도에 흐르고 있는 빗물들을 밟자 찰박거리는 소리가 났다. 김강현이 나를 따라오는 소리 같았다. 이젠 뛰듯이 횡단보도를 건넜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몇 초간의 순간이 몇 시간처럼 느껴졌다.




반대편 도로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내가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인 도로를 보았다. 김강현은 보이지 않았다. 반대편 도로에서도, 횡단보도에서도 보이지는 않았다, 나는 반쯤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 숨을 쉬었다. 김강현이 정말 나를 보지 못한 듯했다. 나는 다시 지하철역을 향해 걸었다.




이젠 장대비마저 내 시선을 가렸다. 안개가 낀 것처럼 온통 뿌옇게만 보였다. 게다가 김강현을 봐서인지 아직도 심장은 급하게 뛰었고 숨은 제대로 쉬어지지도 않았다. 김강현이 나를 쫒아오지는 않지만 아직은 단정 지을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지하철역에 최대한 더 빨리 가야만 했다. 나는 아무 생각 하지 않았다. 생각해봤자 김강현한테 잡히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비가 내리는 소리가 내 주변의 모든 소리를 없애버릴 만큼 들렸을 때, 나는 애써 내 앞을 보았다. 사람들이 밝히는 불빛을 제외한다면 과연 보이는 게 있을까 싶었다. ‘이젠 지하철역에 도착하고도 남았을 텐데.’ 비를 맞기도 싫었고, 특히나 아직도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보면 갈수록 마음만 급해졌다. ‘이러면 절대 못 찾아.’ 나는 숨을 가다듬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자 어딘가에서 환한 불빛이 새어나왔다. 나는 비에 절여진 듯한 보도블록을 걸으며 그 쪽을 향해 걸어갔다. 나는 내심 지하철역이라고 느꼈다. 그 느낌은 열 걸음 정도를 더 걷자 확신이 되었다.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읽지 마세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1화는 좀비 아포칼립스 빌드업을 위해 성좌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21.05.12 39 0 -
» 2- 4 21.05.14 18 1 12쪽
5 단편 2 2화 21.05.13 27 2 13쪽
4 단편 2 1화 21.05.13 31 2 8쪽
3 단편 3화 +2 21.05.12 40 3 16쪽
2 단편 2화 +1 21.05.12 45 5 12쪽
1 단편 1화 +3 21.05.12 80 6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