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송으노 님의 서재입니다.

읽지 마세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송으노
작품등록일 :
2021.05.12 22:01
최근연재일 :
2021.05.14 07:00
연재수 :
6 회
조회수 :
238
추천수 :
19
글자수 :
33,111

작성
21.05.12 22:07
조회
39
추천
3
글자
16쪽

단편 3화

DUMMY

오늘도 스카이는 하늘섬으로 올라갔다. 이름 그대로 하늘을 보는 걸 되게 좋아했다.

하늘섬은 보통 마법의 힘으로 올린다고 하지만 이 경우는 다르다. 증기 기관으로 올린 첫 번째 역사적인 섬이었다. 섬 밑에 단단한 지지기반을 세우고 그 아래에 비행선에 사용되는 기체를 사용한다. 그 결과, 마법의 힘으로 올린 섬보다 약 200미터가 높은 섬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 모든 섬이 단지 관광을 위한 섬이 아니다. 물론 ‘아스닐’대륙 남동쪽을 제외한 모든 하늘섬들은 관광을 위한 섬들이다. 이 계획이 처음 실행 될 때는 남동쪽에만 이 하늘섬을 마법의 힘으로 떠올리는 것이었다. 지금은 15개의 하늘섬 중 12개가 남동쪽에 둥둥 떠 있는 섬이었다. 애초의 계획이 하늘섬은 성처럼 무언가를 막기 위한 섬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여전히 하늘섬 위에서 하늘을 봤다. 하늘색이 찬란하게 펼쳐지고 적란운 구름이 뭉게뭉게 펴 있었다. 하지만 햇빛 때문인지 다시 눈을 가리며 고개를 내렸다.



“하늘아!”


누군가가 비행선에서 내리며 나를 불렀다. 내 누나인 엘리시스였다. 누나는 내가 하늘섬에 계속 찾아간다고 나를 ‘하늘’이라고 불렀다. 누나는 엘프지만 누나는 엘프족과는 다른 면이 많았다. 인간에게 입양되어서인지 귀 끝이 살짝 뽀족한 것을 제외하면 그냥 인간처럼 보였다. 그래서 요즘 인간들에게 인기 있는 일을 직업으로 채택한 것 같다.


“야. 비행선을 너 혼자 타고 가면 어떡해. 누나 죽으면 너가 부모님 부양해야 돼.”


“또,또 그 소리한다.”


“야, 드래곤 사냥꾼이 얼마나 힘든지 알아? 너가 아무리 비행선 탈 나이가 넘었다고 해도 그렇지. 비행선 타다가 사고라도 나면 어떡하려고.”


“그래도 비행선 타면서 하늘섬 올라오는 건 쉽거든?”


누나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말했다.


“넌 크면 제발 이 직업은 하지 마라.”


“왜?”


“드럽게 힘들어. 나도 사냥꾼 괜히 한 것 같아.”


“그래도 돈은 많이 벌잖아?”


“비행선이랑 총 같은 거 정비하면 받는 돈이 반으로 줄어들거든?”


누나가 허리띠에 찬 3개의 총 중 가장 아끼는 총을 꺼냈다. 총구가 크고 뭉툭하며 멀리서 보면 땅딸막하기 그지없는 총이었다. 게다가 가공된 나무와 철로 이루어져 무겁기만 했다.


“이 총도 드럽게 무겁기만 하고.”


하지만 나는 누나의 옷이 더 불편해 보였다. 쫙 달라붙는 검은 바지가 여간 불편해 보였다.


“바지 안 불편해?”


“바지? 이게 사냥할 때 진짜 편한 거거든? 뛸 때 걸리적거리지 않고.”


누나는 섬을 자세히 보더니 어깨를 소스라치며 나를 꾸짖었다.


“너 남동쪽 하늘섬 간 거였어? 여기 드래곤이 얼마나 많이 모이는지 알잖아.”


“그래도 여기가 제일 큰 섬이잖아. 게다가 제일 최신식 방어 체계로 되어 있는데.”


누나는 앞머리를 뒤로 넘기지만 다시 앞으로 돌아왔다. 누군가 소리를 들었는지 나와 누나에게 다가왔다. 그 사람은 누나를 알아보는 듯했다.


“엘리시스님 아닙니까?”


“아... 예.”


누나는 썩은 미소를 보여주며 애써 대답했다. 이 하늘섬의 보초병이었다.


“근데 사냥꾼 리더가 왜...”


“동생이 몰래 여기로 올라와서요.”


누나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군사 중 일부는 누나를 좋게 보는 것 같진 않았다. 3년 전부터 사냥꾼과 왕궁 군사들은 딱히 사이가 좋지 않았다.


3년 전, 드래곤이 아스닐 대륙에 오는 걸 누가 막을지에 대한 대립이 활발하던 시기가 있었다. 왕은 드래곤을 잘 아는 사냥꾼들을 지지했지만 왕의 권력은 대헌장으로 인해 귀족으로 이루어진 의회로 넘어가게 되었고, 결국 귀족들이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고 말았다.


그렇게 정치판은 개판이 되가며 회의가 계속됐다. 결국엔 왕궁 군사들은 하늘섬과 바다를 맡게 되었고 사냥꾼들은 지상과 하늘에서 드래곤들을 각각 맡게 되었다. 일부의 귀족은 왕궁 기사들이 모든 곳에서 드래곤을 막아야 한다고 하지만 이미 결정이 난 상태였다.


결국 그 귀족들은 왕궁 기사들을 시켜 사냥꾼들을 지지하는 귀족들을 죽이고 중요 사냥꾼들마저 죽였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왕궁 기사들만을 지지하던 귀족들이 모두 단두대의 이슬로 변했고, 사냥꾼들과 왕궁 기사들의 사이가 악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누나는 제외였다. 사냥꾼들은 인간만 한다는 편견 때문에 엘프인 누나는 조금이나마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부 왕궁 기사들은 누나가 드래곤 사냥꾼 클랜의 리더라는 것을 알았는지 함부로 건드리지는 못했지만 심리적으로 압박을 해왔다.


왕궁 기사중 한 명이 내려가달라는 말을 했다. 누나는 어두워진 표정을 가지고 나를 비행선까지 데리고 갔다.


“다음부터는 이 하늘섬에 오지 말고, 굳이 가고 싶다면 나랑 같이 가. 알겠어?”


나는 나지막히 그렇다고 말했다. 누나의 표정은 어두우면서도 살짝 분노가 서려 있었다. 기사가 누나를 보며 ‘님’이라는 말이 누나를 비꼬는 말이었던 것이었다. 누나는 당장에 총을 가지고 기사들을 한 놈씩 쏘고 싶어했다. 기사들은 그 총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고, 누나가 가지고 있던 총은 드래곤의 강철같은 비늘도 뚫는다는 총알을 쓴다. 누나 성격에 그렇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왕궁 기사들을 쏘면 그 왕궁 기사를 고용한 귀족이 누나마저 단두대로 이끌 것이라는 걸 알았는지 조용히 비행선에 타기 시작했다.


누나는 비행선에서 밧줄을 꺼내 내 비행선에 연결했다.


“너는 그냥 시동만 걸고 있어.”


누나의 무기력한 말에 나는 단순히 누나의 말을 들었다. 정말 화난 듯하다. 정말로 화나지 않는 이상 누나는 화가 날 때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왕궁 기사의 비꼬는 말에 화가 낫긴 났나 보다.


누나가 자신의 비행선에 시동을 걸자 증기 기관의 특유의 소리가 들리며 날개 쪽에 달린 프로펠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누나의 비행선이 붕 뜨기 시작하더니 하늘섬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 비행선도 연달아 하늘섬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는 어떻게든 비행선에 걸린 이 밧줄을 풀고 싶었지만 누나가 나를 가만히 둘 리가 없었다. 밧줄을 풀면 땅에 내려가는 순간 누나가 엘프일지라도 나에게 화를 낼 것이다. 누나가 정말 화난다면 그게 누구더라도 자신의 총을 겨눌 엘프이기 때문이었다.


비행선 밑을 보니 왕궁을 중심으로 아름답고도 복잡한 건물들이 줄지어 있다. 겨울에 내리는 눈 결정처럼 육각형 모양을 중심으로 길게 뻗어 있고, 중간에 잔가지처럼 이어져 있었다. 혼자 올라가고 내려갈 때는 비행선 운전에만 신경 쓰느라 본 적이 없었기에 몽환적이면서도 신기한 광경이었다. 누나가 나를 보더니 살짝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어때. 신기하지? 누나랑 같이 가면 이런 거 매번 볼 수 있다.”


나는 다음부터는 누나랑 같이 하늘섬에 올라가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그 순간, 내 비행선에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나는 구름이겠거니 하며 앞을 보았다. 하지만 날갯짓 소리와 이상한 그림자 모양이 거슬리기 시작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위를 보았다. 그러자 한 생물이 보였다. 날개가 내가 타고 있는 비행선 크기였으며 주황색 비늘이 목부터 꼬리까지 펼쳐져 있었고 날카로운 이빨이 인상적이었다. 드래곤이었다.


나는 깜짝 놀라며 누나를 불렀다. 누나도 이제 알아챘는지 하늘 위를 보았다. 누나는 드래곤을 많이 보아서인지 놀라기 보다는 오히려 입꼬리를 위로 올리며 권총을 꺼냈다. 하지만 뒤에 내 비행선을 신경쓰고 있었는지 손이 흔들리며 제대로 조준을 하지 못했다.


“밧줄 풀어?”


“풀지 마!”


누나는 남동쪽 해안가의 마을인 카디르에 급강하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손잡이를 꽉 잡으며 어떻게든 중심을 잡았다. 드래곤도 연달아 비행선 쪽으로 방향을 꺾기 시작했다. 누나가 한 쪽 눈을 감으며 드래곤을 조준했다. 누나의 손이 떨려오지만 누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하더니 방아쇠를 당겼다. ‘탕’소리와 함께 포탄 같은 총알이 날아갔다. 하지만 비행선이 너무 흔들렸는지 드래곤을 맞추지는 못했다. 누나는 더더욱 비행선을 급강하 시켰다. 10초 만에 300미터 가량을 내려갔다. 하지만 드래곤 역시 급하게 내려가기 시작했다.


“잠만... 잠만!”


드래곤에게서 말이 들려왔다. 하지만 거센 바람 때문인지 정확히 들리진 않았다. 아니, 말인지도 잘 몰랐다. 누나도 그 말을 듣지는 못했는지 재빨리 사람이 없는 언덕 쪽에 비행선을 착륙시켰다. 내가 비행선에서 내리자 누나는 재빨리 나에게 자신의 총을 주었다.


“그걸로 빨리 다른 사냥꾼들 불러와!”


누나의 총은 일종의 ‘표식’이었다. 그 총들은 사냥꾼들만이 가지고 있는 것이기에 그 총만 가지고 있다면 누가 됐든 사냥꾼으로 쳐주었다.


누나가 드래곤 쪽으로 뛰어가자 나는 마을 깊숙이 있는 사냥꾼 본부로 가기 위해 비행선을 탔다. 나는 급하게 누나의 비행선으로부터 걸려 있는 밧줄을 풀고 시동을 걸어 공중으로 올라갔다. 최대한의 속력으로 사냥꾼 본부를 향해 날아갔다.


누나는 카디르 마을에 있는 한 거리에 도착하자 드래곤은 저공비행을 하며 날갯짓을 했다. 날갯짓의 바람이 누나에게까지 닿았다. 드래곤은 3층 정도의 집의 지붕에 내려앉았다. 사람들이 드래곤을 보려 모이자 드래곤은 누나의 귀를 보자 놀라워하며 말했다.


“오, 엘프군. 엘프는 몇 십년 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그렇겠지. 다들 북쪽으로 올라갔으니까.”


드래곤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누나는 허리춤에 찬 나머지 두 자루의 총을 꺼내 드래곤에게 조준했다. 드래곤은 누나를 보며 신기한 표정으로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너는 왜 북쪽으로 올라가지 않았지? 그리고 엘프족는 보통 활만을 사용하지 않나?”


“첫째. 일단 나는 엘프가 맞아. 근데 둘째, 나는 엘프‘족’은 아니거든? 인간에게 입양되서 피는 엘프인데, 말이랑 행동은 인간이야. 그래서, 이렇게 활 대신 총까지 쓰게 됐네.”


드래곤은 입을 벌려 웃기 시작했다. 엘프가 총을 쏘는 게 웃긴 듯했다. 누나는 아무 말 없이 한쪽 눈을 감고는 방아쇠를 잡아당겼다. 총알이 날아가 드래곤이 밞고 있는 지붕에 맞았다. 지붕이 살짝 부서지더니 드래곤이 주춤했다. 드래곤은 당황한 기색이 보였다. 누나는 그 모습을 보고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오. 얼굴과는 다르게 아주 공격적이군.”


“내가 좀 그래.”


누나의 자만스러운 표정에 드래곤은 열을 받은 것 같았다. 드래곤은 눈을 부릅 뜨고 누나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쳐다봐서 뭐할 건데?”


드래곤의 몸통이 주황색에서 붉게 변하기 시작했다. 누나는 드래곤의 몸통이 붉게 변하는 것을 보자마자 얼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빨리 대피해요!”


누나가 사람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드래곤을 신기한 듯이 보기만 했다. 수년간 아스닐 대륙에 쳐들어온 드래곤들은 모두 사냥꾼들이 잡아서인지 사람들 역시 사냥꾼이 잡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드래곤들은 어림 잡아도 셋에서 넷의 사냥꾼들이 모여야 잡을 수 있었기에 누나 혼자서는 저 드래곤을 잡을 수는 없었다.


드래곤은 목을 위로 뻗치기 시작했다. 불을 뿜기 위한 과정이었다. 누나는 사람들을 밀어내며 도망치라고 말했다.


“아니, 사냥꾼이 잡을 텐데 우리가 왜 도망쳐?”


피가 묻은 앞치마를 입은 도축업자가 말했다.


“쟤 불 뿜는다고!”


누나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제야 사람들은 조금씩 도망치기 시작했다. 누나는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중에도 총을 드래곤에게 조준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드래곤은 목을 타고 올라오는 불을 마을 곳곳에 뿌리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건물들이 나무와 돌들로 이루어진 집이라 불에 타기 일쑤였다. 누나는 어쩔 수 없이 급하게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은 드래곤의 이빨에 맞아 이빨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드래곤이 불을 뿜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도망치지만 드래곤의 화염에 둘러싸일 수밖에 없었다. 드래곤의 불을 그대로 맞은 사람들은 불이 붙은 채로 죽었고 그 여파를 맞은 사람들은 옷에 묻은 불을 끄기 위해 몸을 구르고 있었다. 누나 역시 어느 곳으로도 도망 칠 수가 없었다. 주위는 모두 드래곤이 내뿜은 불에 삼켜졌고, 다른 곳으로 도망쳐 봤자 그 드래곤은 누나를 따라갈 것이었다. 불의 열기가 누나의 정신을 놓게 만들려 하지만 누나는 정신을 놓지 않았다.


누나는 바지에 달려있는 단검을 뽑고는 드래곤을 향해 던졌다. 가까이 가려 했지만 건물들의 나무와 넝쿨들이 모두 불에 의해 녹아내리며 타고 있었다. 단검은 드래곤의 오른쪽 눈에 꽂혔다. 아무리 큰 드래곤이여도 일반 무기로도 공격할 수 있는 부위는 눈 밖에 없었다. 드래곤은 비명을 지르더니 더 강하게 불을 내뿜기 시작했다. 불의 색깔이 붉은 색에서 푸르스름한 색으로 바뀌었다.


누나는 갈수록 숨을 쉬기가 힘들어졌다. 불길이 공기를 가열시켜 숨을 쉬어도 답답함에 다시 숨을 뱉고 말았다. 드래곤은 불을 쏘는 걸 멈추고 다시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했지만 드래곤의 날갯짓이 불길을 더욱 타오르게 만들었다. 누나는 숨을 가파르게 쉬며 길거리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드래곤을 바라보며 누나는 애써 시선을 돌리지만 보이는 것은 불길과 불이 붙은 사람들과 비명 뿐이었다. 누나는 천천히 한숨을 쉬며 눈을 감고 말았다.


나는 사냥꾼들을 모아 재빨리 비행선을 타며 카디르 마을로 향했지만 이미 카디르 마을은 불길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이미 나무로 이루어진 건물들은 무너지고 있었고, 시체들이 불에 휩싸여 길거리에도 불만이 남아 있었다.


나는 비행선을 착륙시키자마자 누나를 찾기 위해 불길로 뛰어들었다. 그때, 한 사냥꾼이 나의 팔을 낚아채며 말했다.


“너까지 죽고 싶어?”


순간 누나가 죽었을 것이라고 확신한 순간이었다. 다른 사냥꾼들은 마법사가 만들어준 포션을 불길에 던졌다. 유리병이 깨지며 포션들이 불길을 잡아주었다. 불이 사그러들자 나는 나를 잡은 사냥꾼을 밀쳐내고 거리 안으로 뛰어갔다. 수많은 시체들이 비명을 지른 듯이 입을 벌리며 쓰러져 있었다. 나는 거리 안으로 더 깊숙이 들어갔다. 가면 갈수록 시체들의 수는 늘어났고, 건물들의 피해는 극심해졌다. 도저히 이 수많은 시체 중에서 누나를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였다.


나는 결국 사냥꾼들에게 누나를 찾는 것을 맡기자고 생각할 쯤, 한 푸른색의 나비가 내 볼을 훑고 지나갔다. 나는 ‘뭐야?’ 하며 그 나비를 쫒아가기 시작했다. 그 나비는 한 시체 앞에서 멈췄다. 귀가 뾰족한 것을 보니... 누나였다. 나는 누나의 시체 앞에서 누나를 목놓아 소리쳤다. 하지만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 반응이 없었지만 잠을 자듯이 차분한 모습이었다. 나는 미친 듯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눈물이 한 방울, 두방울 정도 누나의 시체에 떨어졌다.


그러자 나비의 몸이 변하기 시작했다. 나비의 몸이 조각조각들로 변하더니 사람의 모습으로 다시 합쳐지기 시작했다. 그 사람은 자신이 신기한지 자신의 몸을 돌려 보았다. 그리곤 나를 보더니 순식간에 나를 안았다.


“하늘아....미안해”


그 말을 듣자마자 나도 그 형상을 안고 눈물을 쉼없이 흘리기 시작했다. 그 형상도 역시 눈물을 흘리는 듯한 소리를 냈다. 그렇게 10여 초간 울음소리만이 들렸다.


“이젠... 가야돼.”


그 형상이 말을 하자마자 몸이 다시 조각조각으로 나뉘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어떻게든 그 형상을 놓지 않으려 손을 뻗었지만 이미 조각조각으로 나뉘어져 바람을 타고 어디론가 날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 조각들을 향해 뛰었지만 몇 걸음 지나지 않아 발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그렇게 나는 바닥에 넘어진 채로 몇 분간을 울고 또 울었다.


그때부터, 나는 사냥꾼이 되기로 결심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읽지 마세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1화는 좀비 아포칼립스 빌드업을 위해 성좌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21.05.12 38 0 -
6 2- 4 21.05.14 17 1 12쪽
5 단편 2 2화 21.05.13 27 2 13쪽
4 단편 2 1화 21.05.13 31 2 8쪽
» 단편 3화 +2 21.05.12 40 3 16쪽
2 단편 2화 +1 21.05.12 45 5 12쪽
1 단편 1화 +3 21.05.12 79 6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