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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으노
작품등록일 :
2021.05.12 22:01
최근연재일 :
2021.05.14 07:00
연재수 :
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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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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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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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단편 1화

DUMMY

준우는 낡고 허름한 아파트에서 눈을 떴다. 눈을 뜨자마자 누런 천장이 보였다. 준우는 찌뿌듯한 몸을 이끌고 소파에서 일어났다.

터질 듯한 머리를 감싸 쥐고 어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젠장, 어제 어떻게 머리를 맞은 거지.


“대체 뭘 알고 싶은 거야.”

“마피아, 걔들 정보가 필요해.”

준우는 다리를 다친 사람에게 말했다. 그 부상자 다리에 총을 맞은 자국이 두 군데가 있었다. 부상자는 뒷걸음치며 일그러진 표정으로 준우를 쳐다보았다.

“차라리 딴 놈처럼 한 번에 끝내.”

“말을 해줘야 끝내든가 말든가를 하지.”

준우는 총구를 부상자의 코앞에 가져다 댔다. 부상자는 계속 뒤로 가다 벽에 부딪히고 만다.

“말해.”

“그냥 죽여. 조지라고”

준우는 부상자의 다친 다리를 세게 눌렀다. 부상자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비명을 질렀다. 준우는 총구를 명치에 갖다 대며 말했다. 부상자는 비명을 지르며 팔을 움직여 봤지만 이미 준우가 발로 누르고 있었다.

“마피아에 대해 당장 말해. 중국이랑 일본에 별 지랄하는 얘들 말이야.”

“알겠어, 알겠다고. 후.”

부상자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걔들은 보통 은행에서 근거지를 찾아. 돈은 벌어야 운영이 되니까. 근데 걔들은 은행을 인수 해서 그곳 근처에 있는 경제를 휘어잡아. 그러곤 대출 이자를 높게 하던가, 금리는 소수점까지 내려서 해서 말이야, 그렇게 잡은 경제를 가지고 중국이나 일본에 돈을 갖다 바쳐.”

“뭘 얻기 위해서?”

“그걸 어떻게 알아. 난 마피아가 아니야.”

준우는 결국 심장에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피가 퍼져나갔다. 준우는 옷에 묻은 피를 닦고 총을 호주머니 안에 넣었다.

“마피아든 뭐든.” 준우는 바깥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그러자 갑자기 어디선가 준우에게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단검 하나가 준우에게 날아오고 있었다. 준우는 최대한 빨리 몸을 숙여 검을 피했는데, 검은 준우가 입고 있던 회색인 코트를 지나갔다. 코트에 흠집이 났다.

준우는 눈을 돌리며 어디서 검이 날라왔는지 확인했다. 5명 정도가 준우에게 달려왔다. 준우는 한 발씩 단발로 총을 쐈다. 그러나 한발 한발을 상대방의 머리에 꽂아 넣었다. 순식간에 다섯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쓰러졌다.

총탄을 꺼내 총알이 몇 발 남았는지 확인했다. 대여섯 발 정도가 남았지만 준우는 재빨리 건물 밖으로 나갔다. 건물은 3층이었기에 30초 안에라도 내려갈 수 있었다.

그 순간, 어디선가 준우의 머리를 때렸다. 준우는 비틀거리다가 중심을 잡았다. 하지만 머리가 어질거려서 제대로 서있질 못했다.

“너 누구야!”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린 준우는 누군가가 쇠 방망이를 들고 경계를 하고 있었다. 준우는 비틀거려도 총은 방망이를 든 사람에게 겨누었다.

방망이를 든 사람과의 거리는 가까웠다. 총을 쏠 수도 있지만 무조건 신중해야 한다. 또 다른 총을 쏠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

방망이가 준우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준우는 재빨리 몸을 굴러 방망이를 피했다. 그러곤 재빨리 창문을 향해 달려나갔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3층 높이에서 떨어지는 것이 한두 번은 아니었어도 매번 긴장이 되었다.

준우는 창문을 깨고 떨어지기 시작했다. 바닥을 보자 아스팔트 바닥이 준우를 반기고 있었다. 준우는 다리에 갈 충격을 생각했다. 3층이어도 다시 달려야 했다. 놈들이 쫓아오면 또 뛰어야 했으니까.

준우는 몸을 세로로 눕혀 그대로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졌다. 온몸에 충격이 왔다. 뼈에 금이 가고 근육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준우는 정신을 붙잡고 다리를 일으켰다. 금방이라도 토를 할 것 같았다.

몸을 반쯤 일으키자 끼이익 소리가 나며 준우 앞에서 차가 멈춰 섰다. 준우는 뒷걸음질을 몇 번 칠 뿐 딱히 표정을 짓진 않았다.

“야이 개새···.”

준우는 운전자의 욕설을 다 듣지도 않고 골목으로 들어갔다. 놈들이 뒤쫓지 못하게 이리저리 복잡하게 골목을 지나도 준우는 숨 한번 지치지 않은 기색이었다.

누군가가 준우를 쫓아오는 것을 들었다. 분명히 놈들이다. 준우는 일단 총을 쏘지 않기로 했다. 충분히 이 골목에서 따돌릴 수 있다.

여기저기서 준우를 잡으려는 놈들이 나타났다. 준우는 재빨리 방향을 꺾으며 최대한 총을 쏘지 않고 놈들을 따돌리기 시작했다.

추격을 당했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놈들은 따돌렸다. 예상보다 놈들이 나를 쫓아오지 않았다.

준우는 불빛이 보이지 않는 골목길로 들어갔다.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경적이 울렸다. 그러더니 무언가 재빨리 달려오고 있었다. 불빛이 없는 골목길에서 준우는 재빨리 골목길 벽에 붙었다. 그러더니 불빛이 보였다. 커다란 SUV차량이 날 향해 달려오고 있던 것이었다. 어쩐지 놈들이 쫓질 않더라니. 준우는 달려오는 차를 피할 순 없었다. 이 좁은 골목을 저런 차로 오는 것부터 준우를 받으려고 오는 것이었다.

“이런 미친!”

준우는 잠시 망설이다 결국 차가 받기 직전에 땅을 박차고 자동차를 향해 몸을 날렸다. 보닛 위에 떨어진 준우는 그대로 트렁크가 있는 데까지 굴렀다. 그러곤 다시 바닥에 쓰러졌다.

차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차에서 내렸다. 준우는 코트에 숨긴 총을 꺼냈다.

“야, 조직을 다 조지···.”

준우는 자신을 차로 받으려 한 사람의 말을 다 듣지도 않고 총을 쏴댔다. 말하는 소리를 듣고 대충 가늠해서 쏜 것이었다. 바닥에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잘 쏜 것 같다.

준우는 고통에 소리를 지르며 일어났다. 몸 온 부분이 욱신거렸다.

몇 분쯤 지났을까, 준우는 골목 한구석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벌써 어슴푸레한 하늘이 보였다. 새벽 두 시쯤 되어 보였다. 준우는 주위를 둘러보며 미행이 없는지를 확인하고 자신의 집으로 걸어갔다. 지금까지 기억나는 것 여기까지였다.


환장. 그래서 머리가 아픈 것이었다. 준우는 몸을 일으켰다. 옷도 어제 입은 것 그대로였다. 일단 코트를 벗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거울을 보자 말라붙은 피가 얼굴에 묻어 있었다. 준우는 말라붙은 피를 손으로 떼보았다. 잘 떼지진 않았지만 되긴 했다.

세면대 수도꼭지를 열자 갑자기 녹물이 나왔다. 준우는 곧바로 수도꼭지를 닫고 나머지 피를 손톱으로 슬슬 긁어내기 시작했다. 이런 집이 처 5억이나 한다니.

준우는 화장실을 나가 냉장고 문을 열고 생수 한 병을 꺼내 곧바로 들이켰다. 물을 마시며 어제 한 일을 생각했다. 마피

아에 대해 더 정확히 알기 위해 관력 조직을 쳐들어가 봤지만 결국 피라미들만 낚은 셈이었다. 준우는 페트병을 찌그러트려 싱크대에 버렸다.

준우는 이 집에 있는 유일한 창문을 통해 밖을 보았다. 뭐가 딱히 보이진 않았다. 보이지 않는 하늘, 낡기만 한 단지. 그런데 저 멀리 있는 프리미엄 아파트는 50층이 넘는 데다 그 때문에 이 아파트에 햇빛이 들어올 리는 만무하다. 이미 이 지역은 마피아가 잠식한 지역이었기에 집값은 날뛰었고, 이 집도 마피아를 잡기 위해 수중에 있던 돈을 모두 턴 것이었다.

전화벨이 울렸다. 준우는 식탁에 있던 핸드폰을 들고 전화를 받았다.

“왜?”

“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주 그냥 개판으로 만들어 놓냐?”

“너 내가 3층에서 떨어지고 차에 깔릴 뻔했어. 그런 상황에서 총을 안 쏘겠어?”

“그래, 그렇겠지. 아무리 사람들이 돌아다니지 않는 동네에, 새벽 1시였다고 한들, 조직 2개를 하루에 다 없애버리냐!”

“너네도 마피아 잡고 싶잖아. 난 마피아를 잡으려는 거고, 너는 처리를 하는 거고.”

“그래, 너 가정사가···.”

전화 상대는 말을 끊었다.

“미안, 흥분했네.”

준우는 표정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물론 나도 정부에서 일하고 너도 정부에서 활동하는 거지만 최소한 우리들의 입장을 좀 생각해달라는 거야. 그렇게 죽인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

“그래, 알았어.”


준우는 약 2분간 더 통화를 하다 먼저 전화를 끊어버렸다. 핸드폰을 바지 호주머니에 넣은 후, 검은 가방을 멨다. 딱히 뭘 하려는 건 아니었다. 호신용으로 권총을 넣었을 뿐이고, 먹을 걸 좀 사러 가는 것뿐이었다.

돈은 있긴 했다. 정부 소속인 사람인지라 매달 연금이 나왔다. 마피아 지역인지라 100만원 이하 밖에 주질 못하지만(안 주는 거일지도 모른다). 마피아를 없애겠다는 정부의 목표와 내 개인적인 목표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아파트 복도를 걸으며 밖을 보자 회색 빛의 도로, 나무, 건물만이 보였다. 하늘만이 유일하게 색을 가지고 있었다. 가끔 가다 사람을 만나긴 하는데 인사도 하지 않고 그냥 지나칠 뿐이었다.

저 멀리서 엘리베이터가 올라왔다. 딱 이 6층이었다. 문이 열리자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한 여학생이 보였다. 여학생은 나를 마주 보며 걸어왔다. 준우는 말없이 그 여학생을 지나쳤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가는 버튼을 눌렀다. 문이 닫히지 않았다. 몇 번을 문을 닫는 버튼을 눌렀지만 엘리베이터는 미동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준우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계단으로 가기로 했다.

준우는 계단으로 내려가며 그 여학생이 떠올랐다. 흘끗 봤는데 여기에 살 애가 아니었다. 피부는 하얗고 눈빛부터가 이곳에 사는 것 같지가 않았다. 뭔가 더 순수한 눈빛이었다.

준우는 여학생의 정체가 궁금했지만 바로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6층부터 1층까지 내려가려니 귀찮았다. 게다가 부식이 많이 돼서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그런 계단이다. 계단 하나를 내려갈 때마다 뭔가가 부서지는 소리에 떨어지지 않을지 불안해하며 계단을 내려갔다. 계단이 이러니 엘리베이터를 많이 타고, 그러니까 엘리베이터가 고장난 것이다.

1층에 다다른 준우는 자신의 집을 가리는 프리미엄 아파트에 가까이 있는 편의점에 가기 시작했다. 그곳은 말이 편의점이지 그냥 마트 그 자체였다. 마피아 지역에서 살아남은 편의점 프랜차이즈 건물이었다. 프리미엄 아파트에 근처에 있다보니 자연스레 건물 크기가 커진 것이었다.

보도를 걸으며 마피아 지부가 어디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이 지역에 있다고 들었다. 거의 유일하게 조직들을 없애나가며 알아낸 사실이었다. 그리고 한 지역을 경제적으로 예속시킨다는 이야기까지.

경제적으로 예속시키는 방법은 단 한 가지였다. 일단 그 지역을 무력으로 점령한 다음 그 지역의 화폐를 마피아 지부에서 사용하는 화폐로 바꾸는 것이다. 그 과정이 지랄맞긴 한데, 은행에 있는 돈을 마피아 화폐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돈을 빼거나 이동시킬 수 없고, 무엇보다도 그 지역이 경제적으로 빈털터리가 되기 때문이다. 마피아 화폐로 바꾸게 되면 은행의 이자율에 따라 돈이 차등 지급된다. 이자율이 0퍼센트, 소수점 정도면 그들은 돈을 제대로 받지만, 1퍼센트에서 2퍼센트면 25퍼센트 차감, 3퍼센트면 50퍼센트가 차감이 된다. 그렇게 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재산 하위 40퍼센트 이하가 된다. 그렇게 그들의 영향력을 커지게 한다.

돈은 돈대로 처먹고 화폐를 엿같이 주는 놈들은 그 돈을 갖다가 중국과 일본에 준다. 그 이유를 모르겠다. 도저히.

정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돈을 갖다 바치는 마피아를 없애려는 계획을 세우자마자 중국과 일본의 방해를 받는다. 경제적 협박과 군사적 협박으로. 군사적은 상관없을지언정 경제적은 문제가 심각했다. 존망이 걸린 문제였다. 그렇게 마피아에 원한이 있던 나를 이용해 개인적으로 마피아를 파괴하려는 목적이었다.

준우는 발길을 멈췄다.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편의점 근처에서 사람들에게 뭔가를 묻고 있었다. 준우는 어제 벌인 일에 대해 마피아가 목격자를 찾으려는 것 같았다. 이미 정부 쪽 사람들이 다 처리를 해버렸으니 준우가 그랬다는 걸 모르니 저러는 걸 거다. 하지만 괜히 꼬투리를 잡힐 수도 있다. 그냥 빨리 집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몸을 뒤돈 순간, 준우보다 키는 작은 양복쟁이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요.”

준우는 마음속은 흠칫했지만 몸은 무표정 그 자체였다.

“혹시 이 사람 봤습니까?”

양복쟁이는 한 사진을 보여주었다. 일단 내 사진은 아니었다. 17살이나 18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가 있었다. 준우는 일단 모른다고 했다.

양복쟁이는 알겠다고 말하곤 몸을 돌렸다. 준우는 집으로 걸어가며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내가 봤던 그 사람 같았다. 엘리베이터에 내려서 준우와 지나쳤던 그 여학생.

준우는 일단 집으로 가기로 했다. 가보면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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