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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으노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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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송으노
작품등록일 :
2021.05.12 22:01
최근연재일 :
2021.05.14 07:00
연재수 :
6 회
조회수 :
266
추천수 :
19
글자수 :
33,111

작성
21.05.1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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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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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단편 2화

DUMMY

“오 안녕?”


나는 지금 다리 위에서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누구한테 말하는 거냐고?”


쓰고 있던 수첩을 닫고는 조용하게 말한다.


“바로 너네들. 독자님들.”


나는 허벅지를 딱 치며 말을 잇는다.


“그래. 이해 못하겠지. 나 지금 세 문장 말했는데 무슨 빨간색 닌자 쫄쫄이 입은 청불 말 많은 캐릭터마냥 4의 벽이나 뚫고 있는지 말이야.”


나는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이 수첩을 다시 피고는 펜으로 끄적인 페이지를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Fucking writer


이래도 모르겠다고?


“모르겠으면 어쩔 수 없이 몸소 보여줘야지.”


때마침 다리 밑으로 작가가 탄 SUV가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주머니에서 권총을 한 자루 빼내 들었다.


“물론 이 소설이 근본 없지, 웹소설 딱 한 작품만 읽은 작가가 쓰는 거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노력 중이라니까 내가 좀 열심히 도와줘야겠지?”


다리 난간 위에 서서 떨어질 준비를 하고 있는데, 고개를 돌려 독자들을 바라보았다.


“자, 이제 뭔 일이 일어날지 맞춰봐. 아, 너네 김씨 아니지.”


나는 스카이 콩콩 뛰듯이 점프해 작가 차 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대로 떨어지기만 하면


“잠만, 나 힐링 펙터 없지?”


콱!


그대로 도로 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래도 몸이 딴딴해서 산 건가? 작가 차와 그 뒤에 있는 차까지 멈추는 데엔 성공했다.


“야, 작가! 빨리 나와.”


나는 앞에 바로 멈춘 작가 차에 대고 말했다. 작가는 움직일 생각이 보이지 않았다.


“야!”


부러진 부분 하나 없이 일어선 나는 권총으로 조수석에 탄 작가를 조준했다.

작가는 븅신같이 내릴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대신 운전대를 잡고 있는 몸 좋은 가드를 재촉하고 있었다.


“야, 그냥 너가 내리면 안 돼?”


독자님들에게만 말하는 건데, 저 놈이 아주 악질이야. 내 이름을 무려 ‘주인공’으로 썼다니까? 써줄 거면 무슨 그, 뭐냐.


쨌든!


빨간 쫄쫄이는 얼굴을 고치려 했던 것처럼, 나는 작가를 죽이고 이 소설 원고 이름을 바꿔버릴 테니까 독자님들은 지켜만 보시죠.

미래 아실 터는 없으니까.


가드는 손을 뿌드득대며 나에게 다가오고 있다. 에잉. 독자님들이랑 대화 재밌게 하고 있던 참인데.


“아그야, 그냥 빨리···”


탕!


가드는 머리에 총알이 박힌 채로 쓰러졌다. 어차피 별 생각도 않았다. 회귀만 씨발 290번째 하고 있는데 무슨 듣고 자시고야. 아그야 그냥 빨리 가라. 나한테 뒤진다. 같잖은 소리 첫 번째다.


“나오라고. 그냥 빨리 죽이게.”


내가 몇 발 총을 쏴대니까 작가는 그제야 나올 생각을 하고 있었···긴 개뿔 갑자기 운전석에 넘어가더니 시동을 걸었다.


“작가야? 야, 뭐니?”


바퀴 굴러가는 소리와 함께 작가는 나를 들이받았다. 작가도 이젠 내성이라도 생겼는지 나를 가드를 죽이게 한 뒤에 죽인다. 죽었는데 왜 말하고 있냐고?



+


아 시발 꿈!


나는 또다시 침대에서 깨어나고 말았다.


별 이상한 꿈을 다 꾸네. 그래도 늦게 일어나는 것보단 낫지. 완벽한 여름날. 은정이와의 데이트. 늦게 일어나면 안 되는 날이지. (성은 폰 씨다.)


기지개를 피는데, 핸드폰 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받자 은정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너 지금 어디야?”


은정이의 질문에 나는 태연하게 대답한다.


“나? 가고 있어.”

“너 지금 집이지?”

“에이, 뭔 집이야. 그냥 실내라 그래.”


지금 시간을 봤다. 9시40분?

그러고는 통화 종료를 해버렸다. 와, 줫댔다.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일단 옷을 갈아입고 머릴 감고 향수도 칙칙 뿌렸다.


무엇보다도 내가 빙의해있는 것 같은 소설의 내용을 보았다. 내 과거 내용이 기억과 정확히 일치하고, 하루 앞의 일을 알려주니 쏠쏠히 사용하는 중이다.


[우리의 주인공은 엄청난 치장을 통해 은정이에게 잘 보일 생각만 하고 있었다.]


작가가 단어 선택을 잘 못하나? 이러니 내가 다 힘들다. 치장이 어떻게 치장인지 알려는 줘야 할 거 아냐.

어쨌든 소설 내용에 따라 준비한 나는 마지막 물품 하나를 챙기면 된다.


“이걸 진짜 챙겨야 하나.”


바로 옷장 안에 숨겨둔 금고 안의 권총이었다. 왜 있는지도 모르겠는 이 권총은 누가 놔두고 간 거람?


어쨌든 조심히 바지 호주머니에 권총을 숨겼다.


[호주머니에 총을 넣어도 그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믿어봐야지 뭐.


아그, 늦겠다. 빨리 나가든가 해야지.


+


“은정아. 다 가고 있어.”


또 들려온 은정이의 전화. 정말 다행히도 호주머니에 넣은 권총은 그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저 앞에 은정이가 보였다. 은정이는 손을 흔들며 나를 반겼다.


“인공아! 여기야!”


은정이의 환영은 언제나 내 심장을 들뜨게 만들었다. 그만큼 은정이를 사랑한다는 뜻이겠지.


“미안해. 많이 늦었지.”

“괜찮아. 한 30분 정도 늦은 거면 양반이지.”


그 말에 나는 떨떠름하게 말했다.


“누가 들으면 진짠 줄 알겠네. 나 이렇게 늦은 게 처음이잖아.”

“그렇긴 하지. 빨리 밥이나 먹으러 가자.”


은정이와 최고의 순간을 보내려는 순간, 미처 내가 미완성분을 읽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괜찮겠지.’


어제부터 중간에 끊겨 그 후 부분을 보진 못했지만 어쨌든 좋은 엔딩일 것만은 분명했다.


+


나와 은정이는 고급진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는 도중이었다.


“그래서 아주 묵사발을 내놨지. 걔가 얼마나 짜증나는데.”


대충 내가 은정이 괴롭히는 남자얘 줘패는 내용이었다. 은정이는 나에게 엄지 척을 보여주었다. 진짜 좋은 일일 때만 보여주는 건데.


“인공아”

“어. 왜?”

“내가 할 말이 있는데.”


그 순간, 핸드폰에서 무언가가 왔다는 소리가 들렸다. 핸드폰을 보니 내가 읽은 미완성 분의 내용이 추가되었다는 것이었다.


시스템 메시지

주인공 님의 최신 화가 다시 올라왔습니다.


“은정아, 잠시만. 화장실 좀 다녀올게.”


이 내용이 미래라는 걸 알았을 때부터 난 최신 화를 읽지 말아야 했다.


화장실로 들어간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우리의 주인공은 은정이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었어야 했다. 침울한 목소리. 우리의 주인공은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그건, 헤어지자는 말이었다.


우리의 주인공은 그 다음 말이 더 어이가 없음을 미리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의 주인공은 은정이에게 헤어지자는 사유를 물어보자 들려오는 대답은 주인공이라는 이름 떄문이었다는 것이었다.


우리의 주인공은 떠나는 은정이를 붙잡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풀썩 앉아 있었다.]


이게 엔딩이라고?


“잠만. 이건 말도 안되잖아.”


나는 처음부터 다시 읽어봤지만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내용이었다.

그러면 만났을 때 흔들어주던 손은? 내 이야기를 들어주며 보여주었던 건? 모두 헤어지자는 걸 위한 거야?


“제발. 아니라고 해줘.”


답답할 마음에 화면은 미친 듯이 내려봤지만 보이는 건 ‘김작가’라는 이름의 필명이었다.


“진짜 뭔데. 알려달라고. 이게 진짜 엔딩이야?”


일단 은정이 말을 들어보기로 했다. 진짜 헤어지자는 말이 나오면 어떡하지? 일단 가보는 게 맞지. 발걸음이 한순간 무거워져서 모래주머니를 차는 느낌이었다.


은정이가 있는 테이블에 가자 은정이는 정말 소설처럼 침울한 목소리를 말해줄 것만 같았다.

진짜야? 소설 내용이 진짜라고?


지금까지 믿었던 소설 내용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지금까지 맞았던 그 내용은 어떡하라고?


“은정아. 표정 왜 그래?”


원래 앉았던 자리에 앉으며 천천히 말했다.


“인공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어, 그래 말해봐.”


은정이의 손은 최대한 약하게 잡았다. 이거로 은정이의 마음이 바뀔 리는 없겠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안 좋다.


“우리, 헤어지”

“은정아.”


나는 터져나올 것만 같은 눈물을 부여잡고 은정이의 끊었다.


“제발. 기회를 한 번 더 줘.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알려주면 하나부터 열까지 바꿀게.”


은정이의 목소리는 소설 내용처럼 침울했다. 은정아 제발. 진짜 그러지 마.


“그게 문제가 아니야.”

“그럼 뭔데. 정말 내 이름 때문이야? 주인공이라는 거 하나 때문에?”


일단 냅다 질렀다. 내 말에 은정이는 놀란 듯했지만 다시 평정심을 찾으며 말했다.


“그래.”


그 말에 모든 것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은정아 나한테 말하지 마.


“주인공이라는 이름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말해줘. 얼마나 고생했는데?”

“됐어. 우리 헤어져.”


은정이는 자신의 가방을 들고 내 손을 풀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그 자리에서 나한테서 멀어지는 은정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처음 은정이를 봤을 때 딱 저런 모습이었다. 당차게 나가는 발걸음. 누구나 한번쯤 뒤돌아서 볼 만한 뒷모습이었다. 저 모습에 반해 지금ᄁᆞ지 사귀었던 거였지.


“나한테 왜 그래. 진짜.”


나는 테이블에 쓰러지듯이 상체를 처박았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을 찾아봤다. 왜 그런 소설 내용인데? 권총은 대체 뭐고? 이딴 엔딩을 내는 새끼가 어딨어?


[작가의 말]


다음 작품을 위해 이번 작품은 급하게 마무리 짓습니다. 모두에게 죄송합니다.



뭐? 다음 작품을 위해서 그런 거라고? 그럼 나는? 그냥 쓰레기 통에 처박은 거야? 미친 듯이 작가의 말을 곱씹었다. 죄송하면 다야?


나는 필명인 김작가를 인터넷에 쳐보았다. 그러자 보이는 무수한 커리어들. 생각보다 유명한 사람이었다. 근데 작가가 쓴 소설에 빙의했는데 작가가 나올 수가 있나?


뭐 어째. 나야 고맙지. 나는 호주머니에 넣어둔 총을 꺼내들었다. 그러곤 탄창을 확인하고는 장전했다.


“넌 뒤졌다. 김작가.”


+



뭐, 이래서 내가 이 작가를 조지기로 마음 먹은 거야.


“독자님들. 솔직히 이 정도면 과거 이야기 잘 압축한 거 아니야?”


나는 언제나처럼 침대에서 일어났다. 291번째. 돌겠다 진짜.

작가새끼도 이젠 불쌍하다고 생각하는지 이젠 은정이에 대한 이야기는 뺐다. 작가라고 막 뺐다 넣었다 할 줄 아나 본데, 전화도 오지 않고, 차이지도 않는다.


“그래도 죽여야지. 뭐. 이름 바꿔줄 생각 없는 거 같더만.”


내 계획은 매우 간단하다.


“첫 번째. 김작가를 죽인다. 두 번째. 원고에다 내 이름을 바꾼다. 간단하지?”


나는 옷장에 있는 권총을 꺼내며 말을 이었다.


“근데 문제는 그 놈이 어디 있는지를 통 모르겠다는 거야. 애초에 내가 소설 속에 빙의한 게 아니라 김작가 그 새끼가 쓰는 대로 움직이는 세상인 것 같은데. 그러면 되는 대로 쓰면 무한정 피하는 게 가능한 것 같거든?”


권총은 여전히 꽉 차 있는 탄창으로 장전되어 있었다.


“독자님들. 솔직히 소설 읽으면서 중간에 연재 중단하면 어떨 것 같애? 그것도 개판 흐지부지로 끝내버리면?”


나는 옷장에 있는 정장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기분 더럽지? 딱 그 느낌이야. 현실에서 개연성 1도 없이 그런 일이 일어나 봐. 아주 샷건 50번은 내려치고 싶을 걸?”


바지를 갈아입고 셔츠 단추구멍을 메고 있는데,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쉿.”


나는 권총을 들고 독자들에게 조용히 하라며 손가락을 입에 댔다. 집에 올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아무 기척을 내지 않자 문이 쿵쿵 소리를 내며 울렸다. 바깥쪽에서 누군가 문을 세차게 두드리고 있었다.


“독자님들, 아마 2화에는 액션신이 한 반은 차지할 거 같다.”


나는 조심히 문쪽으로 향했다.

그러곤 문을 콱 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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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단편 3화 +2 21.05.12 43 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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