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쥬레아

초월자의 마지막 사도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쥬레아
작품등록일 :
2021.03.03 18:38
최근연재일 :
2021.04.03 17:21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284
추천수 :
0
글자수 :
63,605

작성
21.03.13 21:00
조회
17
추천
0
글자
9쪽

소강 상태(3)

DUMMY



지금 소란이 자칫 살인까지 번진다면, 여기 모인 용병단 전원에 대한 신뢰는 곤두박질 칠 것이다.



그렇다면 내 용병단도 같이 평판이 떨어질 것이란 판단에 서자, 나도 이 일에 개입하기로 마음 먹었다.



“ 너희들 어느 소속 용병놈인데 그렇게 미쳐 날뛰는 거지? ”



자리에서 일어나 쏘아보자, 그들은 험악한 얼굴로 시선을 나로 돌렸다.



“ 이 씨발 새끼들이 단체로 약 빨았냐!? 아주 뒤지고 싶어서 환장했지? ”



한 명이 입에 거품이 물도록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 내가 어디 소속이냐고? 나는 갈귀 복수단이다 개새끼야!


어느 잡 용병 소속인지는 몰라도 지금이라도 내 가랑이에 무릎을 꿇으면 적당히 패주는 선에서 끝내주지! ”



그래도 한명은 용병은 아주 친절하게도 내 말에 대답해주었다.



설마 안식이 있는 갈귀 복수단 소속이라는 것에 놀랐다.



“ 갈귀 복수단? 뭐야 너희들 아반드릭 대장님의 용병이었어? ”



“ 어..어? 무.. 뭐야 너... 어떻게 아반드릭 대장님을..? ”



내가 아반드릭 대장을 알고 있는 듯한 말투에, 이제서야 그들도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했는지 말을 더듬었다.



“ 하.... 갈귀 복수단의 명성도 이젠 다 죽었나보군? 이딴 잡 쓰레기들까지 합류시키다니...


그래 내가 누구냐고 했지? 난 서녘 칼바람의 부단장의 닐레웨다.


분명 두 달 전, 너희 용병단과 공동 임무를 한 적도 있었을 텐데... 내 얼굴이 기억이 안 나는 거냐 아니면 모르는 거냐? ”



안 주머니를 뒤져 나를 증명할 용병단 표식을 식탁에 휙 던졌다.



던진 표식을 바라본 용병들은 진짜 사실임을 깨닫자 새파랗게 질렸다.



“ 허..헉! 죄...죄송합니다!! 아직 저희가 들어온 지 며칠 안돼서... ”



" 우리들이 술을 너무 마셔서 잠깐 미쳤습니다! 제발.... 용서를.. "



난 그들에게 다가가 뺨을 인정 사정없이 후려 갈겼다.



짜아악!!



“ 나한테 사과할 게 아니라, 주인장과 종업원. 그리고 저분에게 사과를 먼저 해야 하는 게 순서 아니야?! ”



“ 조..죄송합니다. 아.. 앞으론 이런 일 없도록 자.. 자제하겠습니다! ”




나도 이 일이 더 커지는 것은 원하지 않기에, 이 정도로 경고만 하는 선에서 상황을 종료하기로 했다.



“ 오늘은 모두 즐거운 밤이니. 이쯤 해두지만... 조심해. 다음에 걸리면 그땐 말로는 안 끝낼 줄 알아라. ”



용병들이 부리나케 텐트 밖으로 도망치고, 식탁에 던졌던 표식을 다시 가져갔다.



상황이 종료되자 주인장과 종업원은 나에게 다가와 감사 인사를 표했다.



“ 나으리! 정말 감사합니다. 이거 어떻게 보답 드려야 할지... ”


“ 정말 감사합니다! 검사님 처럼 멋있는 용병은 처음 봤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



점장과 종업원의 칭찬에 애써 무시하고, 오히려 호기롭게 먼저 나섰던 남성으로 주제를 돌렸다.



“ 저보단 오히려 먼저 나섰던, 저분에게 인사를... ”



남자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주인장과 종업원은 연신 인사를 건넸다.



남자는 인사를 가볍게 받고선, 미소를 머금고 나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조용히 끝났습니다.


닐레웨 님이라고 하셨죠? 놀랍습니다. 설마 오늘 전장에서 리네츠 폐하에게 공훈을 세웠던 사람이 귀하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



가까이에서 보니 이제서야 그의 대략적인 형상을 알 수 있었다.



나보다 5cm 정도 컸고, 나이도 살짝 들어 보였고, 제일 눈에 익는 것은 맑고 청명해 보이는 푸른 머리를 가졌다는 점이다.



그가 악수를 건네자, 나도 청해오는 악수를 맞잡았다.



“ 너무 치켜세우십니다... 이렇게 만난 것도 다 인연인데 합석하시는게 어떠신지요? ”



“ 저야 좋습니다. 당신 같은 분이면 언제나 환영입니다. ”



남자는 내가 앉았던 자리에 함께 앉았고, 우리가 같이 합석하자 종업원은 술과 음식을 다시 내오면서 작은 목소리로 “ 서비스입니다. ” 귀뜸을 했다.



“ 제 이름은... "



남자가 먼저 이름을 밝히려던 찰라에, 머뭇거리며 약간의 망설임이 보였다.



아무래도 이름을 밝히면 뭔가 곤란한 일이 생길 것으로 보아, 나름 사연이 있는 사내같지만...



딱히 위험한 것 같지도 않고, 이름 모를 사연을 가진 사람은 무수히 만나보았기에 나는 대수롭지 않았다.



남자도 조금 망설이는가 했지만, 이내 결심을 한 듯 입을 열었다.



" 음... 아! 죄송합니다. 전 폰 실프레아입니다. 편하게 폰이라고 불러주세요. ”



“ 반갑습니다 폰 님. ”



다시 한번 폰에게 인사를 건네자, 그는 멀뚱히 내 얼굴을 빤히 처다 보았다.



“ 저... 혹시 무슨 문제라도? ”



너무 빤히 보는게 부담스러웠던 내가 되묻자, 그는 고개를 저으며 분위기를 환기 시켰다.



“ 아.. 아닙니다. 제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 사람들이 항상 질문하는 말이 있는데... 닐레웨 님은 그런 말이 없으셔서... ”



사실 폰의 이름을 들었을 때, 그가 귀족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만 했다.



이 세계에 와서 또 하나 느꼈던 자신의 성에 대한 무게.



현대에는 남녀노소, 계층, 신분 상관없이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이 세계의 성은 출신과 혈통이 남다름을 보여주는 가장 근본적인 방식이었다.



폰이 이런 말을 더 하는 것으로 보아, 그냥 보통의 귀족이라는 생각을 넘어...



무언가 배경이 더 있음을 직감했다.



하지만 괜히 어중간하게 끼어 드는 것은 이승을 탈출하려는 몸부림과도 같기에, 고개를 저으며 모른다고 말했다.



“ 그건 그렇고... 제가 볼 땐 나이가 꽤 어리신 것 같은데,


벌써 한 용병단의 부단장 자리에 있다니 놀랐습니다. 혹시 나이를 어떻게 되시는지요? ”



“ 올해로 18살입니다. ”



그는 내 말에 놀랐는지 눈이 크게 뜨여졌다.



“ 18살이요?.... 나이가 어릴 것이라 생각했지만... 설마 20살 채 되지 않다니...


아 참 이거 실례했네요. 제 나이는 23입니다. ”



“ 하하하. 폰 씨께서는 저보다 형님이시네요. ”



“ 나이로는 높을지 몰라도 어린 나이에 그렇게 선의를 실천하는 건 대단한 일입니다.


오히려 더욱 존경 받고, 칭찬 받을 일이죠. 아무튼 도와주셔서 감사하며, 건배 한잔 하시죠! ”




폰이 잔을 들자, 나도 잔을 들어 부딪치며 술을 마셨다.



“ 그런데 폰 씨는 개인 용병으로 이곳에 참전하신 겁니까? ”



“ 꿀꺽.. 꿀꺽.... 예. 제가 이 일을 시작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다른 용병단에서 절 받아 주질 않더군요. ”



나는 그의 말을 듣고 술로 입을 축이며, 생각에 사로 잡혔다.



' 개인 용병으로... 거기다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대규모 전투에 기용될 정도...


그러고보니 공성전에서, 성문이 뚫리자 먼저 득달같이 달려왔던 옥지기 기수, 일루네스도 개인 용병인걸 감안하면.....! '



나는 일루네스의 활약을 참조로 폰을 바라보며, 보통 인물이 아닐 것이라 확신했다.




몇번 술을 마시며 고민 끝에, 한 가지 제안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 꿀꺽... 혹시 실례가 되지 않다면.....


제가 몸담고 있는 서녘 칼바람에 오시는 것은 어떤가요? ”



폰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 예....예? 저를 말입니까? ”



아무래도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생판 남에게 이런 제안이 잘 이해가 안된 모양이다.



“ 보아하니 아까 용병들이랑 싸울 때 4명을 손 쉽게 제압하신 것을 보니 실력이 우수하신 것 같고..


또 제 직감에는 함께 등을 맞닿아도 되는 든든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 직감은 여태 틀린 적이 없었습니다. 꼭! 당신을 제가 있는 용병단에 모시고 싶네요.


한번 고민해보시고, 입단하실 생각이 있으시면 내일 아침에 제 용병단 진영으로 와주세요...


어이쿠 벌써 시간이 꽤 지난 것 같은데, 슬슬 돌아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나는 그에게 고민할 시간을 주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핑계로 자리에 벗어나기로 했다.



“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당신의 호의에 제가 깊게 생각해보겠습니다. ”



내가 일어나자 폰도 자리에 일어서, 악수을 끝으로 자리를 끝마쳤다.



주점 텐트에 나서며 그와 헤어져, 거리를 걷던 중에 갑자기 문득 무언가 기시감이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 ...푸른 머리... 그리고.. 묘하게 익숙한 목소리...


그래! 맞아! 어딘가 봤다고 했더니... 루모르가 죽었던 그 자리에 조용히 말했던 사람이었어! ’



분명 루모르가 죽으면서...


그의 죽음을 본 폰은 ‘ 배신자 다운 최후로군 ’ 이라고 말했다.


뭔가 인연이었을까?


나는 무언가 홀린 것인지 수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 가운데에서 또렷하게 그의 말이 귓가에 꽂혔었다.



‘ 허... 진짜 이상한 인연이군. 설마 저기에서 만날 줄이야.... 그래도 이 세계에서 몇 없는 좋은 사람이었어... ’



나는 폰의 만남이 오늘에 가장 큰 수확이라고 느끼며 내가 묵을 텐트로 돌아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초월자의 마지막 사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 무대 위의 광대들 21.04.03 10 0 16쪽
10 서녘 칼바람단의 뉴 페이스(2) 21.03.31 17 0 12쪽
9 서녘 칼바람단의 뉴 페이스(1) 21.03.30 14 0 5쪽
» 소강 상태(3) 21.03.13 18 0 9쪽
7 소강 상태(2) 21.03.12 15 0 6쪽
6 소강 상태(1) 21.03.11 15 0 9쪽
5 소년 왕의 비상(3) 21.03.08 15 0 19쪽
4 소년 왕의 비상(2) 21.03.07 16 0 11쪽
3 소년 왕의 비상(1) 21.03.06 18 0 6쪽
2 이 세계에서 부는 산들바람(2) 21.03.05 60 0 29쪽
1 이 세계에서 부는 산들바람(1) 21.03.04 87 0 2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