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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레아

초월자의 마지막 사도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쥬레아
작품등록일 :
2021.03.03 18:38
최근연재일 :
2021.04.03 17:21
연재수 :
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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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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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3,605

작성
21.03.04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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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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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이 세계에서 부는 산들바람(1)

DUMMY

2009년. 한창 미국의 애플이라는 회사에서 스티브 잡스라는 분께서 아이폰이라는 것을 소개하여 스마트폰이 보급되던 시기였다.



하지만 나는 운이 없게도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게 터치폰을 사용하고 있는지라 남들은 스마트폰으로 바뀌는데 나만 아직 그대로다.



부모님에게 졸라봤지만, 당연히 내 말을 들어주시지 않았다.



그러면서 항상 내건 조건은 “ 반에서 무조건 10등 안에 들어라. ”



내 나이 18살. 한창 대학 진학을 위해 공부에 매진하는 고등학생...이지만 나는 영 공부에 소질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부모님의 매번 거시는 조건을 충족할 수 없었다... 뭐 노력도 안 한 것도 있기도 하고 말이다.



그렇다고 딱히 예체능에도 좋은 실력을 갖추지도 않았다. 체육 시간에 그냥 축구만 즐기는 수준?...



우리 가족은 부모님 두 분과 누나 한 명이 있다. 결국 같은 핏줄이라서 그런지 누나도 나랑 거의 비슷하게 공부를 잘 못한다.



대신에 누나는 미술을 어릴 때부터 꾸준히 했고, 성격은 나보다 더 다부지고 꼼꼼한 스타일이다. 그래서 아마 미술이랑 적성이 맞나 보다.



오늘도 어제와 다름없는 바쁜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허겁지겁 샤워와 양치를 같이 하고, 등교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가기 전에 배가 허기져서 냉장고를 열어보니 마침 비요뜨가 있길래 그걸로 대신 한 끼로 주린 배를 채우고 있자....



“ 야! 내가 먹으려고 했던 거야! 너 내가 사 온 거 먹지 말랬지!! ”



오늘도 누나의 따가운 잔소리가 들린다.



' 거참. 안 먹는 사람이 임자아닌가? '



..하지만 이 소리 했다간 누나의 폭풍 잔소리가 이어지기도 하고, 사실 누나가 사 온 게 맞으니까 전적으로 내가 잘못이다.



“ 미안해 누나. 학교 갔다 와서 사 올게. 갑자기 냉장고에 있던 거 보니까 먹고 싶었어. ”



“ 네가 사 먹으면 되지 꼭 내가 먹을려던거 뺏어먹드라. 그저께도 내가 먹으려던 과자도 네가 먹질 않나. 아니 먹을 거면 적어도 나한테 허락을 받고 먹든지! 진짜 내가 널 어떻게 해야겠냐 응? 주절주절주절.. ”



‘ 아... 젠장 또 발동걸렸네. 얼른 학교 가야겠다. “



나는 누나의 잔소리를 한 귀로 흐르며 무시하고, 부엌에서 비요뜨를 허겁지겁 먹고 있다.



어머니는 누나의 잔소리 때문에 뉴스가 잘 들리지 않는지 소리를 크게 키웠다.



“ 현재 광화문 광장에는 비폭력 시위를 하던 단체가 갑자기 폭력이 행사하며 경찰들에게 시위 단체들이 사이에서 격렬한 몸 시위가 벌이고 있어... ”



뉴스에는 현장 기자가 서울 광화문 광장과 조금 떨어진 경찰들이 바리케이드를 쳐 놓은 곳에서 한창 보도를 이어가고 있었다.



어머니는 보던 뉴스의 소리가 키웠지만, 누나의 목소리도 한창 더욱 커지자 엄마가 우릴 향해 소리를 질렀다.



“ 너희들 학교 안 가?!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아직도 그러고 있어! ”



어머니의 잔소리가 우리에게 향하자, 누나도 자기의 잔소리를 멈춰 잠시 한숨을 쉬고 다시 방에 갔다.



나도 서둘러 책가방을 챙기고 아파트 문을 활짝 열고 집을 나섰다.



내가 오늘은 좀 늦잠을 자긴 했어도 고등학교는 시내에 있었기 때문에 버스가 많이 다녔다.



아무리 버스가 안 온다고 해도 최소한 10분에 1대는 반드시 오기 때문에 지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 헉.. 헉... 헉.. ”



나는 우리 집에서 떨어진 버스 정류장으로 뛰어갔다.



버스 정류장으로 갈 때 혹시나 버스가 지나칠까 봐 도로를 계속 주시했다.



' 오 나이스! 아직 버스가 안 지나갔네. "


오늘은 운이 좋은 것 같다. 아직 버스는 지나친 게 없으니 아마 곧 있으면 올 것이라 믿음이 생겼다.



나는 한껏 부푼 믿음으로 정류장에도 도착하니, 다른 교복들의 학생들이 3명이 있어서 한층 더 마음이 놓였다.



버스 정류장 주변은 아직 동네가 한창 신도시 개발로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좀 발전해 보이고는 있지만, 하지만 버스 정류장의 여건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2차선 도로의 갓길에 그냥 떡하니 버스 정류장이 박혀있고, 가드레일 같은 안전시설 하나 없었다.



만약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본다면 굉장히 위험한 곳이지만, 이미 우리에게는 하나의 일상과도 같기에 흔히 말하는 안전불감증이기도 했다.



나는 버스가 오기 전까지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거나 계속 버스가 오는 방향을 지켜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처음에는 ' 조금 있으면 오겠지... ' 라는 생각을 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버스가 오지 않자 내 마음은 초조하고 불만이 터져 나왔다.



‘ 아 씨... 아니 왜 이렇게 안 와! 지금 15분이 넘었어! 보통이면 10분이면 오는 버스인데 뭐 하는데 이리 늦어?! ’



나 뿐만 아니라 옆 학생들도 스마트폰이나 손목시계를 보며 나처럼 초조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며 어떤 학생은 자기는 작게 말하는 것 같지만 옆에 사람들은 들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 아 진짜! 지금 20분을 기다렸는데 왜 안 오는 거야 미치겠내.. 아오! ”



나는 옆에 중얼거리는 학생의 말을 듣자 놀랐다.



‘ 엥?! 20분? 아니 버스 기사분들께서 너무 늦게 오는 거 아니야?! 아니 이건 말도 안 돼!! ’



나는 바닥을 보며 한숨을 쉬고 있을 때, 저 멀리서 누나도 허겁지겁 달려왔다.



누나는 내가 버스 정류장에 있는 걸 보며, 내 옆에 다가왔다.



“ 야! 아직도 버스 안 왔어?! ”



나는 짜증 나는 표정으로 누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 어! 아니 버스 기사들이 뭐 단체로 놀러 갔나 봐. 무슨 20분이 되도록 안 오고 난리야. 아씨.. 미치겠내.. 누나 그냥 어머니한테 말해서 택시라도 타게 돈을 받으러 가자. 이러면 더 늦어! ”



누나는 내가 택시 타자는 말에 조금 갈등하는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택시비가 비싸기도 했고, 어머니한테 이 얘길 하면 가장 먼저 “ 늦게 일어난 걸 탓해야지! ” 라든가...



“ 택시비가 얼만 줄 알고 택시를 타! ” 하면서 우리한테 비난의 화살을 돌릴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번에는 도가 너무 지나치다는 걸 느꼈는지,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잠깐 자리를 떠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누나의 답변을 기다릴 동안, 내 시선은 다시 바닥으로 내리 꽂으며 고민하고 있을 때 정거장에 갑자기 큰 소란이 발생했다.



“ 어..어어!! 저 차 왜 이래!! ”



“ 뭐! ... 뭐야!! 저거 완전 미친 거 아냐?! ”



나는 주변 학생들이 소리를 치며 급히 도망칠때, 바닥에 멍때리고 있던 나는 깜짝 놀라 시선을 위로 올렸다.



‘ 응? 뭐야? 무슨 일인데? ’



내시선을 왼쪽 차도를 바라보자 이미 큰 트럭이 내 시야 앞까지 도달했다.



그 모습에 나는 머리속이 새하얗게 물들이고 모든 감각이 사라져 시간이 갑자기 정지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순간에 내 귀가에 누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야!! 도마.... ”



누나의 마지막 목소리는 이내 사라지고 내 시야도 끊겼다...


.

... 그렇다 나는 그렇게 교통사고로 죽은 것이다.....



왜.. 어째서... 내가 왜 죽어야 하는지 조차 이유도 모르게..



그러나 한 가지 다행인 건 고통은 없었던 것 같았다...



아마 바로 즉사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 그렇게 죽었을 터였다...




............................................................




지금까지 내가 죽기 전까지 일이다.




§- 그런데 이상하다... 지금 이 생각을 하는 나는 뭐지?.... 난 죽었지 않았나?...



§- 그리고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아니다.. 보이지 않는 게 아니야... 난... 난 죽었지만.. 무언가... 느낄 수 있어... 없는 게 아니야...



§- 어둡다... 차가워... 공허해... 마치... 세상이 텅 빈 것 같아...



Ω- 그건 너의 독백인가?



§- 넌 누구... 아니 그것보다 내 생각을.. 읽었어?!



Ω- 넌 여기가 어딘지 모르나 보군. ...뭐 이제 온 녀석한테 여길 설명해봤자 이해도 못 하겠지... 하지만 꽤 재미있는 꼬맹이로군.



Ω- 설마 예전에 내가 했던 행보를 똑같이 걸은 놈이 있다곤 생각도 못 했어.



§- 당신은... 누구죠?



Ω- .... 한때 자비심으로 세상을 이끌었지만, 나의 무분별한 관대함이 나를 파멸로 이끈 어리석은 자일 뿐이다.



Ω- 지금은 이 공허한 곳에서 복수심에만 불타며 내 목숨을 허비하고 있지...



§- 전...전 뭐죠? 전 어떻게 된 건가요?



Ω- 그건 네가 잘 알 텐데? 넌 네 세계에서 죽었지 않나?



Ω- 꼬맹아, 물어볼 게 많겠지만.. 지금 나에겐 시간이 없단다. 너도 이제 곧 이곳에서 벗어나 내가 있었던 세계로 가겠지...



Ω- 뭔가... 여기서 너와 나의 만남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Ω- 무언가... 무언가 우리 서로와의 인연이 있었던 거겠지. 만약 네가 내가 있던 세계로 가도 넌 아무런 볼품 없는 일개 하찮은 놈이겠지..



Ω- 그러나 너는 네 세계의 사람. 아마 내가 있던 세계와는 크게 다를 것이다... 과연 네가 다른 세계에서 어떤 새로운 바람이 될련지 궁금하구나.



Ω- 너에게 나의 영혼 일부를 심어 넣어주마...



Ω- 자.. 가라...내가 있던 세상으로... 추악하고 피로 얼룩진 내가 추방당했던 세계로...



§- 내 앞에 나타난 푸른 불꽃은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나는 갑자기 어디론가 빠르게.. 아주 빠르게...



§- 그래 마치.. 광속으로 이 세계에 벗어나기 시작했다. 저 멀리서.. 아른한 빛이 뿜어져 나오는 곳...




............................................................




“ ...드...니? ”



.... 귀가에 누군가의 말이 들린다.



“ 살....주...요! ”



또 다른 목소리가 들린다... 아까의 목소리보다 무언가 얇은 것 같다... 여자의 목소리?



“ 우아아..아.아..아앙... ”



이번엔 울음소리가 들린다.



내 머리는 피곤하다며 아직 더 자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가슴은 지금 눈을 뜨라며 심장을 요동치고 있었다.



머리는 " 일어나야 해 "



심장의 " 피곤해 " 라며 상반된 명령을 내리고 있다.



두 명령을 둔 싸움은 결국 머리가 이겼다.



사방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야기와 나를 걱정하는 듯한 말이 들려오기에 무시할 수 없었다.



' 그래... 까짓거... 눈 좀 뜨는 게 뭐가 힘들어! '



결심을 선 나는, 감긴 내 눈이 조금씩 열기 시작하자 빛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 윽... 눈부..셔.. ’



마침내 완전히 눈을 떴지만 갑자기 들어온 빛 때문에 눈이 적응하지 못하여 시야가 흐려졌으나 다시 바로 정상으로 되돌아왔다.



내가 두 눈이 뜬 첫 장면은 천장이었다.



그것도 나무로 된 아주 조잡한 지붕.



지붕 사이에는 온통 틈이 투성이라, 하늘까지 보일 정도로 허술했다.



“ 떠,.떴다!! 세상에 제 아들이 눈을 떴어요!! ”



자길 아들이라고 부르는 목소리가 들린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주름살이 잔뜩 있는 웬 노모와 함께 허리 굽은 늙은 남자가 보였다.



마치 멀리서 보면 부부 한 쌍처럼 보일 법 했다.



“ 미안해!! 미안해!! ”



와락!



내가 고개를 돌리는 반대쪽에서 갑자기 누군가가 나를 부둥켜 앉았다.



나는 놀라서 눈을 돌리니 갈색 머리의 어린 여자애였다.



나는 지금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와중에 늙은 부부처럼 보이는 쪽에서 늙은 남자가 입을 열었다.



“ 허허허... 이거 참... 신께서 축복이라도 내려주신 건지... 높은 절벽에 떨어졌는데도 약간의 상처와 뇌진탕으로만 끝난 게 참으로 다행일세 그려.. ”



“ 감사합니다. 전부 의원님 덕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이 목소리를 듣자 나는 저 한 쌍의 남녀가 부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를 자기 아들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한 번 더 혼란에 빠트렸다.



‘ 아들? 무슨 소리지? 왜 내가 할머니 자식이예요!? ’



“ 우!.. 우웁!.. 우우웁!! ”




나는 목소리를 꺼내려고 했으나, 부둥켜안은 아이 때문에 도통 입을 열 수가 없었다.



내가 말을 제대로 못꺼낸 것을 본 노모가 나를 부둥켜 앉은 아이를 제지했다.



“ 레아나! 지금 닐레웨가 힘들어 하는 거 안보이니? 기쁜 건 알겠지만 놔주려무나. ”



노모의 말을 들은 레아나라는 꼬마가 나를 놓아주었다.



그제야 내 신체의 자유를 얻게 된 나는 제대로 시선을 돌려 레아나에게 돌렸다.



이제보니 갈색 머리에 길이는 어깨까지 닿았고, 두 뺨에는 주근깨가 있었다.



그리고 눈에는 눈물이 쏟아지고 콧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 흑..흐흑... 죄송해요 루프네 아주머님. ”



이제야 나를 아들이라고 생각한 노모가 루프네라는 이름인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머리속에 한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 루프네? 레아나? 아니 이름이 왜 저래? 여기 한국 아니야?? '



나는 두 사람의 말에 온통 혼란스러웠지만 주변 사람은 내 사정을 전혀 모르고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 지금 닐레웨가 답답해 하니까 놔주지 않으겠니? "



“ 흑..흑.. 알겠어요.. ..닐레웨..미안해.. 나 때문에.. 흑흑... ”



저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말하든 말든, 나는 이 상황을 이해시키기 위해 수 많은 생각에 차올랐다.



' 난 분명 버스 정거장에 있었잖아? 근데 여긴... 아니... 지금은 뭔가 기억이 안 나지만.. 난 아주 어두운.. 장소에 있었어... 지금.. 기억이 점점 사라지지만.... '



나는 내 이마를 부여잡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 닐레웨!? 아직 머리가 아픈거니?! "



내 행동에 루프네는 아직 몸이 아픈 줄 알았나 보다.



" 가벼운 뇌진탕이긴 하지만 고통은 있을 겁니다. 그래도 너무 염려는 마세요. "



의원은 놀란 루프네를 진정시켰다.



“ 그래도 이렇게 눈 떠준 게 얼마나 다행입니까! 아이가 죽는 건 그다지 보고 싶진 않았으니까 말이죠! ”



" 아이 참, 왜 이렇게 목소리가 커?! 아픈 얘를 생각해서 조근조근 말해라고. "



레아나 옆에 마치 보디빌더를 연상하게 만드는 우락부락한 신체를 지닌 남자가 큰소리로 내뱉자 의원이 입에 손가락을 데며 주의를 줬다.



" 너무 나무라진 마세요 의원 선생님. 터크 씨도 제 아이를 생각해서 해준 말이잖아요. "



루프네는 터크라는 사람을 두둔하며 말하자, 의원은 약간 헛기침을 했다.



“ 하여튼 지금 눈 떴으니, 레아나! 어서 닐레웨한테 사과하려무나! 이 모든 사단이 너에게 비롯됐으니까! ”



터크가 다그치자, 레아나에게 다그쳤다.



“ 예. 아빠.. ”



레아나는 쭈뻣 쭈뻣 나에게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



" 미..미안해 닐레웨... 나 때문에 네가 다쳐서... 난.. 난 네가 루프네 아주머님이 아주 아프시다고 많이 걱정해서... "



한창 말하다가 갑자기 울음이 북받쳤는지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 내가 괜히 소문에 들었던 로코쿠 산 절벽에 피운 노란 꽃을 따서 약으로 만들면.. 낫는다는 말에... 네가... 네가.. 흑...흑...흐흐흑.. 미안해.. "



루프네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옷으로 레아나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 레아나 아버지. 너무 아이를 다그치지 말아요. 이 아이가 무슨 죄가 있나요. 다 날 위해서 해준 소리죠.


이제 그만 뚝 그치렴. 내 아들이 살아있으니 난 괜찮아. 닐레웨. 너도 레아나의 사과를 받아주는게 어떻니? ”



루프네는 내가 눈을 뜬 이후부터 단 한마디도 말을 하지 않고 입만 다물고 있는 모습이 마치 화가 난 것처럼 보였나 보다.



주변에 어른들도 저마다 루프네의 말을 거들었다.



" 닐레웨. 이제 그만 화를 풀으려무나 . "



" 남자가 여자아이가 눈물을 흘리는데, 그렇게 꽁하고 있으면 멋진 남자가 아니야! 나도 젊었을 땐 말이야~ "



" 야 야! 괜히 아이한테 이상한 바람 넣지 마! "



어른들이 나에게 달래보며 나름 농담도 섞으며 분위기 전환을 시켜보려고 했다.



하지만 난 입을 꾹 다물고 있었고,



어른의 눈에는 ' 아직 화가 덜 풀렸나 ' 하고 생각하며 더욱 분위기 전환을 시키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레아나는 말이 없는 모습이 가시방석이 었는지 계속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난 분명히 말하겠다.



절대로 화난 게 아니다. 얘가 저렇게 울면서 사과하는데 안 받아주는 염치가 없는 사람이 전혀 아니다.



애초에 나는 트럭과 부딪친 사고였지, 무슨 산에서 떨어졌느니 사고를 당한 적도 없다.



이렇게 머리속을 정리하면서, 내 몸을 보았는데 여기서 난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몸은 아무리 높게 쳐봐야 10~12살 수준! 그러나 나는 고등학생인데 이게 무슨 일인가 말이야?!



버스에서 기다리다가 갑자기 질주해서 차에 치어버린 사망자였는데... 지금 내 꼴이 이게 뭐야?!



내 기다란 키는 다 어디로 증발하고, 이 꼬맹이 같은 몸!



심지어 침대와 마주보이는 거울에는 검은 머리카락이 아니라 회색의 머리?!



집안을 보니 꼴이 사람이 살 수준도 못 한 허름한 판자촌 수준과 이곳에 모인 사람도 동양인으로는 절대 보이지 않는 인종이었다.



정말 있을 수 없는 현실이다. 모든 것이 말이 안돼....



혹시 여긴 꿈 속이 아닐까라는 망상까지 품을 정도였다.



그리고 스쳐 가는 기억.....



‘ 내가 있던 세계와는 크게 다를 것이다 ’



그래... 분명... 누군가... 이 말을 했었어..



서..설마.. 그럼 내가 다른 세계에 왔단 말인가?..



그것도 이 꼬마의 몸속으로?...



마침내 모든 정보를 종합한 나는 이곳이 다른 세계..



이 세계임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그리고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사람들의 말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아니 애초에 그래도 어느 정도 지식은 꼬마와 계승했기에 알아 들을 수 있었나 보다.. 근데 문제는....



' 하... 도대체 저걸 어떻게 발음하는 거야? '



알아는 듣겠는데... 문제는 말하는 방식이었다.



발음도 문제가 막상 입을 열고 싶으니 하고 싶은 단어가 잘 모르거나 이게 맞는지 조차 감이 안 잡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위기상 이제 내가 뭔가 말을 해야 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갈등했지만...



하지만 어찌하랴, 일단 어떻게든 마구잡이로 도전해보기로 했다.



“ 나 원하다. 용서의 너. 마찬가지. 모두입니다.



내가 말한 소리를 듣자, 순식간에 주변 사람들이 얼어붙었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생겼다.... 어색해진 분위기. 나는 목덜미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 ... 조졌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 아무래도 개소리한 거 같아... 아 빌어먹을... ’



나는 속으로 연신 나 자신을 욕하며 탓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 옆에 있던 루프네가 크게 통곡했다.



“ 아이고!! 내 아들이!! 내 아들이!!! ”



루프네의 통곡을 듣자 주위의 어른들도 침통한 기분을 금치 못했다.



“ 레아나!! 당장 따라 와! 어서!! ”



레아나의 아버지는 레아나를 자리에서 끌고 와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옆에 있던 늙은 의원도 한숨을 쉬며 루프네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그래도 살아있다는 게 어디입니까... 아드님이 머리를 다쳤는데, 그 정도 각오는... 되었어야 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어떻게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나는 떨떠름했다.



‘ 하아... 젠장.... ’



나는 그렇게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과 낮선 곳에서 바보로 찍혀버렸다.


작가의말

현 작품은 테스트중입니다.


특정 파트까지만 작성이 하고, 습작으로 돌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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