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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급 반지로 9서클 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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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호원
작품등록일 :
2024.08.30 21:43
최근연재일 :
2024.09.19 08:20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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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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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475

작성
24.09.0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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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글자
9쪽

#010 골렘술사(1)

DUMMY

“아, 토비 지점장님. 마침 오셨네요. 이거 좀?”


밀스의 추천서를 들고 있던 직원이 누군가를 불렀다.


“뭔데 그래? 오, 밀스 씨의 인장이잖아?”


찌익- 봉랍에 찍힌 인장을 보자 거리낌 없이 자기 것인양 바로 뜯어서 보는 중년 남자.

엘론드 모험가 조합장 토바이어스 필립, 줄여서 일명 토비.

크리스도 예전에 모험가 조합에 왔을 때 토비와 지나친 적이 더러 있었다.


“추천서를 가져온 사람은?”

“조합장님 앞에 있는 분이 가져왔어요.”

“애니, 이 친구 브론즈 등급 등록하고 모험가 등록증도 바로 내주도록 해.”


당황한 건 크리스였다.


“테스트는 없나요? 하다못해 간단한 거라도 묻고 답하는 면접이라거나······.”

“브론즈 등급에서 굳이?”


퇴짜 맞은 경험이 있는 크리스에게는 뼈 아픈 발언이었다.


“이름이야 크리스라 적혔고. 성격 성실하고 고블린 주술사도 잡았네.”

“뭐 그래도 혹시 제가 범죄자인데 밀스 소장님을 속였다거나 그럴 수도 있잖아요.”

“그래, 정 원하면 인성 테스트라도 할까? 너 범죄자냐? 혹시 어디 조직에서 잠입시킨 거냐?”


토비가 인상을 험악하게 일그러트렸다.


“아니지? 그럼 됐어. 문제를 일으키더라도 우리는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어. 자, 크리스! 그럼 환영하고 불철주야 뺑이···아니, 수고해라.”


크리스의 어깨를 두드려 격려해주고.

토비는 추천서를 품에 갈무리하며 뒤쪽 계단을 올라 조합장 사무실로 가버렸다.


‘끝? 이걸로 끝이야?’


시원 섭섭한 기분이란 이런 것이려나.


“이제 금방 모험가패도 나오거든요. 잠시 기다려주세요.”

“아, 네.”

“기다리는 동안 무료할 수 있으니 의뢰서라도 보고 있어요.”


안 그래도 궁금하긴 했다. 여관이나 주점 벽에도 의뢰서가 붙었지만 모험가 길드에는 진짜가 붙는다.

이곳이 본진이기에 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흠, 요새는 한몫 잡을만한 의뢰가 없네.”

“백작가에서 북으로 조사대 보냈다는데. 조만간 대규모 토벌대를 꾸려질 수도 있다던데.”

“그래? 북쪽숲에 유적도 있다잖아. 길잡이로 가서 겸사겸사 한몫 확 땡겨봐. 한번 해봐?”


의뢰서가 붙은 벽으로 가자 다른 모험가들이 잡담을 하고 있었다.

일종의 정보 교환. 크리스도 북부 토벌대가 어쩌고 하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했다.


“관심 있나보네?”


그때 누가 말을 걸었다.

옆을 보니, 몸에 딱 붙는 숏팬츠에 가죽 부츠 차림. 재킷을 걸친 단발 여자가 귀엽다는 듯 크리스를 보며 씨익 웃었다.


“난 예니야. 아까 토비 조합장이랑 말하는 거 들었어. 추천서 받았다며. 대단한데.”

“뭐 운이 좋았죠. 그 일로 자만할 실력이 아니란 건 이미 깨달았거든요.”

“어머, 그걸 깨달았어? 넌 생각보다 오래 살 수도 있겠다.”

‘···이거 칭찬이야 뭐야.’

“그건 그렇고 크리스 너 북부숲에 대해서 뭐 아는 거 없니?”


뭘 숨기려는 게 아니라 진짜 아는 게 없었다.


“고블린 주술사 잡았다며? 추천서 써준 밀스의 경비대가 그쪽이고. 무슨 몬스터가 있었거나 정보 없어? 물론 나도 아는 거 공유할게.”

“글쎄요. 다른 몬스터에 쫓겼나고는 그러던데.”

“그게 끝···? 눈빛 보니 너 정말로 아는 게 없구나. 고블린 죽였을 거잖아.”


당연히 죽였지.


“놈들이 다른 몬스터와 경쟁해서 밀린 거라면 몸에 흔적이 있겠지. 몬스터 사체를 보면 단서가 있···하긴 지금 넌 봐도 모르기는 했겠다.”


모험가처럼 사고하는 방식을 슬쩍 엿볼 수 있었다. 그러려면 많이 알아야 할 듯 싶었다.

예니의 말마따나 고블린의 사체를 봤어도 자신은 별 단서를 찾지 못했을 테니까.

요컨대 통찰력이라는 거다.


“에효, 나답지 않게 밑지는 장사를 했네.”

“감사드려요. 저도 북쪽숲 토벌대에 갈 건데 거기서는 서로 도울지도 모르죠.”

“그러면 좋겠지만 너한테는 무리일걸. 이제 갓 브론즈 등급이 됐잖아.”

“브론즈 등급은 백작가 수준 토벌대는 무리인가요?”

“어, 무리야. 일반 병사로 자원하면 모를까.”


너무 칼처럼 자르듯 말해서 미안했는지 그녀는 크흠 헛기침 하더니 넌지시 덧붙였다.


“그치만 텅 빈 이력을 단 한 방으로 채울 수 있는 이력이 있다면 될지도 몰라. 예를 들면···그래, 저런 거.”


【 기밀-물건 전달 】


벽 가운데, 예니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의뢰서에는 그렇게 적혀있었다.

다만 어떤 물건인지, 어디로 전달하는지 내용이 없다. 자격 심사 후 알려준다는 첨언뿐.

의뢰서에 희미하게 노란빛이 이는 걸 보니 크리스도 마음이 당기기는 했다.

하지만 골드 등급부터 신청 가능했다.

즉 이제 브론즈 등급이 된 크리스는 찔러볼 수도 없었다.


“플래티넘 등급 이상이라면 데려갈 수 있을걸.”

“아는 모험가 없고요. 아, 한 사람 있기는 했는데 지금 다친 상태라. 혹시 예니가 플래티넘 등급 이상···?”

“누나라고 불러. 잘 보이면 데려갈지도 모르지.”

“예니 누나, 도와주십쇼!”


일이 풀리려니 이렇게 잘 풀리는 건가 싶었거늘.


“미안, 난 골드 등급이야. 승급하면 해줄게.”

‘젠장, 속았군. 엔간히 누나 소리 듣고 싶었나보네.’

“텔로 상단 호송 임무, 난 이걸로 해야겠다. 그럼 또 보자, 크리스. 이것도 인연인데 나중에 만나면 술 한잔 사줄게. 모험의 신이 함께하길.”


갑자기 와서 말 걸고 갑자기 가버렸다.

그렇지만 이렇게 스스럼없이 만난 인연도 나쁘지 않았다.


‘나도 기왕 온 김에 하나 골라보고 싶은데 뭐가 좋으려나.’


다시 의뢰서를 훑었다. 빛이 이는 것들이 있었다.

다만 보일 듯 말 듯 하거나. 빛이 없다가 이따금씩 반짝이는 것이었다.


【 비디아산 유적 광산 수리 도구 운반 의뢰 】


그나마 이게 좀 끌렸다. 내용에 광산 업무를 보조할 수도 있다고 적혔는데.

특이하게도 마력 감응 적성 있거나.

마법 시전이 가능한 이를 우대한다고 한다.

마법사가 왜 필요하겠는가. 마법이 있으니까 그렇겠지.

장소가 유적 광산이라는 사실에서 한층 그런 추측에 확신을 더해줬다.


“크리스 씨, 오세요.”


모험가패가 나왔는지 직원이 크리스를 불렀다.

모험가패를 받으러 가기 전 크리스는 의뢰서를 뜯었다.


“여기 모험가패 받으시고요. 달마다 조합비···어라, 벌써 의뢰 받으시려고요?”

“네, 이 의뢰는 조합에 바로 가라고 되어있네요.”

“여기 유적 광산은 우리 조합에서도 직속으로 발을 걸친 곳이라서요. 참 아직 제 소개 안 했네요. 애니라고 불러요.”


뻔질나게 왔었건만 이제야 이름을 알게 됐다.

애니는 웬 서류에 도장을 찍어서 크리스에게 줬다.

뭐라고 물어볼 새도 없이 사라지는 애니. 잠시 후 돌아온 그녀는 웬 상자를 들고 있었다.


“자, 출발하세요!”

‘어라, 이렇게 갑자기? 뭐 나쁘지 않지만······.’


모험가 조합도 조건에 맞는 사람을 구하느라 다소나마 골치 썩이던 의뢰였는지.

애니는 아예 카운터 옆으로 나와서 직접 크리스에게 상자를 들려주고는 등을 떠밀었다.


·

·

·


비디아산 광산. 몇 년 전 거기서 유적이 발견됐다.

뭐 광산이었을 때도, 유적이 발견됐을 때도 어차피 물자는 옮겨야 했다.

자연히 길이 나게 됐고, 주기적으로 오가는 무리도 있었다.

마침 오늘 물자 싣고 가는 상단이 있기에 크리스는 거기 합류해서 움직였다.


“드디어 조합에서 마법사를 구했나보군.”

“예, 뭐······혹시 거기 가서 뭘하는지 아시나요?”

“우리야 잘 모르지. 땅 파는 뭐가 고장났다던가. 주정뱅이 마법사가 있는데 혼자 고치기 어렵다더라고.”

“보조 같은 걸 하는 건가요? 마탑에 의뢰했으면 금방 사람을 구했을 텐데.”

“에이, 마법사들이 이런 험한 길로 가려고 하나.”


한나절 정도 가서 도착.


“자네는 좀 더 들어가야 해.”


옮기는 짐에 가방이 하나 더 늘었다.


“길 보이지. 쭈욱 따라서 올라가면 주정뱅이 마법사 작업장이 나올 거야. 우리는 인부들은 그 근처는 못 들어가.”


오솔길을 올라가자 마법사가 거하는 영역 아니랄까봐 마력이 느껴졌다.

조립된 마력의 흔적. 그 골자는 크리스도 익숙했다. 경비소에 있는 보안 술식의 것 비슷한데 한층 정교했다.

그 사이.

어느새 앞에 나타난 인영.


“안녕하세요. 조합에서 나왔는데요, 부품을···어?”


그 마법사인 줄 알고 말 걸었다가 뒤늦게 알게 됐다.

사람이 아니다. 자세히 보니 근육이라기에 로브 윤곽이 지나치게 각 졌고.

후드 속에 보이는 얼굴 선은 조각상,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돌을 조각한 것이었다.


“골렘···이잖아.”


그리고 골렘의 몸에, 어느샌가부터 빛이 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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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018 골렘 아머(1) +1 24.09.16 1,146 24 10쪽
17 #017 식객(2) +3 24.09.15 1,448 28 12쪽
16 #016 식객(1) +1 24.09.14 1,663 36 11쪽
15 #015 마도서 조합(3) +2 24.09.13 1,826 40 12쪽
14 #014 마도서 조합(2) +2 24.09.12 1,886 44 8쪽
13 #013 마도서 조합(1) +2 24.09.11 1,994 42 9쪽
12 #012 놀 사냥 +2 24.09.10 2,086 44 10쪽
11 #011 골렘술사(2) +4 24.09.09 2,209 48 10쪽
» #010 골렘술사(1) +2 24.09.08 2,309 53 9쪽
9 #009 추천서 +2 24.09.07 2,384 58 9쪽
8 #008 2써클(2) +4 24.09.06 2,518 57 9쪽
7 #007 2써클(1) +2 24.09.05 2,628 70 8쪽
6 #006 고블린 주술사(2) +2 24.09.04 2,646 57 8쪽
5 #005 고블린 주술사(1) +2 24.09.03 2,785 59 7쪽
4 #004 단련(2) +2 24.09.02 2,953 65 8쪽
3 #003 단련(1) +2 24.09.01 3,274 6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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