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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급 반지로 9서클 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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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호원
작품등록일 :
2024.08.30 21:43
최근연재일 :
2024.09.19 08:20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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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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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475

작성
24.09.1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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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글자
11쪽

#016 식객(1)

DUMMY

“또 웃어?!”


한층 빠르게 덮쳐오는 무토. 크리스는 급한 김에 새로 배운 전법을 바로 응용했다.

아까 패거리가 던진 밀가루 포대가 쌓인 곳.

뒷걸음질치며 피하다 보니 그곳이었다.

푹- 나선 회전 찌르기를 손끝에 적용해서 포대 자루를 뚫어버리고.

그걸 땅을 박차 쇄도하는 무토에게 던졌다.

후욱- 퍼지는 밀가루 분진.


“큭···쿨록···쿨록! 이 자식이 비겁한 수를 쓰다니!”

“아까 쟤네 말로는 스트리트 스타일이라던데?”

“닥쳐라! 스트리트고 뭐고 박살내주마!”


무토가 덮쳐왔지만 크리스는 밀가루 포대를 집어던지면서 어찌저찌 피하고 버텼다.

저릿함이 시간이 지날수록 덜해진다.

오히려 슬슬 크리스의 눈에 무토의 움직임이 보였다.


‘빠르지만 궤적이 뻔해. 발 디디는 위치도 몸의 방향을 보면 예측이 되고.’


변칙 공격 같은 것도 없이, 실전 경험 따위 전혀 없는 온실 속의 화초.

물론 그렇다고 크리스가 육탄전으로 반격할 깜냥은 절대로 아니었다.

그저 피할 수 있을 따름.


-흥분해서 막 달려드는구나. 이대로 힘을 빼도 네 녀석이 수월하게 이기겠어.

‘기왕 좋은 상대가 나왔는데 그럴 순 없지.’

-무슨 소리를? 잠깐만, 설마 그걸 사람한테 쓰려는 것이냐?

‘괜찮아. 안 죽어. 무토라면 충분히 버틸 수 있어.’


“그렇지 무토?”

“···?”


친한 척 이름까지 부르며 크리스가 돌연 성큼 물러섰다.


-뭐 좋다. 그렇다 치고···거리가 포장됐잖느냐. 흙도 없는데 어떻게···설마 밀가루를 뿌려댄 이유가 그거였냐?!

‘훗, 난 다 계획이 있었단다.’


아까 패거리가 마구 쏟아낸 밀가루. 거기에 크리스가 쏟은 밀가루까지.

거리 길바닥에는 밀가루가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무토, 언제까지 질질 끌래. 어서 끝장내.”

“알겠습니다···흐앗!”


달려드는 무토. 그리고 빽빽 뒤에서 소리 질러대는 도련님.

두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았겠지만.

크리스는 란나찰 마도서를 거두고, 대신 조합으로 얻은 새 마도서를 펼쳤다.


파치칫- 파칫-


무토는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진동에 반사적으로 멈춰섰다.

푸확- 밀가루가 창이 되어 솟아올랐다.


“커허헉! 으으으윽!”


흙의 창···아니,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밀가루 창에 맞은 무토가 헛숨을 토했다.

그렇지만 배에 힘을 주고 버텨냈다.


“마법사···였나.”


암석도 아니고 고작 밀가루. 빵을 반죽할 때 쓰는 것. 고작 밀가루 창에 당한다고? 창피도 그런 창피가 없었다.


“으아아아!”


무토는 기운을 아랫배로 끌어모아 밀가루 창을 버텼다.

그에 그치지 않고 여보란 듯 밀가루창을 버텨내며 한 걸음씩 전진했다.

알고 보니 마법사였던 놈은 굉장히 겁을 먹었을 터였다.

나름대로 회심의 수로 꺼낸 것이 먹히지 않았으니···라는 건 무토의 착각.


‘또 웃고 있어?’

“역시 버틸 줄 알았어. 괜히 처음에는 약하게 갔네.”

‘야···약하게 갔다고? 솔직히 지금 밀가루 창도 배가 뚫릴 것 같은데?’

“무토, 이제 진짜로 갈게. 어금니 물고, 아랫배 힘 팍 줘!”


드드드···그그그···크콰아아! 크리스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밀가루의 창은 맹렬하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콰카카카카- 무토의 복부에 작렬하는 클레이···아니, 밀가루 드릴 스피어.


“끄어어어어억!”


강철 인간처럼 듬직하게 버텨내는 모습은 더 이상 온데간데 없었다.

멀어지는 비명소리, 연신 밀리더니 무토는 벽에 처박혔다.

밀가루 창은 더욱 맹렬하게 회전하며 무토의 아랫배를 계속 쑤셔댔다.

그나마 반죽 안 한 순수한 밀가루라 단단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회전력이 더해지자 충격이 상당한 것도 사실이었다.


‘마도서가 있으니 확실히 더 낫네. 회전력의 제어가 훨씬 섬세해졌는데.’

-것보다 저러다 저 놈 배 뚫리는 거 아니냐. 거품 물었다고. 슬슬 그만해라.

‘어, 진짜? 그래야겠다.’


밀가루에 실었던 마핵과 마력회로를 흩자마자 창 형태는 사라지고 대신 밀가루가 희뿌옇게 흩날렸다.

털썩- 그제야 입에 거품 문 무토가 쓰러졌다.


“무토 저 멍청한 놈! 저거 하나를 제대로 처리 못해! 니들이 처리해. 얼른!”

“도련님 명령하시잖냐. 어서 공격해. 기다려줄게.”


‘쟤네들도 빛이 나오면 마도서를 꽤 강화할 수 있겠는데!’


크리스가 손짓했지만 무토가 당하는 걸 봐서 그런지.

엉거주춤 몇 걸음 나설 뿐 덩치들은 쉽사리 크리스에게 덤벼들지 못했다.

크리스가 먼저 걸음을 떼자 오히려 움찔하며 물러섰다.

공격하려던 것이 아니라 크리스는 무토에게 얹힌 빛을 흡수하려던 것이었을 따름.


‘어때? 새로운 마도서 나와? 아니면 마도서 강화야?’

-좀 기다려봐라. 눈앞의 녀석들이나 처리해.

‘오! 시간이 걸리는 걸 보니 큰 거 기대해도 되겠지. 큰 거 기대한다.’


“뭐해! 저 녀석 담그라니까. 젠장, 멍청한 것들 같으니. 내가 직접 할 테니 내 검!”

“도련님 아무리 그래도 검을 쓰시는 건 좀···보는 눈들이 많아졌습니다.”

“닥쳐! 네놈부터 베어주리?!”


분위기가 심각해졌다.


“도련님이 검을 꺼내겠다면 나도 진심으로 마법을 써도 괜찮다는···응?”


이히힝- 멀지 않은 곳에서 들리는 말의 울음소리.

다그닥- 다그닥- 바닥에서 전해지는 진동과 거리를 두드리는 말발굽 소리.

이내 사람들이 갈라지고 경무장을 한 기사 몇 명과 그 뒤를 따르는 병사들이 나타났다.


“브···브루스 형님?!”


그리고 도련님은 그 중 앞에 있는 기사를 보자 기겁했다.

도련님만큼은 아니지만 그가 언급한 이름을 듣자 크리스도 어라라 싶었다.


‘브루스라고? 어, 잠시만 본 적이 있는···맞네, 맞아!’


브루스 엘론드 2세. 엘론드 백작가 둔 자식들 중 장남. 즉 차기 백작.

몇 년 전 브루스 엘론드가 백작과 황색 마탑에 방문한 일이 있었다.

그때 복도 청소하다가 옆에 지나가는 걸 봤다.

그런 과거를 떠올리니 좀 모양이 빠지지만, 어쨌건 덕분에 도련님이 누구인지 연쇄적으로 짐작이 됐다.


‘그렇다면 저 망나니는 이공자이려나.’

“자중하라 일렀거늘 기어이 기어나가 일을 저지르다니. 넌 어째 그런 것이냐!”

“죄···죄송합니다, 형님. 그냥 바람만 좀 쐬 가려고······.”

“닥쳐라! 지금···하, 됐다. 뭘 제대로 하지 못 할 거 같으면 틀어박혀서 숨만 쉬란 말이다. 녀석을 데려가게.”

“옙! 이공자님, 가시지요.”


병사들이 망나니 도련님, 이공자를 데려가고.


“저 녀석도 잡아가라.”

“···예?”


크리스도 잡혀갔다.


***


아무리 귀족이라도 누군가 잡아갈 때 이유가 필요하다.

크리스에게 걸린 죄목은 귀족모욕죄.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같은 죄목.


-그렇게 나대더니 감옥에 갇히는 꼴이구나.

‘에이, 그래도 내가 진짜로 이공자를 모욕한 것도 아니잖아. 이공자 체면도 있고 하니 일단 잡았겠지.’

-그렇게 안일하게 생각하다 언제 크게 당할 거다.

‘됐고, 어차피 여기 갇혀서 할 일도 없고 아까 얻은 빛은 어떻게 됐어?’

-안 그래도 그 이야기도 꺼내려고 했느니라.


파치칫- 반지에서 섬전이 일더니 허공에 맺히는 마도서.

란나찰 마도서인 듯 했으나, 앞쪽 신체 단련 페이지가 떨어져나왔다.

페이지가 분해됐다가 재구축되어 새로운 마도서가 된다. 신체 단련 계열 마법일 터.

이 빛을 토해낸 무토는 피지컬이 제법 좋았다. 기대감에 차올라 크리스는 즉시 마도서 페이지를 넘겼다.


‘와, 설마 했는데 마나 연공법이라니?!’

-쯧, 말은 바로 해야지. 마나연공법은 아니니라. 그 비슷한 효과 내는 현상을 마법으로 해석하였을 뿐.

‘결과적으로 마법사의 최대 약점 피지컬을 커버할 수 있는 마법이란 말이잖아.’

-뭐 그렇기는 하지. 꾸준히 단련하면 그렇겠지만···하기야 마법에 미친 성정을 감안하면 넌 그러고도 남겠구나.


【 모방식 마나연공법 】


실제로 가닌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렴해보이는 제목이 붙은 마도서를 얻자마자.

크리스는 마도서의 지식을 게걸스럽게 빨아들였다.

곧이어 감옥안에서 팔굽혀펴기를 시작하는 크리스.


“후웁- 후우!”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마력 호흡을 하며.

내친 김에 2서클 구축법과 스파이럴식 축기법을 병행했다.

그렇게 반나절 정도 시간이 지났을 쯤.

끼이익- 감옥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아예 웃통마저 벗고 땀을 흘리면서 물구나무 서서 팔굽혀펴기를 하던 크리스의 시선이 들어오는 이와 눈이 마주쳤다.


“어라, 밀스 소장님? 토비 조합장님까지?”

“허어, 감옥에 갇혀서 훈련을 하고 있던 것이냐?”

“어쩐지 마법사 치고 체술이 좋더라니 아무도 모르게 꾸준히 수련하고 있었나보군.”

‘꾸준히는 아니고 이건 오늘···정확히는 몇 시간 전에 시작한 건데요.’


괜히 김 빠질까봐 입밖으로 내는 대신, 크리스는 두 사람과 함께 들어온 이를 봤다.

옷차림을 봐서는 귀족가의 사람인 듯 했다.


“문을 열게나.”


그의 말에 간수는 군말없이 감옥 문을 열었다. 심지어 크리스가 압수 당한 개인 물품도 돌려주었다.

그러고 다들 감옥을 나와서 앞서가자 크리스도 자연스레 따라서 움직였다.


“자네를 빼내주신 건 레오나 아가씨일세.”

‘엘론드 백작의 장녀 말이네. 대공자의 누나···였었지.’


크리스는 그녀 역시 본 적이 있었다.

장남 브루스가 마탑에 왔을 당시 그녀도 같이 왔었다.


잠시 후, 대기실 같은 곳에 도착하자 백작가의 남자는 먼저 방으로 들어갔다.

이곳에 오는 동안 밀스 소장이나 토비 조합장은 내도록 침묵하고 있었다.

의자에 앉으며 밀스 소장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


“거리에서 있던 일은 대충 들었네. 잘했어.”

“이봐, 밀스.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나. 이 풋내기 크리스가가 레오나의 관심을 끈 것이라고.”

“사실 아까부터 궁금했는데···레오나 아가씨는 백작가의 장녀님이죠? 그런 분이 왜 저를 꺼내주셨나요?”


밀스와 토비의 묘한 표정.


“누구든 지금 자네한테 관심 가질만하지 않겠나. 고블린 주술사에 놀 챔피언에 흑마법사까지 잡았으니. 사실 실적으로는 브론즈급을 넘었어.”

“더구나 레오나 아가씨는 야심이 많은 사람이거든. 하지만 작위는 장남, 브루스 대공자의 것이지. 그래서 따로 인재를 모은다네.”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잠시 크리스는 생각에 잠겼다.


“북쪽숲 토벌전이 준비된다 하던데 레오나 아가씨가 공을 세우고 싶어한다면 무조건 참가하겠군요.”

“실제로 레오나 아가씨는 전력에 보탬이 되니까. 중요한 건 하나를 주면 반드시 하나를 받아가는 분이야. 그걸 명심해.”


삐걱- 대기실에서 안쪽으로 연결된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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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6 식객(1) +1 24.09.14 1,689 36 11쪽
15 #015 마도서 조합(3) +2 24.09.13 1,850 40 12쪽
14 #014 마도서 조합(2) +2 24.09.12 1,914 44 8쪽
13 #013 마도서 조합(1) +2 24.09.11 2,026 42 9쪽
12 #012 놀 사냥 +2 24.09.10 2,118 44 10쪽
11 #011 골렘술사(2) +4 24.09.09 2,241 48 10쪽
10 #010 골렘술사(1) +2 24.09.08 2,344 5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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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07 2써클(1) +2 24.09.05 2,666 7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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