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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급 반지로 9서클 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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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호원
작품등록일 :
2024.08.30 21:43
최근연재일 :
2024.09.19 08:20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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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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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001 반지(1)

DUMMY

마탑에는 왕족이나 귀족가나 유력자로부터 직접 의뢰가 들어오기도 한다.

황색 마탑 역시 그랬다.


“이봐, 크리스. 엘론드 백작가에서 고양이를 좀 찾아달라는 의뢰가 들어왔어.”


이런 의뢰는 흔치 않다.

아무리 백작가라 하더라도 고양이를 찾아달라는 허튼 의뢰를 마탑에 할 리가.

일부러 받은 의뢰였다.


“뭐야, 아직도 있었나? 지금 바로 가봐.”

“···알겠습니다.”


크리스에게 시키려고 굳이 백작가에 연줄이 있는 누군가가 받아왔으리라.

마법사는 의뢰를 거부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크리스에게는 해당 사항 없는 일.

나이 스물이 넘었고 마탑에 들어온지 10년이 넘었건만 아직 1써클이었다.

자신을 마탑에 데려온 스승님께서 돌아가시며 처지는 더 어려워졌다.

하지만 오늘은 다른 의미로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 여기 있었군. 크리스, 백작가에 가지 않아도 돼. 그럴 필요 없다네.”


마탑의 원로급을 상징하는 화려한 황색 로브의 중년 남자가 앞을 막아섰다.


“수뇌부 회의에서 방금 실력 부족으로 크리스 자네의 퇴출이 결정됐거든.”

“뭐···라고요?”

“다 알아들었으면서 뭘 못 알아들은 척을 하나. 예견된 일 아니었던가.”


입가에 맴도는 말이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크리스는 이론 실력만큼은 뛰어났다.

마탑의 그 누구도 그걸 부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몇 년 전 마탑주가 바뀌면서 황색 마탑의 기조는 실용적인 방향으로 선회했다.


새로운 마탑의 기조에서 크리스는 방출 1순위.

그나마 몇 개월 전에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던 스승님이 돌아가셨으니.

자신의 방출은 예견된 일이···맞기는 했다.

단지 그 날이 오늘이 될 줄 몰랐기에 갑작스러웠을 따름.


“내일 정오까지 바로 방을 빼줘야겠네. 연구실도···아, 원래 없었지. 참, 떠나기 전에 신분증용 마석도 반납하고.”


크리스는 짐을 정리하기 위해 방으로 향했다.



“···하긴 레라트 마법사님이 계실 적에야 유일한 제자였으니 끼고 돌았지만 이제는 아니지.”

“염치도 없지. 10년째 1써클이었으면 자기 스스로 나가든가 해야지.”

“동감이야. 솔직히 저 녀석이 우리랑 같은 마탑에 있다는 것만으로 정말 수치스러웠어.”


벌써 소문이 퍼졌는지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데도 대놓고 수군거리는 소리.

어차피 익숙했다.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리며 방으로 왔다.

정리는 금방 끝났다.

방출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충격이었지만 솔직히 각오는 하고 있었다.

스스로 나갈 생각도 했었다.

스승님도 돌아가시고 수모에 가까운 취급을 당하는데 있고 싶었겠는가.

그럼에도 눌러붙어 있던 건 스승님과 약속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적어도 자기 발로 나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결국 이렇게 됐다.


***


다음날.

크리스는 마탑에서 받은 신분증 수정을 반납했다.


“자네, 이제 뭘해서 먹고 살려는가. 1서클 마법사면 용병일도 어려울 텐데.”


접수부 참견쟁이 마법사는 마지막 날까지 귀를 아프게 했다.

그의 손이 크리스의 수정을 낚아채고, 옆에 놓인 시커먼 마석을 들이댔다.

파칫- 튀는 섬전. 그걸로 수정에 새겨진 크리스의 정보가 제거됐을 터.

이제는 정말로 끝이···났다. 크리스는 기분이 묘했다.


‘아마 스승님 정도가 황색 마탑의 정통을 잇고 있던 마지막 마법사셨지.’


세간에 황색 마탑은 토지 속성의 마법을 연구한다고 알려져있으나.

사실은 인연과 운명을 주로 연구하는 곳이었다.

마탑에 남아있던 이유, 스승님의 유지를 이으려 했던 것도 운명 마법과 관련이 있었다.

마탑을 나가게 됐지만 크리스는 스승님의 뜻을 저버릴 생각은 없었다.

끊어진 건···스쳐지나갈 뿐인 한 가닥의 인연일 따름.

단출한 배낭 하나 메고 돌아서서 마탑을 나서려는데.


“잠깐만! 잊은 것이 있었군.”


뭘 잊었다는 걸까. 스승님께 개인적으로 받은 것 말고는 다 반납했거늘.


“규정에 따라 마탑을 나가는 이는 창고에서 한 가지 물건을 고를 수가 있다네.”


잡동사니만 모아둔 최하급 창고이겠지.

그렇지만······마탑에서 나가면 비빌 곳이 없다.

준다는데 받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한 푼이 궁하거늘 뭐라도 받아서 팔면 도움이 될 것이다.


“시간은 많이 줄 수 없네. 30분을 줄 테니 물건을 하나만 골라서 나한테 돌아오게.”


시침 빠진 회중시계, 깨진 도자기, 구멍이 난 로브까지.

역시 하급 창고에 있을만한 것만 있었다.

그나마 돈 될만한 거라도 찾아보는데.

우웅- 우웅- 귓가에 울리는 소리와 함께 크리스는 살짝 두통을 느꼈다. 황색 마탑의 정통을 계승한 스승님께 전수 받았기에 크리스의 감각은 특별했다.

몸이 아픈 것이 아닌 뭔가의 간섭이었다.

세상 모든 것은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아도 끈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마력이 작용한다.


그것을 느껴 운명의 인력을 감지하는 것.

1써클 니다나 센스.

그 감각에 집중하여, 미약한 감각이었지만 크리스는 방향을 잡았다.

어느새 걸음을 멈춘 크리스 앞에는 선반에 금빛을 내뿜는 반지가 있었다.


-나···를···골라라······.

“헉?!”


크리스의 뇌리로 꽂아넣듯 전해지는 목소리.

두통과 이명이 다시 일었다. 아니, 더 심해졌다.


“이거 혹시 저주 받은 물건···같은 건가.”


우우우우우우웅- 반발이라도 하듯 반지를 뺐음에도 이는 강렬한 이명.

니다나 센스로 운명의 끈을 약화시켰다.

즉시 이명과 두통이 확 잦아들었다.

크리스는 찝찝했다.


‘이런 물건이 나하고 인연이 있다는 게 참······.’


그렇다고 자신과 인연 있는 물건을 안 고를 수도 없고 결국 반지를 마법사에게 가져갔다.


“안 고를 생각인가?”

“예?”

‘못 보는 건가?’


설마 자신에게만 보이는 것? 그런 듯 싶었다.

그렇다면 하나 더 고를 수 있었다.

크리스는 창고에 돌아가서 그나마 쓸만한 물건이 뭐 있는지 살펴봤다.


“이제 시간 다 됐어. 그만 나오게나. 흠, 그걸 골랐나. 자네한테는 별 쓸모가 없을 텐데.”


크리스가 가지고 나온 건 마석이 박힌 목걸이였다.

마력 감응을 높여주는 효과.

양산품으로 제작된 것으로 효과는 미약했다.

물론 크리스도 그걸 안다.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렇기에 어차피 자신이 쓸 것이 아니라 팔려는 것.


“그럼 잘 가게나. 어딘가는 자네가 있을 곳이 있을 거야.”


떠나는 마당이 되자 웃으며 말한다.

크리스 자신도 미련 없이, 돌아보지 않고 나왔다.




“···막상 나왔지만 갈 곳이 마땅치 않네.”


일단 여관을 잡아야 하려나.

마법사라면 유력 가문에 식객으로 들어갈 수 있다.

다만 고작 1써클 마법사는 무리였다.


걷다 보니 도시 중앙의 분수대까지 왔다. 만남의 광장처럼 쓰이는 장소.

오가는 사람이 많았고, 편히 앉을 수 있게 벤치도 있었다. 크리스는 일단 거기 앉았다.


지낼 곳 구하는 일도 물론 중요하고, 마력 감응 펜던트를 팔아서 돈을 구하는 일도 당연히 중요하다.

그렇지만 지금 그보다 크리스에게 신경 쓰이는 건.


“···생각해보니 말을 했었지. 그렇다는 건 역시 에고 아이템이라는 뜻이려나.”


창고에서 가져나온 반지.

고민하다가 크리스는 다시 반지를 손가락에 끼웠다.


‘왜 아무런 반응이 없지? 착각이었······.’

-잘했다, 애송이. 나를 그 퀴퀴한 창고에서 데리고 나왔군.


역시나 말했다. 다만 말투며 말하는 내용이 어째 저주 받고 봉인된 마왕이나 할법한 느낌.


-갈! 내가 너네 황색 마탑 초대 마탑주와 같이 마족도 토벌하고, 저주 받은 땅도 정화하고, 드래곤도 만났는데 뭐가 어째?! 고얀······.


머릿속으로 콱콱 때려박는 목소리에 크리스는 반지를 뺐다. 그럼에도 니다나의 감각으로 인연이 얽힘이 느껴진다.


“초대 마탑주님과 아는 사이라고 했지.”


다만 초대 마탑주 로버트 테바네에 관한 일화를 줄줄 꿰는 크리스였건만.

반지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옛일이 전부 기록으로 남을 수는 없는 일.

하물며 초대 마탑주 로버트 테바네는 무려 1,000년 전의 인물이었다.


‘음, 역시 반지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는 수밖에 없나.’


다시 반지를 꼈다.


-···어딜! 어른이 말씀하는데 듣지도 않고!

‘잠깐만, 하나만 분명히 하고 넘어가자. 꽥꽥 대니까 내가 머리가 아프거든.’

-내가 꽥꽥 댄다고! 내가 너네 마탑주랑 같이······.

‘그런 식으로 계속 나오면 연결을 끊을 수밖에 없어.’

-어린 놈이 지금 나를 협박하는 거냐?! 그나마 니다나가 닿기에 황색 마탑에서도 쓸만한 놈인가 싶었더니 다른 놈들하고 똑같았······.

‘애초에 이렇게 네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자체가 나는 얼마 없는 마력을 써야 한다고.’

-고작 그걸로 마력이 없···너 상태가 왜 이런 거냐?


반지에서 마력이 흘러나와 도리어 자신을 훑어본 느낌.

자신의 상태를 훑을 정도로 반지는 한 가닥이 있었다.


‘착용자의 상태도 스캔할 수 있는 건가. 마력 감응력이나 써클을 높여줄 수 있는 성능도 있으면 좋을······.’

-써클 말이냐.


뜻을 전하려 품은 의념이 아니라 혼자 생각했거늘.

평소 강하게 품고 있던 열망이라 그런지 반지에게 전해진 모양이었다.


-흠, 마침 적당한 물건을 가지고 있구나.

‘어, 가능하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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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017 식객(2) +3 24.09.15 1,474 28 12쪽
16 #016 식객(1) +1 24.09.14 1,688 36 11쪽
15 #015 마도서 조합(3) +2 24.09.13 1,850 40 12쪽
14 #014 마도서 조합(2) +2 24.09.12 1,914 44 8쪽
13 #013 마도서 조합(1) +2 24.09.11 2,025 42 9쪽
12 #012 놀 사냥 +2 24.09.10 2,118 44 10쪽
11 #011 골렘술사(2) +4 24.09.09 2,241 48 10쪽
10 #010 골렘술사(1) +2 24.09.08 2,344 53 9쪽
9 #009 추천서 +2 24.09.07 2,419 58 9쪽
8 #008 2써클(2) +4 24.09.06 2,555 57 9쪽
7 #007 2써클(1) +2 24.09.05 2,666 70 8쪽
6 #006 고블린 주술사(2) +2 24.09.04 2,685 57 8쪽
5 #005 고블린 주술사(1) +2 24.09.03 2,828 59 7쪽
4 #004 단련(2) +2 24.09.02 3,006 65 8쪽
3 #003 단련(1) +2 24.09.01 3,337 61 8쪽
2 #002 반지(2) +1 24.08.31 3,765 79 8쪽
» #001 반지(1) +2 24.08.30 4,317 8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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