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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와이즈 대륙 여행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김잭키
작품등록일 :
2018.10.10 15:53
최근연재일 :
2019.07.03 18:00
연재수 :
105 회
조회수 :
24,145
추천수 :
190
글자수 :
298,188

작성
18.10.31 06:30
조회
351
추천
5
글자
7쪽

13. 짙은 늑대들

DUMMY

마차를 타고 오면서 충분히 피로가 쌓였음에도 불구하고 잠을 이루기 어려웠다.


설마 총도 아니고 근접 무기로 맹수와 맞서는 자살행위를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진짜로 이길 수 있을까.


다시 돌이켜 생각해봐도 로난과 실바, 심지어 리나도 전혀 겁에 질린 모습이 아니었다. 마치 익숙한 일거리를 처리하러 온 느낌이랄까, 확실히 이세계는 내가 살던 한국과는 많은 것이 달랐다.


‘······어떡하지.’


긴장과 공포에 도저히 잠에 들 수가 없었다. 그래도 내일 있을 퇴치 의뢰를 생각하면 억지로라도 잠에 들어야했다. 몸을 뒤척이며 이불을 끌어당기자, 옆에 누워서 자는 줄 알았던 로난이 조용히 속삭였다.


“긴장되지? 나도 그래.”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데.”


“하핫, 티를 안낼 뿐이지. 실바도 지금 자는 척 하면서 다 듣고 있을걸.”


아니, 누가 봐도 태평하게 자고 있는뎁쇼.


로난은 안심하라며 빙긋 웃더니 돌아누워 천장을 바라봤다.


“너무 긴장하지 마, 해결하기 힘들다고 판단되면 다른 모험가들에게 지원을 요청하면 되니까.”


완전히 긴장이 풀린 것은 아니지만, 그의 말을 들은 후에야 어느 정도는 편해진 느낌이 들었다. 잠깐이지만 마음을 달래준 로난과의 짧은 대화를 마친 후에야 간신히 잠에 들 수 있었다.


이튿날, 달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어둠 속에서 아침이 밝음을 알 수 있도록 해준 것은 밖의 나무 위에서 지저귀는 새소리였다. 눈을 뜨자 어느새 잠에서 깬 로난과 실바는 창문에 덧댄 나무판자를 떼어내 빛을 밝혔다.


주방에서 접시에 요리를 담던 촌장이 마지막에 깨어난 나를 보며 말했다.


“일어났나? 아침 식사를 준비해 두었으니 먹고 출발하라고.”


“감사합니다.”


밥을 먹기 전에 간단히 세면을 마치고 식탁에 앉았다. 모카 마을의 아침은 밤과는 완전히 달랐다. 공포에 떨던 마을 사람들은 밤에 막아둔 창문의 판자들을 모두 떼버리고 문의 빗장도 열어 빛을 만끽하고 있었다.


밤의 일은 그저 한 순간의 악몽인 것처럼 낮에는 평범하게 밖을 돌아다니고 일터로 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정말 마물이 있기 있는걸까.'


너무 다른 모습에 의문이 들긴 했지만 식사를 마치고 의뢰를 처리하기 위해 장비를 모두 착용하고 밖으로 나갔다. 밖에는 우리를 산 입구까지 안내해 줄 어제 처음 만난 농부가 기다리고 있었다.


“모험가님들, 준비 끝나셨으면 따라와 주십시오.”


“잘 부탁드립니다.”


촌장의 집을 지나 그를 따라서 한 500미터 정도를 걷자 평범한 동네 뒷산 분위기를 풍기는 산의 입구가 보였다.


그러나 농부는 안색이 창백해지며 겁에 질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여기까지만 가겠습니다. 부디 네 분 모두 무사히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걱정 말고 기다리세요. 전부 잡고 내려올 테니까.”


언제나 자신만만한 실바의 호언장담을 들은 그는 아직 해결하지도 않았는데 연신 고맙다고 연거푸 고개를 숙인 후에 마을로 돌아갔다. 본격적으로 마물 퇴치를 시작하기 전에 앞서 로난이 말했다.


“나랑 실바가 선두에 설게, 수현은 리나가 활을 쏠 때 방해받지 않도록 지켜줘.”


“응, 알겠어.”


“오랜만에 제대로 싸워 보겠구만!”


“후훗, 잘 부탁해 수현아.”


산으로 들어가는 동시에, 로난은 어깨에 메고 다니던 검을 뽑아 들고 정면과 좌측을 주시하며 걸었다. 태평한 웃음을 보이던 실바도 진지한 얼굴로 언제든지 창을 내지를 수 있는 자세로 정면과 우측을 주시했다.


모두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산을 올라가던 그때, 멀리서 무언가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내며 우리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스스슥’


높이 자란 풀들에 가려서 형체가 보이진 않았지만, 움직일 때마다 흔들리는 풀들을 주시하며 정체모를 소리에 시선을 집중했다.


왼손으로 정지 신호를 보낸 로난이 조용하고 낮게 말했다.


“리나.”


“후훗, 내게 맡겨.”


그녀는 시위에 걸어둔 화살을 그대로 당겨 1초도 망설이지 않고서 곧장 풀 속으로 화살을 날렸다.


“캐앵!”


바람을 가르고 날아간 화살이 적중하자, 깨갱거리는 소리와 동시에 풀들 사이에서 검은 색의 털을 가진 늑대가 앞으로 튀어나왔다. 화살은 정확하게 늑대의 오른쪽 앞다리에 박혀있었다.


“그르릉······.”


선제 공격을 받은 짙은 늑대는 붉은 안광을 빛내며 살기를 내뿜었다.


예상보다 거대한 덩치에 주춤했지만 나와 다르게 로난과 실바는 전혀 흔들리는 기색이 없었다. 2미터 정도 되는 크기에 피처럼 검붉은 눈동자와 검은 털들은 TV에서 보던 늑대랑은 전혀 달랐다.


‘X친, 마물이라더니 상상 이상이잖아.’


공포에 손이 떨리긴 했지만 눈앞에 튀어나온 녀석은 이미 부상을 당한 상태였으니 세 사람의 실력이라면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안심하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긴장 풀고, 자세 잡고······.'


일인분은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독이던 그때.


“워어어웅!”


상처를 입은 짙은 늑대가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다. 우리는 직감적으로 놈의 행동이 동료들을 부르는 소리라는 것을 눈치 챘다.


검을 쥔 로난이 앞으로 튀어나가며 다급히 소리쳤다.


“리나!”


“들어가! 맞춰 줄게!”


검을 들고 달려드는 로난의 발에 맞춰 리나가 다시 한 번 화살을 쏘았다. 로난의 어깨 위로 지나간 화살은 곧장 늑대를 향해 날아갔다.


늑대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로난을 집어 삼키려 뒷다리로 도약하여 덮쳤지만, 타이밍 좋게 옆구리에 화살이 박혀 주춤 하는 순간 정면에서 앞발을 피해 몸을 옆으로 비튼 로난의 장검이 그대로 늑대의 머리를 잘라 넘겼다.


'괴, 굉장하다.'


늘 연습용 목검만 쓰던 그가 실전에서 보여준 주무기는 날길이만 1미터40센티에 달하는 일본도처럼 생긴 양손 도검이었다.


초보라고 하기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대단한 솜씨에 입이 쩍 벌어져 있던 때에 실바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김수현! 리나를 지켜! 오른쪽에서 온다!”


“아, 응!”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몰려든 늑대들은 풀숲에 숨어 주변을 맴돌며 기회를 노렸다. 그 순간, 오른쪽 풀숲에 몸을 숨기고 다가온 늑대 두 마리가 갑자기 튀어나왔다.


"캬르륵!"


“크윽!”


‘카가각!’


반사적으로 창을 바닥에 지탱해서 늑대의 옆구리를 쑤신 실바가 힘에 밀려 인상을 썼다. 그를 돕고 싶었지만 나도 눈앞에 달려든 늑대를 상대하느라 여력이 없었다.


“크르릉!”


"우웃!"


도약해 달려든 늑대는 내 목을 물어뜯기 위해 입을 크게 벌렸다. 짐승답게 엄청난 속도였지만 짧은 훈련의 성과가 있었는지 옆으로 구르듯이 몸을 날린 후에 오른손에 든 검으로 늑대의 몸통을 내리쳤다.


“캐애앵!”


‘됐다! 들어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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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19.서막(2) 18.11.09 299 4 7쪽
20 18. 서막(1) 18.11.08 299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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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외전. 와이즈 대륙 신화 - 상편(2) +2 18.11.03 345 3 7쪽
15 외전. 와이즈 대륙 신화 - 상편(1) +2 18.11.02 361 4 7쪽
14 14. 위기의 순간 18.11.01 358 6 8쪽
» 13. 짙은 늑대들 18.10.31 352 5 7쪽
12 12. 시작 전날 밤 18.10.30 371 4 7쪽
11 11. 의뢰인에게로 출발! 18.10.29 417 6 7쪽
10 10. 첫 의뢰 18.10.25 499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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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 동료를 찾아서(1) 18.10.22 590 7 7쪽
6 6. 주무기 18.10.18 616 8 8쪽
5 5. 모험가, 시작합니다! (2) 18.10.17 705 7 7쪽
4 4. 모험가, 시작합니다!(1) 18.10.16 865 5 10쪽
3 3. 이세계에 도착!(2) 18.10.15 1,028 8 10쪽
2 2. 이세계에 도착!(1) +3 18.10.11 1,335 8 9쪽
1 1. 현실과 이상 +2 18.10.10 1,785 1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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