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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와이즈 대륙 여행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김잭키
작품등록일 :
2018.10.10 15:53
최근연재일 :
2019.07.03 18:00
연재수 :
105 회
조회수 :
24,136
추천수 :
190
글자수 :
298,188

작성
18.10.22 06:30
조회
588
추천
7
글자
7쪽

7. 동료를 찾아서(1)

DUMMY

액수를 들은 선배는 입을 떡 벌리고 노인을 쳐다봤다. 그러거나 말거나 노인은 전혀 부당하지 않다는 태도로 당당하게 말했다.


"내가 이 검을 만드는 데만 꼬박 세 달이 걸렸어. 가품도 아니고 진품인 월국의 검을 고작 금화 셋에 넘기는게 더 놀랄일 아닌가?"


"크흠······어르신 말도 맞습니다만······."


반론할 의지를 잃은 선배가 어쩔 거냐는 눈빛을 보냈다. 잠시 생각하는 체, 주머니에 손을 넣어 금화를 만지작거렸다. 수중에 있는 돈으로는 충분히 살 수는 있지만 갑옷이나 모험에 필요한 도구들을 구매할 것을 생각해보면 함부로 지불할 만한 금액은 아니었다.


여러 방안을 생각하다가 문득, 차라리 소개받은 선배의 도움을 받아서 이곳에서 맞출 수 있는 장비 전부를 사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 검을 사고, 괜찮은 갑옷이나 다른 장비도 전부 살 수 있나요?”


노인은 가능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갑옷은 귀족들이나 기사가 걸치는 주문제작 명품이 아니면 금화 한 개로도 충분히 살 수 있어, 천이랑 가죽으로 된 건 그 절반에도 살 수 있긴 해. 기타 보조 도구는 자유 선택이고.”


그때 옆에 서있던 선배가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일단 주무기부터 사고 갑옷은 네가 실전에서 쓰기 편하도록 여러 개를 임시로 입어 보는 게 좋을 거다. 개인 스타일에 따라 편한 갑옷이 다르거든.”


전문가의 조언을 들으니 역시 결정할 수 있는 폭이 넒어졌다. 손에 든 검을 조심스럽게 살펴보며 선배에게 물었다.


“음, 선배님은 이 검, 괜찮아 보여요?”


“나? 내 덩치에 그런 조그만 검을 쓰겠냐? 나는 검보다는 도끼나 망치를 주로 써.”


하긴 저 덩치에 검을 쓰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현실성 없는 크기의 대검을 휘두르거나 하겠지. 아, 물론 이세계에서는 당연히 사람이 쓸 수 있는 무기로 공방에 당당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주무기를 선택하는 것에서는 골격부터 다른 선배의 조언은 별 효과가 없었다. 결국 결정하는 것은 내 의지였다.


‘시작부터 가진 돈 절반 이상을 써야 하다니······그래도 기왕 오랫동안 쓸 무기를 사는 건데 뭔가 특이하고 있어 보이는 거로 사고 싶은데.’


온갖 고민이 오갔지만 마침내 결정했다. 그래, 어차피 여행이 끝나면 다시 돌아갈 텐데 아껴서 뭣하랴. 잠시 동안이지만 모험가 김수현으로,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데 이까짓 돈 쯤이야.


“그럼 이걸로 할게요. 금화 세 개 맞죠?”


“어엉? 뭐야, 어떻게 이렇게 큰돈이 있어? 너 신규 모험가 아니었냐?”


노인은 놀랍다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혹시 가짜가 아닌지 건네받은 금화를 꼼꼼히 살펴본 후에 조심스럽게 계산대 밑의 자물쇠가 달린 청동 상자에 넣었다.


곧 노인은 내게 검을 넘겨받아 오랜 시간 진열장에 있던 검이 상한 부분이 있나 세밀하게 검사했다. 상태 확인을 끝마치고 검집과 날을 정성스럽게 닦은 그가 잠시 눈을 감고 뭐라 중얼거리더니 양손으로 검을 받쳐서 내밀었다.


“카디우스 님의 가호가 함께 하길, 모험가 김승현.”


“아, 감사합니다!”


이세계의 예법인가? 잘은 모르겠지만 영화 속 기사들이 검을 넘겨 받는 장면처럼 정중하게 검을 건네받고서 선배의 도움을 받아 허리에 검을 단단히 고정시켰다.


“그럼 어르신, 다음에 뵙겠습니다.”


"그래, 잘 들어가라고. 이 친구도 잘 챙겨주고."


"감사합니다, 다음에 뵐게요!"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공방 노인을 뒤로하고 선배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트레이닝 복 위에 허리띠를 이용해 착용한 검이 뭔가 이상하게 보였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공방을 떠나자 이제는 내 것이 된 검을 사용해보기 위해 도시 외곽 지역 공터로 향했다. 선배는 내 옆에서 발을 맞춰 걸으며 가는 길목 주변에 있는 상점들과 멀리서 보이는 도시의 풍경을 보며 안내해주었다.


도시를 둘러 싼 성벽을 지나 외곽으로 나가자, 낮은 언덕 너머 잔디가 깔린 넓은 공터에 몇몇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 중에는 누워서 하늘을 보며 휴식을 취하거나 허공에 무기를 휘두르며 훈련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특이한 광경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던 나를 선배가 가볍게 툭툭 치더니 멀리 보이는 사람 하나를 손으로 가리켰다.


“저 친구도 몇 달 전에 신규 등록한 중립 모험가야. 같이 온 친구가 둘이던데 아마 부탁하면 받아줄 가능성이 있는 파티니까 한 번 친해져 보라고.”


선배의 말대로 검을 든 사람 주변에 다른 두 명이 앉아서 그가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둘 중 긴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는 자신의 활을 바닥에 내려두고 있었고, 옆에 앉아서 땀을 뻘뻘 흘리며 검을 휘두르고 있는 남자를 보며 실실 웃고 있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 옆에는 창이 놓여 있었다.


분위기나 차림새로 보면 세 사람 모두 노련한 모험가처럼 보였다. 가까이 가서 얘기해보자는 선배의 권유에 쭈뼛거리며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자, 아까부터 쳐다본 것을 이미 눈치 채고 있었는지 앉아 있던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부르달 씨. 잘 지내셨어요?”


“나야 뭐 늘 똑같지. 로난은 훈련 중인데 너희는 노는거냐?”


“에이, 첫 의뢰를 받았는데 설마요. 저희도 방금까지 열심히 했어요, 진짜라니까요?”


그는 사회초년생처럼 긴장 반, 기대 반으로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마치 드라마 속 인턴처럼 빛나는 눈은 의지를 담고 있었다. 오히려 그들은 모험가라는 직업을 가지는 것에 성공했으니 인턴보다는 더 좋은 환경이긴 하지만.


어느새 앉아있던 여자와 검을 휘두르고 있던 남자까지 와서 인사를 했다. 이들도 아마 나처럼 선배한테 도움을 받은 신규 모험가들 같았다.


“그런데 이 친구는 누구에요? 신규 모험가?”


선배와 떠드는 것을 잠시 미룬 그들은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안녕하세요. 김수현이라고 합니다.”


먼저 고개를 살짝 까딱이며 인사하자 그들도 가벼운 목례로 답했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자 선배가 먼저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오늘 신규 등록한 중립 모험가야, 같은 초보들끼리 얘기 좀 해보라고 데려왔다.”


방금 전까지 검을 휘두르던 남자가 먼저 다가와 나를 훑어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으음, 로고스 인은 아닌 것 같은데. 어디 출신이에요?”


“월국이요.”


그러자 질문을 한 남자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 눈빛으로 나와 선배를 번갈아봤다. 곁에 서있던 두 명도 내색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보였지만 신기한 것을 본 어린아이 같은 눈빛을 감추진 못했다.


별 생각 없이 한 대답에 나도 당황했지만 나보다 더 당황한 선배가 귓속말로 속삭였다.


“너, 출신을 숨기려는 거 아니었냐?”


작가의말

좋은 아침입니다, 새로이 시작되는 한 주도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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