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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와이즈 대륙 여행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김잭키
작품등록일 :
2018.10.10 15:53
최근연재일 :
2019.07.03 18:00
연재수 :
105 회
조회수 :
24,149
추천수 :
190
글자수 :
298,188

작성
18.11.05 06:30
조회
318
추천
5
글자
7쪽

15. 끝과 시작

DUMMY

얼마 후,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눈을 뜨자 사람들이 지르는 환호성과 웃음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창밖은 어느새 해가 지고 달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으윽······.”


상체를 일으키자 물린 부위에서 곧바로 통증이 올라왔다. 여전히 아프긴 했지만 잠에 들기 전보다는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


“아, 일어났다!”


"우왓! 깜짝이야!"


인기척도 느끼지 못했는데 갑자기 큰 소리를 내자 화들짝 놀라며 소리가 난 곳을 쳐다봤다.


"헤헤, 미안, 놀랐어?"


장난스럽게 웃으며 나를 쳐다본 것은 리나였다. 방구석에 등잔을 켜놓고 앉아있던 그녀는 내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렸는지 끄응, 소리를 내며 일어났다. 별 생각없이 보면 전과 다른 점이 없었지만, 자세히보니 그녀는 아직도 내가 다친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지 눈을 똑바로 마주치지 않았다.


“좀 어때?”


“아까보다는 괜찮아, 고마워 리나.”


“아냐, 나 때문에······.”


그녀는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울먹거렸다. 솔직히 그녀는 내 생명의 은인이지 비판할 대상이 아니었다.


눈가가 촉촉해지는 것이 보이자 일부러 두 팔을 크게 움직이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덕분에 물리는 걸로 끝난 거지, 나 혼자 싸웠으면 아마 죽었을 걸? 하하······.”


전신으로 건강함을 어필해 보이자 리나는 그제야 배시시 웃으며 내 눈을 쳐다봤다.


“······고마워. 아참, 걸을 수 있겠어?”


“응, 다리가 부러진 것도 아닌데 뭐.”


“후훗, 허세부리긴. 그럼 나가자!”


리나가 앉아있는 내 손을 잡고 집밖으로 끌고 나가자, 밖은 완전히 축제 분위기였다. 밤하늘 아래에 피워둔 모닥불과 고기를 굽는 거대한 불판에 모여든 모카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밤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노래소리와 이미 얼큰하게 취한 마을 사람들의 춤사위는 웃기면서도 그간 숨죽여지내던 울분을 토해내는 것 같이 보였다.


빈 자리를 찾아서 두리번 거리던 중 불판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아있는 로난과 실바가 눈에 들어왔다. 다가가보니 우리를 위해 특별하게 마련된 4인용 테이블에는 촌장이 직접 잔을 채워주며 고기가 잔뜩 담긴 접시가 끝에서 끝까지 자리 잡고 있었다.


“자자, 이건 보수에 들어가는 게 아니니까 마음껏 먹으라고, 허허헛!”


“젊은 모험가들이 실력이 정말 대단하구만, 수비대도 잡지 못한 짙은 늑대들을 전부 처리하다니!”


우리는 이미 모카 마을의 영웅이나 다름없었다. 뒤늦게 나온 리나와 나를 발견한 실바가 활짝 웃으며 크게 손을 흔들었다.


“어이~! 수현! 이리 와서 앉으라고~!”


불빛에 비춰서 빨갛게 보이는 건지, 술 때문에 취기가 올라서 빨간 건지, 아무튼 실바는 이미 잔뜩 취해서 해롱거리고 있었다. 로난은 그저 빙긋 웃으며 즐겁다는 얼굴로 조용히 술잔을 내밀었다.


“고생 많았어. 배고프지?”


“아냐, 내가 한 게 뭐있다고······.”


“에이~, 또 그런다. 자신을 가지라니깐!”


어깨를 두드리는 로난의 손바닥의 힘이 조금 거친걸 보니 녀석도 취기가 돌고 있는 모양이다.


어찌됐건 마을 사람들은 우리에게 엄청난 만찬을 대접했다. 출발 전날 도시의 고급 식당에서 먹은 음식처럼 예쁘게 꾸며져 나오지는 않았지만, 성취감과 더불어 호의가 담긴 대접은 그보다 더욱 값진 맛이었다.


“자자자! 우리 젊은 친구도 많이 먹어야 빨리 낫지.”


이미 얼큰하게 취한 촌장님은 아직 반쯤 차있는 잔에 포도주를 넘칠 정도로 따라주며 껄껄 웃었다. 술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세계의 포도주는 단맛보다 본연의 맛이 더욱 강해서 소주를 마시는 느낌이었다.


‘그래도······뭔가 좋네.’


현대에 살고 있었다면 절대 겪지 못했을 일들. 죽을 뻔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경이로운 세계에 대한 즐거움 때문일까.


성대한 밤이 끝나고, 다음 날 아침. 우리는 다시 도시로 돌아가기 위해 짐을 정리했다. 로난은 촌장에게 약속한 보수를 받고서 감사의 인사로 진한 포옹도 받았다.


보수를 받았으니 의뢰가 끝났다는 예상과 다르게, 의뢰를 완전히 끝마치기 위해서는 구인소에 완료했다는 증거로 의뢰인이 직접 서명한 의뢰 증서를 가져가야 했다.


떠나기 전, 촌장은 본래 걸었던 의뢰비에 마을 사람들이 얹은 액수를 추가하여 은화 주머니 다섯 개와 금화 한 개라는 엄청난 돈을 우리에게 건넸다.


원래는 금화 두 개로 명시된 금액보다 세 배는 많은 돈을 받으니, 오히려 돈을 받은 로난이 미안한 표정으로 촌장에게 되물었다.


“정말 이 많은 돈을 주셔도 괜찮겠어요?”


촌장은 전혀 아깝지 않다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보다 훨씬 어린 로난에게 허리를 접으며 감사를 표했다.


“자네들은 우리 마을의 구세주라고. 마음 같아서는 가진 것을 모두 주고 싶지만······우리 처지를 이해해 주면 좋겠네.”


마을을 떠나기 위해 입구에서 마차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마을 사람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전원이 우리를 배웅했다.


“잘 가시게! 젊은 영웅들이여!”


“감사합니다, 모험가님들!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멀어지는 그들을 보며 씁쓸한 웃음을 흘렸다.


‘사회에서는 아무짝에 쓸모없던 내가 영웅이라······.’


아직은 부족하지만 이들과 함께 모험을 계속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유명한 모험가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욱 더 단련이 필요했다. 다음 의뢰에서도 마물 한 마리도 혼자 힘으로 이기지 못하는 짐 덩이가 아닌 진정한 구성원으로 공을 세우고 싶었다.


돌아가는 마차에서 로난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내가 너만큼 강해지려면 얼마나 지나야 될까.”


“······응? 나?”


“우리 중 검을 쓰는 건 나랑 너밖에 없잖아. 그 마저도 실력은 네가 월등하니까······.”


그러자 로난은 또 그런 얘기를 하냐는 얼굴로 씨익 웃었다.


“너무 조급해하지마, 고작 한 달 훈련했는데 짙은 늑대랑 겁먹지 않고 싸울 정도면 금방 강해질 거야.”


정말 그럴까.


어찌됐건 우린 다시 도시로 돌아와 의뢰를 끝마치기 위해 구인소로 찾아갔다. 부르달 선배와 접수원 아저씨는 내 상처를 보더니 껄껄 웃으며 이제야 진짜 모험가 같다며 첫 의뢰 해결을 축하해줬다.


의뢰를 해결하고 받은 보수는 인원수로 나누어 공평하게 가져갔다. 그래봤자 돈의 관리는 리나가 하니까 누가 가져가던 크게 신경쓰는 부분은 없었다. 분배까지 마무리되자 우리는 내 상처가 완전히 낫기 전까지는 도시에 머무르며 훈련을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작가의말

한 주간 승리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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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2. 라펠타 요새(2) +5 18.11.14 249 3 7쪽
24 21. 라펠타 요새(1) 18.11.13 252 3 7쪽
23 20. 제 5 보급대 18.11.12 275 3 7쪽
22 외전. 와이즈 대륙 신화 - 상편(3) 18.11.10 324 1 8쪽
21 19.서막(2) 18.11.09 299 4 7쪽
20 18. 서막(1) 18.11.08 299 4 7쪽
19 17.잠깐의 휴식(2) 18.11.07 306 2 7쪽
18 16. 잠깐의 휴식 +2 18.11.06 354 3 8쪽
» 15. 끝과 시작 +2 18.11.05 319 5 7쪽
16 외전. 와이즈 대륙 신화 - 상편(2) +2 18.11.03 345 3 7쪽
15 외전. 와이즈 대륙 신화 - 상편(1) +2 18.11.02 361 4 7쪽
14 14. 위기의 순간 18.11.01 358 6 8쪽
13 13. 짙은 늑대들 18.10.31 352 5 7쪽
12 12. 시작 전날 밤 18.10.30 371 4 7쪽
11 11. 의뢰인에게로 출발! 18.10.29 417 6 7쪽
10 10. 첫 의뢰 18.10.25 499 5 7쪽
9 9. 지옥훈련 18.10.24 542 5 8쪽
8 8. 동료를 찾아서(2) 18.10.23 552 6 7쪽
7 7. 동료를 찾아서(1) 18.10.22 590 7 7쪽
6 6. 주무기 18.10.18 616 8 8쪽
5 5. 모험가, 시작합니다! (2) 18.10.17 705 7 7쪽
4 4. 모험가, 시작합니다!(1) 18.10.16 865 5 10쪽
3 3. 이세계에 도착!(2) 18.10.15 1,028 8 10쪽
2 2. 이세계에 도착!(1) +3 18.10.11 1,335 8 9쪽
1 1. 현실과 이상 +2 18.10.10 1,786 1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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