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solomon 님의 서재입니다.

전직용사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solomon
작품등록일 :
2018.11.07 21:13
최근연재일 :
2018.11.27 18:47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759
추천수 :
0
글자수 :
126,845

작성
18.11.26 18:40
조회
23
추천
0
글자
11쪽

ep.2 악연(epilogue)

DUMMY

ep.2 악연(epilogue)


“일어나.”


힘든 밤을 보내고 쇼파에서 시니아의 모닝콜을 들으면서 레온은 밍기적거렸다.


“조···조금만 더···”

“아까부터 그 소리야. 일어나 이제.”


평소라면 그때그때 잘 일어났을 레온이었지만, 이세계로 온 뒤로 혹사만해서 그런걸까, 늦잠을 청하는 그였다.


“그러니깐. 침대에서 자랬지.”


길고 긴 밤의 마지막에 시니아는 다친 레온을 위해 자신의 방을 권했지만, 레온이 한사코 거절하며 쇼파에서 잔걸 따지듯 묻는 시니아였다.


“아···일어날게요.”

“빨리 일어나서 준비해.”


더 이상 미루면 안된다는 걸 느낀 레온은 지친 몸을 이끌고 자리에서 일어나 씻으러 들어갔다.


“그래도 조금은 상냥해졌나···?”


화장실로 들어가 세수를 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그녀의 조금은 상냥해진듯한 말투에 괜시리 뿌듯해졌다.


“자, 그래서 이제 어디로 갑니까?”


준비를 마치고 시니아를 따라 오두막을 나온 레온은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힘차게 말했다.


“일단 그 옷부터 어떻게하고나서 이야기해줄게.”

“제 옷이 뭐 어때서···흠···심하군. 어라? 근데 상처는 다 아물었는데요? 신기하네 그 포션이라는거.”


여러 칼자국으로 너덜너덜해진 옷을 살피다, 상처가 이미 다 아문 것을 확인한 레온은 놀람을 금치못했다. 하지만 그것을 보고 더욱 놀란 것은 시니아쪽이었다.


“넌 진짜 이상한거 같아.”

“왜요?”

“아무리 최상급 포션이라지만, 그렇게 하루만에 다 낫진 않아. 전부터 이상했는데, 그때 그 감옥에서 가스를 챙겨온것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이상하잖아.”

“아···다 이유가 있죠.”

“뭔데.”

“그건 영업비밀입니다.”


말해줄것처럼 말했지만, 정작 말해주지 않으니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앞으로 같이 다녀야 되는데 내가 알아야 되는건 알려줄래?”

“흐음···알려주자면 긴데, 그냥 간단히 말해서 과학의 산물이죠.”

“과학···?”

“네. 과학.”


전혀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다.


“과학으로 뭘 어떻게 한건데?”

“저도 잘 몰라요. 어떻게 되는건진. 이래서 제가 말안할려고 했다고요.”


귀찮은 듯한 말투에 시니아의 표정이 조금 일그러졌다.


“그런 표정 짓지 말아요. 진짜 잘 몰라서 그런거니깐. 나중에 시간 많으면 천천히 쉽게 최대한 아는 범위에서 알려드릴테니깐. 일단 지금은 가죠? 바쁜거 아니에요?”

“···따라와.”


레온의 말대로 시간은 그렇게 충분치 않았기에, 나중을 기약하고 발걸을음 도심내로 옮겼다.


“축제가 끝났나봐요···”


도심내로 들어오자, 관광객들은 떠나는지 큰 짐을 메고 있는 사람들과, 노점을 정리하는 사람들이 가장 눈에 띠었다.


“정령이 나왔었으니깐, 이제 끝이지.”

“무슨 말이에요?”

“아일라의 정령축제는 정령이 나올때까지 해. 근데 어제 나왔으니 오늘 끝나는게 맞지.”

“그럼 안나오거나 늦게 나오면 그만큼 해요?”

“글세··· 안나온적은 없고 늦게 나와도 1주일 안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럴 일은 없지.”

“그럼···”


‘축제의 시작은 어떤 기준이죠‘ 라고 묻고 싶었지만, 시니아의 발걸음이 어느 가게앞에 멈추자, 말을 잇지 못하고 레온도 그 가게앞에 섰다.


-살테면 사봐-


간판에 써있는 글자였다.


“뭐에요. 여긴? 엄청 비쌀거 같은 이름이네.”


쇼윈도우로 보이는 여러 가지의 옷만 봐도 옷가게인걸 알 수 있었지만. 걸려있는 옷들은 그렇게 좋아보이진 않았다.


“모험가용 옷가게야.”


그러면서 익숙하게 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녀였다.


“호호홍~ 시니아양~ 오랜만이군요.”


들어가자, 험상궂게 생긴 산적이 느끼하게 반겼다.


“안녕하세요. 루크씨.”

“들어오셨단 소리는~ 자칼님에게 들었습니다~ 어딜 또 여행가시나봐요~?”


저런 얼굴로 콧소리를 강하게 내는 것에 강한 거부감이 드는 레온이었다.


“저···시니아씨···이런 곳은 왜···”

“오우~ 이런이런~ 그런 옷차림으로 나의 가게를 밣다니 무슨 그런 실례를~?”


쭈뼛쭈뼛 시니아의 뒤에서 나오는 레온의 넝마가 된 옷차림을 보고 루크가 기겁을 하며 그를 내쫓으려 했다.


“저 루크님. 잠시만요. 이 친구한테 맞는 옷이 필요해서 들린거에요.”

“이런 사내의 옷을 말이에요~? 시니아양~ 우아한 여성은 남성을 골라서 만나야되요~”


면접에 두고 이런 욕설이라니··· 심각한 모욕감을 느꼈다.


“흐음~ 별로 봐주고 싶진 않지만~ 시니아양의 부탁이니 골라는 드리도록 하겠어요~”


위아래로 레온을 쓱하고 흝어본 루크는 곧장 수많은 옷들이 걸려있는 드레스룸으로 들어갔다가, 흰색을 베이스로한 녹색의 물결 무늬가 수놓아진 옷을 들고 나왔다.


“이게 좋을거 같군요~ 입어보세요~”

“네? 네??”


레온의 의사는 묻지도 않고 탈의실에 그를 냅다 던져버렸다.


“시니아양~ 저 사람 이나 다른 기생충은 없겠죠~? 아무래도 옷이 걱정되는데요~?”

“아. 없을거에요. 아니 없어요. 걱정마세요.”


보이는 외견으로는 상당히 있어보였지만, 레온을 지지해주었다.


“호호홍! 그래도 몸은 상당히 탄력적이네요~!”

“아니 이 산적이!”


멋대로 탈의실의 커튼을 들쳐서 레온의 벌거벗은 상체를 노출시킨 루크는 좋은 것 봤다듯이 크게 웃었다.


“꺼져!”


과하게 루크를 밀쳐내고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지킨 레온은 화가 난 듯 씩씩거리는 소리가 밖까지 들려왔다.


“몸은 좋은데 상처가 많은게~ 사연있는 남자인가요~?”

“아···네···”


아직도 좋다고 웃으며 말하는 루크에게 부끄러운 듯 얼굴을 살짝 붉히며 대답하는 시니아였지만, 루크의 말대로 몸에서 보인 수많은 상처들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이런이런~ 역시~ 옷이 좋아야 되나보군요~”


상처들에 대해 그의 과거가 문뜩 궁금했지만, 그런 잡생각도 옷을 입고 나온 레온을 보자, 싹 날아갔다.


활동성이 좋아보이는 재질에 깔끔한 디자인이 레온의 누더기같던 이미지를 없애버렸고, 흰색과 녹색의 옷이 레온의 흑청색 머리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분위기를 자아냈다.


“나쁘지 않네.”


머릿속으로 드는 온갖 칭찬이 한말로 압축되었다.


“그런가요···”


슬쩍슬쩍 옷을 입은채로 자신의 몸을 둘러보던 레온도 나빠보이진 않았다.


“그럼~ 이 옷으로 하는거에요~?”

“네. 그럴게요. 얼마에요?”

“2골드에요~”

“네? 너무 비싼데···”


물론 못 낼 돈은 아니였지만, 아무리 모험가용의 옷이라 쳐도 너무 비쌌다.


“무슨 소리에요~ 이건 바람의 정령이 축복한 누에고치에서 뽑아낸 실로 만든 옷이라고요~ 이 정도 가격이면 싼값이 확실하죠~ 시니아양이니깐 드리는거에요~”

“아. 그정도라면 나쁘지 않네요.”


바람의 정령이라는 말에 시니아는 일반 서민의 거의 한달치 봉급을 성큼 내려고 아공간에서 골드주머니를 꺼냈다.


“저···근데 저는 제 옷이 좋은데··· 어떻게 못 고치나요.”


루크와 시니아의 물흐르듯 가벼운 거래를 레온이 끊어버렸다.


“오우··· 이런이런 시니아양~ 이런 옷도 모르는 남자는 안돼요~”

“그거 입어. 바람의 정령의 축복이면 구하고 싶어도 못구하니깐.”

“이 옷이 좋은건 알겠는데···전 제 옷을 입을게요.”


좋은 옷을 사주겠다고해도 거부하는 모습에 시니아는 도통 이해가 안갔다.


“타치코바는 못먹어서 안달이었는데, 이런 부분에서 왜그러는거야.”

“그게···그냥 저는 제 옷이 좋아서···”

“저걸 어떻게 입어. 그냥 이거 입어.”


마치 엄마와 아들의 싸움같았다.


“앞으로 움직일 일이 많은데, 저런 상태의 옷으론 안돼, 나중에 비슷한거 사줄테니깐 일단 이거 입어.”

“그건 쫌···”

“이런이런~ 시니아양~ 그냥 원래 옷을 입히도록해요~ 옷수선은 제가 5분안에 해드리죠~”

“네? 아니 그러실 필요는···”


강제로라도 옷을 사서 입힐려고 했던 시니아였지만, 루크의 갑작스런 레온 지지선언에 당황한 시니아는 구태여 옷을 가져가는 루크를 말렸다. 하지만 루크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제지하고 귓속말을 속삭였다.


“시니아양~은 눈치가 없네요. 딱보니깐 사연있는 옷인데 그냥 입히도록 해요~”


그제야 레온의 표정을 본 시니아는 납득했다.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안절부절못하는···하지만 뭣때문인지 말은 하지 못하고 꾹참는 얼굴을 말은 죽어도 자기 옷을 입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하···부탁드립니다.”

“5분만 기다리세요~”


루크가 재단실로 들어가고 시니아는 레온의 곁으로 섰다.


“저 옷이 중요한거야?”

“아? 네···”

“그럼 말을 했어야지.”

“아··· 좀 그래서···”

“너가 말을 안하면 내가 어떻게 아니? 무슨 옷인지는 모르겠지만, 소중한거면 소중한거다 말을 해. 앞으로도 이러면 곤란하다고.”

“네···”


차마 부끄러워서 말할 수 없는 이유 때문에 고민하던걸 루크 덕분에 잘 풀린 레온은 새삼 저 느끼한 산적을 다시 보았다.


“저, 근데 저희 어디를 가는거에요? 이런 아침부터?”

“이 도시의 주인을 만나러가.”

“주인?”

“그래. 아일라공작님께서 너를 만나고 싶으시데.”

“저를요? 왜요?”

“앞으로의 여행이 걱정되셔서 그러겠지. 그리고 미리 얘기해두는데, 라고일님을 대할때처럼 무례하게 굴지마. 절대로.”

“에이, 나쁜 사람만 아니면 절대 안그럽니다.”


이번만큼은 정말 진지한 표정의 시니아였기에, 레온은 장난을 칠 수 가 없었다.


“호호홍! 넝마가 돼있길래 쓰레기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재질이 최상급이었네요~”


그때 루크가 잘 수선된 레온의 옷을 들고 나왔다.


“근데 맞는 재질이 없어서 최대한 비슷한 재질로 수선했으니, 약간의 이물감이 있을 수도 있어요~”

“재질이 없다고요?”

“그러게요~ 저도 놀랐어요~ 처음보는 재질인데~ 촉감이나 기타등등들이 상당히 고급진 재료네요~”


이곳 ‘살테면 사봐‘는 아일라내에서도 손꼽히는 옷가게였다. 맞는 재질이 없다는건 말도 안됐지만, 레온이 이세계에서 왔다는 점을 생각하자 급납득이 되었다.


“어쨌든 수선은 완벽했어요~”


옷을 받아든 레온은 그대로 탈의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시니아양~ 제가 남자보는 눈이 낮아졌나봐요~ 저런 고급 옷에 그런 몸의 남자라니~ 최고에요~”


레온이 들어가자마자, 태세변환을 이루는 속도가 남다른 루크였다.


“먼 나라의 귀족분이시라면~ 꼭 잡으세요~”

“그런거 아니에요···”


유독 레온에게만 강하고 다른 사람들에겐 약한 그녀였다.


“역시~ 제 능력은 완벽하네요~”


탈의실을 나온 레온의 모습을 보고 루크는 스스로 감탄했다.


레온의 옷은 마치 새옷인 듯 수선자국은커녕 먼지한톨도 보이지 않았다. 레온 스스로도 옷에 만족했는지, 옷을 둘러보는 표정이 한층 더 밝았다.


“비용은 5실버에요~”


수선료치고 비쌌지만, 저정도 퀄리티에 들어간 재료가 최상급이라는 말을 들은 시니아는 아무런 거부감없이 곧장 비용을 지불하고 레온과 같이 ‘감사합니다.’를 말하며 꾸벅 고개를 숙이고 가게를 나섰다.


“여기···실력이 엄청나네요.”


가게를 나와서도 옷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하는 레온이었다.


“그만 감탄하고 빨리가자. 시간없어.”

“네~”


아일라의 성격이라면 조금 늦어도 상관없었지만, 시니아의 발걸음은 평소보다 빨랐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뒤를 기분 좋은 레온이 뒤따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직용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 ep.2 악연(epilogue.2) 18.11.27 15 0 17쪽
» ep.2 악연(epilogue) 18.11.26 24 0 11쪽
20 ep.2 악연(완) 18.11.23 24 0 22쪽
19 ep.2 악연(11) 18.11.23 14 0 10쪽
18 ep.2 악연(10) 18.11.22 21 0 10쪽
17 ep.2 악연(9) 18.11.21 19 0 16쪽
16 ep.2 악연(8) 18.11.21 20 0 8쪽
15 ep.2 악연(7) 18.11.20 22 0 9쪽
14 ep.2 악연(6) 18.11.19 28 0 12쪽
13 ep.2 악연(5) 18.11.16 28 0 11쪽
12 ep.2 악연(4) 18.11.15 32 0 10쪽
11 ep.2 악연(3) 18.11.14 33 0 9쪽
10 ep.2 악연(2) 18.11.13 23 0 10쪽
9 ep.2 악연(1) 18.11.12 28 0 11쪽
8 ep.1 관음의 방(epilogue) 18.11.11 32 0 5쪽
7 ep.1 관음의 방(完) 18.11.11 41 0 15쪽
6 ep.1 관음의 방(4) 18.11.10 42 0 8쪽
5 ep.1 관음의 방(3) 18.11.10 36 0 9쪽
4 ep.1 관음의 방(2) 18.11.09 33 0 11쪽
3 ep.1 관음의 방 18.11.08 41 0 12쪽
2 prologe(2) 18.11.07 71 0 23쪽
1 prologe(1) 18.11.07 133 0 3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