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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omon 님의 서재입니다.

전직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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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omon
작품등록일 :
2018.11.07 21:13
최근연재일 :
2018.11.27 18:47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756
추천수 :
0
글자수 :
126,845

작성
18.11.10 22:42
조회
41
추천
0
글자
8쪽

ep.1 관음의 방(4)

DUMMY

그러니깐 여기가 내가 살던 지구가 아니라 다른 곳이라는 건가. 그럼 내가 살던 곳은? 돌아갈 방법은 당연히 있겠지?


어떻게? 마법은 쓸 수 없고, 그럼 역시 저 여자의 도움을 받아야되는 건가?


아니 애초에 그럴려면 이곳에서 먼저 저 여자를 데리고 나가야되는데, 나를 따라올 생각은 없는거 같은데 강제로라도 데리고 가야되는건가?


아니 애초에···


“왜?”


머릿속으로 복잡하게 많은 생각들이 지나가는 도중 그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물음이 무심코 입밖으로 흘러나왔다.


“뭐?”

시니아는 한동안의 정적속에서 뜬금없이 들려오는 한 글자에 자신이 잘못들었나 싶어서 반문했다.


“왜···나를? 아니 돌아갈 순 있는거죠?”

“···”

“돌아갈 수 있는거죠?”

“···”

“돌아갈 수 있냐고!”


돌아오지 않는 대답에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온 레온은 시니아쪽의 벽을 강한 힘으로 치며 소리쳤다.


“···있어.”

“하···다행이다.”


어딘가 망설임이 담긴 말이었지만, 돌아가야되는 이유가 간절한 레온에게는 그런 것 따윈 중요하지 않았다.


“그럼 돌려보내주세요. 제가 꼭 돌아가서 할 일이 있어요.”

“안돼.”

“장난치지 마시고 꼭 가야되니깐. 도와줘요.”

“안된다고.”

“아씨! 쫌!! 그렇게 비협조적으로 나오지 말라고!! 너가 이렇게 만들었으면 책임지고 돌려놓는게 맞는거 아니야?!”


자신의 답답함을 처음부터 끝까지 부추기는 이 여자에게 레온은 이제 살기마저 뿜을 수 있을 정도로 매 순간 순간 참을 수 없는 화가 났다.


“내가 데리고 가달라고 했어? 니가 혼자와서 혼자 실수해서 남한테 피해를 줬으면 책임을 져야될 거 아니야!”

“하···”


저쪽도 이쪽만큼 무언가가 답답한 듯 긴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너도 나도 이곳에 갇혀서 마법은커녕 마력 한방울도 방출할 수 없는데 어떻게 보내달라는거야?”


정곡을 찌르는 팩트.


레온은 그녀의 말에 한숨을 길게 내쉬고 천천히 이성을 되찾았다.


“후···그렇네요. 미안해요. 제가 진짜 저쪽에 꼭 해야되는 일이 있어서 그거 때문에 화를 못참았어요. 하여튼 그럼 여기서 나가기만하면 되는거에요?”

“일단 그게 첫 번째야. 나갈 수 있다면···”

“좋아요. 그럼 일단 나가서마저 얘기하죠.”

“무슨 수로···”


시니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옆방에서 들려오는 뭔가 부러지는 소리를 듣고 설마하며 레온이 있을 옆쪽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큰 파창음과 동시에 시니아가 볼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산산조각난 유리조각같은 것들이 복도로 흩어졌다.


그리고 그가 천천히 그녀의 앞에 섰다.


“맨 구석으로 들어가 있어요.”

“너···어떻게···”

“나중에 얘기하고 빨리요.”


그의 진지한 표정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뒤로 뺐다.


그녀가 확실히 빠진걸 확인한 레온은 이미 한번의 운용으로 과열된 듯 팽창돼있는 오른손의 마력회로에 마력을 불어넣고 그대로 유리벽을 강하게 내리쳤다


그와 동시에 강한 파창음이 들려오고 옆방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조각들을 흩날리며 벽은 한순간에 깨져나갔고, 시니아는 움찔하며 방의 끝까지 날아오는 작은 파편들에게서 몸을 지키기 위해 쭈구려 앉으며 팔과 다리로 몸을 감쌌다.


레온은 벽을 허물자 그대로 마력을 빠르게 거두고 마력회로가 울긋불글 나타나있는 오른손을 주무르며 한쪽 구석에 피묻은 침대가 덩그러니 놓여있는 그녀의 방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런 그의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는 그녀에게로 자신과 마찬가지로 손을 묶고 있는 돌수갑을 부셔주고나서 멀쩡한 왼손을 내밀었다.


“가죠.”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멍하니 바라보고있던 그녀는 레온의 손을 보고 정신을 차리고 빠르게 쳐내며 스스로 일어나 레온보다 먼저 방을 빠져나갔다.


발광석이 하얀 빛을 내뿜어대는 복도를 레온이 앞장서서 시니아가 그 뒤를 두걸음정도 떨어져 걷고 있었다.


“이쪽으로 쭉가면 출구에요?”

“아마도.”

“아마도는 쫌··· 그껏 나왓는데.”


레온이 슬쩍 그녀쪽을 바라보자 그녀는 차가운 표정을 일관하며 손가락으로 레온의 앞쪽을 가리켰다.


“나도 들어올 때 본 길이 다야. 다른 출국가 없는 이상 들어온 길이 입구겸 출구겠지. 쭉가다보면 나선형 계단이 나와 그 위로 올라가면 넓은 홀이랑 올라온 계단 맞은편에 다시 한번 올라가는 계단이 있어. 그리고 거기로 올라가면 라고일님···라고일님의 개인 집무실이 나와.”


그녀가 가리킨 쪽으로 천천히 걷던 레온은 라고일이라는 이름에 반응하며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돌아봤다.


“네? 그 아저씨 개인 집무실? 거길 통해서 나가야 된다고요?”

“···떨어져서 얘기해.”

“아···네.”


불과 두걸음 차이 밖에 안나던 거리가 레온이 갑자기 멈춤으로써 한 순간에 좁혀진 상태에서 뒤를 돌자, 레온의 얼굴이 그녀의 바로 앞까지 와닿지 그녀는 슬쩍 얼굴을 돌리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살짝 붉혀진 얼굴로 그를 밀어내고 이번엔 그녀가 그를 앞질러 걸었다.


“그렇게 나갈 리가 없잖아. 위층 홀에서 전이마법으로 나갈거야.”

“전이마법? 순간이동마법 맞죠?”

“어.”

“그때 그 마법으로 나가는거에요?

“아니. 그건 차원이동이고, 이번엔 그냥 공간이동일뿐이야.”

“아···뭐가 다른진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믿고 갈게요.”

“알았으니깐 뒤로가.”


시니아는 은근슬쩍 자신의 옆으로 자리를 옮긴 레온을 뒤로 쳐내며 도착한 나선형 계단을 먼저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 복도와 다르게 붉은 조명의 계단을 얼마나 걸었을까 저 위로 보이는 하얀 빛이 점차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빛에 다다르자, 계단을 빠져나가던 시니아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딱딱히 굳어있는 그녀의 뒤로 레온이 고개를 쓱하고 내밀더니 그녀가 보고있는 것을 보더니, 슬쩍 손을 뻗어 그녀의 눈을 가려주었다.


“역시···”


마치 예상했던 일이라듯이 레온은 자신의 눈앞에 놓인 두구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금색의 나무를 형상한듯한 묘한 선이 그려진 갑옷을 입은 두 청년. 바로 처음 이곳에 왔을때와 라고일과의 대화중 들어온 라고일의 부하 기사였다.


두 기사는 갑옷째 잘린 몸과 그곳에서 흘러나온 피로 피투성이가 돼있었다.


“역시라니?”


처참한 광경을 보며 한순간 무거워진 분위기를 뚫고 시니아가 그의 손을 정중히 밀어내며 물었다.


“이런 은밀한 곳을 알게된 부하를 살려둘 사람처럼 보이진 않았거든요. 최측근정도가 아니면 전부 이런 신세겠죠.”


자세히 보니 광장 구석구석에 핏자국처럼 보이는 몇몇의 자국들이 눈에 띄었다.


“진짜 나쁜 새끼네. 이거. 시니아씨 괜찮아요?”

“신경쓰지마.”

“아 잠시만요.”


시니아가 처참한 광경에서 발을 돌려 홀의 중앙으로 나아가려하자, 레온은 황급히 그녀를 불러세우고, 두 청년에게 다가가 한사람에게서는 검집에 있는 검을 검집채로 남은 한사람에게서는 손에 가볍게 쥐어져있는 검과 검집 그리고 허리대를 집어 자신이 착용하고 마지막으로 그들의 목에서 군번줄처럼 보이는 작은 글자가 새겨진 목걸이를 잡아 뜯어냈다.


-벤트

-아미니아


목걸이에 새겨진 작은 글자를 보며 바지주머니에 넣어두고 다시 시니아에게 걸어가려하자, 시니아가 먼저 그에게 다가와 그의 뺨을 강하게 후려쳤다.


짝하는 소리와 함께 찾아온 잠시 동안의 정적.


“뭐하는 거야. 안내려놔?”


엄청 차갑고 무거운 경고가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에 못지않은 표정으로 레온도 진지하게 말했다.


“시니아씨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요. 하지만 꼭 필요한 거예요. 그리고 이 두 청년 우리가 이렇게라도 가져가지않으면 아무도 모를거예요. 검은 우리를 위해서 목걸이는 이 친구들을 위해서라고요. 게다가 이 친구는 검을 쥐고 있었어요. 먼저 벤트라는 친구가 당하고 아미니아라는 이 친구가 복수와 반격을 하려고 했겠죠. 그걸 대신 하는 겁니다.”


자신못지않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는 레온을 보며 시니아는 더 이상 할말을 찾지 못하고, 등을 돌려 홀의 중앙으로 향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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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p.2 악연(2) 18.11.13 23 0 10쪽
9 ep.2 악연(1) 18.11.12 28 0 11쪽
8 ep.1 관음의 방(epilogue) 18.11.11 32 0 5쪽
7 ep.1 관음의 방(完) 18.11.11 41 0 15쪽
» ep.1 관음의 방(4) 18.11.10 42 0 8쪽
5 ep.1 관음의 방(3) 18.11.10 36 0 9쪽
4 ep.1 관음의 방(2) 18.11.09 33 0 11쪽
3 ep.1 관음의 방 18.11.08 4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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