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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omon 님의 서재입니다.

전직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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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omon
작품등록일 :
2018.11.07 21:13
최근연재일 :
2018.11.27 18:47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757
추천수 :
0
글자수 :
126,845

작성
18.11.14 12:07
조회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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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ep.2 악연(3)

DUMMY

“오···!”


언덕에서 보았던 커다란 분수대까지 용케 잘 찾아온 레온은 분수대를 중심으로 사방팔방으로 펼쳐진 수많은 노점가게들과 그에 맞는 수많은 인파들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손에 먹을 것이나 기념품따위를 들고 바삐 움직이는 것을 보면 흡사 테마파크에 놀러온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레온은 그런 인파들 속에서 마치 소풍을 나온 어린아이와 같은 눈으로 이리저리 사람들과 가게들을 흩어보았다.


“오···맛있겠다···”


그중 레온의 눈을 가장 사로잡은 건 사람들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작은 종이그릇에 들고 다니는 튀긴 완자와 비슷한 음식이었다.


“다들 저것만 먹으면서 다니네···”

“어이, 거기 자네 한번 맛보지그래?”


레온이 부럽다는 시선을 이쪽 저쪽으로 흘리며 고개를 이리저리로 돌리고 있자, 레온의 바로 옆의 가게에서 튀긴 완자를 팔고 있던 해적같은 턱수염을 가진 아저씨가 레온을 불렀다.


“저요?”

“그래. 자네! 한번 맛보고 사가게나!”


자신을 부르는지 모르고, 손가락으로 스스로를 가리키며 되묻자, 털복숭이의 아저씨가 답답하다듯 확답을 주었다. 그제서야 레온은 가게 앞으로 가 먹기 좋게 차려진 튀긴 완자들을 자세히 보았다.


“진짜 맛있어 보인네요!”


눈꽃모양의 튀김옷이 자신의 바삭바삭한 식감을 시각적으로 알려주었다.


“겉모습도 겉모습이지만 그 속은 더 엄청나지. 자 먹어보게나.”


그러면서 아저씨는 작은 나무 꼬챙이로 완자를 하나 꽂은 뒤, 레온에게 건냈다.


꼬치를 받은 레온은 단 한줌의 망설임도 없이 배고픈 아귀처럼 한입에 완자를 입에 넣었다.


바삭바삭한 식감뒤에 풍겨오는 향긋하면서도 고소한 맛과 씹자마자 마치 녹아없어지는 아이스크림처럼 엄청나게 부드러운 식감. 지금까지 먹어본 음식중 최고의 음식이었다.


“이건 진짜···”

“어떤가. 이게 바로 아일라의 명물 타치코바일세.”

“우···쩝···마시 기가 마키네요.”


이미 거의 없어져버린 완자를 마지막까지 곱씹으며 맛을 즐기는 그였다.


“속이 뭐에요? 기가 막히네. 진짜.”

“카마시라는 민물물고기의 생살을 여러 야채들과 반죽한 것이라네.”

“카마시?”

“그래. 오직 이 아일라를 관통하는 하일강에서만 서식하는 민물물고기지. 그래서 다른 곳에서는 먹어볼 수도 없어. 어때 좀 사가겠나?”

“한정판···!”


타치코바를 맛본 레온의 표정을 본 상인은 당연히 레온이 살 것이라고 여겼는지, 이미 종이그릇을 손에 쥔 채였다.


“얼마나 주면 되겠나?”

“네?”

“당연히 살거 아닌가?”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자, 아저씨가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아···”


그 표정을 본 뒤에나 깨달았다.


아 그래서 맛보게 해준건가. 돈···없는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레온은 이쪽 세계의 돈은 단 한푼도 없었다.


“이런. 젠장. 복장이 특이해서 어디 외국에서 온 관광객인줄 알았는데, 부랑자였다니. 당장 내 가게앞에서 꺼져!”


레온이 돈이 없다는 것을 눈치 챈 아저씨는 엄청난 태세변환과 함께 극대노하며 레온을 쫓아냈다.


“죄송합니다!”


갑작스런 호통에 레온은 지금까지의 면모를 달리하며 소스라치게 도망갔다.


인파와 가게들 사이를 급하게 뛰다보니, 어느새 도착한 곳은 노점이 즐비했던 광장이 아닌 여러 술집과 무기점등이 즐비한 모험가들의 거리였다.


“여기도 대단하네···”


방금 전의 거리가 편하고 화려한 옷차림의 관광객들이 즐비한 거리였다면, 이곳은 검과 활등을 들고 무거운 갑옷이나 가죽갑옷따위를 입은 모험가들이 즐비한 거리였다.


“이 사람들이 전부 마력을 가지고 있는건가···”


다들 한가닥하게 생긴 이들을 바라보며 전에 시니아가 알려준 정보를 곱씹었다.


“세상 강한 세계구나.”


자신의 세계에서 마력을 가진 이는 전체 인구의 0.1프로도 되지 않았기에, 이런 수많은 유저들을 보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부럽네···”


자유롭고 활기차 보이는 거리를 보며 레온은 자신도 모르게 읊조렸다.


모두가 평등하게 마력을 가진 개개인의 육제적 평등함 덕분일까. 아니면 오염되지 않은 맑은 환경의 덕분일까 아니면 자신이 모르는 정치적인 부분 덕분일까. 레온을 고작 하루조차 보지 못했음에도 이 세계가 자신의 세계보다 나은, 자신의 이상(理想)과 가까운 세계라고 느끼고 있었다.


“이럴때가 아니지···돌아가자.”


거리의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정도로 넋놓고 있을 쯤. 레온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며, 시니아의 오두막이 있을 언덕을 찾았다.


“찾기 쉬워서 다행이네.”


도시 어디에서나 보이는 언덕 덕분에 길잃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레온이었다.


그렇게 언덕을 쫓아가며 거리의 인파또한 한적해 졌을 쯤. 문득 주택가 사이에서 들려오는 말다툼소리에 본능적으로 소리의 근원지로 조심스럽게 다가가 상황을 엿보았다.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내놔.”

“이래서 수인(獸人)새끼들은 다 내쫓아야 되는데. 왜 받아주는지 진짜.”


골목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두 사내의 것이었다.


한쪽은 말랐지만 균형잡힌 근육질의 남자였고, 다른 한쪽은 심각하게 뚱뚱한 남자였다. 둘다 모험가인 듯 등 뒤에는 각각 검과 도끼를 매고 있었지만, 옷차림은 가벼웠다.


“빨리 안내놔?!”


마른 사내가 다시 소리치며 자리를 조금 옮기자, 그제서야 그 둘에게 감싸여서 보이지 않았던 시니아만한 체구의 여자가 보였다.


“응···?”


여자의 독특한 외모는 레온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주황색의 머리 위로 보이는 같은 색의 고양이 귀. 그리고 정확하게 보이진 않지만 빳빳하게 서있는 듯한 꼬리는 마치 사람의 형상을 한 고양이 같았다.


“이 수인 새끼가 진짜!”


그녀의 외모에 놀라는 것도 잠시, 뚱뚱한 남자가 그녀의 뺨을 강하게 후려쳤다.


“윽···”


뺨을 맞은 여자는 입술을 깨물며 신음을 최대한 참았지만, 입안에 터졌는지 피가 흘러나왔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레온은 자신도 모르게 한 발자국 움직였다가 주춤했지만, 이내 이곳이 어딘인지를 깨닫고 망설이지 않고 두 사내의 사이로 걸어 들어갔다.


“여긴 좀 평화로운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네.”


레온이 여자와 남자들의 사이로 들어가며 말하자, 두 사내는 어이가 없다는 듯 그를 쳐다보았다.


“어이, 꼬맹이 조용히 꺼져.”


그나마 입이 좀 더 나은 줄 알았던 마른 쪽이 험한 말을 쓰며 레온에게 겁을 주었지만, 그는 겁은커녕 실실 웃으면서 대항했다.


“남자 둘이서 여자 한명을 상대로 그러는 것도 웃긴데, 폭력은 더 웃기잖아요.”

“이 새끼가 뭐라는 거야!”


레온의 조롱아닌 조롱에 발끈한 뚱뚱한 놈이 여자를 친 것과 같이 레온의 뺨을 때릴려고 손을 뻗어왔다.


“그만하죠?”


가볍게 그의 손을 손목을 잡음으로써 막아낸 레온은 여전히 실실 웃었다.


“말로 하면 될거···”


그리고 그 순간 레온과 두 사내의 빈틈을 비집고 레온의 뒤에 있던 여자가 빠르게 세 사람을 지나쳐 도망쳤다.


“이런···! 제코 가자!”

“어? 어!”


여자가 도망치자 마른 쪽이 먼저 소리치고 뚱뚱한 남자가 레온의 손을 뿌리치고 여자를 쫓으려 했으나, 레온이 그 둘의 뒷덜미를 잡아 막으면서 둘은 여자를 놓치고 말았다.


“와~ 엄청 빠르네. 어차피 놓친거 같은데 포기하시죠?”

“야? 이거 안놔? 시발! 빨리놔!”

“이 새끼 힘이···”


둘 다 다급한지 두 손을 뒤로 넘겨 버둥버둥 거리며 레온의 손을 뿌리칠려고했다.


“그만해요. 어차피 못잡아요~”


레온의 느긋한 여유가 그 둘의 화를 더 복돋은 듯 둘다 동시에 엄청난 소리를 내질렀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나온 말은 레온으로 하여금 엄청난 당혹감에 휩싸이게 했다.


““우리 전재산이라고!!!!!””

“···네?”

“저년이 우리 전재산을 털어갔다고!!”

“아무리 그래도 그런 뻔한 거짓말을···”

“진짜라고! 진짜 저년이 훔쳐가서 그걸 돌려받을려고 했을뿐이야!”


두 사람이 동시에 주머니에 손을 넣고 먼지뿐인 주머니 속을 끄집어내며 자신들의 무죄를 증명하자, 레온은 그제서야 잡은 뒷덜미에 힘을 풀고 둘을 놓아줬다.


“야. 너 이제 어쩔거야.”


마른 쪽이 목을 매만지며 레온을 매섭게 노려봤다.


“···”


정말 당황스럽다.


“어쩔거냐고!”


이번엔 뚱뚱한 쪽이었다.


“···아니 그러게 누가 먼저 때리래요? 엄청 나쁜 쪽 같았다고요.”

“너 같으면 전재산을 털어갔는데 참을 수 있겠냐?”

“···”


한순간 자신도 전재산으로 산 빵을 훔쳐간 시니아를 죽기 살기로 쫓아간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저는 이만.”


사태를 수습할 능력이 없는 그로써는 조심스럽고 자연스럽게 퇴장의 길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어디가.”


조용히 자리를 뜨던 레온의 후드모자를 이번에는 두 사내가 움켜쥐었다.


“하하···주옥됐네.”


레온은 고개를 살며시 돌리며 어색한 웃음과 함께 짧은 욕설을 내뱉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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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ep.2 악연(8) 18.11.21 20 0 8쪽
15 ep.2 악연(7) 18.11.20 22 0 9쪽
14 ep.2 악연(6) 18.11.19 28 0 12쪽
13 ep.2 악연(5) 18.11.16 28 0 11쪽
12 ep.2 악연(4) 18.11.15 32 0 10쪽
» ep.2 악연(3) 18.11.14 33 0 9쪽
10 ep.2 악연(2) 18.11.13 23 0 10쪽
9 ep.2 악연(1) 18.11.12 28 0 11쪽
8 ep.1 관음의 방(epilogue) 18.11.11 32 0 5쪽
7 ep.1 관음의 방(完) 18.11.11 41 0 15쪽
6 ep.1 관음의 방(4) 18.11.10 42 0 8쪽
5 ep.1 관음의 방(3) 18.11.10 36 0 9쪽
4 ep.1 관음의 방(2) 18.11.09 3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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