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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확립

[디지몬] 무쌍 시리즈

웹소설 > 자유연재 > 팬픽·패러디, 판타지

완결

유오원후
작품등록일 :
2018.10.18 20:15
최근연재일 :
2021.01.19 23:21
연재수 :
189 회
조회수 :
12,543
추천수 :
205
글자수 :
1,247,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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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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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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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무쌍(無雙) - 09

DUMMY

다크 에리어(DA).

데몬은 자신의 거주지인 성 내부의 회의실에서 보고서를 읽고 있었고, 그의 우측에는 리리스몬이 서 있었다. 반대로 좌측에는 베리알반데몬(베리알묘티스몬)과 블랙오메가몬에게 왼팔을 잃고 강철의 의수를 단 데스몬이 서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앞에는 가이오몬 일행 및 발키리몬과 싸운 대장급 디지몬 셋이 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였다. 리리스몬의 보좌관인 레이디데비몬(레이디데블몬), 베리알반데몬의 보좌관인 반데몬(묘티스몬), 고용된 용병인 고쿠몬은 데몬의 말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가 살기를 내뿜으며 보고서를 찢어버리자 몸을 부르르 떨며 움츠렸다.


“발키리몬이라고?! 설마 그 놈이 나설 줄이야.”


“윈드 가디언즈의 실력자가 그들을 도왔으니 실패는 당연한 것이지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이번은 봐주겠다. 지금 당장 돌아가라!”


가슴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지로 삼킨 데몬이 싸늘하게 식어버린 어조로 말을 하자 세 디지몬은 예를 갖추며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 그들이 회의실을 떠난 뒤에 데스몬이 조심스럽게 나서서 데몬에게 말을 걸었다.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확실히 말해 두지만 나는 그들의 말살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굳이 고민할 필요 없이 모든 병력을 쏟아 부으면 되지 않습니까?”


“베리알반데몬. 그 단순하지만 확실한 방법에도 한계는 있어. 거기다 만약 그들에 의해 모두 전멸당한다면, 그 땐 어떻게 할 생각인데?”


“간단해. 그들도 많이 지쳤을 테니 우리가 직접 나서서 처리하면 돼.”


“데몬님. 결정을 내려 주십시오.”


“···이러한 일은 바로 정할 수가 없지. 그러니 생각을 해보고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주마. 모두 나가봐라.”


데몬의 말에 세 명의 마왕은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하고는 각자 자신의 성으로 돌아갔다. 텅 비어버린 회의실 안에 혼자 남은 데몬은 담배를 꺼내 피우려고 하는데, 등 뒤에서 느껴지는 꺼림칙한 기운에 고개를 돌려 입을 열었다.


“회의가 끝날 때까지 숨어있으면 모를 줄 알았나? 얼른 모습을 드러내라!”


“···이거, 들켜버렸군. 어떻게 알았지?”


‘일부러 드러낸 주제에 말은 잘도 하는군.’


“뭐, 어쨌거나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들어줄 수 있나?”


“······『그걸』 쓸 생각인가? 한데 네가 아무 탈 없이 사용할 수 있을까?”


“걱정할 필요 없다. 다 방법이 있으니까.”


“자신만만한 모양이군. 좋아, 원하는 대로 해주지.”


검은 로브를 두른 존재가 말을 마치고 의미모를 미소를 지으면서 데몬을 바라봤으나, 그는 냉정하게 무시하고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


딥 세이버즈(DS).

겉모습은 여관, 내부는 고급호텔 수준의 숙박시설에서 하루를 지낸 가이오몬 일행은 해가 중천에 떴을 쯤에 잠에서 깨어났다. 새 동료인 발키리몬과 대화를 나눴는데, 새벽이 될 때까지 계속한 터라 꽤 늦은 시간에 잠을 자게 된 것이다.

그들 중에서 제일 먼저 깨어난 디지몬은 가이오몬이고, 뒤이어서 판쟈몬(화이트레오몬), 마지막으로 베르제브몬과 발키리몬이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이 몇 시지?”


“아마 12시는 넘었을 거야.”


“···다음 마을로 가려면 빨리 준비를 해야겠군.”


두 디지몬이 깨어날 쯤에 세면을 마친 가이오몬과 판쟈몬은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그 틈에 베르제브몬과 발키리몬은 샤워실로 들어갔다. 5분 뒤, 모든 일을 마친 가이오몬 일행은 간단히 배를 채우고 숙박시설 밖으로 나왔다.

예전과는 달리 「베히모스」를 타고 이동할 수는 없으므로 두 다리를 써서 걸어가는데, 서너 시간 정도 지나서 가이오몬 일행은 앞에 있는 건물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 통나무로 만든 아담하고 평범한 별장 같은 집으로, 혹시라도 주인이 있다면 길을 물어보려는 생각을 품었다.

다만 실례를 범하는 경우가 가끔씩 있기 때문에 그들은 머뭇거리며 서로 눈빛을 교환하다가 한 명에게 떠넘기기로 합의하였다. 베르제브몬, 판쟈몬, 발키리몬이 가이오몬을 살짝 밀어서 앞으로 내세웠고, 얼떨결에 집의 주인에게 질문을 하게 될 가이오몬은 동료들을 노려보다가 문 앞에 서서 노크를 했다.


[똑똑!]


“아무도 안계십니까?”


“호호호, 뉘신가?”


문이 열리면서 모습을 드러낸 집주인은 오른손에 쥔 빗자루를 지팡이 삼아 바닥을 짚고 있는 조그마하고 연세가 많은 할머니였다.


“이 집의 주인이십니까?”


“그렇다네.”


“저는 가이오몬이고, 저쪽은 베르제브몬, 판쟈몬, 발키리몬입니다.”


“바바몬(할매몬)이라고 하네.”


“저희가 이 근처에 있는 마을로 가려고 하는데, 길을 몰라서 그럽니다. 알려주실 수 있으신지요?”


“···알려주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닐세. 우선 안으로 들어와 줬으면 좋겠구먼.”


바바몬이 문을 활짝 열어놓고 초대를 하자 가이오몬 일행은 흔쾌히 이를 수락했다. 내심 함정에 걸려드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했지만, 그 때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빠져나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집 안에는 함정의 흔적이 전혀 없었고, 대신 골동품이 가득 진열되어 있었다. 바바몬은 그들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권유한 뒤에 차를 갖고 와 한 명씩 건네줬다.


“내가 직접 우린 녹차이니 마셔보게나.”


“저기, 남편 분은 안 계십니까?”


“없네.”


“···그 말씀은?”


“평생을 혼자서 살았는데 영감이 있을 리가 있나.”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 지내고 있다고 생각한 그들은 허를 찌르는 바바몬의 말에 허탈하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금방 침착해지고는 다시 차를 마셨다.

그 때 밖에서 소란이 들려왔고, 이를 심상치 않게 여긴 베르제브몬이 창문을 통해 밖을 살펴봤다. 거기에는 용병으로 보이는 소수의 궁극체와 일부 완전체, 대다수의 성숙기 디지몬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베르제브몬은 말을 하는 대신 세 명의 동료에게 눈짓을 했고, 지금의 상황을 눈치 챈 그들은 각자의 무기를 꺼내고 용병들과 싸우기 위해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가만히 앉아 있던 바바몬이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내가 저들을 설득해 볼 테니 자네들은 여기서 쉬고 있게.”


“혼자서 말입니까?”


“위험합니다. 그냥 저희들에게 맡겨 두십시오.”


“걱정 말게나. 내가 이래봬도 궁극체일세. 그리고 IYAGI에도 자신이 있다네.”


불안해하는 가이오몬 일행을 다독이고는 집 밖으로 나간 바바몬. 그와 동시에 문이 자동으로 닫히고, 커튼이 쳐지면서 집 안에 있는 그들이 밖의 상황을 볼 수 없게 만들었다.

결국 자리에 앉아서 차나 마시며 그녀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는데, 오랜 시간이 흘러 해가 저물어져 가는 저녁 무렵 커튼이 걷어지고, 문이 열리면서 바바몬이 안으로 들어왔다. 설득이 성공했는지 몸에는 상처는커녕 먼지 한 톨도 묻어있지 않았다.


“괜찮으십니까?”


“물론일세. 내 말을 듣고는 순순히 물러나더군.”


“다행이군요.”


“그런데 저들을 상대하느냐고 자네들의 시간을 허비해버렸구먼. 그 보상으로 하룻밤은 여기서 묵고 가게나.”


“······알겠습니다. 하루 신세를 지겠습니다.”


서로 눈빛을 교환하면서 의논을 한 가이오몬 일행은 바바몬의 권유를 받아들였고, 그녀는 친근한 미소를 지으면서 주방으로 들어갔다.

바바몬이 돌아올 때까지 그들은 손에서 놓지 않고 있던 무기를 거두면서 잠깐의 휴식을 취했는데, 한편으로는 데몬이 고용한 용병들이 올까봐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잠시 후에 바바몬이 산해진미(山海珍味)의 음식을 들고 거실로 나오자 깜짝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흠흠, 변변치 않은 음식이지만 많이 들게나.”


“···아! 감사히 먹도록 하겠습니다!”


그녀의 헛기침 소리에 정신을 차린 가이오몬 일행은 젓가락을 들어 음식을 집어먹었다. 은근히 배가 고팠고, 음식이 정말로 맛있어서 약 두 시간 후에는 그들의 뱃속으로 모조리 휩쓸려들어갔다.


“잘 먹었습니다.”


“남기지 않고 먹어줘서 고맙구먼. 아, 그리고 샤워실은 저쪽에 있는데 한 명씩 씻기가 귀찮다면 모두 들어가서 하게나.”


“예? 그러기에는 안이 좁지 않을까요?”


“손님이 올 것을 예상해서 며칠 전에 수리를 했다네.”


“손님이라면 저희들 말입니까? 어떻게······.”


“···알았냐고? 호호호~ 사실 내가 점(占)으로 먹고 살고 있다네.”


“그러면 점술가··· 이십니까?”


베르제브몬의 물음에 바바몬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다가 의미모를 미소를 지었다. 부드럽게 보이지만 왠지 모르게 한기가 들자 그들은 식은땀을 흘리며 샤워실로 들어갔다.

몇 시간 후, 모두가 잠을 자고 있는데, 유일하게 가이오몬만 누운 자리에서 뒤척거리다가 벌떡 일어나더니 집 밖으로 나갔다. 근처에 있는 넓적한 바위에 앉아 밤하늘 위에 떠있는 초승달을 올려보던 가이오몬은 무언가를 생각하듯 눈을 감았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는지 눈을 뜨며 한숨을 내쉬더니 집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 때, 자신의 앞에 바바몬이 모습을 드러내자 얼떨결에 바위에 다시 앉았다.


“···잠이 안 오는가?”


“예. 일단 방으로 돌아가서 잠이 올 때까지 누워있을 생각입니다.”


“자네, 가슴에 한(恨)이 서려있구먼.”


다시 한 번 바위에서 일어나 집으로 들어가려던 가이오몬은 폐부를 찌르는 한마디에 순간적으로 바바몬을 노려봤다. 의아함과 경계로 가득한 눈빛을 하고 있는데, 그녀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말을 이었다.


“자네의 자족들은 모두 몰살당했고, 살아남은 건 자네 혼자였지?”


“그걸 어떻게······ 아아! 점술가라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혹시 범인에 대해 아시는 게 있으십니까?”


“미안하네만··· 지금은 알려줄 수 없네.”


“어째서입니까?!”


“아직 알아야 할 때가 아니고, 안다하더라도 지금의 자네 실력으로는 『그』를 죽이는 건 불가능하네.”


“『그』라는 자는 혹시 데몬을 말하는 겁니까?”


“데몬은 아닐세. 허나 여행을 하면서 차차 알게 될 것일세.”


“······알겠습니다.”


“시간이 늦었네. 얼른 들어가서 잠을 청하게나.”


의문을 해결하지 못했지만 그 대신 단서를 얻은 가이오몬은 착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혼자 남게 된 바바몬은 하늘에 떠있는 별을 보며 속으로 점을 치다가 고개를 뒤로 돌리면서 입을 열었다.


“숨어서 지켜보지 말고 얼른 나오게.”


“···역시 눈치 채셨군요.”


“자네는 아직도 떠돌아다니나?”


“예, 그렇습니다. 한데··· 가이오몬한테 너무 빨리 알려준 것 같습니다만?”


"오히려 지금이 적당한 때일세.”


“뭐, 생각하신 바가 있으실 테니 더 이상 묻지 않겠습니다.”


“고맙구먼. 그건 그렇고, 오랜만에 만났는데 나하고 차나 한 잔 마시지 않겠나?”


“저도 그러고 싶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듯 합니다.”


“아차, 내가 경솔했군. 만에 하나 그들, 특히 가이오몬이 자네를 보면 크게 놀랄 테니까.”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뵙지요.”


지금은 폐허가 된 무르무크스몬(무크스몬)의 성에 들렸던 회색 갑옷의 기사는 바바몬에게 예의를 갖추고는 아무런 말도 없이 바람처럼 사라졌다. 바바몬은 그가 사라지고 난 후에 주변을 유유자적 걷다가 집 안으로 들어갔다.


작가의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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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몬] 무쌍 시리즈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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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쌍(無雙) - 09 18.10.26 62 1 12쪽
8 무쌍(無雙) - 08 18.10.25 69 1 12쪽
7 무쌍(無雙) - 07 18.10.24 62 1 10쪽
6 무쌍(無雙) - 06 18.10.23 65 1 10쪽
5 무쌍(無雙) - 05 +1 18.10.22 85 1 10쪽
4 무쌍(無雙) - 04 18.10.21 116 1 11쪽
3 무쌍(無雙) - 03 18.10.20 174 1 11쪽
2 무쌍(無雙) - 02 18.10.19 421 3 10쪽
1 무쌍(無雙) - 01 +1 18.10.18 2,101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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