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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확립

[디지몬] 무쌍 시리즈

웹소설 > 자유연재 > 팬픽·패러디, 판타지

완결

유오원후
작품등록일 :
2018.10.18 20:15
최근연재일 :
2021.01.19 23:21
연재수 :
1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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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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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47,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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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2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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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무쌍(無雙) - 08

DUMMY

딥 세이버즈(DS).

길가 근처의 은밀한 장소에 위치한 여관, 겉으로 보이는 허름한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거의 고급 호텔 수준으로 발키리몬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온 가이오몬 일행은 감탄을 터트렸다.


“설마 이런 곳이 있을 줄이야.”


“옛 국가였던 지역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한두 군데는 있기 마련이지.”


[꼬르륵~]


“아···.”


“우선 식당으로 가서 저녁을 해결하지.”


“그러면 내가 짐을 가지고 정리를 할 테니 먼저 가 있어.”


이렇게 해서 퍈자몬은 동료인 두 디지몬의 짐을 들고 발키리몬이 묵고 있는 방으로, 가이오몬과 베르제브몬은 발키리몬의 안내를 받으며 식당으로 향했다.

여관방은 지하 1층에 있고, 식당은 지하 2층에 있는데, 먼저 식당에 도착한 3명의 디지몬은 자리를 잡고 앉아서 판쟈몬을 기다렸다. 약 15분 뒤에 모습을 드러낸 판쟈몬이 그들과 합석하고, 베르제브몬이 종업원을 불러 주문을 했다.


“여기 메뉴에 있는 통돼지 바비큐 세트하고··· 나는 맥주 한 병.”


“역시 술을 마실 생각이군. 내 거는 따로 있으니까 됐어.”


“화주(花酒)인가? 뭐, 개인적인 취향이니 따지지 않을게. 판쟈몬, 너는?”


“오늘은 술 생각이 없어.”


“나는 마셔야겠어. 위스키 한 병 부탁하지.”


종업원이 그들이 시킨 메뉴를 적어서 조리실로 들어간 후에 가이오몬 일행과 발키리몬은 침묵을 지키며 하염없이 앉아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통돼지 바비큐와 술들이 그들의 앞에 놓였고, 그와 동시에 침묵을 해제하며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여담으로 판쟈몬은 자신의 몸에 기름때가 묻는 것을 막기 위해 양손에 비닐장갑을 꼈다.

배가 많이 고팠는지 십 분도 안 돼서 뼈만 남기고 모조리 먹어치운 그들은 반 정도 남아있는 술을 마시면서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해 얘기했다. 주로 데몬을 위시로 한 마왕들과 휘하 부하들의 대처와, 이제 어느 지역으로 가야 할지를 의논하다가 판쟈몬이 발키리몬에게 말을 했다.


“아! 깜빡 잊을 뻔했네. 우리를 도와준 이유에 대해서 말해줬으면 해.”


“···그 애기?”


“지금 그걸 농담이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미안하군. 농담이다.”


“어이, 이봐.”


발키리몬이 내뱉은 농담 같이 않은 농담에 모두가 얼어붙은 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 허나 그는 개의치 않으며 술을 마시다가 술잔을 거칠게 내리쳤다.

얼굴에 분노와 증오의 감정이 실렸고, 두 손은 부르르 떨고 있었다. 그걸 본 가이오몬 일행은 그저 입을 다물 뿐이었고, 종업원은 빈 술병과 술잔을 챙겨서 조리실 옆의 방으로 들어갔다.

종업원이 사라지자 발키리몬은 아무도 없는 주변을 확인하고는 미친 듯이 웃음을 흘렸다. 자신의 내부에 있는 감정을 모두 흘려보낸 그는 웃음을 그쳤다.


“···발키리몬?”


“좋아, 들려주지. 왜 내가 너희들을 도와줬는지!”


*


오륙년 전.

발키리몬이 윈드 가디언즈(WG)의 실력자로서 활동하고 있을 때, 당시 그는 부와 명성을 동시에 지니고 자라났다. 원래 부와 명성을 동시에 지니고 자랐으면 대부분은 건방져지거나 혹은 수전노가 될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발키리몬은 바르게 자라며 가난한 이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겸손한 행동을 보였다. 그 덕분인지 그에게는 친구가 많았다. 허나 대부분은 실속 없이 겉으로만 화려한 족속이라 그나마 예의를 갖춰서 정중하게 내쫓았고, 남은 자들과 우정을 나눴다.

특히 자신의 집에서 머무는 디지몬 한 명과 제일 친하게 지냈다. 그의 이름은 워가루루몬(워가루몬), 고아 출신으로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며칠 전에 발키리몬의 집안에서 일어난 사건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줘서 식객(食客)으로 머물고 있었다.

묵묵하면서도 세심한 성격의 워가루루몬은 집안의 디지몬들에게 신뢰를 받았고, 발키리몬도 그의 성품과 실력을 높이 사서 집안의 일을 맡길 정도로 크게 우대했다. 그의 집에서 일하는 디지몬들을 제외한 몇몇 친구들과 바깥의 디지몬들은 의아해했는데, 실은 발키리몬 역시 부모를 일찍 여의어서 그를 이해하고 동병상련의 감정을 가졌다.

그 때,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다른 마을에 거주하는 몇몇 디지몬들이 사라지는 연쇄 실종사건이 벌어졌다. 그 사건으로 인해 실력자들은 두려움에 떠는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열심히 정찰을 했다. 그러나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 달 동안 오십여 명의 디지몬들이 실종되자 지쳐버린 실력자들은 각자의 고향에 머물면서 주민들을 지키기로 결정했다.

발키리몬 역시 자신의 고향에 사는 주민들을 지키기 위해 마을을 순찰하는데, 이상한 위화감을 느꼈다.


“발키리몬님. 이런 말을 하는 건 뭣합니다만 워가루루몬이 좀 이상합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뭐랄까, 귀신에 홀린 것처럼 멍해서 말입니다.”


“···내가 알아서 하지.”


집사인 피콜로몬(피콜몬)의 말에 발키리몬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에게 맡기라고 말했다. 사실 그 역시 워가루루몬을 의아하게 여기고 있었다. 평소와는 달리 눈동자의 초점이 흐려져 있고, 행동도 수상하게 여겨질 정도라 걱정을 하면서도 내심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결국 발키리몬은 당분간 조용히 지내면서 워가루루몬이 집 밖으로 나가기를 기다렸는데, 신의 도움이 있었는지 그가 조용히 빠져나왔다. 워가루루몬의 뒤를 따라 미행하던 발키리몬은 마치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은 외진 숲 속에 도달했다.

혹시라도 워가루루몬이 자신을 눈치챌까봐 나무 위에 숨어서 몰래 지켜보는데, 그의 앞에 한 디지몬이 나타났다. 로브를 입고 있어서 마도사라고 생각이 들지만 한 쌍의 박쥐 날개와 뿔을 지니고 있어서 악마라는 사실을 눈치 챘다.

발키리몬은 워가루루몬이 그에게 무언가를 건네는 장면을 보고, 이를 수상하게 여겨 두 눈을 집중시켰다. 시야로 보이는 것은 축구공만한 디지코어로 두 귀를 통해 그들의 대화를 도청했다.


“오늘은 꽤 늦었군.”


“···죄송합니다. 경계가 심했습니다.”


“어쨌든 수고했다.”


“······.”


“넌 그곳으로 돌아가서 동태를 살피고, 한 달 후에 여기로 다시 와라.”


“그게 과연 쉽게 될까?”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발키리몬은 무의식적으로 말을 해버렸고, 그 음성을 들은 두 디지몬은 경계를 갖추고 주변을 살펴봤다. 한순간의 실수로 상대가 눈치를 채자 발키리몬은 고개를 가로젓고는 그들의 앞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거기 너! 내 친구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


“내 괴뢰(傀儡)로 만들었지.”


“괴뢰라면··· 꼭두각시라고? 도대체 네 정체가 뭐냐?”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알려주지. 내 이름은 데몬, 7대 마왕의 『임시』 수장이다.”


“네가 그 데몬이라고?!”


“못 믿는 건가. 하긴 그럴 만도 하지.”


“······사실이다. 발키리몬.”


“뭐,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믿도록 하지. 어쨌거나 감히 내 친구를 조종해서 사건을 저질러? 죗값을 치룰 시간이다!”


“사양하도록 하지. 워가루루몬!”


발키리몬이 허리에 찬 검을 빠르게 뽑으며 데몬에게 겨누자 그는 워가루루몬을 조종해 친구를 공격하게 만들었다. 이에 발키리몬은 검으로 막으면서 어떻게든 데몬을 노리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워가루루몬이 앞을 가로막아 무위로 돌아갔다.

결국 발키리몬은 어깨에 앉아있는 황금색의 부엉이, 「프레이아」를 시켜 데몬을 공격하게 했다. 허나 데몬은 부엉이에게 속박 마법을 걸러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고, 그 광경을 본 그는 워가루루몬을 밀치고는 「프레이아」를 한 손에 안았다.


“자, 이제 어떻게 할 거냐?”


“···후퇴다!”


절대영도의 마검인 「펜리르 소드」를 칼집에 집어넣고, 「프레이아」를 안은 채로 마을로 도망치는 발키리몬과 그의 움직임을 쫓아 뒤따라가는 워가루루몬. 그 때 허리에 매고 있던 석궁을 꺼내 미리 장전해둔 화살을 쐈다.

화살은 워가루루몬의 허벅지에 박혔고, 그는 고통 어린 신음을 내뱉으며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발키리몬은 친구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쓰린지 눈살을 찌푸리면서 워가루루몬에게 다가갔다.

마을로 데려가 세뇌를 풀고 상처를 치료하려고 하는데, 친구를 생각하는 그의 마음이 한 가지 실수를 저지르게 만들었다.


[푸슉-!]


둘의 싸움을 조용히 구경하고 있던 데몬이 워가루루몬의 뒤로 다가가 날카로운 손톱으로 그의 심장을 찔렀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발키리몬은 경직되어 즉각 그 자리에 멈춰 섰고, 데몬은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흘리며 손을 빼고는 워프 게이트를 통해 자신의 성으로 돌아갔다.


“······워가루루몬-!!!!!!”


“쿨럭!”


데몬이 사라진 후, 발키리몬은 피를 토하며 죽어가는 워가루루몬의 이름을 부르며 상처를 지혈했다. 이미 때는 늦었지만 발키리몬의 노력으로 간신히 목숨을 붙잡은 그는 모든 힘을 모아 마지막 말을 남겼다.


“미··· 미안해. 내가 약··· 한··· 나머지··· 녀석······ 크윽! 정말··· 미안······.”


“그런 소리 하지 마! 마을로 돌아가면 분명 살 수 있어!”


“···하하하. ······사신··· 왔나··· 봐··· 나··· 날··· 데리······.”


“워가루루몬-!!!”


“···먼저··· 서··· 기··· 릴게···. ···의··· 유··· 한··· 친······ 구······.”


워가루루몬이 숨을 거두고 나서 알(디지타마)이 되자 발키리몬은 눈물을 흘리며 정처 없이 숲 속을 걸어 다녔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다가 방황하던 마음을 바로잡고는 자신의 전 재산을 마을 전체에 기부했다.

그리고 여행을 다닐 때 필요한 최소한의 짐과 돈, 무기인 「펜리르 소드」와 석궁 「홀리 애로우」를 챙기고 파트너인 「프레이아」와 함께 고향을 떠났다.

그 때, 한 가지 다짐을 한 게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워가루루몬을 죽인 데몬을 찾아서 자신의 손으로 죽이는 것이었다.


*


“···그렇게 오륙년 동안 데몬을 죽이기 위해 여러 곳을 떠돌다가 우연히 포위당한 너희들을 발견했고, 그들이 데몬이 보낸 자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합류하게 된 거지.”


자신의 사연을 모두 말한 발키리몬은 탁자에 놓여 있는 물을 마셨고, 그의 과거를 들은 가이오몬 일행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데몬 놈! 내 가족뿐만 아니라 발키리몬의 친구도 죽이다니!”


“···잠깐! 설마 너도?”


“그래. 데몬이 보낸 부하들에 의해 모든 가족이 죽음을 맞이했지!”


“그렇다는 건 너하고 나는 동지라는 셈이군!”


판쟈몬과 발키리몬이 손을 맞잡고 데몬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고 있을 때, 베르제브몬은 손으로 이마와 눈을 가리고 괴로워했다.


‘데몬 녀석! 정말이지 적당이라는 말을 모르는 건가?!’


“······발키리몬.”


“너는 가이오몬이라고 했지. 무슨 할 말이 있나?”


“아까 우리들을 도와준 일로 데몬이 널 노릴지도 몰라.”


“상관없어. 오히려 이 상황을 이용해서 데몬을 찾을 생각이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우리와 함께 가지 않겠어?”


윈드 가디언즈의 실력자 중 하나이며 데몬에게 복수심을 품고 있는 발키리몬을 동료로 맞이하려는 가이오몬이 손을 내밀자 베르제브몬과 판쟈몬은 긴장된 얼굴로 둘을 바라봤다. 발키리몬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일이 달라지기 때문이었다.

가이오몬의 갑작스러운 제의에 발키리몬은 잠시 얼떨떨해 있다가, 정열적인 얼굴로 그 말을 기다렸다는 반응을 보이며 손을 맞잡았다.


“앞으로 잘 부탁해, 가이오몬!”


“아아, 기대하고 있을게. 발키리몬.”


또 한 명의 동료를 맞이한 가이오몬 일행은 기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다만 식당이 문을 닫을 시간이라 여기서는 못 하고, 방으로 돌아가서 새벽 때까지 온갖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작가의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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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무쌍(無雙) - 04 18.10.21 117 1 11쪽
3 무쌍(無雙) - 03 18.10.20 174 1 11쪽
2 무쌍(無雙) - 02 18.10.19 423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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