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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확립

[디지몬] 무쌍 시리즈

웹소설 > 자유연재 > 팬픽·패러디, 판타지

완결

유오원후
작품등록일 :
2018.10.18 20:15
최근연재일 :
2021.01.19 23:21
연재수 :
189 회
조회수 :
12,558
추천수 :
205
글자수 :
1,247,219

작성
18.10.2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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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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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무쌍(無雙) - 04

DUMMY

다크 에리어(DA).

검붉은 장미, 흑빛을 띠는 잔디와 검은 돌을 쌓아 지은 성벽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이곳의 주인인 리리스몬은 부하들의 보고를 듣다가 지겨운 표정을 짓더니 밖으로 나왔다.

지쳐버린 심신을 달래기 위해 정원으로 향한 그녀는 꽃밭에 피어있는 여러 종류의 꽃 중에서 흑장미를 집중적으로 감상하다가 손을 뻗어 꽃잎을 하나씩 땄다. 그러고는 허리에 달려 있는 보라색의 비단주머니에 꽃잎을 넣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흑장미의 꽃잎이 손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손을 털고는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 때, 뒤쪽에서 허탈함과 은근히 비웃는 듯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많이 들어본 익숙한 음성에 리리스몬은 골치가 아프다는 표정을 지으며 뒤를 돌아봤다.

뒤에는 자신과 같은 7대 마왕이자 혈연의 관계에 있는 데몬이 자신의 전속 자리에 앉아있었다. 데몬이 이곳에 왜 왔는지 눈치를 챈 그녀는 맞은편에 있는 의자에 앉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것 때문에 여기 온 거죠?”


“잘 알고 있군. ···어떻게 됐지?”


“···알아보긴 했지만 완전한 정보는 아니에요.”


“보완이 철저··· 하다는 건가? 일단 보고해봐라.”


“···2, 3년 전에 가이오몬이 로얄 나이츠에 들어간 적이 있더군요.”


“잠깐! 지금 로얄 나이츠라고 했느냐?!”


데몬이 당황해하면서 질문을 하자 리리스몬은 속으로 놀라면서 고개를 끄덕여 답을 해줬다.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어떠한 위기를 겪어도 침착함을 유지했던 데몬은 가이오몬이 로얄 나이츠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에 찝찝한 표정을 지었다.

허나 몇 분 후, 예전의 표정으로 돌아온 데몬이 리리스몬에게 물었다.


“그 자가 로얄 나이츠에 들어가서 무슨 일을 했는지 알아봤느냐?”


“······거기까지는 알 수가 없었어요.”


“흠. 일단 그건 그렇다 치고, 내가 고용하라고 했던 용병들은 어떻게 됐지?”


“생각했던 것만큼 모이지는 않았지만··· 수가 꽤 돼요. 대부분이 완전체이고, 궁극체와 일부는 성숙기고요.”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가? 어쩔 수 없지. 우선 『그들』을 보내라.”


“예? 하지만 『그들』은······ 알았어요.”


데몬의 명령에 리리스몬은 반박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명령을 받아들였다. 그 후, 할 일을 마친 데몬은 본거지로 되돌아갔고, 정원에 남아있던 리리스몬은 한숨을 내쉬면서 성 안으로 들어갔다.


*


네이처 스피릿츠(NSp).

정체모를 누군가의 도움으로 파멸의 숲에서 벗어난 가이오몬 일행은 여관을 찾기 위해 며칠 동안 이리저리 이동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관의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었고, 하필이면 굶주림이 들이닥쳐 몸과 마음을 지쳐가게 만들자 그들은 평화스럽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숲에서 휴식을 취했다.

소중히 챙겨둔 술과 말린 안주들을 꺼내 속을 채우는 세 디지몬. 대부분의 술자리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돌겠지만, 지금은 약간 어색하고 음침한 분위기가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이 사태의 범인은 베르제브몬과 판쟈몬(화이트레오몬)으로 예전에 파멸의 숲에서 싸운 뒤에 어느 정도 친해지기는 했지만, 퍈자몬의 개인 사정 때문에 어색함을 감출 수는 없었다. 다만 가이오몬과는 사이가 좋아서 친구처럼 지내고 있었다.


‘데몬 녀석.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이렇게까지 일을 저지르다니!’


속으로 퍈자몬의 가족을 죽이게 한 장본인인 데몬을 욕하면서 술을 마시는 베르제브몬. 그런데 너무 급하게 마셨기 때문일까? 맥주를 다 넘기지 못하고 켁켁거리며 기침을 하다가 소량을 뱉어냈다.

문제는 급하게 토하다 보니 그만 안주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결국 안주와 맥주가 섞여서 못 먹게 돼버리자 가이오몬과 판쟈몬은 화를 내며 베르제브몬에게 따졌다.


“너, 이게 무슨 짓이야! 소중한 안주를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내가 마련해둔 음식들을··· 가만두지 않겠다!”


두 디지몬이 말을 마치자마자 각자의 무기를 꺼내들었고, 이에 베르제브몬은 식은땀을 흘리며 사과와 변명을 하였다.

화가 나기는 했지만 그가 전력으로 달래자 어느 정도 마음이 풀어져 무기를 집어넣는데, 갑자기 살기가 느껴지자 모두 무기를 꺼내서 자신들의 기술을 사용했다.


「쌍룡섬(雙龍閃)」


「더블 임팩트」


「빙수권」


가이오몬의 고유 오의와 베르제브몬과 판쟈몬의 필살기가 수풀 쪽으로 날아가 부딪쳤고, 그 자리에서 무언가가 빠르게 움직여 세 디지몬의 공격을 피하고는 앞으로 나타났다. 보통 실력의 디지몬들에게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지만, 그들에게는 무용지물이었고 설령 보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감으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들은 앞에 서 있는 24명의 데비몬(데블몬)과 이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적갈색의 날개, 회색의 몸과 긴 두 팔, 노란색의 가면을 쓴 완전체 데비몬을 경계 섞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마치 나찰같이 생긴 완전체 데비몬은 그들에게 공손하게 인사하면서 사무적인 어조로 말했다.


“데몬님의 명령으로 당신들을 죽이겠습니다.”


“데몬 녀석,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군.”


“···그리고 부하들의 원수를 갚도록 하겠습니다.”


“부하들?”


“예. 아까 당신들의 공격으로 인해 죽은 제 부하들 말입니다.”


“아, 그때 죽었었나. 모두 몇 명이지?”


“10명입니다.”


“그 수를 제외하고, 살아남은 디지몬은 너까지 합쳐서 35명 쯤 되나?”


“그렇습니다.”


“으음. 데몬이 나를 내쫓았고, 내 스스로 지위를 버렸는데··· 나한테 존대를 하는 건가?”


“이유가 어찌됐던 당신은 마왕이 아닙니까? 베르제브몬님.”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군. 데몬의 부하이자 리리스몬의 호위대장이 된 네오데비몬(네오데블몬) 군!!!”


베르제브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네오데비몬은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하고는 기다란 손을 휘둘러 긴 손톱으로 그를 베어버리려고 했다. 허나 베르제브몬은 그의 공격을 가벽게 피하고 「베렌헤나」의 방아쇠를 당겼다.

네 개의 총알이 네오데비몬을 노리며 날아가는데, 그는 공중으로 날아가 총알을 피했고 대신 뒤에 있던 부하들이 총알에 맞아 소멸되었다. 베르제브몬이 공격을 할 때, 가이오몬과 판쟈몬도 「국린」과 「수아검」을 휘둘러 데비몬을 베어버렸다.

보통이라면 데비몬들은 전멸하고 네오데비몬은 부상을 입은 상태로 혼자 남았겠지만, 어째서인지 데비몬들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라 대부분이 살아남았고, 대장은 나름대로 공격을 막아내며 싸우고 있었다. 의외의 상황에 세 디지몬은 살짝 난감해하는데, 가이오몬이 뭔가 좋은 생각을 했는지 「국린」을 땅에 꽂았다.


「지령박(地靈縛)」


가이오몬이 정신을 집중하고 나서 큰 목소리로 외치자 땅에서 흙으로 된 수십 개의 손이 나와 데비몬들의 발목을 잡더니 땅 속으로 끌어당겼다.

순간 반사적인 행동을 취해 공중으로 피한 네오데비몬을 제외한 모든 부하들은 하반신이 땅 속에 묻혀 반 정도 생매장이 되어버렸다. 잠시 후, 흙의 손이 무너져서 모래가 되어버리자 네오데비몬은 지상으로 내려와 전투 자세를 취했다.

그것을 본 판쟈몬은 증오의 눈빛을 번뜩이며 그를 상대하려고 했다. 그러나 가이오몬이 판쟈몬의 앞을 가로막으로 그에게 말을 했다.


“네오데비몬의 상대는 나한테 넘겨줬으면 좋겠어.”


“······알았어. 네가 알아서 해.”


“고마워.”


판쟈몬은 가이오몬에게 양보를 하며 뒤로 물러났고, 가이오몬은 그에게 감사를 표하며 대지에 박혔던 「국린」을 빼냈다. 손목을 한 번 돌려 쌍검에 묻은 흙은 털어내고는 네오데비몬처럼 전투 자세를 갖췄다.

한 동안 석상이 된 것처럼 움직이지 않던 양쪽은 시간이 흘러 긴장감이 고조될 쯤에 공격을 시작했다.


「쌍룡섬(雙龍閃)」


「스탠 크로우」


가이오몬의 「국린」에서 뿜어져 나온 두 갈래의 빛이 네오데비몬을 덮치려고 하자, 그는 공격을 피하면서 열 개의 손톱에 전기를 일으키며 가이오몬의 심장을 꿰뚫으려고 했다.

위험한 상황임에도 가이오몬은 태연하게 오른손에 쥔 검으로 네오데비몬의 손톱을 막아내며 왼손에 쥔 검으로 허벅지를 찔렀다. 네오데비몬은 양손에 힘을 줘서 가이오몬을 밀쳐내더니 고통의 신음을 내뱉으면서 피가 흐르는 허벅지를 움켜잡았다.

그로 인해 빈틈이 드러나자 가이오몬은 재빨리 오른쪽의 검을 그의 목에 갔다 댔다. 승패가 결정된 상황에서 그는 조용히 말했다.


“내가 이겼다. 그만 항복해라.”


“······.”


“항복한다면 데몬이 그를 용서치 않을 거야.”


“죽여야 해!”


“···남길 유언은 없나?”


“없다. ···아니, 하나 있다.”


“말해봐.”


“···내 부하들은 살려주길 바란다.”


“그건 장담 못해.”


“역시 그렇겠지. 얼른 죽여라.”


네오데비몬은 마지막 말을 끝내고는 눈을 감았다. 가이오몬은 눈을 감으며 생각에 잠기다가 결심이 선 눈동자를 드러내며 「국린」으로 그의 목을 베었다. 고통 없이 생을 마감한 네오반데몬은 목과 몸통이 분리된 상태로 있다가 알(디지타마)를 남기며 소멸했다.

그 알을 유심히 지켜보던 가이오몬은 하반신이 땅에 묻힌 데비몬들의 중심에 갖다놓고는 베르제브몬과 판쟈몬을 바라봤다.


“여길 떠나서 마을로 가자.”


“저 녀석들은 남겨둘 생각이야?”


“죽은 디지몬의 소원은 들어줘야지.”


“왠지 후환이 될 것 같은데.”


“대장을 잃은 저들이 우리의 상대가 될 리가 없잖아?”


가이오몬의 말에 베르제브몬과 판쟈몬은 일단 납득하면서 자리를 정리하고 짐을 챙겼다. 그러고 나서 「베히모스」에 올라타 빠른 속도로 이곳을 벗어났다.

몇 시간 후, 하늘에 달과 별이 뜰 정도로 시간이 오래 흘렀다. 아직도 땅에 묻혀있는 데비몬들은 죽은 대장을 추모하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 때, 어디선가 발걸음이 들려오더니 어둠에 모습을 감춘 정체불명의 디지몬이 그들에게 다가갔다.

지독한 살기를 내뿜으며 데비몬들을 바라보던 그는 오른손에서 한 자루의 칼날을 꺼내 그들을 베어버렸다. 땅이 불게 물들 정도로 피가 흘러나오고, 데비몬들은 허망하게 생을 마감한 것도 모자라 남은 알(디지타마)이 그의 발에 밟혀 산산조각 나버렸다.

흉악무도한 짓을 저지른 그는 검에 묻은 피를 핥으며 서 있다가 달이 구름에 가려질 쯤에 유령처럼 스르르 사라졌다.


작가의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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