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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종말 이후의 사냥꾼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도덕
작품등록일 :
2019.01.06 20:15
최근연재일 :
2019.01.22 20:25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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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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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제인은 블랙스톤 두 개를 바라보며 히죽거리고 있었다.

“왠지 다음에도 괴물을 만난다면 안 쫄 자신이 생긴 것 같아.”

제인이 말했다.

“뭐, 그렇다면 다행이지. 계속 놈들과 마주치다보면 언젠가 적응이 되기는 할 거다.”

제인은 괴물과 매우 가까이 마주친 건 이번을 포함하여 두 번이었다. 처음 봤을 때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지만, 오늘은 괴물을 죽이는 데에 성공했다.

비록 온 몸이 굳고 공포로 떨리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어찌 되었든 사격에 성공했다.

도미닉이 알려준 방법이 도움이 되었으며, 자신 옆에 강한 사냥꾼이 있다는 것도 공포를 밀어내는 데에 꽤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잠시의 휴식을 취한 후 그들은 다시 목표를 향해 움직였다. 괴물을 사냥하는데 시간을 꽤 소비하기는 했지만 해가지기 전까지 놈들의 본거지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놈들이 자리 잡고 있는 장소에는 근처에 적당한 능선이 위치해 있다. 일단 그곳으로 가서 자리를 잡은 후 망원 조준경으로 놈들의 규모와 정확한 위치를 찾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하니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흐음.”

망원 조준경으로 열심히 살피던 제인이 낮게 신음했다.

“아무래도 우리 속은 것 같은데?”

텅 비어있었다. 괴물도 없었으며 인간도 없다

“아니 그건 아닐 거다. 도망친 거겠지.”

이런 상황이 될 줄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스무명이 넘는 슬레이어를 한 명을 잡기 위해 보냈지만 실패했다. 그 사실에 우두머리는 생각했을 것이다. 한 명이라는 착각을 했다든지, 아니면 그 한명이 무지막지하게 강한 놈이라든지. 어찌 되었든 돌아온 제인의 목표는 복수였으며 끌고 온 사냥꾼은 강했다. 분명 포로를 협박해서 위치를 알아내겠지. 싸웠다가는 이득보다 손해가 더 클 것이다. 그렇게 생각 한 후 자리를 이탈한 것이다.

어차피 놈들은 자신들의 거처에 애정을 가지지 않는다. 위치를 옮기며 쉘터가 보이면 그곳을 공격하고 약탈한 뒤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 그만이다. 훈련된 적을 상대하는 것 보다. 상대적으로 나약한 쉘터를 공격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며 편했으니까.

도미닉은 매복의 낌새 또한 없었으니 내려가서 조사하기로 마음먹었다.

“내려간다. 놈들의 흔적이 남아있는지 조사 해 보자고.”

그들은 빠르게 능선을 내려왔다. 도미닉은 지도를 펼쳐 슬레이어가 표시했던 건물을 확인했다. 그곳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이곳에서 가장 멀쩡한 건물이었다. 높이도 꽤나 높았으며 크기도 컸다. 승강기는 작동하지 않으니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층수는 높지 않았겠지만 딱 보기에 본거지로 삼을만한 가치가 있는 건물이었다. 다른 이들과 싸울 때 높은 고지대를 점하는 것은 유리하기 때문이다.

“거짓말은 아닌 것 같군.”

1층부터 놈들이 먹다 버린 통조림 캔들이 구석에 굴러다녔다. 바닥에는 통조림의 내용물이 조금 떨어져 있었다. 도미닉은 그것을 주워 안을 살폈다. 조금이지만 아직 수분기가 남아있었다. 떠난 지 하루 정도 되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아쉽군, 바이크만 있었어도 놓치지는 않았겠어.”

놈들이 이곳에 있다가 떠났다는 사실을 확실시 되었다. 놓친 것은 아쉬운 일이었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이 건물을 뒤져 놈들의 흔적을 찾은 후 놈들이 떠난 장소가 어디인지 단서를 찾아야 했다.

물론 그런 단서가 남아 있을 가능성은 적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찾지 못한다면 놈들의 행방이 묘연해질 테니 말이다.

계단을 통해 차례차례 건물을 올라갔다. 커다란 오피스텔이었으며 방 하나당 몇 명이 사용했는지는 모르는 일이라 놈들의 전체적인 규모를 확인 할 수는 없었다. 사람이 살았던 흔적은 4층에서 끝나있었다. 5층에는 별다른 흔적이 없었으며 방 하나만이 그나마 흔적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으레 대장이라는 놈들은 가장 높은 곳을 쓰는 법이다. 도미닉은 당연히 이곳이 나치 집단의 우두머리가 사용하던 곳이라 생각했다.


----


모든 층수를 돌아다녔지만 특이사항은 발견 할 수 없었다. 놈들은 아주 깔끔하게 자취를 감췄다.

“에잉. 어떻게 된 게 통조림 하나를 안 남겨놨냐.”

뭔가 떡고물이라도 하나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수색을 하던 제인은 텅텅 비어버린 오피스텔을 보며 괜스레 짜증을 냈다. 이곳을 전부 뒤져 얻은 거라고는 꽤 긴 밧줄과 텅 빈 통조림뿐이었다. 솔직히 전부 쓰레기였다. 제인은 나뒹구는 통조림을 발로 찼다.

“아! 드러!”

남아있던 국물이 신발에 튀었다. 어차피 이미 더러워질 대로 더러워진 운동화였지만 그래도 음식물이 묻는 건 조금 그랬다.

“혼자 뭐하나.”

5층에 다녀온 도미닉이 물었다.

“어? 아니 그냥. 5층엔 뭐 있어?”

“아니. 정리를 잘해놨더군.”

그 말에 제인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우, 언제 찾아 이놈들을.”

그러더니 눈을 반짝이며 묻는다.

“뭐 위치 추적기 그런 건 없어?”

“있을 리가.”

“쳇, 아쉽네. 배낭에서 별게 다 나오기에 그런 게 있는 줄 알았지.”

도미닉이 제인의 손에 들려있는 밧줄을 빤히 쳐다봤다.

“손에 들고 있는 건 뭐지?”

“아, 이거 밧줄. 언젠가 쓸 일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꼭 시골 할머니 같군. 어릴 적 할머니도 쓰지도 않을 쿠폰들을 모으시곤 했지.”

“그걸 말이라고 해? 이런 물품 하나하나가 귀중한 세상인데. 다 언젠가 쓸 일이 있을 걸?”

제인의 말에도 도미닉은 그저 심드렁했다.

“뭐, 그럴 수도 있겠군. 아무튼 오늘 하루는 여기서 묵는다. 이미 해도 졌고 더 이상 움직일 수는 없어. 내일 아침이 되는 대로 바로 상업지구로 돌아갈 거다.”

“상업지구? 거기는 왜?”

“놈들을 쫓아야지. 거긴 인간 군상들이 죄다 몰려오는 곳이라 정보가 넘치는 곳이다. 스톤 몇 개 쥐어주면 분명 놈들을 봤다는 사람들이 있을 거다.”

“흐음, 하긴 그 방법 밖에는 없겠네.”

남은 방법은 수소문 하는 것뿐이다. 원시적인 방법이지만, 꽤나 확실한 방법이기도 했다. 뜬소문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가장 신빙성이 있는 정보를 찾아 추적하면 될 일이다.

“그리고 상업지구로 가기 전에 어제 묵었던 오두막에 다시 들린다.”

“거기는 갑자기 왜? 가기 싫은데, 꺼림칙해.”

제인은 팔 잘린 괴물이 떠올랐다. 온 몸에 소름이 돋는 듯 했다.

“그 놈을 챙겨야지. 기억 안나나?”

도미닉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그 제스처에 제인이 “아.”하고 감탄 섞인 신음을 내뱉었다.

“생포 의뢰를 거저먹을 수 있게 됐는데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다음날 왔던 길을 되돌아 가 오두막에 도착했다. 역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도미닉과 제인이 떠난 이후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이상해. 이제 저 놈이 복덩이로 보여.”

제인이 중얼거렸다. 공격 수단과 폭력성을 잃은 괴물은 이제 비싼 값의 스톤이 될 것이다.

“의뢰비용은 뭐로 받을 거야?”

제인이 물었다.

“지난 번 슬레이어 놈들을 쓸어버리는데 사용한 클레이모어를 보충하면 얼추 맞아 떨어질 거다.”

그 말에 제인은 풀이 죽었다. 일확천금을 노리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기 떄문이다.

“갑자기 스톤에 관심이 많아졌군.”

“그야, 오두막에서는 매번 통조림이랑 보존식량밖에 못 먹었으니 그렇지. 이제 밖에 나왔으니 사람답게 좀 살아보는 게 어떨까 싶어서.”

도미닉이 나이프를 꺼내 괴물의 목줄을 끊었다.

“그럼 사냥을 하면 되겠군.”

“그치? 하긴 내가 무슨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운이 좋으면 상업지구에서 의뢰를 받을 수도 있을 거다. 사냥보다는 의뢰 쪽이 더 돈을 잘 벌 테니 의뢰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거다.”

“아, 맞다. 그런데 그 괴물은 어떻게 옮겨?”

괴물은 팔이 전부 잘려있어서 전투능력이 없지만 그래도 외형상 괴물의 모습을 띄고 있었다. 생포라는 개념을 모르는 다른 이들이 봤을 때는 그저 괴물일 뿐이며 이 괴물을 훤히 보이며 돌아다닐 수는 없는 법이다.

“가려야지.”

도미닉은 그렇게 말하며 배낭에서 방수포를 꺼냈다. 방수포는 꽤나 넓었기에 괴물의 신체를 전부 가리고도 남았다. 그 옆에서 제인이 자신의 배낭을 뒤져 가져온 밧줄을 건넸다.

“이거로 묶으면 약간 죄수처럼 보이지 않을까?”

제인의 말에 도미닉이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꽤 괜찮은 방법이었다.

“가져오길 잘했지? 어휴, 나 없었으면 어떻게 묶으려 했을까.”

괴물의 몸을 묶는 도미닉 옆에서 제인이 생색을 내었지만 도미닉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대체할 건 충분히 많겠지만. 철골로 묶는 것보다야 노끈이 낫긴 하지. 잘 했다.”

도미닉은 그렇게 말하며 배낭에서 육포 한 조각을 제인에게 건넸다.

“내가 개야?”

제인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도미닉을 바라봤지만 육포를 마다하지는 않았다. 자연스럽게 손에 육포가 들려있었다.

“기분이 이상해...”

그렇게 말하면서도 제인은 육포를 입에 넣고 맛있다는 듯 먹었다.

방수포에 가려진체 묶인 괴물은 겉으로 보기엔 건장한 성인 남성을 묶어 둔 것 같았다. 마치 죄인이나 포로를 잡아 끌고 가는 모습은 썩 좋은 광경은 아니었지만 괴물을 끌고 다니는 것 보다야 나을 듯 했다.

목적을 완수한 그들은 그 길로 상업지구를 향해 걸었다.

“지금 부터는 도로 쪽으로 이동해도 될 거다.”

지도를 보며 위치를 확인한 도미닉이 말했다. 슬레이어와 괴물에게서 안전한 영역까지 오는 데는 하루면 충분했다.

제인의 체력은 날이 갈수록 늘어갔고 오랜 시간 걷는 것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기에 가능한 속도였다.

이틀 뒤 그들은 상업지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릭 님을 만나러 오셨습니까?”

저번에 만났던 덩치 큰 사내가 물었다. 운이 좋게도 지금 근무를 서고 있었다.

“그, 옆에는...”

사내가 방수포에 쌓여있는 괴물을 보며 물었다.

“릭이 의뢰한 거요. 질이 나쁜 놈이지.”

“아...”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범죄를 저지른 놈이거나 슬레이어를 잡아왔다고 생각했다.

문은 바로 열렸다.


“어휴, 꼴이 말이 아니군.”

그들을 보자마자 릭이 내뱉은 말이었다. 제인이 잡혀있던 오두막을 벗어난 이후 그들은 씻지 못했다. 산을 타고 뛰고 괴물을 사냥하는 동안 흘린 땀과 뒤집어쓴 먼지 덕분에 거지꼴이었다. 중간에 계곡이라도 찾아냈다면 몸을 닦았겠지만 계곡을 발견하지도 못했다.

“일단 좀 씻지 그래?”

릭의 말에 제인의 얼굴이 밝아졌다.

“씻을 곳이 있어?”

“상업지구에는 없는 게 없지.”

릭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사무실에 있는 방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저기로 가면 꽤 충분한 물을 저장해 뒀다. 여벌옷은 있나? 그 옷인지 거적대기인지 하는 것도 세탁을 해야겠는데.”

“배낭에 하나 있어. 아저씨 나 먼저 씻어도 되지?”

“정말... 염치도 없군.”

도미닉이 말했다. 씻는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값을 지불해야 하는 일이다.

“상대방이 호의를 베푸는데 거절하는 건 예의가 아니지.”

도미닉에게 배운 것 중 하나였다. 저번에도 예의상 거절을 했다가 육포를 먹지 못할 뻔 했다.

“하하, 난 그다지 상관이 없어. 마음껏 사용하라고.”

릭은 씻으러 들어간 제인을 뒤로한 체 방수포에 가려져 있는 괴물을 보며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어디 한번 볼까?”

그렇게 말하며 괴물에 쌓인 방수포를 벗겨냈다. 그리고 이리저리 괴물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확실히 몸에 상처는 없군. 깨끗해. 보수로 원하는 건 있나?”

“클레이모어를 얻을 수 있다면 좋겠군.”

“클레이모어라... 잠시만.”

릭은 그렇게 말하며 창고로 들어갔다. 잠시 후 그는 손에 클레이모어를 세 개 들고 돌아왔다.

“공장에서 제대로 만든 놈들이다.”

“세 개 뿐인가?”

“아쉽게도. 대신 스톤을 백 개 얹어주지.”

“괜찮군. 아, 그리고 혹시 최근에 슬레이어들이 출몰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나?”

도미닉이 물었다. 분명 놈들이 이동을 하다 공격한 쉘터가 있을 것이다.

“음, 글쎄. 최근엔 들어 본 기억이 없군.”

“그런가.”

흠. 도미닉이 낮게 신음했다.

“상인들에게 묻는 수밖에 없겠군.”

“그편이 더 정확하지.”

릭에게 보고되는 내용은 정확하고 확실하며 커다란 사건들이다. 그러니 슬레이어가 쉘터를 약탈했다는 내용은 상업지구의 주위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고서야 들려오지 않는다.

하지만 상인들의 귀에는 여러 가지 정보들이 들어온다. 각지에서 몰려든 정찰조와 사냥꾼들이 여러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곳에는 헛소문도 많았고 쓸데없는 정보 또한 많겠지만, 없는 것 보다는 나았다.

“어우 이게 얼마 만에 샤워야.”

때마침 목욕을 끝낸 제인이 나왔다. 입고 있던 옷도 빨래를 했는지 비닐봉투에 담겨져 있었다. 제인이 나온 것을 확인한 도미닉은 장비를 챙겼다.

“가자.”

“엥? 아저씨는 안 씻어?”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던 제인이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 물었다.

“숙소에서 해도 된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어.”

“뭐라는 거야. 지금 아저씨 꼴 좀 봐. 솔직히 엄청 냄새나거든?”

제인의 말에 릭이 웃음을 터트렸다.

“왜요?”

제인은 그런 릭의 반응에 의아해했다.

“아니, 도대체 어느 누가 도미닉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재밌는 구경이었지. 이봐, 도미닉. 저 애 말처럼 좀 씻는 게 어때. 그 상태로 갔다가는 물어보기도 전에 쫓겨날걸.”

낄낄거리는 릭을 보며 도미닉은 작게 혀를 차고서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빨래도 꼭 해!”

그 뒷모습에 대고 제인이 소리쳤다. 릭이 또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사고 싶은 게 있나?”

제인은 지금 사냥의 몫으로 받은 블랙스톤 두 개가 있었다. 총알은 아직 충분했으니 그녀가 사고 싶은 물품은 하나였다.

“맛있는 음식이나 하나 사고 싶은데.”

“쇼핑도 좋지만 우리 목적은 정보수집이라는 걸 잊지 마라.”

“당연하지.”

제인은 그렇게 말하며 걸음을 옮겼다. 발걸음은 가벼웠으며 콧노래까지 흥얼거린다.

도착한 곳은 전에 봤던 훈제된 돼지고기를 팔던 정육점이었다.

“꽤 미련이 깊었나보군.”

“꿈에서도 나왔어.”

제인은 힘차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다만 도미닉은 걱정이 앞섰다. 가지고 있는 스톤은 고작 두 개. 훈제 고기를 과연 스톤 두 개에 살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안녕하세요!”

힘찬 인사에 가게 주인이 되려 당황하며 “아. 예.” 하며 그녀를 맞이했다.

“어후, 가게를 들어오자마자 아주 고기향기가.”

제인이 능청을 떨며 판매중인 고기들을 살폈다. “이 부위는 무슨 부위죠?” “어우 참 맛있어 보이네.” 하며 이리저리 시간을 끌자 참다못한 주인이 한 소리를 했다.

“아 거 살 거요 말거요?”

제인이 주인의 말에 뒤통수를 긁으며.

“아니, 뭐 살거긴 살건데... 거 뭐 혹시 요즘 뒤숭숭한 일이 있거나 소문을 들으신 게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주인은 잠시 자신의 수염을 만지작거리더니.

“뭐, 뒤숭숭한 일이라 하는 건 잘 모르겠고 뭐 이상한 소문을 하나 들었던 것 같기도 한데.”

그렇게 말하며 말을 얼버무렸다. 주인이 고기를 흘끔거렸다. 고기를 산다면 말해주겠다. 이런 뜻이었다.

“어우, 그래요? 이거 하나 주세요. 가격이?”

물론 제인은 눈치가 빨랐기에 잽싸게 가격을 물었다. 정보도 얻고 고기도 사갈 샘이다.

“한 덩이에 스톤 네 개만 주쇼.”

“헉.”

제인이 숨을 삼켰다.

“네 개? 아니 빵 하나에 스톤 한 개인데 무슨 네 개씩이나 받아먹어요?”

“아 싫음 말고. 여기는 원래 다 이럽디다.”

“아 비싼데...”

제인이 흘끔 도미닉을 살폈다. 도미닉이 낮게 한숨을 쉬었다.

“그거 하나 주시오. 그리고 소문도 좀 들어야겠는데.”

스톤 네 개를 받은 남자가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슬레이어들이 쉘터 하나를 털었다더군요.”

“혹이 이 근처 맞소?”

도미닉이 지도를 꺼내며 슬레이어들의 본거지를 집었다.

“여기 근처가 맞기는 한데, 정확히는 이쪽이요.”

주인이 지도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흠.”

그것을 유심히 보던 도미닉은 이상한 점을 느꼈다.

‘만약 놈들이라면 서쪽으로 향했다는 소리인데, 이해가 안 가는군.’

그사이 포장된 고기가 나왔으며 제인은 그 고기를 잡으려 했지만 도미닉의 손이 더 빨랐다.

“어딜. 이건 내 몫이다.”

“참 치사합니다.”

하는 수 없었다. 고기의 가격을 보아하니 제인이 살 수 있는 음식은 빵 뿐일 것이다.

“빵 하나 주세요.”

빵을 파는 가게에 들어선 제인이 말했다. 퉁명스런 말투였다.

“아 그리고 혹시 슬레이어에 관한 소문 들으신 거 있나요?”

주인은 여자였다.

“아뇨, 딱히 못 들었는데요. 괴물에 관한 소문은 들었지만요.”

“괴물이요?”

“예. 글쎄 제가 아는 사람 중에 친구가 사냥꾼인데. 괴물을 만났는데 글쎄 그놈이 말을 했다는 거 있죠?”

그 말에 도미닉과 제인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말을 한다고요?”

“예 말을 한다고 하는 게 또박또박 말하는 게 아니라 그냥 어눌하게 아기들 옹알이하는 수준이기는 한데 자기 귀에는 똑똑히 들렸다데요.”

그러더니 잔뜩 분위기를 잡으며 말을 이었다.

“죽여줘.”

그렇게 말하고선 웃는다.

“뭐, 헛소리겠지만요.”

음식을 사고나온 제인은 방금 전 빵집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곱씹었다.

“아니 괴물이 말을 한다는 게 말이 돼?”

“뭐, 소문이라는 게 헛소문도 있고 그런 거 아니겠나. 그래도 쓸 만한 정보를 얻었으니 다행이지.”

둘은 계속해서 여러 상점을 돌며 정보를 수집했다. 대부분 뜬 헛소문이나 쓸모없는 것들이었는데 최근 들어 슬레이어에게 습격당한 쉘터를 가리키는 곳은 한 곳뿐이었다.

“거기로 갈 거야?”

“그래야지. 혹시 놈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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