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위복? (단어 수정 했습니다.)
“오마르 장군님이 이걸 전해줬습니다.”
-방화범을 잡았습니다. 파르잔-
한글로 쓴 우르크어 위로는 불지르는 사람을 잡는 것처럼 보이는 그림도 함께 있었다.
파르잔은 그냥 한글로 발음 나는 대로 파.르.잔.이라고 적혀 있다.
루갈은 파피루스에 적힌 메모를 보고 놀란 눈으로 페쇼탄을 올려봤다.
메모는 파르잔인데, 전한 사람은 오마르다.
“서당에 불 났어?”
“아니요? 그래서 저도 궁금합니다.”
“이 쪽지는 조금 전에 오마르 장군님이 줬습니다. 폐하께 전해진 쪽지라고 합니다. 왕자님을 빨리 모셔오라는 명령을 듣고 이렇게 달려왔습니다.”
“혹시, 파피루스 만드는 집에 불이 난 건 아닐까요? 왕자님께서 저번에 종이라고 했던 것 있지 않습니까?”
”아~!”
가족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종이가 가져올 편리함을 설파한 적이 있다.
해시계나 청동검을 만드는 정도까지는 괜찮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아빠나 엄마의 허락이 떨어져야 만들 수 있다는 물건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지시를 하면, 개발한 대가를 어떤 식으로든 지불해야 하는데, 일개 왕자가 무슨 실권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개발자들 입장에서는 아빠나 엄마의 지시를 선호했다.
당연한 거다.
청동검이나 해시계도 모두 실제로 만든 사람들에게 아빠와 엄마의 치하(致賀)가 있었다.
청동검이나 해시계를 만들 때만 해도, 선보고(를 가장한 통보) 후 제작이었다.
비누는 선보고조차 없었다.
사후통보이긴 했지만, 두 분이 워낙 만족했기에 조용히 넘어갔다.
그 뒤로는 사전 허가를 받는 것이 필수가 됐다.
아빠와 엄마는 가신들과 함께 아빠의 집무실에 모여 있었다.
아주 작은 사이즈의 근정전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신들이 빙 둘러서 시립해 있고, 가운데는 방화범으로 보이는 사람이 밧줄에 묶여 있었다.
아빠와 엄마는 아직 자리에 없었다.
“왕자님, 오셨습니까?”
“아저씨, 무슨 일인가요? 메모는 파르잔이라고 적혀 있던데.”
“아, 어젯밤 창고에 도둑이 들었는데, 곡식은 훔치지 않고, 기록소에서 불 피우던 녀석을 퇴근하던 파르잔이 발견했습니다. 녀석이 워낙 날렵해서 파르잔이 쫓아가다 놓쳤고, 불씨는 안 죽어 있던 상태라 하마터면 기록소가 모두 불탈 뻔한 일이 있었습니다. 초병들이 파르잔의 목소리를 듣고 쫓아가 겨우 붙잡았고요. 파르잔은 녀석을 감시하느라 그 쪽지로 페하께 먼저 보고만 했고요. 폐하께서 그 쪽지를 왕자님께 보여주고 데려오라고 하셨는데, 왜 불렀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기록소가 불탈 뻔했다고? 이건 좀도둑 수준이 아닌데?’
기록소는 세금의 출납 장부를, 특히 체납자의 명단과 체납액을 적은 파피루스를 보관하는 곳이다.
기록소가 불타면, 제일 이득을 보는 사람은 바로 세금 체납자들이다.
즉, 탈세자들이 가장 원하는 일이 기록소를 불태워 버리는 일이다.
‘이건 무조건 내부자의 소행이겠군.’
대장간보다 보안이 더 철저한 곳이 창고다.
아무나 들어가서 불 피울 수 있을 만한 곳이 아니다.
‘그런데, 아빠가 나는 왜 불렀을까? 설마 저 녀석이 날 걸고 넘어간 걸까? 왜?’
나는 고개를 떨구고 무릎을 꿇은 채 앉아있는 용의자(?)를 뚫어지게 관찰했다.
모르는 얼굴이다.
서당 건물이 지어지고, 파르잔과 1대1 수업은 점점 횟수가 줄어들었다.
파르잔이 바빴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고, 내가 더 이상 배울 단어가 없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였다.
파르잔은 그동안 내가 가르쳐 준 걸 토대로 서당에서 필경사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뭔가 막히는 게 있을 때만 나를 찾아왔다.
요 며칠 파르잔을 못 보긴 했는데, 이런 대형 사고가 터질 줄은 몰랐다.
‘방화뿐만 아니라, 자연 발화도 조심해야 하고, 소방 문제도 해결해야겠구나.’
아빠와 엄마가 함께 등청(登廳)했다.
“음, 루갈도 왔구나. 밤다트는 아직 안 왔나?”
“네, 지금 창고에서 불타버린 장부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 중입니다.”
귀슈탐 아저씨가 아빠의 질문에 대답했다.
“할 필요없으니 얼른 참석하라고 해.”
그렇다.
나는 아빠를 설득해서 백업 장부를 따로 두 부를 더 만들게 했다.
신전에 한 부가 따로 보관되어 있고, 궁전 내부에도 한 부가 또 있다.
세금 기록을 없애려면, 동시에 세 군데를 모두 태워야 한다.
이 작업을 파르잔이 했다.
물론 직접 했다는 건 아니고, 신전 필경사들을 붙였다.
극비에 진행된 거라, 밤다트도 내막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번 일로 신전 필경사들이 성과급 좀 받으려나? 괜히 배후 세력으로나 몰리지 말아야 할텐데.’
나는 종이를 개발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에, 점토판이 왜 생겼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리고 욕실 타일을 개발하기 위해 도기 굽는 걸 보고 있다가 점토판의 비밀을 알게 된 거다.
점토판은 불타지 않는다.
점토판은 초창기에는 세무와 회계를 위해 주로 사용됐다고 했다.
전생에 내가 좋아했던 저자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에서 얘기한 것을 나는 잊지 않고 있었다.
점토는 이 지역에서 아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다.
화재로 인한 종이의 소실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 종이 대신 결국 점토판으로 가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도 파피루스를 이미 쓰고 있지 않은가?
귀슈탐 아저씨는 오마르 아저씨처럼 쪽지를 써서 밖에 있는 초병 한 명에게 건넸다.
밤다트도 아빠한테 페쇼탄 같은 병사를 한 명 지원받은 바 있다.
나는 어떻게든 업적을 내서 보상으로 받은 반면, 밤다트는 매번 무임승차다.
어쩌겠나, 전 부인과 치고 받고 싸워서 헤어진 것도 아니고.
각별한 애정이 있다는데. 그냥 내가 감수하는 수 밖에.
“파르잔, 만약 네가 저 녀석을 못 잡았다면, 난 너를 의심했을 거야. 루갈, 너도 마찬가지. 저 녀석이 잡혔다는 것에 일단은 감사해라.”
“!”
“감사합니다. 폐하!”
파르잔의 이마에서 핏줄이 서는 것을 본 듯하다.
‘어째 예상이 빗나가는 법이 없냐?’
아빠는 확실한 성과물이 보이기 전에는 보상에 인색한 것 같다.
하지만 성과물이 보이면 또 그만큼 화끈하게 쏘시니 사람들도 그에 대해 딱히 불만이 없다.
아빠의 이런 성향 때문에 우리가 더 의심을 받는 게 아닌가란 생각도 든다.
창고가 불이 나 봐야, 우리의 주장이 가장 확실해지니까.
뒤따를 보상도 확실할 테고 말이다.
그리고 자연화재가 아니라 심지어 방화다.
저 녀석이 찢겨 죽든, 구워 죽든, 삶겨 죽든 내 알 바 아니다.
누군가는 녀석의 고기를 맛있게 먹겠지.
이 시대는 그런 시대다.
녀석이 헛소리나 하지 않기를 바란다.
“왜 불을 내려고 했지?”
“흐흐 어서 죽여라. 어차피 죽을 거 다 안다.”
“어차피 죽겠지만, 어떻게 죽을 지는 네가 대답하기에 달려있지. 최대한 짧게, 덜 고통스럽게 죽을 것인지, 제발 빨리 죽여줘라고 외치면서 죽을지, 결정해라.”
“비열한 놈들, 버러지들!”
그 뒤로 입에 담기도 어려울 오만 욕들이 녀석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그 곳이 기록소인지 어떻게 알았지?”
“거기가 기록소가 아닌지 모르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하나? 흥!”
말하는 모양새로 봐서는 우리와 연관된 사람은 아닌 게 분명하다.
하긴 자기 목숨, 일가 친척의 목숨까지도 위태로워질 수 있는 일인데, 성과급 좀 못 받았다고 이런 미친 짓을 할 인간은 없다고 본다.
“네가 평범하게 농사를 짓는 녀석도 아니고, 궁전 내부에서 일을 할 정도면 먹고 사는 건 큰 무리가 없는 게 분명한데, 왜 이런 짓을 했지?”
오마르 아저씨는 녀석의 패악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질문을 이어갔다.
“기록소는 이 나라의 핵심이지. 누가 모를 것 같아? 너희가 세상을 어지럽게 하고 있어. X발 누구는 가만히 앉아서, 남들이 피땀 흘려 키운 곡식이며 가축들을 빼앗아 처먹고, 누구는 실컷 키우고도 제 뱃속으로 들어가는 건 하나 없고. 이게 제대로 된 세상이냐? 그 놈의 기록소라는 게 말야. 이 나라 죄악의 핵심이야! 없애버리는 게 맞다고! 그 알량한 글자 몇 개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러는 거지? 이 X발 새끼들아!”
또 시작했다. 한 동안 귀가 괴로웠다.
그래 충분히 공감은 한다.
하지만 이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그런 나약한 마음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
심지어 사람도 잡아먹는 세상이고, 그게 당연한 시대다.
그래서 나는 녀석의 주장에 동의는 못하겠다.
입장이 바뀌면 녀석도 똑같을 테니까.
계급 간의 갈등은 어느 시대에나 있나 보다.
“내가 너를 너무 편하게 대답하게 해줬나 보구나. 주군, 죄송합니다. 앞으로 이런 녀석은 제 선에서 끝내버리겠습니다.”
“아니야, 재밌어. 녀석의 말이 참 재밌단 말이지. 보통은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을까 궁리할텐데, 이 녀석은 무슨 깡으로 이러지? 이 놈 부모는 살아있나?”
“네, 아비는 죽었고, 노모와 아들 둘, 딸 하나와 살고 있습니다.”
“녀석 말고, 그 넷을 데려와. 한 명씩 손톱도 좀 빼주고, 이빨도 하나씩 뽑고, 녀석이 언제까지 저러고 떠드는지 한번 보게.”
‘정말, 우리 아빠지만 나 미성년자에다가 아직 여덟 살도 안됐는데 너무 하시네.’
듣기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
“너 이 새끼!”
갑자기 뒤에서 고성이 들려왔다.
모두가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봤다.
밤다트였다.
누가 말릴 사이도 없이 밤다트는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자를 사정없이 발로 걷어찼다. 녀석은 등 뒤로 손이 묵인 채 바닥으로 엎어졌다.
“퉷!”
녀석의 입에서 피와 함께 이를 두개 뱉었다.
“흐흐흐, 왕자 새끼 왔냐? 네 새끼를 보낼 수 있었는데! 아쉽네”
녀석은 마치 실성한 것처럼 웃고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머리를 들고 바닥에 있는 힘껏 부딪쳤다.
다른 사람이 막을 틈도 없었다.
분명 둘 사이에 모종의 사건이 있었던 것 같은데, 죽은 자는 말이 없었다.
녀석은 제 할 말을 다 하고 죽어버렸다.
“넌 도대체 뭘 하고 다닌 게야? 어? 네가 여기가 어디라고 그 딴 행패를 부려?!”
아빠에게서 불호령이 떨어졌다.
오마르 아저씨와 귀슈탐 아저씨가 아빠 옆에서 행여나 벌어질 불상사에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아빠가 일어서면 다리라도 붙들고 늘어질 듯 보였다.
“아버지, 다 제 잘못입니다. 저를 죽여주십시오!”
밤다트는 그 자리에서 엎드려 통곡을 하며 울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나중에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어이가 없었다.
죽은 녀석의 딸로 인해 밤다트가 약점을 잡힌 일이 있었다.
딸이 굉장한 미색이었는데, 밤다트가 그 딸에게 반했다는 것이다.
녀석의 신분이 낮아 그 여식을 어떻게 하지는 못하고, 하룻 밤 데리고 잤는데, 여식이 임신을 해버린 것이다.
녀석은 여식을 핑계로 왕국 창고 일을 하기 시작했고, 밤다트에게 여식과 결혼할 것을 계속 종용했다고 한다.
임신을 시켰다는 걸 봐서는 밤다트도 이제 사춘기는 넘었나보다.
그럼 또래보다 키가 작다는 뜻, 아빠 키를 보면, 조금은 이해할 수 없는 키다.
아마 그 전 부인이 키가 엄청 작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이 시대는 일반적인 평민이라면 사춘기만 되도 결혼을 한다.
밤다트는 딸을 이용해서 저를 겁박하는 녀석을 증오할 정도가 됐다고 한다.
녀석도 밤다트가 자기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자 불만이 쌓일 대로 쌓였고, 딸이 출산을 해도, 별 소식이 없자 마침내 앙심을 품게 된 거라고 한다.
“아버지, 제발 한 번만 봐주십시오. 샤르트는 못된 아비를 만난 죄밖에 없습니다.”
밤다트는 집무실로 들어오는 길에 샤르트의 손톱과 이빨을 하나씩 뽑겠다는 소리를 들었고, 곧 이성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앞으로 왕국 창고는 루갈이 맡아서 관리하도록 해라. 밤다트는 이번 일을 교훈삼아 앞으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반성문을 작성해서 올려라. 파피루스로 한 장(약 1.7미터)이다.”
밤다트는 면직과 동시에 반성문으로 이번 일을 마무리 지었다.
샤르트와 일가족은 모두 노예의 신분으로 강등됐지만, 일가족이 사형을 당하는 것은 면했다.
샤르트는 궁정 소속 시녀가 됐으나, 밤다트와 접촉은 제한됐다.
밤다트의 딸은 젖을 먹을 때까지만 샤르트가 돌보는 것을 허용했다.
밤다트는 분명 아빠의 아픈 손가락이다.
“후유! 식겁했네. 미친 놈, 공과 사를 그렇게 구분하지 못해서야.”
“네?”
“아니야, 혼잣말이야.”
페쇼탄은 루갈과 파르잔을 따라 왕국 창고를 향해 걸어갔다.
“파르잔, 행여나 엉뚱한 생각을 품는 애들 안 생기게 잘 챙겨줘.”
“네, 왕자님. 이번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나긴 했지만, 그래도, 고생한 보람이 있어 좋습니다. 다른 필경사들도 모두 같은 생각일 겁니다.”
“그리고 페쇼탄, 너는 수소문해서 모래를 구할 수 있는 데를 알아봐. 네가 직접 알아볼 필요는 없고, 그런 걸 잘 아는 사람을 찾아서 내게 알려줘.”
“모래는 왜요?”
“불 났을 때, 때론 물보다 모래가 좋을 때도 있어. 파피루스가 물에 다 젖어봐라. 그거 말리는 것도 고문이다. 파피루스는 말리기라도 하면 되지, 종이가 만들어지면 어휴. 물도 문제야.”
“네 알겠습니다.”
“왕자님, 그런데, 세 군데 같은 걸 나눠 보관할 생각은 어떻게··· 아 신께서 알려주셨다고 하셨죠? 왕자님은 정말··· 흐흐 폐하의 아들이십니다.”
파르잔은 이제 세뇌가 됐다. 신의 아들은 곧 폐하의 아들이다.
“그치? 그럼 그렇고 말고.”
“페쇼탄, 말 나온 김에 아자니한테 종이 만드는 건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지 보고서 좀 써서 보내라고 그래. 길게 쓸 건 없고, 손바닥 길이만큼만 써서 보내라고 해.”
대장간도 가서 봐야 하는데, 이제는 정말 내가 돌아다닐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왕국 창고 일까지 맡으면?
이거 자꾸 이것 저것 만드느라 궁전 재물을 하도 탕진하니까 미리 족쇄를 채우시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시대 왕국 창고를 맡는다는 얘기는 재무장관을 하라는 얘기와 같다.
흐흐 내가 만들어낼 수 있는 틈은 얼마든지 생긴다는 얘기다.
재정을 빵빵하게 만들고 나라를 위해 돈을 쓰겠다는데!
아빠가 반대할 이유는 별로 없을 거다.
- 작가의말
바지가랑이 -> 다리로 수정했습니다.
아직까지 바지가 없던 시절인데, 상황묘사에 집중한 나머지, 미쳐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2020년 7월27일 오후 4시25분 수정)
역사적 사실과 제 상상력이 마구 뒤섞여 있습니다.
그냥 재미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오늘 개인적인 일이 있어 글을 늦게 쓰기 시작했는데, 하루를 넘겨버렸네요.
이틀치를 하루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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