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새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9.11 19:24
연재수 :
639 회
조회수 :
124,235
추천수 :
298
글자수 :
3,946,228

작성
23.01.17 19:12
조회
272
추천
1
글자
12쪽

55. 회담

DUMMY

춘향이 떠나가고 앨리스에게서 자세한 상황을 들은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는 앨리스가 건네준 고리를 하나씩 들고 있었다.

“ 이게.. 그니까 여기 사람들이랑 대화할 수 있게 해준다는 거지? “

“ ..이거 안전한 거겠지?.. 불안한데. “

“ 손 떼도 되는 건가..? 공중에 뜨는 거 맞지..? “

“ 오 떴다!! 오!! 대박! 완전 신기해! “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가 새로운 기술력에 감탄하며 마치 불을 만난 원숭이처럼 뛰어다닌다. 그사이에 누워서 꼼짝 못하고 있는 앨리스는 슬그머니 일어나려 해도 저지당한다.

“ ..나 괜찮은데.. 일어나면 안 될까..? “

“ 안돼! 그러다 또 쓰러지면 어쩌려고 그래? “

“ 안돼. 충분히 마나를 많이 썼을 거야. 우리의 최고전력은 마나를 아껴야지. “

“ 안돼! 너 식은땀 흘릴 때도 얼마나 무서웠는데! 더는 날 무섭게 하지 마! “

셋이서 동시에 말하는 바람에 제대로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앨리스를 걱정해서 하는 말인 것은 확실했다.

확실히 무엇을 하든 마나를 조금씩 쓰고 있는 것이 신경 쓰이기도 했으며 익숙한 활용도가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마나를 사용하다 보니 평소보다 소모가 많기는 했다.

마나가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만약 이대로 격렬한 전투가 생긴다면 힘들 것 같긴 하다.

“ 이대로 오늘은 쉬고.. 내일 저항군들이랑 만나보도록 하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모두 몸 상태를 최고로 만들어 둬. “

전투가 있던 곳으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이긴 했지만 그래도 안심할 수는 없었기에 앨리스를 제외하고 한 명씩 돌아가며 불침번을 서기로 했다.

“ 좋아 그럼 첫 번째는 아리나로 정하도록 하고.. 우리의 상황에 대해 정리해보자. “

“ 우리의 상황? 음.... 마치 여행 온 느낌이란 거..? “

“ ...그래. 우린 분명 페인레리트의 공격을 받고 그 녀석의 선전포고로 인해서 이 행성이 우리에게 다가왔지. “

“ 크람.. 행성이랬나? 흠.. 근데 우릴 공격하고 있는 게 맞긴 해? 우리보고 대화하자고 하질 않나... 사실 여기는 크람이 아닌 거 아냐? “

전쟁이라고 한다면 문답 무용으로 검을 휘두르며 죽고 죽이는 싸움을 생각했었다.

그런데.. 실제로 마주한 상황은 다른 행성에 여행 온 기분이었다.

전쟁이라기엔 너무 평화로웠다.

자주 하늘을 올려다보며 확인했지만, 저 우주에 조그맣게 보이는 지구를 향해서 무언가 쐈던 적도 없었다.

“ 생각해보자면 페인레리트의 독단으로 우리에게 선전포고한 거잖아? 그러면 여기 사람들과는 상의 되지 않은 거니까.. 그래서 대화를 하자는 거 아닐까? “

“ 음... 웬일로 멍청이가 정확한 답을 낸 것 같은데? “

아리나도 이견이 없는지 라티안을 칭찬해 준다.

“ 그리고 저항군이라는 이름도 이상해.. 어째서 저항군인 거야? 여기 누구랑 싸워? “

“ ... 그것도 그러네. 여기도 뭔가 그들만의 사정이 있다는 것이겠지... 혹시. 저들은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어. “

아리나가 강제로 자신의 무릎에 눕혀두었던 앨리스도 도움을 요청한다는 말에 묘한 느낌을 받는다.

“ 도움? “

그 순간 세 명의 시선이 아리나의 무릎으로 향한다. 앨리스는 생각보다 부끄러워한다.

“ 음.. 그래. 페인레리트는 단독으로 우리에게 전쟁을 선포했으며, 그것은 아무리 뜻을 모은다 해도 중심세력들에만 해당한다는 거지. 일반 시민들은 그걸 반대하는 처지일지도 몰라. “

역시 이런 일은 똑똑한 피렌이 생각하는 것이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 같다.

라티안이 피렌에게 물어본다.

“ 음~... 근거는 뭐야? “

“ 일단 망령이지. 앨리스. 그들은 시민들을 망령으로부터 지켜야 한다고 했었지? “

앨리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 우리가 망령들을 잡는 모습을 보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일 수도 있어. 그 녀석 덕분에 망령들을 쉽게 잡은 건 사실이니까.. 저항군에 힘을 보태 달라고 부른 걸지도 몰라. “

“ 에... 우리가 왜 다른 행성까지 넘어와서 누군가를 도와야 돼? 우리가 영웅도 아니고.. “

라티안은 불만인 모양이다.

피렌이 이어서 말하려는 순간 아리나가 말을 가로채 본인의 생각을 말한다.

“ 아니.. 어쩌면 좋은 기회일 수 있지 않을까? 페인레리트는 딱 봐도 중심 인물급이었잖아? 그것에 저항하는 단체라면.. 이 행성에서 저항군이라는 아군을 얻을 수 있을지도? “

확실히 그렇게만 된다면 5명이 쳐들어가겠다는 말도 안 되는 계획도 어느 정도 빛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 음.. 아리나의 의견이 맞다고 봐. 우린 결국 저항군과 대화를 해보는 게 맞긴 하겠네.. 좋아! 이쯤만 하고 슬슬 자자. 아리나 첫 번째 잘 부탁할게. “

“ 아.. 응 그래 걱정 안 해도 돼.. 라티안 깨우는 거 말고는 어려울 거 없으니까. “

“ 으.. 미안 꼭 제대로 일어날게..! 이따 보자! “




어느새 아침이 밝았다. 우리의 태양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 쌀쌀한 아침이면서도 동시에 크게 밝게 느껴지지 않은 아침이었다.

“ 으음.. 잘 잤어? 어? 앨리스 벌써 일어나있네? “

“ ..푹 잤어. 걱정 안 해도 돼. “

다시 한번 강제로 눕혀질까 걱정한 앨리스는 빠르게 변명한다.

전투할 때는 배낭을 집어 던지고 하다 보니 너무 험하게 다룬 탓에 금방 낡아버린 침낭을 가져갈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다.

라티안은 어느새 정리를 끝마치고 저 멀리 보이는 저항군의 기지를 바라보았다.

“ 근데 솔직히.. 우리보다 기술력이 좋은 건 인정해도 뭔가.. 응.. 좀 황폐하네.. “

“ 춘향이 신나서 떠드는 말에 의하면 반짝반짝하고 번쩍번쩍하고... 뭔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럴 거라던데.. 확실히 지금 모습으로는 모르겠어.. “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와 앨리스는 자신이 생각했던 곳과 다른 느낌인 주변을 낯설게 느끼며 저항군이 있는 마을로 향했다.




마을에 들어선 순간부터 모든 마을 사람들이 라티안 일행을 쳐다보기 시작한다.

“ 으음.. 주목받고 있네.. “

“ 어쩔 수 없지.. 입은 옷의 느낌이 완전 다른걸 “

마을 사람들은 라티안, 피렌, 아리나와 다르게 검붉은 천으로 만든 옷을 입고 있었다. 어딘가 소속되어있는 단체라는 느낌도 있었지만 미묘하게 다른 옷차림들이 헷갈리게 만든다.

그때 푸른 머리를 가지런히 묶은 한 소녀가 라티안에게 다가온다.

“ 그... 말은 통하나요? “

“ 오.. 오 들린다! “

“ 네 들립니다. 제 말은 들리시나요? “

옷은 분명 평범한 마을 소녀와 다를 바 없었지만, 행동이나 말투에서 기품있는 여성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소녀는 언어가 통하자 활짝 웃으며 소개한다.

“ 처음 뵙겠습니다. 엘덴케 저항군 소속 3번대를 맡은 니르라고 합니다. 괜찮으시다면 이쪽에서 모셔도 될까요? “

갑작스레 격식을 차리는 소녀가 난감했는지 혹은 활짝 웃는 소녀의 얼굴이 꽤 예쁘게 느껴져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자연스럽게 피렌을 보았다.

피렌은 이런 기품있는 인사를 하는 소녀의 에스코트는 받아본 적이 없어 아리나를 쳐다보았지만, 아리나는 피렌의 옆구리를 찌른다.

“ 커흠.. 흠.. 네. 호의에 감사합니다. 저는 피렌이라고 합니다. “

니르는 싱긋 웃어 보이며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 아.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이 저를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고 해서 개의치 말아주셨으면 해요. 발음이 어려우실까 봐.. 쉬운 발음으로 가명을 지은 게 니르라는 이름이라서요.. “

어딘가 익숙한 이름이다 싶었더니 그런 비밀이 있었군.

니르의 세심한 배려에 감사하면서도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 생각보다 건물이 낮네... 엄청 높을 줄 알았는데.. “

과거 지구의 건물들을 지하세계에서 잠시 경험했던 아리나는 기술력이 더 발달한 이 행성에서는 건물들의 높이가 더 높을 줄 알았었다.

아리나가 거의 혼잣말 수준으로 조그맣게 말을 했지만, 그것마저도 어떻게 들었는지 니르가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 아.. 그게... 저희는 도망자 신세니까요.. 건물을 높게 만들어봤자 인명피해만 늘어날 뿐이기도 하고.. 그만큼의 인원도 없어요... 아..! 쓸데없는 말을.. 죄송합니다. 자세한 건 도착하시면 들으실 수 있을 거예요. 거의 다 왔습니다. “

확실히 사연이 있는 느낌이다. 자세하게 말해준다고 하니 도착하면 알 수 있겠지.

니르의 안내를 받아 라티안 일행은 어느 한 건물로 들어갔다.

겉보기에는 다른 건물들과 별반 차이 없었다.

방으로 들어가자 그곳에는 거대한 테이블과 함께 3명의 남녀가 서 있었다.

그중에는 어제 봤던 소년도 있었다.

“ 와주셨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엘덴케 저항군 1번대를 맡은 레케엔이라고 합니다. 니르가 어디까지 설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부르기 편하시게끔 가명을 쓰는 점 사죄드립니다. 아무래도 다른 행성 분들과 대화하다 보면 이름 부르는 것을 어려워하셔서요. “

“ 저는 엘덴케 저항군 4번대를 맡은 로헨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 5번대 팔랑. “

라티안은 이런 자리가 처음인지라 살짝 불편하기도 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던 그때 피렌이 앞장서 모두를 소개했다.

“ 아 반갑습니다. 지구라는 행성에서 온 피렌이라고 합니다. 여기는 라티안, 아리나, 앨리스라고 합니다. 먼저 이곳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피렌의 우호적인 인사에 4번대를 맡고 있다는 로헨이라는 남성이 안도하고 있었다.

대표는 1번대인 레케엔이 맡고 있는지 헛기침을 하며 주위를 주목시킨다.

“ 크흠. 일단 자리에 앉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 가지 물어볼 것이 많아요. “

라티안, 피렌, 아리나, 앨리스 순으로 자리에 앉자 니르도 자리로 가서 앉았다.

“ 일단 저희 쪽에서.. 지구라고 했나요? 지구로 접근한 것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의 뜻이 아닌 상층부의 뜻이었겠죠.. 말도 없이 멋대로 움직이는 게 이번이 몇 번째인지.. “

방금 레케엔의 입에서 상층부의 뜻이라는 말과 몇 번째라는 말을 통해 이런 일이 자주 있었으며, 저항군과 상층부의 뜻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잘하면 정말로 이쪽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근데.. 이렇게 허술하게 술술 말해줘도 되는 것인가?

피렌은 이 부분 때문에 갑자기 의심이 들었다.

어떻게 유도해서 진의를 파악할지 고민하던 때에 아리나가 물어본다.

“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는 당신의 말만 듣고 아하 그렇구나 하면서 넘어갈 수는 없어요. 어찌 됐든 이곳은 저희에게 미지의 세계이면서도 공격당한 입장에서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점 양해 부탁드리면서 지금 하신 말씀과 더불어 무엇을 목적으로 저희를 이 자리에 불렀는지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릴게요. “

역시 귀족 아가씨인가. 똑 부러진 답변에 라티안도, 피렌도, 앨리스도, 저항군 쪽 사람들도 모두 아리나를 쳐다보았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다.

“ 엇.. 아음.. 네..! 당연하죠.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희는 당신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

어딘가 피렌이 예상한 대로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정말.. 어쩌면 좋은 아군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그 뒤로 레케엔의 설명은 한참이나 이어졌다.


작가의말

나도 갖고싶다 천사링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적월미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2 78. 전쟁의 이유 23.02.09 272 1 13쪽
81 77. 별자리가 심상치 않아 23.02.08 274 1 13쪽
80 76. 복수를 위한 길은 23.02.07 277 1 13쪽
79 75. 실패할 수밖에 없는 꿈 23.02.06 274 1 20쪽
78 74. 붉은 꽃 23.02.05 276 1 15쪽
77 73. 패배가 아닌 무승부 23.02.04 272 1 17쪽
76 72. 나약한 마음 23.02.03 272 1 16쪽
75 71. 우리에게 있어서 왕은 23.02.02 277 1 13쪽
74 70. 새로운 전장, 새로운 시작 23.02.01 275 1 16쪽
73 69. 깨어난 왕 23.01.31 277 1 16쪽
72 68. 시민들의 결단 23.01.30 279 1 14쪽
71 67. 본격적인 계획의 시작 23.01.29 274 1 12쪽
70 66. 선택받은 사람들 23.01.28 273 1 14쪽
69 65. 재편성 23.01.27 278 1 12쪽
68 64. 싸움의 의미 23.01.26 277 1 13쪽
67 63. 시대를 앞서간 마법 23.01.25 279 1 12쪽
66 62. 구출작전? 23.01.24 278 1 14쪽
65 61. 누군가의 초대장 23.01.23 278 1 14쪽
64 60. 잠입 23.01.22 279 1 13쪽
63 59. 무기고 탈환 작전 23.01.21 276 1 13쪽
62 58. 싸울 수 있는 무기를 23.01.20 278 1 13쪽
61 57. 의심되는 소문 23.01.19 275 1 16쪽
60 56.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 23.01.18 273 1 15쪽
59 55.5 특별히 더 바쁜 하루네요.. 23.01.18 274 1 13쪽
» 55. 회담 23.01.17 272 1 12쪽
57 54. 서로 다른 언어 23.01.16 279 1 13쪽
56 53. 빌딩 숲 사이에서 23.01.15 276 1 13쪽
55 52. 침공 23.01.14 281 1 14쪽
54 51.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23.01.13 280 1 14쪽
53 50. 복수의 끝에서 이어져 가는 23.01.12 277 1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