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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최강해결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119,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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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0
글자수 :
656,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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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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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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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납치

DUMMY

팔에 따끔한 통증을 느끼며 건호가 눈을 떴다. 머리까지 아픈 것이 약을 싸구려로 쓴 모양이었다.


“아우, 머리야.”


“형님, 잘 주무셨소잉?”


구수한 사투리가 들려왔다. 빛이 잘 들어오지 않아 침침한 폐공장에 두 발과 두 팔이 묶인 채로 의자에 앉혀 있었다. 건호가 고개를 들어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지만 아직 초점이 정확하지 않아 얼굴을 식별할 수가 없었다.


“누구?”


“아따 나요. 형님. 형님 매니저 태식이!”


“아, 태식이. 너 사투리 참 잘 쓴다. 원래 고향이 전라도였던가?”


“뭔 소리요오. 나가 본래 고향이 서울이요.”


“그래? 그럼 그 사투리는 어디서 배웠어?”


“야들이 자꾸 사투리를 쓴께. 안 배워부렀소?”


건호가 앞에 있는 남자에게 말을 시키며 눈에 초점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이제 쪼까 정신이 드쇼?”


“어.. 좀 그러네.”


건호가 남자의 얼굴을 다시 살폈다. 태식이었다. 목소리도, 생김새도 다 태식이었다. 그런데 저자는 태식이 아니었다. 아파트 주차장에서는 태식이 모자를 눌러쓰고 있었기에 태식을 흉내 내는 누군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모자를 벗은 태식은 진짜 태식과 아주 똑 닮아 있었다.


건호의 머릿속에 문득 드는 한가지 생각. 하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그럴 리가 없었다. 신궁의 마스크는 자신의 손으로 찢어 없앴다. 그런데 그런 괴기스러운 물건이 또 있을 거라고는 믿을 수 없었다.


만약 저자가 그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이라면 용의자를 특정할 수 없는 두건의 살인사건의 주범이 저자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굽니까? 당신은?”


“아따, 태식이라니까요. 행님. 크크크”


남자가 비릿하게 웃더니 얼굴을 쓱쓱 문질렀다. 그러자 눈에 익은 얼굴이 나왔다.


“톱스타 양반, 참 오랜만이지?”


“그때, 그.. 허벅지군.”


“선물은 참 잘 받았지. 덕분에 이렇게 찐따가 되부렀어.”


방금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남자의 오른쪽 다리가 힘을 잃고 절기 시작했다.


“오랜만이군. 찐따 선생.”


건호도 이죽거리자 남자가 주먹을 들어 건호의 얼굴을 후려쳤다. 고개가 훽 돌아간 건호가 피가 섞인 침을 뱉어내더니 물었다.


“내가 잠이든지 얼마나 되었지?”


“두 시간쯤?”


“그래? 그랬군. 그랬어.”


“자아.. 우리 서로 진 빚을 후딱 청산허고 각자 갈길 갑시다. 톱스타 선상.”


“좋지. 청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야. 그런데 청산을 하기 전에 한 가지만 더 물어보고 싶은데...”


“일단 칼방 한 대 쳐 맞고 그 다음에 합시다.”


남자가 손바닥 보다 조금 큰 칼을 뽑아 들더니 건호의 허벅지를 찔러갔다. 건호가 급히 몸을 비틀어 바닥으로 구르면서 남자의 칼은 허공을 갈라야 했다.


“아따메, 참으로 날래요잉.”


“내가 다음 주부터 액션씬 촬영이 있거든.”


건호가 바닥을 계속 구르며 남자를 피해 멀리 도망을 치자 남자가 피식 웃었다.


“그렇게 혀서 어디 내 손에서 도망이나 치것소?”


“너 때문에 그런 게 아냐. 혹시라도 말이야..”


건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자의 뒤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다.


“꼼짝마. 정일식! 무기 버리고 그대로 돌아서라.”


남자가 고개를 돌려보니 한 남자가 자신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다.


“고것으로 날 쏘실라고?”


남자가 번개같이 칼을 집어 던졌다. 건호가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경고를 하였다.


“피하세요. 김 수사관님.”


남자의 칼이 김남수의 가슴에 정확히 꽂혔다.


“빌어먹을!”


정일식의 얼굴에 씌워진 것이 신궁의 가면라는 것이 확실해지는 순간이었다. 칼을 맞은 김남수의 몸이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정일식은 김남수의 상태를 살피지도 않고 김남수가 죽었을 것이라고 확신했는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건호에게 다가왔다.


“다음은 우리 톱스타 양반이 되것네?”


정일식이 허리춤에서 작은 칼 한 자루를 다시 뽑아 들더니 건호의 심장을 향해 크게 휘둘렀다.


탕탕..


죽은 줄 알았던 김남수가 연속하여 총을 발사하였다. 공포탄으로 경고사격을 할 틈도 없었는지 바로 실탄사격을 한 것이다. 정일식의 몸이 그대로 고꾸라지며 건호의 몸을 덮쳤다. 건호가 몸을 비틀어 정일식을 밀어내고 그의 가슴에 귀를 가져대 대었다.


기절한 듯 하였지만 아직 살아서 숨을 쉬고 있었다. 김남수가 비척거리며 다가와 건호의 손에 묶인 청테이프를 끊어내 주었다. 김남수의 가슴에는 여전히 단검이 꽂혀있었다. 김남수가 검을 뽑아낸 자리에는 방검복이 착용되어 있었다. 건호가 안심의 눈이 되었다.


“괜찮으십니까?”


“네, 저는 괜찮은데 저 사람은 빨리 병원으로 옮겨야겠네요.”


“119를 부르겠습니다.”


김남수가 품에서 휴대폰을 꺼내 119를 부르는 사이 건호가 정일식의 얼굴에서 마스크를 떼어내 품에 숨겼다.


**


“어떻게 됐어?”


건호의 목소리가 다급하자 지만이 안심을 시켰다.


[죽지는 않았어요.]


“휴우.. 다행이다.”


[미안해요.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라서 시간이 꽤 걸렸어요.]


“괜찮아. 제 시간에 태식이를 구했으면 된 거지.”


[그런데요. 형!]


“어.. 왜?”


[이 형이 자꾸 헛소릴 해요.]


“뭔소리?”


[형이 자신을 죽이려고 그랬대요.]


건호가 쓰게 웃었다. 만약 자신을 죽이는 걸 실패할 경우까지 대비한 꼼꼼한 작전이었던 모양이다.


“잘 설명해줘. 나는 태식이한테 죽을뻔했다고.”


[걱정 마세요. 태식이 형도 자신이 꿈을 꾼 것 같다고 하고 있으니까요.]


“그래..”


전화를 끊은 건호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칼에 찔렸지만 큰 부상은 아니라고 했다. 자신이 실패할 경우, 범인이 건호임을 지목할 자가 필요했기에 태식을 살려 놓은 것 같았다.


폐공장에 119 구급대가 들어와 정일식을 싣고 있었다. 건호가 정일식에게 가보니 정일식이 의식을 차렸는지 건호를 노려보고 있었다.


“왜? 또 억울하십니까? 두 번이나 절 죽이려 했다가 실패를 해서요?”


건호가 구급대원을 의식했는지 본심을 꺼내 놓지 않았다.


“너는 결국 언젠가는 죽을 거다. 틀림없이.”


“차정훈때문에?”


건호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구급대원이 듣지 못하도록 정일식의 귀에 속삭여 주었다.


“당신 걱정이나 하세요. 조만간 이 가면을 쓴 대가를 치르셔야 할테니까요.”


정일식이 움찔거렸다.


“어떻게 알았지?”


“누가 이 가면을 주었는지 말을 해주면 대답을 해드리죠.”


“훗.. 결국 그가 널 찾아갈 것이다. 지옥에서 기다리지.”


정일식이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렇다면 정일식도 건호가 그랬던 것처럼 이 가면을 쓰는 순간 자신의 명이 줄어든다는 것을 알았다는 뜻이었다. 정일식에게 하선우를 죽이는 일이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만큼 절박한 일이었을까?


119 구급차가 현장을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건호에게 큰 의문이 생겼다.


“지 목숨을 걸고 날 죽이려 했을 만큼 나에 대한 증오가 컸다고? 나는 저자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는데?”


품 안에 가면을 만지작거려보았다. 이 가면을 써보면 알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것은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하는 일이었다.


“괜찮으십니까?”


김남수가 현장을 경찰에게 인계한 후 건호를 찾았다.


“네, 괜찮습니다.”


“큰일나실 뻔 했습니다.”


“이 정도는 탐정의 숙명 아닐까요? 저는 탐정! 세계 최강의 명탐정 하선우니까요.”


건호의 농담에 김남수가 크게 웃었다. 건호가 벤으로 걸음을 옮기다 휘청거리자 김남수가 건호의 팔을 붙들었다.


“아무래도 김 수사관님께 신세를 저야 할...”


건호가 의식을 잃고 축 늘어지자 김남수가 급히 구급대원을 불렀다.


**


건호와 태식이 나란히 2인실에 누워있었다. 건호는 하루 동안 의식을 차리지 못하다가 오후 늦게 정신을 차렸다.


“이렇게 뵙네요. 제수씨.”


“몸은 괜찮으세요?”


태식의 처 김상미가 건호에게 물을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크윽...”


김상미가 내민 물을 마시다가 건호가 오만 인상을 썼다. 녹즙을 미세한 망으로 걸러낸 뒤 생수로 위장시킨.. 결국은 생수를 가장한 녹즙이었다.


“얼른 드시고 빨리 회복하셔야죠.”


김상미가 어색하게 웃었다.


“너는 괜찮냐?”


불안한 얼굴로 건호를 바라보고 있던 태식의 상태를 물었다.


“괜찮습니다. 형님. 근데 그놈은 누굽니까?”


“전에 날 습격했던 놈 기억하지?”


“네”


“그놈이었어.”


“형님하고 똑같이 생겨서 깜빡 속았지 뭡니까?”


“나도 너랑 똑같이 생겨서 약이 든 커피까지 받아 먹었지 뭐냐?”


“어쩜 그렇게 똑같이 분장을 할 수 있었을까요?”


“분장? 아.. 그래. 분장이었구나.”


건호가 주위를 돌아보며 휴대폰을 찾았다. 건호가 휴대폰을 찾지 못하자 태식이 자신의 휴대폰을 내밀었다. 건호가 태식으로부터 휴대폰을 받아들더니 지만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지만아. 형이다. 어.. 그래. 분장이다. 그래. 영화에서 많이 쓰는 특수분장. 그래. 그래. 그렇게 준비해. 그래, 알았다.”


건호가 긴 한숨을 내쉬며 태식에게 휴대폰을 돌려주었다.


“대표님이 난리를 치셨어요. 당장에.. 본가를 찾아간다고 하는 걸 겨우 말렸다니까요?”


“형은 어디에 있어?”


“대검에 있을 걸요? 대검도 쭉대밭이 되었어요. 검사들은 형님이 습격을 당한 일이 자신들과 촬영을 하면서 발생된 걸로 알고 있더라구요.”


“그래?”


건호가 침대에 다시 몸을 뉘이자 김상미가 아이들이 돌아올 시간이라며 병실을 나섰다. 건호와 태식 사이에 오가는 대화 내용이 심상치 않자 자리를 비워주는 느낌이었다.


“좋은 부인을 뒀네.”


건호가 눈을 감자 태식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건호와 똑같은 자세로 눈을 감았다.


**


대검찰청 특별수사본부.


“이건 국가 공권력에 대한 도전이에요. 철저히 응징을..”


“한 검사, 그렇게 요란 떨 거 없어. 피의자 신병이 확보된 이상 배후까지 뿌리째 뽑아내는 건 일도 아니니까 진정하라고.”


“하지만 부장님!”


“천천히.. 스텝을 잘 밟아야 다리가 안 꼬이는 법이야. 그나저나 우리 하 탐정은 어때?”


“방금전에 깨어났다고 해요.”


“다행이네. 검사결과는 나왔어?”


최영철이 김남수를 돌아보자 김남수가 종이 몇 장을 최영철에게 건넸다.


“흐음... 큰일 날뻔 했구만.”


“의사 말로는 마약을 과다 투입하여 실신을 시킨 후, 다른 마약으로 강제로 각성을 시키면서 부작용이 일어난 거라고 합니다.”


“오늘은 푹 쉬게 하고 내일 한 검사가 피의자 청취를 받도록 해.”


“네. 부장님.”


“하 탐정 일은 그렇게 정리하고 이제 우리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최영철이 아동 납치 사건에 대해 본격적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특이한 것은 긴박하게 돌아가는 비상상황임에도 예능 카메라가 여전히 돌아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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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탐색 +2 19.11.25 915 40 11쪽
» 납치 +4 19.11.25 889 42 11쪽
55 공갈 +3 19.11.24 921 40 10쪽
54 제갈민 +2 19.11.24 914 40 12쪽
53 기묘한 사건 +2 19.11.23 943 37 12쪽
52 특별수사본부 +2 19.11.23 945 39 11쪽
51 혜진 +3 19.11.22 968 45 10쪽
50 차진훈 +1 19.11.22 970 44 11쪽
49 수사 알바 +3 19.11.21 1,016 46 12쪽
48 돌파구 +2 19.11.21 971 54 10쪽
47 누가 오오테르인가! +3 19.11.20 974 43 11쪽
46 야치카 +2 19.11.20 968 37 12쪽
45 탈출 +2 19.11.19 1,005 53 13쪽
44 사쿤부족 +6 19.11.19 1,007 4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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