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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최강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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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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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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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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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수사 알바

DUMMY

“피디님, 오늘 시청률표 보셨어요?”


왕작가가 흥분하여 회의실로 달려왔다. 김정훈이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며 오늘 이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다. 될 줄 알았지만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랐다.


“평균시청률 18.6%, 순간 최고 시청률 22.4%! 완전 대박이에요.”


“훗.. 내가 된다고 했잖아.”


“정규 가는 건 일도 아니고 금요일이나 토요일 편성도 가능할 것 같아요.”


“노!노!노! 정규 가면 무조건 일요일 밤 9시 편성할 거야.”


“왜요?”


“하선우 배우가 금토드라마 출연하거든?”


“근데요?”


“에헤이, 생각해봐. 금,토,일 밤 9시는 하선우와 함께! 얼마나 즐겁겠어?”


“아하... 역시 피디님 잔머리는!!”


“어허, 잔머리라니! 흐흐흐”


김정훈 피디가 느끼하게 웃자 왕 작가가 크게 웃어버렸다.


“근데, 정규 편성되면 하선우씨가 하긴 한다고 했어요? 우리 계약은 달랑 2회였잖아요.”


“하겠지. 자기도 시청률 봤을 텐데..”


“드라마 때문에 시간이 날까 모르겠네?”


“내가 드라마국에 슬쩍 알아봤는데 조연급 주연이래. 분량이 많지 않다는 얘기지.”


“설마? 천하의 하선우를 데리고 조연으로 써먹는다구요? 그 피디 미쳤네.”


“어.. 지금 미칠려고 해! 크크크”


김정훈 피디의 음흉한 웃음소리가 예능국을 떠나 드라마국으로 퍼지고 있었다.


“예? 안된다구요? 작가님! 하선우잖아요. 하선우가... 여보세요? 여보? 세요?”


전화를 끊은 민정욱 피디가 머리를 쥐어뜯었다. 대본을 조금 수정해서 하선우의 분량을 늘리자고 했는데 단칼에 거절당했다. 지금 이 정도가 딱 좋다는 게 작가의 일관된 의견이었다.


“한 회에 15분! 1회 편성시간이 60분인데 15분만 하선우 배우를 내보낸다고? 아우, 미친!!”


어제 파일럿으로 방송된 예능프로그램의 시청자 반응을 봤을 때는 한 회에 50분 분량을 내보내도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오늘 아침까지도 인터넷은 하선우 열풍이었다. 공익재단에 거액을 기부하면서 모든 국민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하선우가 그 관심을 그대로 끌고 와 예능에 시청률로 안착시켜놓았다.


어설프게 양식당에서 셰프를 하였다면 괴리감이 있었겠지만 누구든 살면서 한번쯤은 꼭 먹게 되는 짜장면, 짬뽕을 만드는 중식 주방장이 됨으로서 서민적이라는 프레임까지 얻게 되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만 형성되었던 하선우의 팬덤이 이젠 나이를 불문하고 넓게 퍼지고 있었다. 그렇다는 건 하선우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전 연령대의 시청자가 관심을 갖는 드라마가 된다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 이런 호기를 작가가 발로 차고 있었다.


“여보세요? 김 감독님? 액션 연습은 어떻게 되가고 있습니까? 네? 벌써 끝났다구요? 벌써요? 천재라구요? 하아.. 저라고 액션 분량을 늘리지 않고 싶겠습니까? 네네.. 영상 보내주시면 작가님과 상의하겠습니다.”


무술 감독과 통화를 끝낸 민정욱 피디가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무술 감독이 침을 튀며 하선우 칭찬을 늘어놓았다. 액션 씬을 더 추가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그러면 뭐하나? 대본에 토씨 하나도 고치지 않겠다는 게 작가의 의지인 것을!


휴대폰으로 하선우의 액션 연기가 담긴 영상이 들어왔다. 20초짜리 영상을 보던 민정우의 입이 쩍 벌어졌다.


“뭐야? 이거? 누가 액션 배우야?”


액션을 찰지게 잘하는 정극 배우는 거의 없다. 그저 흉내만 내면 알아서 편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나마 가끔 액션에 열을 올리는 배우들이 있는데 부상 투혼을 불사하면서도 조금이라도 좋은 영상을 찍기 위해 노력하곤 한다.


그러나 그런 배우들조차 전문적인 액션을 하는 배우들을 따라갈 수는 없다. 액션이란 수년간 노력하지 않으면 이뤄낼 수 없는 전문가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선우는 그런 벽을 허물고 있었다. 적어도 이 영상에서는 그렇게 보였다.


민정욱 피디의 피가 끌어 올랐다.


“안돼. 이대로는 안돼. 이 황금같은 기회를 작가의 똥고집 때문에 망칠 수는 없어!”


민정욱 피디가 외투를 집어 들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보나마나 작가가 은둔해 있는 작업실 이리라.


**


“누가 왔다고?”


“대검찰청 특별수사본부 최영철 본부장님과 대검찰청 특별수사본부 한선영 검사님. 이라고 하시네요.”


다음 주에 방송될 2회차 편집을 지켜보고 있던 김정훈 피디에게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검사님들이 날 왜?”


김정훈 피디는 순간 자신이 어떤 게이트에 연결된 것인지 과거를 돌아보았지만 개뿔 걸리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왠지 씁쓸한데?”


“네?”


조연출이 반문을 하자 김정훈 피디가 피식 웃으며 편집실을 나섰다.


“김정훈입니다.”


“최영철입니다. 저희 명함을 보고 많이 놀라셨죠? 저희가 어딜 가도 환영받지 못하는 그런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하.하.”


“아.. 네.”


“한선영이에요. 검사이면서 하선우 배우님의 팬클럽 부회장이랍니다. 호.호.호.”


이 두 검사들의 정체가 문득 의심이 되었다.


“잠시만, 커피 좀 타오겠습니다.”


커피를 핑계로 회의실 밖으로 나온 김정훈 피디가 미친듯한 속도로 두 검사의 프로필을 검색해 보았다.


“뭐야. 이거. 진짜 검사들인데?”


커피 두 잔을 타가지고 온 김정훈 피디가 두 검사의 눈치를 보며 용건을 물었다.


“저를 보자고 하신 이유가?”


“어제 방송 잘 봤습니다.”


“혹시 방송 중에 검사님들의 심기를 거스르거나..”


“아닙니다. 아주 감명 깊게 잘 봤습니다.”


‘감명 깊었다고? 뭐야? 뭐가 문제였지? 검사와 짜장면? 설마? 검사들은 짬뽕을 좋아하나? 아니면, 친인척중에 중국집 하다고 망한 사람이라도 있나?’


온갖 잡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있을 때, 최영철이 용건을 꺼내 놓았다.


“프로그램 취지가 아르바이트지요?”


“그렇습니다. 세상 곳곳에 숨어있는 직업들을 소개하면서 서민들의 어려움을 서로 공감하자는 취집니다.”


“네, 그 점에 깊게 감동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저희 검찰청에서도 아르바이트를 해 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네?”


김정훈 피디가 멍한 얼굴이 되자 선영이 빠르게 뒷말을 이었다.


“선우 오빠, 아니 하선우 배우가 직접 수사관이 되어서 수사에 참여를 해 보는 거죠. 저희 검찰이나 경찰들 역시 근로자들이잖아요. 일반분들은 저희 내부의 사정을 잘 모르시고 그저 두려운 곳, 무서운 곳이라는 인식만 있으니 이번 기회에 약자의 편에서,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시청자분들께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아... 하지만 수사는 원래 비공개...”


“그건 맞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수사를 하고 있는 사건은 공개되어도 무방한 미제 사건에 가까운 것들입니다.”


“공개수사라는 말씀이시죠?”


“그렇지요. 그래서 제목도 정해봤습니다.”


최영철이 앞서 나가자 선영이 최영철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크음.. 제가 너무 앞서나갔네요.”


“말씀해 보시죠.”


“[하선우의 최강 탐정] 어떻습니까? 밤새 고민한 제목인데.. 하하하”


“하선우의 최강 탐정이라..”


과거에, 아니 현재에도 그와 비슷한 컨셉으로 프로그램이 방송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수사권이 없는 연예인들이 현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하여 대중의 관심도 받지 못했고,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만족도도 높지 않았다.


“취지는 좋습니다만, 수사권이 없는 하선우씨가 무얼 보여줄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그것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 부서에서는 하선우씨를 자문역으로 정식 위촉하고 일부나마 수사권을 부여할 생각입니다.”


“수사권을요? 그게 가능합니까?”


“저희 검찰은 여러 영역의 전문가들을 자문으로 초빙하여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선우씨 역시 탁월한 통찰력으로 사건 해결에 기대한 공을 세울 것이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 하선우씨랑 상의를 해 보겠습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하선우씨가 동의하지 않는 촬영은 절대 할 수가 없습니다. 계약도 그렇고..”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오늘 제가 직접 만나 설득을 할 거니까요.”


선영이 생글거리며 웃었다.


**


건호는 광고주가 출연료 외에 별도로 1억을 기부하는 조건으로 CF 6개를 계약하였다. 물론 건호 역시 CF로 인해 발생 되는 모든 수익을 공익재단에 기부하기로 합의하였다. 광고가 나가기도 전에 이러한 사실이 알려져 기사화되어 건호는 [국민 기부남]이라는 칭호를 받게 되었다.


하선우에게 대통령 표창을 해야 한다는 건의가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온 후 일주일 만에 20만 이상이 동의를 하여 청와대로부터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아내었다.


하선우의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올라갈수록 하선우에 대한 복수심을 키우는 남자들이 있었다.


“해 보니 어찌냐?”


“성, 이거 끝내준당게? 이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나가 무적이 된 것 같지 뭐다요?”


“슬슬, 일을 끝내야 할 것 같은디... 차 이사 쪽에서 검나게 지랄 거린당께?”


“아따 그믄 그놈부터 죽여 없애 부르까?”


“그라믄 우리는 누구한테 돈을 받아야 쓰냐? 크크크”


“아.. 그런가? 크크크, 그럼 돈을 받은 후에 죽여 부러야 쓰것네.”


눈이 붉게 충혈된 남자가 한쪽 다리를 절며 룸 밖으로 나가자 이를 지켜보는 정한식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



“뭐? 나보고 뭘하라고?”


“대검에서 알바하자구요.”


“내가? 대검에서?”


건호의 눈이 동그래졌다. 건호가 피하고 싶은 1순위가 검찰청, 2순위가 경찰서. 3순위가 경찰 지구대였다. 경찰, 검찰 통 털어서 그의 유관기관만 보아도 고개를 돌리고 있었거늘 선영이 자신의 모가지를 단두대 아래로 밀어 넣으려고 하고 있었다.


“오빠! 좋은 기회에요.”


“나한테 좋을 게 뭐가 있지?”


“오빠의 스마트 함을 전 국민에게 보여주는 거죠.”


“짜고 한다고 욕할텐데?”


“검찰이 그런 짓을 하겠어요?”


건호가 지긋한 눈길로 선영을 바라보았다.


“정말?”


“크음.. 일부, 아~주 일부에서만 그러는 거지. 99.9999% 검찰은 안그래요.”


“그래 나도 믿고 싶다만 드라마도 찍어야되고 CF도 찍어야 하고, 바자회에도 참석을 해야 해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실정이야.”


“오빠, 서운해요. 단 하루라도 오빠랑 같이 출근하고 싶었는데..”


선영이 나이답지 않게 토라진 척을 하자 건호가 소리 없이 웃었다. 지만도 못볼꼴을 보았는지 헛기침을 하며 냉장고 문을 열고 괜히 안을 뒤적였다.


“부회장! 그런 표정, 그런 얼굴이 너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샤비트가 펙폭을 날려 주자 선영이 울상이 되며 언니를 외쳤다.


“날 부른다고 하여 이 분위기가 바뀌지는 않는다. 부회장! 반성하도록!!”


끝내 지만이 웃음을 터트리자 선영이 진짜 토라져 나가려고 하였다. 건호가 그런 선영을 잡고 쇼파에 앉게 하였다.


“지금은 네가 알다시피 어렵고, 드라마나 끝나면 그때 하자. 그때는 이유 불문하고 꼭 할게.”


“그게.. 사실은.. 사정이 좀 있어요.”


한참 동안 선영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건호가 낮게 신음성을 내뱉었다.


“그러니까, 너희 부서가 상부에 찍혀서 수사를 전혀 못 하고 있다? 그런데 전에 그 사건하고 유사한 사건이 또 일어났는데 다른 부서에서는 이 사건을 수사할 의지가 없다? 이건가?”


“수사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 아니고, 증거를 따라서 CCTV에 잡힌 용의자를 기소하려고 하는 거죠.”


“다른 CCTV에도 용의자의 얼굴이 잡혔다며?”


“화질의 차이요.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한 화질과 그렇지 않은 화질의 차이가 판결 결과를 갈라놓을 거예요.”


“그럼 결국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뜻?”


“네.”


“일단 생각해 볼게.”


건호가 양보를 하자 선영도 더이상 건호를 밀어붙이지 않았다.


“아 참, 너희 어머니가 좋아하실만한 선물 없을까? 매번 얻어먹기만 하는데 인사도 못 드리고...”


“호.호.호. 있죠. 당연히!!”


선영이 활짝 웃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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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단역배우 +2 19.11.28 870 44 11쪽
61 구출 +2 19.11.27 887 42 12쪽
60 배려 +2 19.11.27 873 40 11쪽
59 박민정 +3 19.11.26 920 48 11쪽
58 라마즈 호흡법 +2 19.11.26 901 47 11쪽
57 탐색 +2 19.11.25 915 40 11쪽
56 납치 +4 19.11.25 888 42 11쪽
55 공갈 +3 19.11.24 920 40 10쪽
54 제갈민 +2 19.11.24 914 40 12쪽
53 기묘한 사건 +2 19.11.23 943 37 12쪽
52 특별수사본부 +2 19.11.23 945 39 11쪽
51 혜진 +3 19.11.22 968 45 10쪽
50 차진훈 +1 19.11.22 970 44 11쪽
» 수사 알바 +3 19.11.21 1,016 46 12쪽
48 돌파구 +2 19.11.21 971 54 10쪽
47 누가 오오테르인가! +3 19.11.20 974 43 11쪽
46 야치카 +2 19.11.20 967 37 12쪽
45 탈출 +2 19.11.19 1,005 53 13쪽
44 사쿤부족 +6 19.11.19 1,007 4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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