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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최강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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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연재수 :
1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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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56,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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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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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야치카

DUMMY

한편, 건호와 헤어져 서쪽으로 달리던 야치카의 일행들은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 하필 조우한 사쿤의 용사들이 부족장이 포함된 최강의 용사들이었던 것이다. 성인 남성 23명이 대항해 보았지만 사쿤의 정예 용사들 앞에서는 호랑이 앞에 고양이 신세였다.


그나마 야치카와 몇몇 노예들이 버텨주고 있어 대형이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그것도 얼마 남지 않은 듯 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어려서 노예가 되었다. 노예로 5년을 살다가 주인을 죽이고 도망을 쳤거늘 부족에게 돌아가보지도 못하고 다시 사쿤들에게 붙잡혀 노예가 되어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포기를 할까 생각했을 때, 오오테르라는 자가 나타나 자신을 구원해 주었다.


그에게는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똑같이 변장할 수 있는 신기한 능력이 있어 겨우 구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때, 그를 따라갔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십년 만에 보게 될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어 그와 헤어진 것이 이런 비극을 자초하였다. 야치카가 눈을 빛내며 주위를 살폈다. 자신은 죽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다시 노예가 될 수도 없었다. 자신은 자다란 부족의 유일한 후계였기에 부족으로 돌아가야 할 사명이 있었다.


“이랴!”


야치카의 말이 갑작스럽게 전투에서 이탈하자 그나마 가까스로 유지되던 대형이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 사쿤들이 노예들을 포위하였고 일부가 전투에서 이탈한 야치카를 뒤쫓았다.


부족장이 그런 야치카를 비웃었다. 화살을 날려 그를 잡을 수도 있었지만 그가 이런 깜찍한 짓을 한 원흉에게 자신을 데려다 줄 것이라 믿었기에 애써 살의를 참아내고 있었다.


**


대검찰청 특수수사본부.


선영은 심심했다. 자신의 사건을 승냥이때처럼 낚아챈 부장과 수사관은 아침부터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혜수 언니는 오늘 밤, 나의 오빠와 무언가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며 아침부터 보이지 않았다. 박소현이 놀아달라는 포스를 풍기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녀의 수다는 늘 사람을 질리게 만든다.


쾅!


사무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그냥 봐도 화가 끝까지 오른 차장검사가 들어왔다.


“최 본부 어디 갔어?”


딱히 누구에게 물었는지 알 수 없지만 대답은 검사인 자신이 해야 할 듯 싶었다.


“사건 관계로..”


“누가 마음대로 사건을 이첩 받으라고 했나?”


“네?”


“누가 특수본에서 마음대로 지청 형사부 사건을 이첩 받으라 했냔 말이야?”


선영이 당황한 얼굴로 자초지정을 설명했지만 차장 검사는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최 부장이 돌아오면 즉시 자신의 방으로 오라고 큰소리를 치며 나가 버렸다.


선영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박소현으로 향했다. 박소현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다.


“왜 그러는 거예요?”


“뻔하죠. 뭐! 최 부장님이 사건에 접근하는 걸 싫어하는 거죠.”


“그러니까 왜요?”


“그래야 최 부장님이 하루라도 빨리 옷을 벗으실테니까요.”


박소현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대답했지만 선영의 머릿속에서는 망치질이 계속되고 있었다.


‘안돼!!!!!’


분명 잘못된 길에 들어선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저 가시밭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차장검사의 반응을 보니 이 특수본에서 빠져나가기 전까지는 사건 기록 근처에도 가지 못할 것 같았다.


“아아..”


선영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들고 있을 때 휴대폰이 울렸다.


“네, 계장님. 잘 지내시죠?”


선영의 통상의 안부를 상대가 받아주지 않았다.


“네?”


선영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진짜 그 사건하고 완전 똑같습니다. 용의자가 CCTV에 잡혔는데, 아~ 글쎄! 사건 발생 시각에 똑같은 사람이 다른 곳에 있더라니까요?]


“거기가 어딘데요?”


[경찰서 유치장요.]


선영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자신을 이 늪에서 구원해 줄 동아줄이 방금 하늘에서 내려온 기분이었다.


“제가 갈게요. 금방 갈 거니까! 김 검사한테 사건 잘 들고 있으라고 하세요.”


선영이 핸드백을 챙겨 들고 사무실 밖으로 뛰쳐나가자 박소현이 다시한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인터넷 아이 쇼핑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아.. 이 냉장고, 저 세탁기, 그 침대! 진짜 사고 싶다. 아무래도 혼수를 장만하기 위해서라도 결혼을 해야겠어. 암!”


박소현이 결혼의 이유를 엉뚱한 곳에서 찾으며 지름신을 강신시키고 있었다.


**


말들이 지쳐 잠시 쉴 수밖에 없었다. 말들에게 풀을 뜯게 한 후, 한자리에 모여 물과 육포를 나누어 씹었다.


“우리 마을은 어디에 있어요?”


하루를 꼬박 달렸음에도 마을이 보이지 않자 불안하였는지 테무게가 물었다.


“아마도 오늘 밤늦게 도착할 수 있을 거야.”


“마을 사람들은 잘 있겠죠?”


“그럼, 사무르가 잘 지키고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사무르 형이 지키고 있다고 하니까 걱정을 하는 거예요.”


“녀석!”


건호가 테무게의 뒷통수를 두드려 주며 웃자 다른 아이들도 안심을 하는 듯한 얼굴이 되었다. 테무진이 뭔가 생각에 잠겨있다가 건호에게 눈치를 주었다. 건호가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나자 테무진도 건호의 뒤를 따랐다. 테무게가 테무진의 뒤를 따라가려고 하자 다른 아이들이 테무게의 손을 잡았다.


“왜?”


테무게가 작게 말하자 눈치 빠른 아이들이 고개를 흔들었다. 저 대화는 아무래도 두 형들끼리 해야 할 이야기인 듯 싶자 테무게를 붙든 것이다. 테무게도 그제야 눈치를 채고 자리에 앉았다. 테무진이 건호의 뒤를 따르다가 뒤를 돌아보곤 옅게 웃었다.


“애들이 이번 일로 많이 큰 것 같아요.”


“그러냐?”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말을 사달라고 때를 쓰던 아이들이었었는데...”


“너도 많이 큰 것 같구나.”


“네, 저두요.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두렵지만 허리를 곧곧하게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는 걸 깨닫게 되니 저도 모르게 허리가 펴져요.”


“어쩌면 그게 아버지들의 등이 아닐까?”


테무진이 말 없이 고개를 주억였다. 오는 내내 같은 생각을 했다. 혹시라도 오오테르가 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두려웠기에 그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다. 그러나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맹렬히 머리를 굴렸다.


오오테르가 없다면 안다(의형제)인 자신이 오오테르의 짐을 짊어져야 했으므로!


“추격은 여기서 끝이 아니겠죠?”


건호가 고개를 끄덕이자 테무진이 그럴줄 알았다는 듯 뒤를 돌아 저 멀리 펼쳐진 초원을 바라보았다.


“이 땅은 참 좋은 것 같아요. 하루를 달려왔지만 사막이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빈땅이네요.”


“이 땅은 사쿤의 영역이니까!”


“그러니까요. 이렇게 좋은 땅을 비워놓고 그들은 왜 약탈을 하는 걸까요?”


“강해지지 않으면 빼앗기는 게 테르 평원의 율법이니까.”


“이해할 수 없어요. 빼앗지 않아도 누구나 잘 살 수 있는데...”


“테무진! 누구나 다 그런 생각은 해. 내가 읽은 책에 그런 이야기가 나오더라. 아주 오래전 신궁이 이 땅을 지배하던 시절에는 모든 사람들이 모여 살았데. 그때는 약탈도, 노예도 없었다고 해. 하지만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풀은 부족해졌고 다시 사람들은 풀을 찾아 떠나야 했다고 하더라고.”


“무칸들처럼 농사를 지으면 되잖아요. 그럼 가축들을 먹일 풀들도 나올텐데...”


“그런 세상을 만들어 볼래?”


“제가요?”


“그래, 테르의 최고 용사인 오오테르의 이름으로!”


“그건 저보다 형이 더 잘 어울려요. 저는..”


“테무진아. 내일의 피바다를 막기 위해서는 오늘의 작은 칼부림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이유 없는 살인도 용납될 수 없지만 내 가족을, 내 부족을 지키기 위한 칼부림에도 망설임이 있어서는 안돼. 그게 이 평원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업보란다.”


“형이 하면 되잖아요.”


“물론 내가 할 거야. 하지만 만약에 내가 하지 못한다면.... 나머지는 안다인 너의 몫이야.”


“그런 말 무서워요. 형.”


“자식! 지금 당장에 그러라는 건 아니야. 이 형은 튼튼하다구!”


건호가 한팔로 테무진의 목을 움켜쥐자 테무진이 부끄러워했다.


“오늘 내가 너희들의 보호자가 되었던 것처럼 너도 언젠가는 네 등을 바라보며 달리고 있는 저 아이들의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


“네, 형! 명심할게요.”


건호가 사쿤의 칼을 건네주었다. 테무진이 이를 받아들고 칼집에서 칼을 꺼내 보았다.


“그 안에 너의 무게를 담아 휘둘러라. 나의 안다여!”


건호는 마치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걸 아는 사람처럼 테무진을 부추겼다. 이번 의뢰의 핵심은 야치카가 어린 오오테르를 죽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오오테르인 건호가 죽으면 이 의뢰는 실패인 것이다.


그럼에도 건호는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있었다. 건호만이 그 이유를 알겠지만 테무진의 가슴에 불안감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


야치카가 미친 듯이 말을 달렸다. 어느덧 사쿤의 말이 보이지 않게 되자 말의 속도를 줄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위를 살펴보니 오오테르 일행들과 헤어진 장소였다. 사쿤의 위험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사쿤의 본거지 가까운 곳으로 도망을 친 것이었다.


“빌어먹을..”


야치카가 다시 말에 올라타 오오테르가 달렸단 방향으로 말을 몰았다.


야치카가 사라지고 얼마 후, 한 무리의 말들이 야치카가 잠시 머물렀던 곳에 도착하였다.


“저쪽으로 간 모양입니다.”


“그래? 기껏 달려온 곳이 여기란 말이지.”


부족장이 야치카를 비웃었다.


“그럼 그 노예 놈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거리를 두고 뒤를 쫓기로 한다.”


다시 한 무리의 말들이 해가 지고 있는 서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벌써 해가 졌다. 말들은 기계가 아니므로 쉬어야 만이 다시 달릴 수 있었다. 게다가 겁이 많은 말들은 해가 지면 시야를 잃어 예민해지기에 작은 소리에도 날뛰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아직 어린아이들이 말을 몰고 있기에 그런 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다.


이에 테무진이 쉴만한 장소를 물색했다. 요행히 작은 샘이 있는 초원을 찾아 그곳에서 야영을 하기로 하였다.


밤이 되면 쌀쌀해지므로 모닥불이라도 피워야 했지만 워낙 탁 트인 곳인지라 불을 피우면 적들의 눈에 금방 노출이 될 것이므로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추위를 이겨내야 했다. 수통에 물을 보충한 후, 말들에게도 물을 먹였다.


샘을 발견한 덕에 물은 충분했지만 육포는 거의 남지 않았다. 첫날 건호가 충분히 준비한다고 했지만 인원이 상당하였고, 야치카 등에게도 식량을 나눠줘야 했기에 내일까지 버틸 수는 없을 듯 싶었다.


하지만 건호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건호의 예상대로라고 하면 내일 점심이 지날 무렵에는 사쿤과 라이벌 관계에 있는 네겔 부족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된다. 아마도 마을 사람들은 이미 네겔 부족의 영역으로 들어가 네겔 부족과 협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건호가 양을 팔아 식량을 구입한 것도 네겔 부족과의 협상을 염두해 둔 것이었다. 네겔 부족은 자체적으로 농사를 짓지 않아 식량이 많이 부족한 대부족이었다. 하여 늘 식량 가격치 비쌌다. 무칸에서 양 20마리의 가치가 있는 식량이라면 네겔에서는 양 30마리 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1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먹고 살기에 양 20마리와 자신들이 가지고 가는 말 10필은 터무니없이 적은 수였지만 세월이 지나면 양들은 자라 새끼를 칠 것이기에 2년, 아니 1년만 잘 견뎌 준다면 수렌 부족은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잠이 들지 못했던 건호 곁으로 테무진이 다가왔다.


“왜 안자고?”


“말 발굽 진동이 느껴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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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공갈 +3 19.11.24 920 40 10쪽
54 제갈민 +2 19.11.24 914 40 12쪽
53 기묘한 사건 +2 19.11.23 943 37 12쪽
52 특별수사본부 +2 19.11.23 945 39 11쪽
51 혜진 +3 19.11.22 968 45 10쪽
50 차진훈 +1 19.11.22 970 44 11쪽
49 수사 알바 +3 19.11.21 1,015 46 12쪽
48 돌파구 +2 19.11.21 971 54 10쪽
47 누가 오오테르인가! +3 19.11.20 973 43 11쪽
» 야치카 +2 19.11.20 967 37 12쪽
45 탈출 +2 19.11.19 1,005 53 13쪽
44 사쿤부족 +6 19.11.19 1,007 4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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