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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최강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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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119,694
추천수 :
4,510
글자수 :
656,571

작성
19.11.20 12:00
조회
973
추천
43
글자
11쪽

누가 오오테르인가!

DUMMY

건호가 바닥에 귀를 대고 눈을 감았다. 아주 미약하게 말 발굽 소리가 났다. 진동으로 보아 말의 수는 2마리를 넘지 않았다. 몸을 돌려 말의 상태를 보았다. 서너 시간 휴식을 취한 후라 어느 정도 피로가 가신 듯했다.


테무진이 잠이든 아이들을 깨우는 사이 건호가 활과 화살을 꺼내 들고 말이 달려오는 곳으로 시위를 당겼다.


“기다리시오. 적이 아니오.”


야치카였다. 건호가 야치카가 달려오는 그 뒤편을 바라보았다. 야치카를 따르는 이들은 없는 듯 했다.


“히히히힝.”


야치카가 급히 말을 세우자 말이 코 울음을 터트리며 앞발을 높게 쳐들었다.


“워워..”


건호가 말 등을 두드리며 진정을 시키는 사이 야치카가 말에서 뛰어내렸다.


“다행이오. 당신을 찾지 못하는 줄 알았소.”


“어떻게 된 거지? 같이 갔던 사람들은?”


야치카가 고개를 흔들었다. 건호가 야치카의 몸을 살피더니 칼을 뽑아 들었다. 야치카가 당황한 눈이 되어 뒤로 두어걸음 물러섰다.


“일행들을 버린 거냐?”


“...그..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일행들이 죽었다면 너 역시도 성하지 못했을 텐데 다친 곳 하나 없구나.”


“그게 아니오. 우리는 사쿤의 족장과 정예부대를 만났소. 다 들 죽어갔고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그래서 그들을 버린 것이냐?”


“나는... 나는.. 살아야 하오. 자다란이 날 기다린단 말이오.”


“자다란이 위험에 빠지면 넌 또 자다란을 버릴 것이다. 너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또 다른 핑계를 대며.”


“아니요. 나는.. 아니오.”


“글쎄, 너는 너의 비겁함을 스스로 증명했다. 그런 너를 누가 믿고 너의 등을 따르겠는가?”


“아니오! 그런 것이 아니오!”


“형, 큰일 났어요. 적들이 쫓아와요.”


테무진이 다급한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이런!! 모두 말에 오른다.”


야치카가 다시 자신의 말 위로 오르려고 하자 건호가 야치카를 잡았다.


“왜? 왜 그러시오? 설마 나를 버릴...”


“내 말을 타라. 그리고 한 가지를 약속해라.”


“뭐요?”


“저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그를 지켜라.”


“나는 내 부족으로...”


“네 부족으로 돌아가는 건 그 다음이야. [어린 오오테르가 성년이 될 때까지 야치카 네가 그 곁을 지켜라!] 약속할 수 있겠나?”


“나는... 나는...”


“약속할 수 있겠나!!”


건호가 강하게 추궁하듯 되묻자 야치카가 다른 이들을 먼저 말에 태우고 있는 테무진을 돌아보았다.


“약속하겠소!”


“지금부터 너희들은 남쪽으로 달린다. 새벽까지 달린다면 네겔의 영역에 도착할 것이다. 그래도 방심하지 말고 네겔의 마을까지 쉬지 말고 달려라. 가다가 마을 사람들을 만난다면 그들에게도 달리라 명하라. 이것이 나의.. 오오테르의 명이다.”


“형!”


“달려라. 나를 부족장으로 인정하는 자들이라면 뒤를 보지 말고 달려나가라.”


건호가 야치카의 말에 올라 탄 후, 이곳을 향해 달리는 이들을 향해 말을 몰았다.


“형!”


“나의 안다여! 내가 죽으면 나의 이름은 누가 가지는 것이냐?”


“나 테무진이 위대한 칸 오오테르의 이름을 이을 것이다!”


“너는 누구냐!”


“나는 테르평원을 지배할 위대한 제왕 오오테르다!”


“오오테르가 마지막으로 명한다. 달려라, 오오테르여!”


테무진이 눈물을 흘리며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테무진 일행이 떠나간 그 자리에 건호가 섰다. 그리고 얼마 후, 백여 기의 말들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섰다.


“용감한 놈이군.”


사쿤의 부족장이 건호를 노려보았다.


“많이도 모아오셨네.”


건호도 비릿하게 웃었다.


“곧 죽을 놈이 입은 살아 있군.”


“글세, 혀를 반쯤 빼놓은 지친 말로 과연 나를 따라올 수 있을까?”


건호의 말에 부족장이 움찔하더니 건호의 말 상태를 보곤 피식 웃었다.


“네 놈 말은 곧 쓰러질 것 같은데... 말을 바꿔탄 것이냐? 그 비겁한 놈을 살리겠다고?”


“그러게 말이야. 굳이 그런 놈을 살리겠다고 내가 말을 바꿔 탔어.”


건호가 이죽거리자 부족장이 손을 높이 들었다가 앞으로 내 쏘자 검을 든 사쿤의 용사들이 건호를 향해 달려 들었다. 건호가 말 머리를 돌려 동쪽으로 달리며 활을 쥐었다.


휙..


휙..


휙..


순식간에 화살 세 대가 허공을 갈랐다. 어두운 밤에 정확히 날아오는 화살을 피할 용사는 없었다. 최고의 용사라는 사쿤도 피하지 못한 오오테르의 화살이었다.


주인을 잃은 말들이 투레질을 하며 그 자리에 멈춰섰고 방금 전까지 함께 웃고 있던 용사들의 사체를 밝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쿤들이 있었다. 다시 화살이 쏘아지자 앞서 달리던 용사들이 말에서 떨어졌다.


그러나 사쿤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건호를 쫓았다. 활통에 화살을 가득 채워놓았건만 건호의 화살은 금세 동이 나고 말았다.


“후우...”


건호가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 이대로 말이 버티는 그곳까지 도주를 할 것인지 아니면 이 자리에서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벌 것인지 고민을 해야 했다. 그러나 건호가 고민을 채 마치기도 전에 부족장을 향해 말머리를 돌려야 했다.


부족장과 정예 용사들이 테무진 일행을 쫓기 시작한 것이다.


하루종일 초원을 달린 말들이 네시간동안 먹고 쉰 말들의 지구력을 따라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쿤의 말들은 전투마로 훈련된 말들이다. 앞으로도 최소 두어 시간은 더 달릴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두 시간 동안 사쿤들에게 뒤를 내주지 않는 것이 관건이었는데 승마 실력만 놓고 본다면 수렌족의 아이들은 사쿤들을 따라갈 수 없었다.


건호가 칼을 뽑아 들고 부족장 일행에 바짝 붙어 정예 용사의 말을 노리고 들어갔다.


서걱..


건호가 기예를 하듯 말 옆구리에 달라붙어 정예용사들의 말에 상처를 냈다. 벌써 말 두 필이 풀썩 쓰러졌다. 이를 발견한 정예 용사가 칼을 뽑아 들어 건호를 베려 하였다. 건호가 몸을 더 낮춰 칼을 피한 후 다시 말의 뒷다리 허벅지를 노렸다.


서걱..


뒤에서 들리는 요란한 소리에 부족장이 말을 멈춰 세우자 건호가 그대로 부족장 일행을 통과하여 앞서 나갔다. 건호를 뒤쫓고 있던 수십의 용사들도 건호의 뒤를 쫓았다.


“성가신 놈이군. 여기서 저놈을 해결하고 노예들을 붙잡는다.”


건호와 용사들이 마상에서 칼을 맞대었다. 건호가 밀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용사들은 건호의 일 검도 받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건호의 삼재검법은 현실에서의 수련으로 3성을 넘어선 상태! 마적질을 하는 근육덩어리들과는 격이 다른 검이었다.


건호에게도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일단 말을 다루는 솜씨가 사쿤들에 비해 한참 모자랐기에 말 위에서 자유롭게 검을 휘두르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용사들의 피해가 커지자 부족장이 인상을 구기며 정예 용사들을 앞으로 내보냈다. 용사들이 건호를 에워싼 채 거리를 벌려 커다란 공간을 만들었다. 정예용사들이 그 사이로 들어와 건호를 포위하였다. 건호가 이중으로 포위된 형국이었지만 건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자!! 다 함께 죽어보자고!”


건호가 말에서 내리자 정예 용사들이 코웃음을 치며 말에서 내렸다.


1대 30의 싸움이 건호의 선방으로 시작되었다.


건호와 정예용사들의 칼부림을 지켜보던 부족장이 혀를 찼다. 이제 겨우 성인이 되었을 것 같은 어린 남자가 정예 용사 30명을 상대로 밀리지 않고 싸우고 있었다. 테르 평원의 제 1 용사라고 불리는 얀쿤 조차도 저 나이 때 저런 실력을 가지 진 못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순간 욕심이 났다. 이제 나이가 들어 노회의 길에 접어든 얀쿤 대신 저 남자를 자신의 발 밑에 두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저 어린 남자는 누구에게도 굴복할 자가 아니었다.


초원을 홀로 어슬렁거리는 백랑같았다.


백중세였으나 인간인 탓에 결국 지치게 될 것이고 틈이 벌어질 것이다. 백여합이 끝났을 때, 정예용사 두 명이 쓰러졌다. 그렇다고 건호가 무사한 것은 아니었다. 팔과 옆구리에 검에 스친 작은 상흔이 생겼다. 지친 탓에 회피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다시 백여 합이 흘렀을 때, 정예용사 10명이 바닥에 쓰러졌다. 건호 역시 피투성이 되어 있었다.


“클클클.. 재밌구나. 재밌어. 이게 검을 잡는 즐거움인가?”


건호가 칼을 바닥에 박아놓고 숨을 몰아쉬면서도 늑대와 같은 울음을 터트리자 용사들이 움찔거렸다. 저런 기백은 저렇게 어린 나이에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자... 다시 해보자고. 너희들이 죽는지, 내가 죽는지.”


건호가 칼을 휘두르며 달려들자 정예용사 하나가 움찔하더니 뒤로 물러섰다. 사쿤의 정예는 죽으면 죽었지 적에게 등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그런 정예가 뒷걸음질을 쳤다.


푸욱...


도망을 치려 하였으나 건호의 검을 피하지는 못했다. 건호의 눈이 달빛에 반짝였다. 깊고 고요한 그 눈빛에 붉은 기운이 일렁였다. 하얀 달빛에 비치는 건호의 얼굴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크크크..크크크”


건호의 혈검이 하늘에서 춤을 췄다.


“야...야차다.”


넓게 건호를 에워쌌던 용사들이 혼비백산하여 말을 뒤로 물렸다. 부족장도 낮은 침음성을 흘려냈다.


정예용사들이 힘을 내어 싸웠지만 기세를 탄 건호의 검을 막아내지 못했다. 이백여합이 끝났을 때, 초원에 서 있는 이는 오직 건호뿐이었다.


“화...활을 가져와라.”


부족장이 황급히 활을 받아 들더니 건호에게 활을 쏘아댔다. 건호의 왼팔에 화살이 꽂혔지만 건호는 아랑곳하지 않고 부족장을 향해 달렸다. 부족장이 미쳐 활을 겨누지 못하고 말을 뒤로 물렸다.


“죽어라!”


건호가 뛰어올라 말의 목을 베어버렸다. 말이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부족장도 바닥을 굴러야 했다.


“주..죽여라. 이놈을 죽여라.”


넋이 나가 있던 용사들이 황급히 건호를 에워싸고 검을 내질렀다. 그 사이 부족장이 구출되어 멀찌감치 뒤로 물러났다. 말에 올라탄 용사들은 건호의 낮은 자세에 검을 제대로 휘둘러보지도 못하고 말에서 굴러떨어져야 했다.


테르 평원의 무법자들이라고 불린 사쿤의 용사들이 건호에 의해 괴멸되었다. 이제 남은 숫자는 불과 여섯.


많은 피를 흘린 건호가 오른쪽 무릎을 바닥에 집은 채 괴기스러운 웃음을 흘리자 남은 용사들이 부족장을 말에 태우고 도주를 시작했다.


“흘흘흘... 어리석고 미련한 놈들...”


사쿤들의 말이 보이지 않게 되자 건호가 가면을 벗어 칼로 반을 잘라버리더니 크게 포효하였다. 그리고 얼마 후, 건호의 몸이 그대로 쓰러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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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특별수사본부 +2 19.11.23 945 39 11쪽
51 혜진 +3 19.11.22 968 45 10쪽
50 차진훈 +1 19.11.22 970 44 11쪽
49 수사 알바 +3 19.11.21 1,015 46 12쪽
48 돌파구 +2 19.11.21 971 54 10쪽
» 누가 오오테르인가! +3 19.11.20 974 43 11쪽
46 야치카 +2 19.11.20 967 37 12쪽
45 탈출 +2 19.11.19 1,005 53 13쪽
44 사쿤부족 +6 19.11.19 1,007 4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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