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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르다시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로 간 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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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차르다시
작품등록일 :
2021.07.26 01:46
최근연재일 :
2022.05.16 16:05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9,872
추천수 :
58
글자수 :
236,499

작성
21.08.11 20:20
조회
410
추천
5
글자
13쪽

4.왜 그걸 이제 말해ㅡㅡ;

DUMMY

“도···도련님”


“예?”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이었다.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 들었다. 마침 지하실 문이 열리고 병사가 들어왔다. 크리스가 활을 겨눴던 병사였다. 감옥으로 다가가와 문을 열자 해코지를 하는 것이 아닌지 덜컥 겁이 났다.


“나와라.”


병사가 언짢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잔뜩 겁에 질린 체 감옥을 나와 병사를 따라나섰다. 계단을이용해 건물 위로 가는 것이 당장 처형장으로 가는 것은 아닌 듯했다. 이층으로 올라가 구석에 있는 방으로 들어서니 잡다한 물건들이 창고처럼 쌓여 있고 가운데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칫, 운 좋은 줄 알아라”


경고 썩인 말을 남긴 병사가 몸을 돌렸다. 크리스는 병사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멀쩡하게 살아있는 김신에게 정신이 팔렸다.


“선생님.”


“그래. 이쪽으로 오거라.”


감정이 북받친 크리스가 또다시 눈시울을 불켰다. 한편으로는 어떻게 된 일인지 의문이 들었다.


“선생님.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나중에 얘기해 주마. 우선은 이것부터 좀 정리해 주거라.”


김신이 옆에 앉아 있는 시종의 눈치를 살폈다. 얼떨결에 종이를 받아 든 크리스는 이야기를 나눌 새도 없이 김신이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 크리스가 자료를 종류에 맞게 나누고 김신이 자료를 읽고 시종이를 이를 받아 적었다.


김신이 시종이 적는 것을 어깨너머로 살펴보았다. 시종은 그것이 좀처럼 신경 쓰였다.


“왜 그러시오.”


“아니요···”


김신은 글이 배우고 싶었다. 하지만 알려 달라고 한들 가르쳐 줄리가 없었다. 아쉬운 마음에 계속 시종의 글을 살피게 됐다. 식사 시간이 되자 시종이 빵과 과일을 가져왔다. 식사가 끝나고 잠깐 휴식 시간이 주어졌지만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것 말고는 함부로 밖을 나갈 수 없었다. 건물의 입구와 각 층마다 보초를 서는 병사들이 출입을 통제하니 감옥과 별반 다를 다가 없었다.



알레드는 재정을 마련할 천금 같은 계획을 바브르에게 알렸다. 다만 김신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바브르는 좋은 생각이라며 알레드를 추켜세웠지만 막상 의견을 물으니 “알레드 자네가 더 잘 알지 않나.” 라며 역시나 무능한 태도로 일관했다. 부모를 잘 만나 작은 마을 영주라도 하는 것이지. 정말이지 할 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놈이었다.


“알레드님 부르셨습니까?”


경비대장 프레이드가 서재에 들어섰다. 장신의 체구와 예리한 눈은 누가 보아도 무인의 풍모였다. 하울드 같은 촌구석에 있기에는 실력이 가까운 자였으나 그는 출세에 대한 욕심이 없었고 고향을 지키는 것에 자부심이 컸다.


“앉게.”


프레이드가 자리에 앉자 마음이 급한 알레드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체우스산맥을 좀 가줘야겠네.”


갑작스러운 알레드의 요구에도 프레이드는 크게 황당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산맥을 개발해볼 생각이네.”


“산맥의 개발은 수익성이 떨어지던 것 아닙니까?”


프레이드 또한 산맥을 몇 번 가봤기에 몬스터의 위험과 지형의 험준함을 알고 있었다.”


“걱정하지 말게 가능성이 있는 구역을 봐 두었네.”


알레드는 미리 병사를 보내 확인하였던 위치를 알려주며 처리해야 할 몬스터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울드울프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고블린은 무리를 지어 생활하기 때문에 많은 병력을 필요로 했다.


“일이 중요한 만큼 자네가 직접 병력을 지휘해 주게.”


“준비가 되는 대로 가겠습니다.”


하울드는 조용한 변두리의 마을이기에 큰 싸움이 없었다. 프레이드는 오랜만에 맡게 된 전투에 오히려 마음이 설렜다.



해가 저물어서야 시종이 자리를 일어섰다. 곳 잠자리에 들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조금의 여유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식사량도 형편없고 종일 창고 안에 갇혀있으니 산맥이 그리웠다. 잠자리 또한 창고 안에 마련되어 그야말로 창살 없는 감옥이었다.


모든 정황을 들은 크리스는 김신의 지혜가 놀랍고 마냥 대단해 보였다. 하지만 김신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선생님 왜 그러십니까.”


“이제 그 귀족이 병사를 보내 내가 말한 곳을 개발하려 들것이다. 개발을 성공한다 해도 얻게 되는 자원을 산맥 사람들에게 나눠 줄리 없으니 전보다 생활이 팍팍해 질 것이다. 그리고···”


그랬다. 저들이 얻어진 자원을 그냥 내 줄리가 없었다. 노동력을 제공한다 해도 그 삯 충분히 쳐줄 리가 없었다. 그랬다면 크리스의 가족이 마을을 벗어나 살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또 무엇이 있습니까?”


김신이 답답한지 창밖을 내다보며 머리를 짚었다.


“내가 알려준 땅 말이다. 고블린이 출몰한다는 땅.”


“그 개간하기 좋다는 평평한 땅이요?”


“그래. 뭐 생각나는 것이 없느냐?”


“뭐, 저도 깜짝 놀랐어요. 계곡 근처에 그렇게 좋은 땅이··· 고블린이 살고···”


무언가 떠오른 듯 크리스의 입이 닫지 못했다. 다급히 창밖을 내다본 크리스가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선생님 설마···”


“아직 시간이 있다. 방법을 찾아보자.”


크리스 또한 머리를 싸맸고 그날 둘은 밤이 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프레이드는 이틀이 지나서 마을을 나섰다. 일흔 명의 경비병을 선출했고 이는 모든 경비 병력의 삼분의 일 가량이었다. 모두 산맥에서 야영을 해야 했기에 물자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많은 병력을 이동하는 것이 조금 부담되지만 그만큼 일을 안전하고 빠르게 처리할 요량이었다.


많은 병력들이 산을 올라오자 이를 발견한 산맥 사람들이 모두 집으로 숨어들었다. 얼마 전에도 사람을 잡아갔기에 이번에도 누군가 잡혀갈 거란 생각이 든 것이다.


프레이드는 먼저 병력을 둘로 나누어 스무 명은 살루르바가 자란다는 곳으로 가 보냈다. 그리고 나머지 병력은 자신이 통솔하여 고블린이 출몰한다는 평지로 향했다. 이동하는 중간에 크로니울프와 마주쳤지만 금세 달아나기 일쑤였다.


중무장을 하고 산을 오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힘겹게 가파른 산을 오르는 데 얼마 지나지 않아 거짓말처럼 눈앞으로 평평한 초지가 펼쳐졌다. 모두들 평지가 반가웠다. 출몰한다는 고블린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긴장을 놓지 마라. 아직 안심할 수 없다.”


프레이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열의 끝으로 고블린 여섯 마리가 달려들었다.


“고블린이다!”


성인 키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단도를 들고 날렵하게 움직이는 고블린은 결코 방심할 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가장 먼저 고블린과 맞닥뜨린 병사가 하단으로 공격해 오는 고블린을 방패로 쳐냈다. 몇몇 병사들은 칼을 휘둘렀고 속도를 살린 고블린이 이를 피해내고 대열로 파고들었다.


“등을 보이지 마라!”


병사의 뒤로 돌아간 고블린이 등을 타고 올라가 짧을 칼을 들어 올렸다.


푹-


어느새 대열 끝으로 온 프레이드가 병사에 등에 매달린 고블린에게 칼을 쑤셔 넣었다.


“서로의 뒤를 지켜라!”


프레이드는 뒤에 눈이 달린 것인지 자신의 뒤로 달려드는 고블린을 보지도 않고 베었다. 순식간 고블린 두 마리를 쓰러졌고 병사들도 하나 둘 고블린을 쓰러뜨렸다. 마지막 남은 고블린의 가슴에서 검을 뽑아낸 병사가 주위를 살폈다.


“모두 해치웠습니다.”


다행히 가벼운 상처를 입은 자도 없었다. 가벼운 전투였지만 누구 하나 다친 이가 없어 모두들 사기가 올라왔다.


“좋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주위에 불을 놓고 막사를 세운다.”


프레이드 역시 나쁘지 않은 출발이라 생각했다. 잠시 후, 계곡으로 갔던 병사들 역시 코로니 울프 두 마리를 잡았다는 소식을 가지고 왔다. 출발이 순조로웠다.


병사들이 잡은 코로니울프 가지고 고기를 구웠고 모두들 소풍이라도 나온 듯 즐거워 보였다. 고기를 한 점 집어먹은 프레이드도 산맥 생활도 나쁘지 않은 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밤중에는 별다른 공격이 없었기에 프레이드는 개운하게 몸을 일으켰다. 이제는 주변을 수색하면 몬스터를 소탕할 생각이었다. 고블린의 무리는 보통 30마리 전후 어제 처치한 고블린 여섯 마리를 제하면 이제 삼십 마리도 안 될 것이다.


먼저 막사에 최소 인원을 남기고 나머지는 병력은 주위를 수색하게 했다. 이번에는 병사들이 먼저 고블린을 발견했다. 십여 마리 이상으로 보이는 고블린이 숲속에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활을 든 병사들이 일제히 화살을 쏘았다.


툭툭툭-


몇 마리가 그 자리에 그대로 꼬꾸라졌고 공격을 알아 첸 고블린 들은 놀라 도망쳤다. 곧바로 병사들이 뒤를 쫓았고 상처 입은 고블린은 멀리 가지 못하고 칼을 맞았다.


“얼마나 잡았지?”


“열세 마리 잡았습니다.”


어제 잡은 것과 합하면 벌써 절반은 해지 운 것이었다. 그 후로도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왜 진작에 오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생길 정도였다.



알레드는 서재 창문으로 전서구가 날아들었다. 비둘기 다리에 묶인 편지를 확인한 알레드의 얼굴은 화색이 돌았다. 체우스 산맥으로 간 프레이드가 몬스터를 대부분 정리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제는 발견되는 몬스터의 없다는 것이었다. 프레이드가 산맥으로 떠난지 닷세만이었다.


프레이드가 일흔이나 되는 경비병을 선출했을 때만 해도 적잖은 부담이었다. 내색하지 않지만 마을에는 바브르를 지지하지 않는 귀족들도 있었다. 세력이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런데 다친 병사도 하나 없다 하니 마음이 편했다.


‘역시 프레이드를 보내길 잘했어’


알레드는 곧바로 답장을 적었다. 산맥사람들을 이용해 땅을 개간하게 하고 병력은 최소단위만 남기고 철수 하라는 내용이었다. 이제 그 땅에서 나오는 것은 모두 가문으로 몫이었다. 벌써 곳간이 차는 것처럼 마음이 든든했다.



답장을 받은 프레이드는 병사들을 시켜 산맥사람들을 모았다. 그런데 사람들을 데리러 같던 병사들이 빈손으로 돌아왔다.


“대장님 사람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떠난 것 같습니다.”


“멀리 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프레이드는 좀 더 수색을 하고 부족한 인원을 마을에 요청하기로 했다. 해가 저물 때까지 수색했지만 발견된 사람은 없었다. 결국 다음날 마을에 인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병사들은 계획보다 빨리 산맥을 떠나야 한다고 하니 조금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일이 생각보다 순조로웠고 부상자도 없으니 그야말로 소풍 나온 기분이었던 것이다.


프레이드역시 아쉬운 마음에 밖으로 나와 밤바람을 쐤다. 밤하늘에 떠오른 보름달이 무척이나 환했다. 무심코 바라본 산맥 위쪽으로 사람의 형상이 보였다. 사람 치고는 조금 커 보이기도 했다.


오우우-


늑대 울음소리 보다 크고 날카로운 소리에 털이 쭈뼛 돋았다. 인형은 무서운 속도로 산을 뛰어내려 오고 있었다.


“젠장!”


프레이드 고함을 지르며 야영지를 뛰어다녔다.


“모두 일어나 무기를 갖춰라!”


갑옷을 다 갖추지 못한 병사들이 무기가 든 채 비몽사몽 밖으로 빠져나왔다. 프레이드의 다급한 외침에 화답이라도 하는 듯 사방으로 소름 끼치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같은 시간 창밖으로 떠오른 보름달을 본 김신과 크리스는 베어울프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 땅은 보름달이 뜨면 베어 울프의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산맥 사람들은 그곳이 베어울프가 짝을 찾아 모이는 곳이라 짐작하고 있었다. 일종의 무도회장이 열리는 것이었다.


“선생님 지금쯤 베어 울프가 나타났을 거예요.”


“그래 알고 있다. 아무래도 이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구나.”


김신이 품에서 숨겨 두었던 부싯돌을 꺼냈다. 창고를 뒤지다 발견한 것이었다.


“문쪽으로 물러나 있거라.”


자료를 모두 태우려고 생각하니 아쉬웠다. 하지만 내일이면 귀족들이 자신을 죽이려 드는 것은 안 봐도 뻔한 일이었다. 부싯돌을 때려 종이에 불을 붙였다. 작은 불씨가 순식간에 종이를 모두 태우고 테이블을 집어삼켰다. 어느새 연기가 자욱하게 창고를 가득 채웠다.


“불이야!”


김신과 크리스가 문밖으로 뛰어나가며 소리쳤다. 보초를 서던 경비들이 달려와 불길에 휩싸인 창고를 보고 우왕좌왕 움직이기 시작했다. 불길이 거세지자 김신과 크리스를 잡고 있던 병사도 물을 기르기 위해 뛰어나갔다.


“너희도 도와라.”


병사를 따라 별채 밖으로 나온 김신과 크리스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부리나케 도망쳤다. 병사들이 별체로 모여든 탓에 정문의 경비가 허술했다. 플레이드가 산맥으로 병력을 끌고 간 탓이기도 했다. 생각보다 손쉽게 정문을 빠져나왔다. 밖에서 바라본 별채의 윗부분이 모두 불길에 휩싸여 타고 있었다. 크리스가 무언가 생각이 난 듯 다급히 외쳤다.


“선생님, 감옥에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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