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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전장에서 살아남는 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하우프
작품등록일 :
2020.05.11 19:23
최근연재일 :
2020.06.09 22:41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6,589
추천수 :
219
글자수 :
132,491

작성
20.06.06 23:28
조회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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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22화 주르족 토벌(1) - 동쪽봉우리

DUMMY

“볼턴님 안달트에서 넘어온 건 세 놈이랍니다.”

“세 명?”

“네 그렇습니다. 맨스를 돕는 놈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볼턴은 맨스와 함께한 이들에 대해 고민했다. 도대체 무슨 연유로 그를 도울까 하는 것이다.


“분쟁지역에서 건너 온 놈들인가?”

“아닌 것 같습니다. 늙은이와 젊은 사람이었다던데..”


더 알기 어려운 조합에 볼턴은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이거 말고 더 알아낸건 없어? 어디로 갔는지 말이야.”

“저 산길로 올라갔답니다.”

“관문이 막혀서 그랬나보군.”

“그런것 같습니다.”


볼턴은 그들이 지났다는 길로 눈을 돌렸다.


“근데 저 연기는?”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더 심하게 있었다는 걸 보니 불이 난 모양입니다.”

“그래? 저리로 가봐야겠다.”


볼턴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산길을 따라가기로 정했다.


“저기로 가면 분쟁지역 놈들과..”

“맨스를 못잡으면 우리도 끝이야.”


볼턴은 제3황자의 눈빛을 기억했다. 실망의 눈빛이 아니었다. 조금의 감정도 없는 고장난 기계를 대하는 듯한 차가운 눈빛.


‘놓치면 버림받는다.’


볼턴은 본능적으로 느꼈다. 제3황자는 사람을 버리는데 익숙한게 아니라 물건을 버리는데 익숙한 사람이라는 것을.


***

촤-악


주르족 한 명이 정확히 반으로 갈렸다.


“?!”


샥-


그리고 나머지 한명은 목이 달아나 버렸다.


조심스레 칼을 집어넣는 것은 맨스였다.


“그러길래 조심하라고 했잖습니까.”

“언제?”

“그..”


필릭스와 로메로는 무기 없이 두 명의 주르족과 치열하게 싸우기 직전, 맨스가 산적 뒤에 나타나 이 둘을 순식간에 제거해 버린 것이다.


“아무튼 도와준건 고마운데 다데려오면 어떻하냐?”

“그건.. 이런 일이 있을까봐.”

“잘하는 짓이다 잘해.”

주르족을 잘안다고 하는 맨스가 바인을 설득해 병사들을 모두 데리고 와버렸다.


“너무 그러지마라. 걱정되서 왔구만.”

“저쪽에서 해야할게 얼마나 많은데..”


바인은 필릭스를 자제시키려 했다. 너무 나무라기만 하면 사기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걱정마세요 여기 나무도 괜찮습니다.”

“괜찮기는 이 산적들 때문에.. 잠깐.”


필릭스는 산적들의 시체를 둘러보고는 승리를 확신했다.


“오늘 해야겠다.”

“뭘요?”

“오른쪽 봉우리 점령.”

“네? 저 봉우리만 200명 되보이는데요?”


필릭스의 점령선언은 가히 미친짓에 가까웠다. 하지만 반항하는 사람은 없었다. 계약서와 계약파기시 벌칙을 집행시켜 줄(?) 바인과 맨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

“그러니까 저 사이로 가자고?”

“에이 아버지 안죽어.”

바인은 화살세례가 얼마나 무서운지 몸으로 겪은 세대다. 무자비하게 하늘에서 쏟아내려지는 화살비는 방패로 막는 것외에는 피할 방도가 없다.


“뭘 안죽냐 위 아래로 활 맞아 고슴도치 되겠구만.”

“그러니까 지금 나무 베는거 아니야 화살 막으려고.”

“이걸 들고 다닌다고? 다 들킨텐데?”


당연한 이야기다. 이 거대한 나무판자를 들고 반대편 봉우리로 건너가면 뻔하게 다 보인다.


“아니 안들켜.”


필릭스는 주르족의 옷을 가르켰고, 바인은 단번에 이해했다.


***

“저거 뭐냐?”


동쪽 봉우리 산중턱 즈음에 앉아있는 두 주르족은 개울을 건너 작은 봉우리에서 넘어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봤다.


“뭔데? 어? 뭔 나무를 들고 오는데?”

“저지대 놈들은 저런걸로 무슨 벌이가 된다던데.”

“멍청한 놈들이라니까. 그냥 돈같은거나 뺏으면 되는걸.”


산중턱에 머무르는 자들은 모두가 약탈 외에 일은 하지 않았다. 보통 산길에 상인이 들를 때면 통행료가 아닌 약탈을 한다.


“그러게 말이야. 근데 저렇게라도 해야 우리가 더 뺏어먹긴 하지.”

“그건 그래 그렇지?”


하지만 약탈할 대상이 없을 땐, 저지대 사람들의 것을 뺏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그들의 행동에 저지대는 저항하지 못했다.


“그런데 포로가 왜 저기에서 잡혔지?”

“어?”

“무기 챙겨!”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산중턱에 주르족은 재빠르게 필릭스 일행이 개울을 건너는 곳으로 달려들었다.


***

“잠깐 멈춰”

“뭡니까?”


주르족의 옷을 입은 필릭스가 멈추라는 주르족의 말에 대꾸를 했다.


“아니 저지대 놈이 감히 여기 브로치 안보여?”


주르 족은 산모양에 붉은 줄이 중앙에 그어져 있는 브로치를 보였다. 그러자 필릭스는 자신의 옷에 붙은 브로치를 확인했다.


‘산 아래쪽 붉은 줄이라..’


필릭스는 비효율적인 진지 배치의 이유가 계급의 차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몰라뵈었습니다. 야 다 고개 숙여 임마!”

“요즘 저지대놈들과 다르게 예의는 바르구나.”

“네.. 근근히 먹고 살려면 그래야하니까요.”


두명의 주르족은 고개를 숙인채 말하는 필릭스와 아직도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의 일행들을 보며 흡족해 했다.


“그건 그렇고 이 노예들 어디서 났어?”

“아.. 오늘 길을 잃은 상인들을 발견했지 뭡니까?”

“길을 잃어?”

“네. 큰 길은 산적이 있을까 하여 좁은 길로 가려다 이리로 온걸 잡았습니다.”


필릭스는 최대한 말을 만들어냈다. 애시당초 내려 올줄 몰랐다. 만난다면 저지대 사람들이나 만날 줄 알았다.


“어디서 거짓부렁이야.”

“네?”

“저 작은 봉우리로 가는 길은 아예 다른 방향인데?”

“뭐 그럴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어리버리하게 생겼잖습니까.”


필릭스는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더 이상 변명할 거리가 없다. 작전이 이대로 실패로 돌아가기 직전이었다.


“말장난 그만..”


챙-


궁지에 몰리는 필릭스를 돕기 위해 맨스가 검을 뽑아버렸다. 필릭스는 당황했지만 마음이 편안해졌다.


‘맨스 탓 해야겠네.’


***

챙-


그러나 맨스의 검은 그의 몸에 닿지 않았다.


“뭐야 이거.”

“이 놈들 뭐야.”


이 주르족은 이전의 적들과 달리 맨스의 검을 제대로 받아냈다. 맨스는 주르족 한명과 수차례 검을 주고 받고 로메로와 그의 부하들은 남은 주르족과 대치했다.


챙- 챙-


다수와의 싸움에도 밀리지 않고 공격을 받아내는 주르족을 보니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정도 차이가 나?”


분쟁지역의 변방에 위치한 이들도 이렇게 강한데 주류는 얼마나 강할지 상상이 가질 않았다.


그러나-


탕-


필릭스는 먼저 자신이 가진 소총으로 다수를 상대한 주르족을 쐈다. 가슴 한 방에 주르족 전사는 인형처럼 바닥에 꼬꾸라졌다.


탕-


남은 한 명에게는 머리에 피스톨 한 방을 선사하자 역시나 그대로 쓰러졌다.


그리고 모두 총으로 한 방에 보내버린 필릭스를 쳐다봤다. 완벽한 조준, 완벽한 사망 이에 대한 경이로움이면 좋겠지만.


“이런 멍청한 놈 총을 쏘면 다 몰려오잖냐!”

“어차피 상관 없어. 어차피 걸린거 이게 맞아.”

“뭐가 맞냐 이렇게 대책 없이..”

“아 몰라 나무나 머리에 들고 뛰어!”


필릭스의 대책없는 전술에 다들 경악하며 뛰어갔다. 그러나 필릭스는 아무도 죽지 않았으니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 이 전략은 속전 속결이 중요했다.


***

탕-


“총소리? 아니 동쪽 끝에 왜 총소리야?”

“아랫 놈들 뭐라도 잡았나?”


산중턱에 사는 주르족들은 저지대에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탕-


“반란이라도 일어난거 아니야?”

“설마 서쪽 봉우리에서 작살난거 못들었나?”

“일단 무기 챙겨서 내려가자. 어차피 식량도 바닥났잖냐.”


이유는 간단하다. 더 뜯어먹기 위해서.


***

탕-


“뭐야? 누가 총 가져갔어?”

“아닙니다.”


저지대에서 관리하는 총은 그 갯수가 한정적이다. 총이 많아지는 것을 윗동네가 싫어했기 때문이다.


“그럼 누가 총을 쏴?”

“그게.. 무슨 일일까요?”

“한심한 놈.. 동쪽 담당 누구야!”

“그게..”

“으이구! 머저리 같은 놈들! 너희들은 나랑 동쪽으로 간다! 나머진 여기서 대기하고 있어!”


저지대의 주르족은 병력의 일부를 끌고 총소리가 난 쪽을 향해 달려갔다.


***

“헉.. 헉..”

“헉. 이거.. 여기까지 오면 되는거 맞아?”

“네.. 휴..”


숨을 고르던 필릭스는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필릭스는 지형을 살피며 자신이 어디까지 들어왔는지 예측했다.


“하.. 그럼 여기서 위 아래로 갈라질겁니다.”

“네?”

“우리 서른명 즈음인거 알고 있지?”


안그래도 적은 숫자를 또 나눈다는 필릭스의 말에 반발했다. 기본적으로 똘똘뭉쳐있는 전략과 전술이 대규모 전투에서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능해요.”

“어떻게 이길려고?”

“교란이죠 일종의.”

“교란? 어떻게 말이냐.”

“윗 동네 아랫동네가 그렇게 친해보이지 않았거든요.”


필릭스는 그들의 브로치 속에 담긴 의미를 단번에 알아차렸고, 그를 이용하고자 했다.


“서로 긁어주면 알아서 싸울겁니다.”

“서로 긁다니?”

“부대를 나눠서 위 아래를 공격하는 겁니다.”

“알아서 안 싸우고 아랫동네가 굴복하면 어떻할꺼냐.”


바인의 태클이 또 들어왔다. 그러나 필릭스는 모든걸 설명하기 어려웠다.


“그럼 더 좋죠.”


필릭스는 뭐든지 좋다는 식으로 말해 바인이 더 이상 묻지 않게 만들었다. 상대가 자리잡기전에나 가능한 전술이기에 납득시킬 시간이 없었다.


“그럼 더 이견은 없는 것 같고..”


필릭스는 계약서를 흔들어 보였고, 맨스와 바인은 고개를 흔들었다.


“10명씩 세개 제대로 나누고 나랑 아버지 로메로가 맡고 나머지 5명은 맨스가 맡아.”

“왜 전 5명이죠.”

“대신 선택할 권한을 줄게 제일 빠른 놈들로 다가”


맨스는 그 정도면 만족하는듯 고개를 끄덕이고 한 명씩 살피기 시작했다.


“빨리 골라 시간 없어.”


필릭스가 닥달해도 맨스는 자기가 원하는 사람들을 뽑았다.


“자 작전은 간단해. 자극만 주고 빠지는거야.”

“어떻게?”

“아랫동네에는 화살과 돌을 던지고, 윗동네에는 총을 쏘면 되.”


다들 굳이 무기까지 나눠서 써야 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했지만 곧 답을 얻었다.


“총에 대해 얕보는거 보면 윗동네는 총을 모르는 것 같아. 적어도 이 봉우리에선.”


그러나 대부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는 어쩔 수 없었다. 누구도 설득하지 못한 이 전략이 성공하리라는 생각은 할 수 없었다.


“걱정마. 그냥 위가 소란스러우면 머리에 나무 들고 화살 맞으며 바로 튀면되.”

“어디로?”

“저기 숲으로”


필릭스는 동쪽 봉우리와 중앙 봉우리 사이에 있는 숲을 가르켰다.


***

“이거 총상이지?”

“네 그렇습니다.”


산모양 중앙에 선이 그어진 브로치를 한 남자가 시체를 들쳐보고 있었다.


“머리랑 가슴에 한발.. 쉽게 죽을 놈들이 아닌데.”

“아랫 놈들 소행인가?”


주르족에게 총기란 어설픈 무기였다. 어려서부터 활을 잡고 쏘던 그들에게는 총이 필요치 않았고, 능력없는 저지대의 무기일 뿐이었다.


“그럴리가요.. 왜 이런 일을..”

“그럼 다른 놈들이 여기에 침입했다고? 도대체 누가?”

“설마..자칼 놈들 아닐까요?”

“말도 안되는 소리.. 그건 이야기에나 나오는 말이야.”

“그래도 요새 이상한 일들이 많아서..”

“쓸데 없는 소리 하지마”


자칼은 주르족의 신화에 나오는 심판의 대상이다. 주르족은 자칼에 의해 멸망한다는 골자의 이야기다.


탕-


그들의 실없는 대화 중 또 다시 총소리가 울렸다. 그것도 산 중턱 진지에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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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당분간 매일 연재하고 시간은 비정기 연참으로 하겠습니다. 20.05.26 42 0 -
25 25화 주르족 토벌(4) - 동쪽봉우리 +2 20.06.09 80 4 12쪽
24 24화 주르족 토벌(3) - 동쪽봉우리 +1 20.06.09 83 1 12쪽
23 23화 주르족 토벌(2) - 동쪽봉우리 +6 20.06.08 106 8 11쪽
» 22화 주르족 토벌(1) - 동쪽봉우리 +4 20.06.06 122 4 11쪽
21 21화 분쟁지역 길목에서 +2 20.06.06 118 3 12쪽
20 20화 산길전투(3) +2 20.06.04 154 8 12쪽
19 19화 산길전투(2) +5 20.06.04 165 6 12쪽
18 18화 산길전투(1) +2 20.06.03 152 4 12쪽
17 17화 분쟁지대로 가는길(3) +8 20.06.02 163 5 11쪽
16 16화 분쟁지대로 가는길(2) +3 20.06.01 166 7 14쪽
15 15화 분쟁지대로 가는길(1) +4 20.05.30 188 5 12쪽
14 14화 준비 +1 20.05.28 209 6 12쪽
13 13화 북부 공업도시 안달트 +3 20.05.27 213 5 11쪽
12 12화 도주 20.05.26 209 5 11쪽
11 11화 보르테르 능선 전투(5) +1 20.05.25 227 5 12쪽
10 10화 보르테르 능선 전투(4) +1 20.05.23 249 3 12쪽
9 9화 보르테르 능선 전투(3) +3 20.05.21 258 7 12쪽
8 8화 보르테르 능선 전투(2) 20.05.20 288 7 12쪽
7 7화 보르테르 능선 전투(1) +2 20.05.19 320 8 11쪽
6 6화 고귀함과 더러움 그 사이 +6 20.05.18 345 11 11쪽
5 5화 용병대장 맨스 +2 20.05.15 380 12 12쪽
4 4화 이동 상인 콜트 +2 20.05.14 451 19 11쪽
3 3화 북쪽으로 가는 길 +5 20.05.13 501 18 12쪽
2 2화 보르테르는 누구의 것인가? +7 20.05.12 555 21 13쪽
1 1화 김필구씨는 필릭스라는 이름으로 태어나셨습니다. +14 20.05.11 879 3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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