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기(紺旗) 님의 서재입니다.

언데드와 거리를 둔 사령술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감기(紺旗)
작품등록일 :
2018.05.09 02:00
최근연재일 :
2018.05.18 14:00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16,245
추천수 :
126
글자수 :
160,335

작성
18.05.13 07:00
조회
521
추천
3
글자
11쪽

제 5장. 불쾌한 잔향의 유적 (1)

DUMMY

제 5장. 불쾌한 잔향의 유적 (1)


다음날 다시 찾은 용병길드에서 제오닐의 용병신분증을 받음과 함께 의뢰자와의 만남도 주선되었다. 의뢰자도 용병이라고 들었는데······


“중급 용병 아이오넬이라고 합니다.”


얼굴을 가리고 있던 클록의 후드를 걷으며 인사하는 의뢰인.

윤기나는 갈색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었고 신비로운 녹색의 눈동자가 빛난다. 제오닐은 중앙대륙의 제도주술원 아카데미에 재학하며 수많은 귀족이나 왕족, 황족자제들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혈통관리로 꽤나 뛰어난 외모들을 자랑하는 사람들이었지만 눈 앞에서 인사하는 이 사람보다 아름답지는 않은 것 같았다.

마찬가지로 외모에 의한 신체마비 증상을 경험했지만 그래도 특급용병이라고 먼저 회복된 진이 제오닐틀 툭 치고는 답했다.


“특급용병 진이다. 이쪽은 햇병아리 꼬맹이 주술사 제오닐. 지원쪽은 나름대로 쓸만하다.”


“제···제오닐이라고 합니다.”


불과 한달 전만해도 연구실에서 썩을 예정이었지만 지금 있는 이 곳이 검은 대륙이라는 것과 바뀐 신분 등 이런저런 잡 생각이 많았던 제오닐, 하지만 지금 눈앞의 아이오넬이라는 여자의 외모 앞에서는 싹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대단한 외모네. 말로만 듣던 석화의 미모라니······ 실례지만 혹시 혈통이···?”


보는 순간 그 충격에 사람을 돌처럼 마비시킨다는 존재를 석화의 미모라 부른다고 한다. 눈앞의 여자는 그 만한 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별로 숨길이유는 없죠. 수림족의 혈통이 흐른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이오넬은 쿨하게 자신의 내력을 밝혔다.

그제야 좀 제대로 들어오는 다른 모습. 엄청난 외모와는 달리 말하면서도 표정의 변화는 거의 없다.

수림족이라면 과거 요정족의 후예라는 종족. 제오닐의 전생기억과 상식에 따르면 마치 엘프 같은 이들이다. 다만 엘프는 딱 요정족이고 그의 후예인 수림족은 요정족으로 부터 이어받은 미모와 정령친화력을 제외하면 긴 귀도 아니고, 수명과 같은 종족특징들이 인간과 큰 차이가 없다. 비슷한 유래를 가진 산악족이 땅요정, 즉 흔하게 아는 드워프의 후예라지만 땅딸보와는 거리가 먼 것과 마찬가지. 이 세계의 수림족의 조상인 요정족은 사실 엘프라기보다는 픽시나 페어리에 가까운작은 요정의 면모가 있기도 하다.


“수림족의 후예라면 확실히······”


찬찬히 외모를 보니 처음 본 것이 맞는 분명한 ‘그녀’이다. 수림족의 후예쯤 되면 그 눈부신 외모때문에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눈앞의 아이오넬은 흉부의 튀어나온부분등 신체윤곽이 여성임을 확신 할 수 있었다. 뚫어져라 쳐다보고있는 제오닐의 시선이 불쾌할만도 한데 아이오넬은 그다지 신경쓰는 분위기는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실례를 깨달은 제오닐이 뒤늦게라도 사과한다.


“아··· 죄송합니다. 너무 아름다우시다보니······.”


“신경쓰지 않으니 괜찮습니다. 그보다 일 얘기를 해볼까요?”


화가 난 목소리도 그렇다고 불쾌하거나 뭔가 다른 감정이 실리지 않은 평이한 목소리로 아이오넬은 본론으로 넘어가자고 했다.


‘전생의 모 소설에 나온것 같은 그런 감정이 거의 없는 엘프 같은 성격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제오닐은 진과 함께 일단 용병길드가 제공한 회의실의 의자에 앉았다.

아이오넬은 시간 끌지않고 바로 의뢰 얘기를 시작했다.


발견 경로는 밝힐 수 없지만 지누크라테스 학파도시의 폐허인 사나티움가르드의 유적이 있다고 한다. 다만 몇 가지 이유에서 이 유적은 몇몇 탐색에 성공한 연구주술사나 용병들에게도 버려졌는데 이 유적이 사나티움가르드가 배신자의 학파로 매도되어 멸망한 이유가 된 ‘광명신의 흔적’ 이 있는 사령치유의 탑의 일부분이었다는 것이 큰 이유이다.


“이곳에는 마왕의 절대 명령에 의해 어떤 마족도, 이 대륙에서 나고 자란 인간도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마왕은 이곳에서 특별한 선언을 했다고 한다.

[일어나서는 안될 비극적인 일이 일어난 이곳에서 태어난 어떤 생명들도, 그리고 그게 아니더라도 어떤 마족이나 불사자도 내가 만든 경계를 넘을 수 없다!]


“하지만 나는, 그리고 이 녀석이라면 가능하지.”


“예. 그래서 유적탐사가 가능한 수준의 용병, 그 중에서도 원대륙 출신의 용병을 찾게 된 것이죠.”


“이거 완전히 우리 맞춤인데···.”


제오닐도 어제의 정보지를 읽어봐서 아는것인데 사나티움가르드는 마의 대륙이라 할 수 있는 이 대륙에서 무려 광명신의 힘이 발현됐었다는 증거가 나와 그걸 꼬투리 잡은 흑암공에 의해 멸망했다고 한다. 마왕은 증거가 확실했기에 그의 허락 없이 행한 흑암공의 공격에 대하여 흑암공을 징치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마왕의 절대명령으로 핵심시설에 대한 특별한 접근금지령을 내렸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도 아주 심플했다.


[내가 마왕이다. 하지 말라는데 불만 있냐?]


꼬우면 마왕을 물리치면 된다. 마왕을 물리친다고? 그 악명 높은 흑암공조차 덤벼보기는 커녕 깨갱하는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면 의뢰주인 댁도 못들어가는게 아닌가?”


“저는 가능합니다.”


“어떻게? 걸리면 그냥 죽는걸로는 안끝날텐데?”


“저도 원대륙태생이니까요.”


아이오넬이 원대륙 태생이라는 말에 진과 제오닐은 깜짝 놀랐다.


“아주 어릴 때 이곳으로 넘어오긴 했지만 저도 분명히 원대륙 태생입니다.”


“그래 그건 알았고······ 의뢰서를 보니 단 한가지만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이쪽에서 습득하는게 조건이던데···. 그 단 한가지가 뭐지?”


“그것은 ‘검’입니다.”


“흠···”


“저희 어머니의 유품이기도 하지요.”


“어머니의 유품? 그게 왜 그런곳에··· 아니 뭐 그런 속사정을 모두 알 필요는 없겠지. 실례했군.”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만······”


“아무튼 그 물건이 그곳에 있는 것은 확실한가?”


“사실 불분명합니다.”


“음?”


“부모님의 행적을 다 되짚어봤고 가능한 곳은 모두 찾아봤는데 마지막으로 남았을 뿐입니다.”

“없으면 어떻게 하려구.”


“그저 운이 없는 것이겠죠.”


마치 식사하다가 빵이 없으면 그냥 있는 수프나 더 먹으면 되지 라고 말하는 듯한 평이함. 진짜로 그 유품이란게 필요한지 의심이 되는 어조다.


“좋아.”


의뢰서를 내려놓고 손바닥으로 탁 소리나게치는 진.


“이 의뢰 같이 해보자구.”


“잘 부탁드립니다.”


제오닐이 보기에는 뭔가 얼릉뚱땅 진행되는 느낌. 하지만 진이 봤을때 그다지 손해보는 의뢰가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이렇게 만만하고 퍼주는 의뢰가 다 있나 싶을 정도. 아이오넬의 입장에서도 찾아야하는 유품이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장소에 하필이면 이 자유대륙의 만능 치트키 마왕의 절대명령으로 다른 용병이나 길잡이를 쓸 수 없는 상황에서 만난 원대륙 출신의 특급용병과의 우연한 만남. 그녀의 입장에서도 결코 나쁜일이 아니었다.


“흠 그런데 앞으로 함께해야 하는데 중급용병이라고했지? 특기는···?”


“저는 정령검사입니다.”


“음..? 이 땅에서는 특성상 정령을 다루기 힘들텐데···?”


진은 비록 무식할 수밖에 없는 칼잡이지만 그간의 경험으로 이 땅에 정령사는 매우 희귀하고 또 존재하더라도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정령들 자체가 대륙전체를 뒤덮고있는 마왕의 강대한 마력 때문에 힘을 쓰지 못하는 것.


“큰 문제 없습니다. 저는 흑정령도 다루니까요.”


“흑정령?”


“예를 들면 광기의 정령이나 어둠의 정령 같은 아이들이 있지요.”


“그··· 그렇군.”


왠지 평이한 목소리로 만만치 않은 존재들을 입에 올리는 아이오넬. 진은 만만한 여자는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잠깐했다.


“그러면 출발은···.?”


“언제든지 상관없습니다만 일주일 이내 출발이 어떠한가요?”


언제든지 상관없다고만 하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세월아 네월아 하는 용병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깔끔하게 기간을 말하는 아이오넬.


“뭐 오래 끌일 있나? 여행준비 마치고 내일 어때?”


“문제없습니다.”


제오닐의 사정 따위 사실 존재하지도 않지만 전혀 신경도 안쓴 채로 알아서 둘이 정해버리는 진과 아이오넬이었다. 뭔가 억울한 느낌이 살짝 드는 제오닐. 애초에 해당장소에 용건이 있는것도 진이 아닌 제오닐인데······


‘뭐 어쩔수없나?’


친구가 붙여준 길잡이. 그가 진이다. 만난지 얼마 안 되긴 했지만 그가 믿을만한 사람이란 것은 느낄수 있었다. 제오닐로서는 용병일도 처음이고 이 땅에대해 아는것도 별로 없다. 진이 하자고 하는대로, 끌려가는 느낌이 좀들긴하지만 그래도 현재로서는 따라가는 수 밖에 없는것이다.

따지고 보면 제오닐 스스로도 그렇게 일을 이끌어나가는 스타일은 아니다.


‘연구분야 말고는 내가 뭔가 주도적으로 일을 벌려본적은 없지···..’


애초에 뒤에서 서포트하는게 더 편하다고 생각되는제오닐은 그냥 조용히 묻어가기로 했다.

얘기가 잘 진행되어 내일 오전 용병길드 오픈 시간에 다시 만나서 출발하기로 한 그들은 악수하고 헤어졌고, 용병길드를 나오는데 왠지 부산한 느낌이 들었다.

막 뛰어가던 가죽갑옷을 입은 직원하나가 서두르다가 진과 살짝 부딛힐 뻔했다.


“헉! 죄송합니다.”


“무슨일인데 이소란이지?”


퉁명스레 물어보는 진. 서두르던 직원은 어쩔 수 없이 답을 해야만했다. 어쩌면 도움을받을수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아··· 별일은 아닙니다. 단지 용병길드내 사육하던 마물의 재고가 하나부족해서말이지요···”


“응? 위험한 녀석이야?”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하필이면 그리모라서요···”


“응? 그리모가 왜?”


“그리모가 일반적으로 순하고 펫으로 인기가 많은 녀석이긴한데 이곳에서 사육하는 애들은 그렇게 판매되는 안정화된 애들이 아니라 주술사들이 실험용으로 쓰다가 싸게팔려온 애들이라 뭐로 어떻게 진화하거나 변형될지도 모르거든요. 혹시라도 보게되면 알려주십시오.”


직원은 말을 하고는 다시 찾으러 갔다.


“흠··· 뭐 그래 봤자 그리모인데 별일있겠어?”


마물이 사라졌다는 말에 잠시 긴장하다가 그리모라는 말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기로 한 진. 제오닐도 진이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이자 마찬가지로 신경을 끄기로 했다.


“자.. 그럼 우리는 또 여행준비 좀 해보자구!”


유적탐사를 위해 긴 여정을 움직여야 하는 그들, 여행에 준비가 필요함은 당연하다.


“이번엔 탈것도 좀 마련해보자구. 아참. 딴건모르는데 탈 것은 좀많이 비싸거든? 나중에갚아라.”


“아.. 네.”


뭐 적당히 하라는 대로 하면되겠지~ 라고 생각하는 제오닐, 어느틈에 진짜 보모와 돌보는 꼬맹이 같은 사이가 되어버린 그들이다.


작가의말

여주인공후보 등장입니다만.... 솔직히 이부분이 너무 맘에안들어서 몇번을 갈아엎었습니다. 제가 남자다보니 여성캐릭터를 만들고 등장시키는일은 언제나 힘든일인것 같습니다.


행복한 하루들 되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언데드와 거리를 둔 사령술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며칠 더 쉬다오겠습니다. 18.05.21 372 0 -
공지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2 18.05.09 522 0 -
31 제 9장. 다시 새로운 출발 (3) 18.05.18 435 4 10쪽
30 제 9장. 다시 새로운 출발 (2) 18.05.18 415 3 11쪽
29 제 9장. 다시 새로운 출발 (1) 18.05.18 418 5 10쪽
28 제 8장. 바퀴는 다시 굴러간다 (3) 18.05.18 478 3 12쪽
27 제 8장. 바퀴는 다시 굴러간다 (2) 18.05.18 482 7 12쪽
26 제 8장. 바퀴는 다시 굴러간다 (1) 18.05.18 435 5 11쪽
25 제 7장. 유적지 안의 인연들 (4) 18.05.17 441 6 11쪽
24 제 7장. 유적지 안의 인연들 (3) 18.05.17 432 3 12쪽
23 제 7장. 유적지 안의 인연들 (2) 18.05.17 449 3 11쪽
22 제 7장. 유적지 안의 인연들 (1) 18.05.17 447 3 10쪽
21 제 6장. 치유 사령술 학파의 폐허 (5) 18.05.17 444 4 11쪽
20 제 6장. 치유 사령술 학파의 폐허 (4) 18.05.17 463 5 13쪽
19 제 6장. 치유 사령술 학파의 폐허 (3) 18.05.17 459 4 11쪽
18 제 6장. 치유 사령술 학파의 폐허 (2) +1 18.05.16 450 2 12쪽
17 제 6장. 치유 사령술 학파의 폐허 (1) 18.05.16 461 2 11쪽
16 제 5장. 불쾌한 잔향의 유적 (4) 18.05.15 469 5 10쪽
15 제 5장. 불쾌한 잔향의 유적 (3) +1 18.05.14 462 3 13쪽
14 제 5장. 불쾌한 잔향의 유적 (2) 18.05.14 475 4 11쪽
» 제 5장. 불쾌한 잔향의 유적 (1) +1 18.05.13 522 3 11쪽
12 제 4장. 이상하고 신비한 검은대륙 (3) 18.05.12 507 3 11쪽
11 제 4장. 이상하고 신비한 검은대륙 (2) 18.05.11 500 4 10쪽
10 제 4장. 이상하고 신비한 검은대륙 (1) 18.05.11 519 5 16쪽
9 제 3장. 예정된 것과 예정되지 않은 것 (4) +1 18.05.10 517 5 11쪽
8 제 3장. 예정된 것과 예정되지 않은 것 (3) 18.05.10 517 4 12쪽
7 제 3장. 예정된 것과 예정되지 않은 것 (2) 18.05.09 532 4 11쪽
6 제 3장. 예정된 것과 예정되지 않은 것 (1) 18.05.09 533 4 14쪽
5 2장. 돌아오지 못하는도시로 (3) 18.05.09 593 4 11쪽
4 2장. 돌아오지 못하는도시로 (2) +1 18.05.09 590 4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