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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에프
작품등록일 :
2024.02.08 15:57
최근연재일 :
2024.02.25 10:04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1,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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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수 :
79,835

작성
24.02.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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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8. 시간외단일가 타짜들의 현란한 패 돌리기

DUMMY

8. 시간외단일가 타짜들의 현란한 패 돌리기



-띵~


“응? 무슨 소리지?”


HTS 체결확인음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그럴 일이 전혀 없는데 난데없이 울리니까 이상한 거지.


“포시스”

『예. 지호님.』


〔매수체결

매수수량: 6주

매수가격: 12,430원〕


화면이 곧바로 바뀌었고 6주가 매수 체결된 포시스 시간외단일가를 확인했다.


좀 전에 보았던 예상체결가격 그대로, 12,430원(+10%) 상한가였다.

첫 타임(16:00-16:10)에 거래된 상한가 매매수량은 25만주.

여전히 110만 주 정도의 상한가잔량이 쌓여 있었다.


“?”


‘그럼 이럴 리가 없잖아!’


절대 그럴 리 없지!

왜냐면 10주 주문 넣었을 때

상한가 잔량이 벌써 100만주가 넘었는데...


어떻게 체결 될 수 있는지 의아했다.

비록 25만주나 거래되긴 했지만, 내 주문이 거의 맨 꼴찌일 건데 이건 상식적으로 불가능했다.


‘내가 새치기를 했다고?’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말이다.

혹시나 듀얼모드의 오작동이거나, 손머가 나 몰래 뭔 꼼수를 부렸나 싶었는데 문득 생각나는 게 있었다.


잠시 지켜봤지만, 유난히 들쑥날쑥 거렸던 상한가 매수 잔량.

몇십만 주 단위의 넣고 빼기가 수차례 반복되기에, 첫 타임 상한가 예상에 눈치 보기 작살이라고 치부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명백한 상한가 밑장빼기였다.

세력들이 허매수 주문을 취소하면 자동으로 뒤에 있던 다른 투자자들의 매수주문이 앞쪽으로 당기고.

이때 눈에 띠게 줄어드는 상한가잔량을 메꾸기 위해 다시 허매수 물량을 뒤쪽에서 채워 넣고.


이걸 몇 번 반복하면?

게임 끝!


맛집 대기 줄 번호표 주듯이 순번을 파악한 후, 유유히 동시호가 선취매물 투척.

그러면 단 10분 만에 10% 수익실현.

매수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매도하는 눈속임.


엄지 척!

타짜들의 패 돌리기도 이 정도면 지존감이다.


끝번호로도 운 좋게 곗돈을 탄 개미들은 고맙다고 해야 할지 쌍욕을 해야 할지 헷갈리겠지만, 그사이 목돈 챙긴 계주는 저 멀리 줄행랑이다.


***


‘어디 물량 역추적이나 해볼까.’


세력들을 대신해서 잔머리를 굴려봤다.


-장마감 동시호가(+3%) 거래량: 52만 주

-그중에 세력 매수: 20~30만 주?

-장후시간외 거래량: 5만 주

-세력 추가매수: 5만 주?


장후시간외 매수 잔량 120만 주를 보고도 매도하면, 바보취급 받을 테니 당연히 거래량이 줄었고, 그걸 세력이 모조리 받아 갔다고 가정.


-시간외단일가 첫 타임 거래량: 25만 주

-세력 처분: 15만 주?


대충 추측일 뿐이지만, 이제 남은 건 15만 주 정도.


‘그러면 한 타임정도는 똑같이 작업을 넣겠군.’



시간외단일가 매매, 두 번째 타임(16:10:00)이 시작됐다.


여전히 100만 주가량의 상한가 잔량이 쌓여 있었는데, 10만 주씩 몇 차례나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했다.

계산해 보니 약 60만 주 정도?

세력들을 빼면 실매수는 40만 주.


‘이번 타임에 몽땅 팔아먹을 수 있겠군.’


20분이 다가오자 상한가매도 예상물량이 5만 주였다가 막판 3초를 남겨두고, 20만 주로 확 늘어났다.


두 번째 타임(16:20:00) 종료


시간외상한가 거래량: 20만 주

상한가 매수 잔량: 80만 주


“모조리 손 털었군.”


세 번째 타임으로 들어서자마자 상한가 허매수가 사라지면서, +5%로 예상체결가가 급락했다.

그러자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매수자들이 대거 몸을 사리는 바람에 -2%까지 하락하더니, +3%로 세 번째 타임이 끝났다.


이제 세력은 빠지고 들러리 개미들만 남은 듯.


“10분 아니, 20분 만에 얼마를 번거야?”


30만 주에 12,430원 상한가(+10%)면, 37억 원.

그럼 수익은 ...3.4억 원?


“대단하군.”


정규장에서야 별거 아닐지 모르지만, 거래량이 적은 시간외단일가에서 이 정도 수익이라니, 가성비 끝판왕이었고.

순수하게 타임차지로 따지면 베링해에서 킹크랩을 잡는 세계 최고의 극한직업보다 더 높았다.


장중의 상한가 허매수나 밑장빼기도 아니고

시간외단일가 매매에서조차 이 같은 작당을 부리다니 새삼 열 받는 일이다.


“저런 놈들은 모조리 잡아들여 수익금을 몰수하고 정신교육 빡세게 시켜야 하는데...”

『지호님. ip 확인이 가능합니다.』

“엥? 뭐라고!!”


까무러치게 놀랄 일을 고저 없이 담담하게 말하는 손머였다.

네트워크망의 주소가 IP인데, 어떻게 타인 걸 알 수 있다는 말인지 충격적이었다.


“설마, 해킹한 거야?”

『저는 해커가 아닙니다. 전송로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전송로라고? 그게 어디...”


‘아차!’


이렇게 물을 필요가 없었다.

일체화가 되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을 테니.


-합일...


뜻을 전하며 듀얼HTS 화면으로 시선을 돌리자, 시간외단일가 화면이 사라지고 손머의 시선으로 바뀐 화면이 나타났다.


“어디로 가면 되지?”

『뒤쪽으로 가보면 됩니다.』


‘뒤쪽이면 하이퍼루프?’


-저벅저벅


『여깁니다. 전송로 안의 캡슐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어? 정말?”


하이퍼루프처럼 생겼던 투명튜브 안에서 캡슐을 봤지만, 이렇게 숫자가 적혀 있는 건 알지 못했다.

그런데 손머의 시선으로 보니 일련숫자가 분명했다.

마치 상품의 원산지표시나 제조일자, 유효기간을 나타낸 것처럼.


“너, 저게 보인단 말이지.”

『예. 지호님.』


하긴, 눈에 보이니 이렇게 화면으로 나타난 건데. 뭔 바보 같은 질문을...


‘도대체 동체시력이 얼마나 좋은 거야?’


지난번 영체일 때는 희미한 잔상만 보았는데 이렇게 표면의 작은 숫자를 확인할 수 있다니, 시스템제어가 가능한 손머의 능력은 듀얼HTS에선 가히 어벤져스급이었다.


리얼 존잘 인정!


“그런데 웬 숫자가 이리 많아?”

『ip주소와 주문수량, 주문가격입니다. 지호님.』

“!!”

『적색과 청색은 매수매도 관련 데이터 캡슐이고, 흑색은 정보 데이터 캡슐입니다.』

“!!!!”


-딸꾹!


너무 놀랐나?


응!

하지만 말이 안 되잖아!

누가 얼마나 사고파는지를 손바닥 보듯 들여다볼 수 있다니.

세력이든 개미든, 언놈이 뭔 수작질을 하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건 꿈도 꾸지 못할 일.


사용자 1위 HTS가 내 손안에?

그야말로 인디아나 존스의 숨겨진 보물창고를 찾은 기분이다.


“가만, 내가 알기로는 ip주소는 대략적 위치만 확인가능하지, 상세한 건 모르는데.”


그건 개인정보 침해니 사법기관에서나 가능한 일이었고, 특히 요즘엔 vpn이나 프록시로 ip를 숨기기도 한다.


『뒤쪽의 스토리지에 관련 데이터가 있지만, 지금은 방호벽 때문에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방호벽?”


‘아! 지난번에 봤던 담장너머의 아지랑이 같은 것이 방호벽이었구나.’


투명튜브들이 그곳에서 뻗어 나왔지만, 영체는 통과를 할 수 없었던 외야석 담장 위 공간이었다.


‘... ‘지금은’이라고?’


그렇다면 언젠가는 가능하다는 말?

손머는 거짓이나 논리에 맞지 않는 말은 못하니까...


잠시 실망스럽던 마음이 열정으로 활활 불타올랐다.


‘됐어! 조까튼 놈들을 조질 수 있다!’


시세조종, 통정매매, 단주매매, 찌라시 날리기, 상한가 굳히기 뭐든 상관없다.

배에 기름기 잔뜩 낀 큰손이든, 음흉한 작전세력이든, 눈치 없는 기관이든, 검은 머리 외국인이든 맘에 안 들면 모조리 거지발싸개로 만들어 주마.


이제야 왜 이런 듀얼HTS니, 분신이니, 하는 신기한일이 내게 일어났는지 확신할 수 있다.

저 빌어먹을 하늘이 기어코 소원을 들어준 것이다.


-니 맘대로 해 보라고-


“크크크크. 이런, 미친 일이!”

『지호님... 상태가...』

“괜찮아, 괜찮아. 내가 미친 것이 아니고, 저 또라이 하늘이 미친 거니까.”


-프하하하하하!

-으하하하하하!


도저히 주체할 수 없는 호탕한 웃음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다.

32년 묵은 체기가 한 방에 빠져나가 버렸다.

삶의 두려움이 사라졌다.

당장 큰 바위돌이라도 부숴 버릴 힘이 불끈 솟았다.


전설의 환골탈태?


그래. 그것이다.

몸과 마음이 송두리째 바뀐 기분이었으니.


힘들고 어려웠던 지난시절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대오각성이 찰나였다.


“하하하하, 손머, 우리 앞으로 잘해 보자.”

『...예. 지호님.』


***


이튿날

음성명령인식 듀얼모드에 들뜬 기분이 여전한데, 한 방에 사기를 꺾는 어이없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pop-up 알람창

총예수금잔고 100,000,000원 필요.

제한 시간 1개월.

스토리지1 오픈.(ip 데이터 보관)」


「front page 공지창

총예수금잔고: 10,883,040원.

주식잔고: 67,800원

매매손익: 0원

미실현손익: -6,780원」


“이런 미친!”


1억 원이라니! 지금 예수금의 10배라는 말인데, 그것도 1달 안에?

뭔 헛소리를 넘어 개소리를 하는지 몰랐다.


“하아...”


기가 막혔다.

당근과 채찍도 어느 정도문제지. 이건 그냥 꼼짝없이 당하는 멍석말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무슨 수로 10배로 튀긴다는 말인가?

지금은 상폐 당한 전설의 루보라면 몰라도... 아니지 그것도 1달 안에는 불가능이지.

제한 시간을 둔 걸로 봐선, 실패하면 스토리지1 오픈은 영영 물 건너간다는 말이었다.


“손머, 이게 말이 되냐?”

『알람창과 공지창은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기에 대답이 불가능합니다.』

“너도 할 수 없으면? 그럼 신의 영역이라도 된다는 거야 뭐야.”

『...』


애꿎은 손머에게 화내는 것이 아니었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런 거지.


개뿔!!


1달 안에 10배는 실현가능성 제로(0)다.

불가능!


『가능하기에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지호님.』

“가능하다고? 10배면 상한가 연속 9방인데?”

『그러면 10배가 넘습니다. 정확히 10.60배가 됩니다. 지호님.』

“? 너 지금 웃기려고 한 거냐?”

『제가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지호님.』

“그래. 미안하다. 나의 분신인 너에게 화를 내서는 안 되지.”


‘지랄 같은 하늘! 내가 뭐 단타매매의 지존이라도 되는 줄 아는 거야!’


듀얼모드니 분신이니 그렇게 소원을 들어주는 척하더니, 바람맞은 처녀 가슴처럼 뒤통수를 오지게 한 방 맞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47 흑전사
    작성일
    24.02.19 17:48
    No. 1

    계산은 인간의 한계영역. 허나 손머에게는 한계가 없음. 그렇군요. 손머는 여의봉도 되겠군요. 황금여의봉 금봉이 손머의 자군요. 호는 손머, 자는 금봉. 이름은 분신. 재미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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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 듀얼HTS 음성명령인식 손머 +1 24.02.10 83 1 11쪽
6 6. 이삭(331053) 아찔한 롤러코스터/삽화 +1 24.02.10 99 1 17쪽
5 5. HTS pop-up 알람창 +1 24.02.09 123 1 13쪽
4 4. 수상한 506호 = 헤픈 여자? +1 24.02.09 111 3 12쪽
3 3. 의아한 방문자 +3 24.02.08 19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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